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슨과 한기범 *
흉폭한 살인마에게도 휴식은 필요한 법이다.제이슨은 살인행각을
잠시 멈추고 재충전의 기회를 갖기 위해 비디오가게에 들렸다.
제이슨은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후레쉬 맨'을 빌리려 했으나 이미
대여중이었다.
"저..그럼 심형래의 '포레스트 검프'주세요."
"그것도 대여중인데요."
"엄앵란의 '애마부인'은요?"
"시리즈가 모두 대여중.."
"허준호의 '브레이브하트'는 있나요?"
"허허..그것도 대여중.."
제이슨은 할 수 없이 13일의 금요일 시리즈를 빌리기로 했다.주머니
를 뒤적거리던 제이슨은 일순간 난처한 표정이 되었다.
'이런...지갑을 두고 오다니..'
그때 눈에 익은 꺽다리 농구선수가 비디오가게문을 열고 들어왔다.
제이슨은 이 난처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재빨리 아는 척을 했다.
"아아니...'에어'에 나오시는 한기범씨 아니십니까?"
"핫핫...저를 알아보시다니.."
한기범은 만나기 힘든 자신의 팬을 만난것에 기쁜 나머지 제이슨의
대여료를 대신 치러주었다.집에 돌아온 제이슨은 자신에게 은혜를 베
푼 그 농구선수에게 보답을 하기로 했다.그러나 제이슨의 은혜갚기는
잔인한 방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당신이 허재요?"
"그런데요...누구시죠?"
"위이이이이잉........."
"으아아악!!!!!"
제이슨의 은혜갚기는 '라이벌제거'를 통해 이루어졌고 우지원,현주엽,
강동희,김영만,전희철,강백호 등 쟁쟁한 플레이어들이 제이슨의 전기
톱날앞에 스러져갔다.
주전선수들의 씨가 마른 농구계는 2군선수들을 끌어 쓸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고 이런 혼란의 와중에 한기범은 최고의 선수로 급부상하
였다.그는 매경기마다 50득점이상을 올리며 신들린 듯한 플레이로 관
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한기범은 농구대잔치 MVP로 뽑혔고 우지원의
오빠부대는 한기범의 아저씨부대로 돌아섰으며 카이스트의 물리학도들
은 한기범의 고공점프에 얽힌 신비를 풀기위해 밤을 세웠다.
제이슨은 한기범이 잘나간다는 소리를 듣고는 마음이 뿌듣했다.
제이슨은 어느날 책으로 나온 13일의 금요일을 사기위해 서점에 들렸
다가 한기범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금주의 베스트셀러-
1위:한기범과 조단,누가 더 위대한가?
2위:신화는 없다-한기범 자서전
3위:압둘자바vs한기범-가상대결
* 제이슨과 X-파일 *
멀더요원과 스컬리요원은 한국에서 외계인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대한항공편으로 서울
에 왔다.6건의 연쇄살인..피해자는 대개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었
고 특이한 점은 모두 어금니가 서너개씩 뽑혀져있다는 것이었다.
범행현장에 도착하니 한국인 수사관이 안내를 했다.월요일 마다
엑스 파일을 열심히 보아온 김반장은 아주 반갑게 두 사람을 환
영했다.
"어소오세요...저번주꺼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두 사람은 도착하자 마자 어금니 부분을 살폈다.
"틀림없어..이건 외계인의 짓이야.."
멀더는 예리한 눈으로 주변을 휘휘 둘러보다 바닥에 있는 뭉글
뭉글하고 노란 액체를 발견하였다.
"이...이건 외계인의 분비물.."
멀더요원은 엄지와 검지손가락으로 비벼보기도 하고 냄새를 맡고
샘플채취용 비닐에 담더니 드디어 맛까지 보았다.멀더 요원이
무안해 할까봐 지켜보기만 하던 김반장이 드디어 못참겠다는 듯
이 말했다.
