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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옥샘이 학생 때 글을 읽은 후 작성했었다는 글 상자.
정말 좋은 생각이라고 공감이 되어서 나도 만들어 봤다.
첫번째 내 글상자에 들어간 글은 '재미-한상복'라는 책이었다. 책을 사면 책표지 위에 두꺼운 종이로 인쇄된 또 다른 표지가 있다.
거기에 웃기게 생긴 아빠와 귀여운 초딩이 그려진 그림이 있는데 그것을 오려서 붙이기도 했다.
그리고 옆에 장에 이렇게 독후감을 썼었다. 똑같이 옮겨 적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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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신물을 열심히 구독하는 1인 으로써 전면광고 베스트 셀러를 유심히 본다. 두어번 봤는데 '삼성 ceo들이 추천한 책'
이라는 큰 글씨가 눈에 튄다. 뭐 인기를 타면 (내가 눈여겨 볼 때 쯔음엔 서점은 그 책을 베스트셀러에 내놓는다.왜냐하면 책 고르는 법을 연마 시작한 사람들에겐 이 방법이 최고다.) 서점 맨 앞 best 셀러에 안장되있으니까 한 눈에 찾았다. 음 서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도서관에는 새책(신간)이 나오면 인기 폭주다. 그래서 여름엔 냉방최고인 푹신하고 칼라풀한 소파에 있는 서점으로 가는 것도 괜찮은 듯 하다.(큰 서점일수록 좋다.) 나는 올해 친구들하고 대화 한 번 신나게 못해보고 입을 굳게 다물고 살았다. 어릴 때 부터 내성적인 성격이긴 한데 친한 사람과는 그렇지 않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한다. 친한 친구가 없다는 얘기일 수 있으니까 (그래도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절친이 한 명이라도 있어 다행이다.) 그 친구(정아)는 성격이 재미있다. 오바도 심하고 언변이 술술이라 같이 있으면 저절로 입이 트는데 일상을 드라마틱하게 살기 때문에 정신이 없기는 하다. 그 친구는 춤추는게 취미인데 그 점이 나와 같다. 몇 번 그 친구와 춤을 만들어 팝송에 맞춰 춤을 춰보기도 하고 그랬다. 그 외에도 난 라디오 듣기 , 영화보기 , (요즘들어)책읽기 등등 많은 취미를 갖고있지만 이중에는 정확히 무엇을 더 좋아하는 것은 없다. 춤 추는것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다. 새로 나오는 뮤지컬에도 관심이 많은데 보러 갈 수 없으니 안습이다. 난 취미는 정말 많은 사람이다. 언제든지 관심사가 변해서 심심하지 않다. 근데 남을 웃겨는 재주가 없다. 사실 개그맨들도 웃기는 것을 연구하기 위해 일주일을 투자하는데, 내가 웃기는 일은 고작 집에서 방귀 뀌면 우리 강아지가 내 엉덩이에 코 대고 냄새 맡는 것.. 그것 마저도 강아지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에겐 사실 낮선 사람과의 만남도 부담이고 남을 재미있게 할 자신은 더더욱 없다. 그런데 '재미'는 꼭 우리 집 이야기 같았다. 맨날 같이 조각 날 것 같이 싸우다가 금새 본드칠되어 붙어 있는. 뭐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 성격도 비슷비슷 하다. 덕분에 앉은 자리에서 얼마나 웃어댔는지 모른다. 사소한 것이 큰힘이라더니 우리의 편견이나 일상 모습이 책으로 재구성되어서 보여지니까 새삼 놀라웠다. 어디선가 우리를 보고 작가가 작품을 낸것은 아닌가?ㅋㅋ
우리나라는 교육열1위 국가다. 기러기 아빠도 많기로 유명한 나라이고 이 처럼 여유가 없는 나라이다.
아빠처럼 취미생활 곁들여진 생활 속에서 최고의 아이디어를 내듯 항상 노력하되 여유를 갖는 우리나라를 꿈꾼다.'재미'의 가족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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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글을 옮겨 적고 나니 어깨는 뻐근해 오지만 필름이 쭉 지나 간 듯 좋은 감정이 마음에 샘솟고 있다. 스스로 사랑에 빠져버린것일까.
아! 글상자를 만들었던 얘기가 생각났는데 난 글상자 만들기에 실패하고 말았다. 재미 독후감에 이어 청춘불패,도가니,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1, 엄마를 부탁해,즐거운 나의 집,그린 핑거 독후감을 열심히 썼으나 왼지 형식에 맞추어 쓰려는 듯한 억지감을 발견하고 때려 치웠다. 하지만 열심히 쓴 글을 버리는것은 용납이 안되 다쓴 일기장 뒤편에 껴 놓았다. 나중에도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경옥샘의 추천대로 언제든지 찾아 볼 수 있는 블로그에다가 글을 올릴 생각이다. 이 놈의 귀차니즘 때문에 여기 행복세상에 글을 올리는 것을 게을리 한것은 반성하고 있다. 이렇게 글이 술술 풀려나올 줄 알았으면 진작 썼을텐데!!
ㅎㅎ . 하나 경옥샘한테 고백하고 싶은게 있다.
나는 이학년 때 한문 쪽지시험을 나름 열심히 봤다. 커닝 페이퍼가 난발 하는 가운데 나는 하늘을 걸고 정직했다.>_< 진짜다.
틀리면 틀렸지 커닝하는건 티도 날 것 같고 비겁하기도 했다.(사진기사 아저씨가 우리들 사진 찍을 준비안돼었을 때 얼렁둥땅 찍어버린것 처럼.) 그런데 선생님이 어느날 수업시간에 핸드폰에 연락이 와 쪽지시험 중 자리를 잠깐 비웠었다.
애들은 신이나서 커닝을 했고 난 이넘의 기억을 상실한 머리를 휘어잡고 한문을 써나갔다. 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선생님은 다시 교실로 들어오셨고 "다됐지? 걷자~" 하고 말씀하셨다. 애들은 이미 답을 다 썼고 기억을 상실한 나는 빈자리가 있는 노트를 내야했다. 슬펐다. 생각도 안나는데 누구탓을 할 처지도 아니지만 시간을 주지않고 노트를 걷자고 한 선생님이 미워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커닝하는 애들에 대한 불신이 그렇게 분출된거겠지만.
이학년 내내 공상적인 이야기 <사실 나는 선생님이 들려주는 공상적인 이야기와 코드가 맞았다.> 를 들으면 너무 재미있고 한문 선생님은 재미있는 선생님 이라고 생각했었다. 믿었다고까지 하면 오바지만 좋아했던 선생님이 내 맘을 몰라준다는 유치뽕짝 한 생각이 원망을 불러왔다. 뭐 ..금방 또다시 내 기억은 망각 되었지만 말이다.
3학년에 올라와서 부서를 정하기 바쁜 어느날 칠판에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어느 교실로 오라는 것이었는데. 거기서 문예부를 모집한다는 말에 당황했다. 이학년 때는 전학을 오는 바람에 홀로 운동장 너머 도서관까지 걸어가 종이접기를 하고 돌아오는 쓸쓸한 생활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같은 반 친구랑 같은 부서를 들어야지 하고 천연비누공예부를 들려고 했었기 때문이다.
그 친구한테 같이 문예부에 들지 않겠냐고 권유도 해봤지만 역시 한 번 맘을 정하거나 문예부가 따분하다거나 하는 선입견 때문에 마음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했다. 문예부도 하고 싶었고 친구도 잘 사귀어 보고 싶었으니까.
그날 밤은 잠은 쿨쿨 잘잤지만 이럴 땐 어디를 가야할까 고민이 많이 되었다. 그런데 다음날 그 친구는 고맙게도 요리부에 들어 간다고 했다. 난 요리하는데에는 별 흥미가 없다. 그래서 들어오고 싶던 문예부에 혼자 지원해서 왔다. 나름 씩씩한듯하다.