"멀더씨...그건 시체를 본 우리 경찰이 오바이트 한거라오.."
무안해진 멀더와 스컬리는 다른 증거물을 찾기 위해 방들을 둘
어보다 직사각형으로 뭉쳐진 유기물을 발견했다.
"스컬리...이건..분명히....."
"멀더....맞아....외계인의 우주식량이야...."
퀴퀴한 냄새에 곰팡이까지 핀 그 우주식량을 멀더는 곱게 감싸안
고는 방밖으로 나왔다.
"김반장...이거 우리가 좀 가져가서 분석해봐야겠소.."
"아니 왜요?"
"이건 외계인의 우주식량이요.."
김반장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멀더씨....그건 메주라는 전통음식이요..."
결국 이번 연쇄살인은 외계인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사건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두 사람은 아무런 소득도 없이 워싱턴으로 돌아와
야 했다.화가 머리 끝까지 난 부국장님은 멀더에게 고래 고래 소
리를 질렀다.
"멀더! 이 멀대같은 자식!멀쩡하게 생긴놈이.."
원래 마음이 여리고 섬세한 멀더는 부국장님에게 심하게 야단을 맞
고 나자 눈물을 글썽이며 스컬리에게 기대 훌쩍였다.스컬리 어깨에
기대고 보니 묘한 감정이 일었다.그러고 보니 오랫동안 파트너로 일
했으면서도 둘 사이엔 아무런 일도 없었던것이 이상했다.멀더는 스컬
리를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았다.스컬리도 오늘따라 촉촉한 눈망울로
멀더를 올려다 보았다.그녀의 눈빛은 무언가를 원하고 있었다.
멀더의 가슴이 콩닥 콩닥 뛰었다.드디어 그녀가 작고 아름다운 입을
열었다.
"멀더야..멀대같이 멀거니 쳐다보지 좀 말아...."
한편 제이슨은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프레디 크루거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다.
-프레디에게
네가 첫아이의 아버지가 된지도 벌써 일년이 다 되어가는구나.근데
네 아들 돌반지를 만들려면 금이빨을 몇개나 더 뽑아야 하니.."
-제이슨
* 제이슨의 '스피드' *
최불암 수사반장은 악질 폭파테러범으로 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후후후...최반장...날 기억하겠나.."
"너...너는 제이슨..이 살인마.."
제이슨은 시내버스에 폭탄을 장치했다며 5백만 달러를 요구해
왔다.....
농산물 개방으로 생활이 어려워져 버스기사로 취직한 일용엄니
는 웬 노인네가 용달차위에서 자기를 보고 손을 흔드는 것을 보
았다.그 노인네가 갑자기 용달차위에서 버스창가로 점프를 해서
메달리자 일용엄니가 소리를 질렀다.
"이 영감탱이가 뭐 하는겨!!"
"속도를 줄이지마 일용네!계속 달려!"
버스는 최반장을 메단채로 미아리 고개를 질주하고 승객들은 노망
난 노인네가 쇼한다며 재미있어 했다.
간신히 버스안으로 들어온 최불암 반장은 속도가 70 킬로 아래로
떨어지면 버스에 장치된 폭탄이 폭발한다는 것을 승객들에게 알렸다.
버스가 월곡동에서 사람치고 경동시장앞에서 티코를 들이받으며 맹
렬하게 질주하던 중 일용네가 최반장을 불렀다.
"반장님!큰일 났슈!! 앞에 다리가 끊겼슈!!"
"할 수 없어!일용네 힘껏 밟아!!"
그 날 저녁 뉴스에서는 8번 시내버스가 끊어진 성수대교를 뛰어 넘는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방영되었다.
그러나 버스는 압구정로에서 러시아워에 밀려 멈춰서고 말았다.승객
들은 눈을 감고 죽음을 기다렸으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승객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최반장을 바라보자 그는 난감한 표정을 짓
더니 뒷문으로 내리며 중얼거렸다....
"앗....버스 잘못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