첫 CA날 신반 교실에 아이들이 도란도란 얘기를 하면서 앉아있었다. 맨뒤 책상에 혼자 앉아 있는 애가 나한테 옆에 앉으라고 손짓했다.
그 애는 도넛모양 사탕 (촌티나게 이름이 기억 안나!!) 을 뜯어 나에게 하나 앞에 앉아있는 애들한테도 하나씩 나눠 줬다.
그리고 기억은 안나지만 상냥하게 대화를 이끌었다. 상대방을 맘 편하게 하는 목소리와 솔직해 보이는 모습이 참 좋았는데 그애가 바로 자헌이다. ㅋㅋ
비밀로 하고 싶었지만 복지실에 둘러앉아 독서토론을 할 때 당사자들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경옥샘,자헌이,수빈이가 정말 행복한 사람들 처럼 보였다. 이 사람들 하고 있어서 나까지 행복해 진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행복했다. 알 수 없었다. 왜 같이 있기만 하는데도 행복해지는 걸까. 내가 좋아하게 된 사람들 인걸까? 그런감정은 가족들 외의 사람들을 만나는 중 드문일이기때문에. *처음이었다 라고 쓰기에는 초등학교 때 나를 행복하게 해준 친구가 꽤 있다.
경옥샘이 집에 우리를 초대해준 것 또한 놀라웠다. 어.. 가끔 티비에 멋진 교수님들은 학생들을 집으로 초대해 같이 식사도 하고 그러는데 한번도 선생님집에 초대받아 본적없는 나로써는 선생님이 멋져보였고 '학생을 성폭력한 교사''같은 반 교우들을 시켜 학생을 처벌한 교사' 등의 사회적 이슈나 나에게 그동안 상처를 준 많은 선생님들의 모습 때문에 나쁘게 인식되어가는 교사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주셨다. 워낙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김혜리 수녀님이 해주셨기 때문에 알고있었지만 열등감에 차여 터지기 일보직전인 나를 독서토론 사회자를 시켜주셔 자신감을 얻게 해주신데 대해서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 나는 수빈이나 자헌이나 운아처럼 얼굴을 대면하고서 애정표현 따위를 못한다. 어.. 이제는 나한테 안쓰고 싶은 단어이지만 선천적으로 무뚝뚝하다. 집안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성격이 그렇다.
언젠가 선생님한테 편지를 써서 고마운 감정을 표현해야지 했던것이다. 이렇게 쭈~욱 길게 늘어놓게 되었는데 편지 형식에 맞추다 보면 솔직하지 못할 때가 더 많다. 다른 아이들 처럼 학교를 졸업하고 선생님이 근무 하시는 학교를 찾아가거나 하는일은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같다. 솔직히 나는 경옥샘을 만나고 싶어도 찾아가지 못할것같다. 학교에 걸음을 딛는다는게 싫은건지 아님..그것 또한 형식따위로 취급해서 싫은건지. 참 내가 경옥샘이라면 이 말은 속상할 지도 모르겠다.
다른 애들을 보면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고맙다고 친구들과 만나서 선생님을 만나러 가고 그러는데 난 어색도 하고 몸에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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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얼마 뒤면 인문계 입시 설명회도 올테고 또 나는 이 학교에서 몇명 안가는 신명여고에 지원할텐데 저기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미래를 생각하면 또 눈물이 핑핑 돈다. 음.. 친구들한테도 결심삼아 많이 이야기 했는데 나는 춤을 전공하게 될 수도 있다.
원서를 쓰기 전 부터 고1때도 여건이 된다면 댄스학원에 접수해 취미삼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지금의 볼품없이 동그래 보이는 나를 보면 애들은 춤?! 하고 놀라는 반응이지만 1년 여간 배운 재즈댄스와 학교에서 배웠던 댄스스포츠,체육대회때마다 활동했던 치어리더,그리고 작년 이학년 때 창작무용 할 때도 느꼈지만 나는 춤을 출때 흥미를 많이 느끼는 듯 하다.
당장 마음 같아서는 백조처럼 날아다니고 싶지만 굳은 몸을 점차점차 취미로 풀다가 그게 내 적성이다 싶으면 댄스 강사를 하고픈 맘도 강하다 물론.. 방송작가라는 꿈에서 댄스강사로 꿈이 바뀌는데 삼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내 꿈은 현재진행. 계속 변한다.
앞으로도 어떻게 변할지는 모른다.만일 춤을 추고 싶게 되면 예대에 들어갈 테고 .. 뭐 정말 그렇게 된다면 발레,밸리댄스,재즈댄스,탭댄스 이렇게 차례로 배우고 싶다. 골고루.
독서토론하는 어느 날 중 내가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여름이잖아요 …" 응? 반응이 모두 그랬는데 난 내가 겪고 있는 세월이 여름이라고 얘기하고 싶었던거다. 그랬더니 경옥샘은 말했다. 아직 봄이라고.
생각해보니 과학이 발달한 요즘 같은 세상에는 100살이 평균수명인데, 그럼 앞으로 84년이 남았다. 봄이 맞다.
선생님이 토론중 '나이가 많다고 현명한 것은 아니다.삶을 아무렇게나 살았다면.' 이라는 발언을 하신적이 있다.
정말 명심했다. 삶을 아무렇게 살지 말아야지. 뜻대로 모두 이루어 지는 것은 탈무드에서 읽은 '살찐 돼지는 운이 나쁘다.'것 처럼
좋은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패와 성공 이 둘에서 사람은 어떤것이든 배우게 되어있다고 나는 믿는다.
늘 느꼈지만 선생님한테서는 부드러운 분위기가 풍긴다. 오늘은 신반 지각생들을 앉았다 일어섰다하기를 시키시는데 딱딱하게 굳은 듯한 표정에서 마저 부드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그건 선생님의 장점이다. 마주앉은 사람을 행복하게 전파시키는 행복바이러스.
한번 말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장점을 모르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는걸 알았다. 그래서 앞으로는 칭찬을 많이 하려고 한다. 얼마전부터 노력해온 것인데 아직도 꼬리아 인들은 칭찬에 인색하고 칭찬을 아부하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이상한 경향이 있다.
뭐 상관없다.ㅋㅋ 칭찬은 하는 사람이 더 행복해지는 법이니까.
웃고 싶은데 얼굴이 궅어지는 날이 많다. 그런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데.
자꾸자꾸 원서 쓸날이 다가오지만 교실 속에 나는 참으로 심심하다.졸업이 다가올 수록 즐겁지 만은 않다.
홀가분 해졌던 맘이 다시 무거워 진다.
형식에 맞추는건 내 취향이 아니다. 독서토론을 할 때 애들한테까지 존대를 써가면서 낯간지럽게 했던것은 소담을 즐겁게 여기는 우리 문예부의 진솔한 얘기를 끌어내고 싶었던 거였는데 여태 사회자 입장에서 많이 들어줘야했는데 말을 너무 많이 한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또 핑계 삼아 무탄트 메세지의 인디언들이 모든걸 비우고 살아가는 것처럼 나도 이글에 내 마음을 비우고 다시 새로운 것을 채울 준비를 해야겠다. 삶을 아무렇게나 살지않되 너무 걱정하지도 않으려면 말이다. 2009.11.27 11시44분 눈이 피곤한 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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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처음 문예부 들어와서 너의 경청하는 모습에 감동했단다^^정말 눈빛이 살아있어서
PS. 기회가 된다면 같이 담소나눌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긴 글이지만 정말 진지하게 꼼꼼하게 잘 읽었단다. 선생님은 2학기가 시작되면서 훌쩍 커버린 아라의 정신 세계를 느꼈단다. 다른 누구보다 생각이 깊고 읽은 책에서 많은 것을 얻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최고의 사회자라고 생각해서 너에게 고정 사회를 맡긴 거야.
졸업한 뒤에서 형편이 된다면 한 달에 한번 정도씩 모여서 독서 토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졸업하기 전에 그런 의논도 하번 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