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시고 (1974, 8,15) 5개월여후인 1975년 1월에 촬영된 것인데, 육여사의 모친이자, 고,박정희씨의 장모이신 <이 경령 여사>의 팔순 잔치를 하게된다.
우선 사회자의,(사회자라고 하여도 박정희 측근중에 비서쯤 되는가보다.) 진행으로 한때 이 나라를 호령했던 최고 책임자의 장모님 팔순잔치치고는 소박한 례(禮)를 시작한다.
처음 비디오를 보았을때보다는 편집이 많이 된듯하여 자세한 선물들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도자기 선물을 빼고는 소박하다. 음식또한, 소박한듯하여,1부로 양식이 마련되었고,2부로 한식이 차려져 나온다. 그 당시 <가정의례준칙>이라 하여 국민들에게 결혼식이나 장례식에서 간결하게 준비하라는 법령을 실시하던때라, 아마도 그랬나보다.
하객또한, 삼부요인과 장관들은 없고, 화면에서 왼쪽으로는 박정희 측근과 오른쪽으로 이 경령 여사의 자제들이 배치되었다. 박정희씨 오른쪽에 있는사람은 그 당시 날아가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이후락씨이다,
지금은 용산 어딘가에서 살고있다는 이후락씨는 박정희씨가 가장 아끼던 오른팔이었다. 그리고, 홍정욱(남궁원씨 아들)의 처외조부이자, 한때 외무부장관을 역임하였고, 한일협정에 가담했던 김동조씨도 보인다. --- 이 당시 외무부 장관은 이동원인가 하는 사람일것이다.
이 경령 여사의 바로 옆에는 이 여사의 장남이자, 육영수 여사의 오빠가 자리했다, (아마 육인수 씨 ?)
그 옆으로 그의 부인, 자식들이 앉아있고, 박 정희 대통령과 이 경령 여사의 자리인 본좌와 반대편에는 박 정희씨의 장녀인 박 근혜 (근영) ,차녀인 박 영혜(은영), 아들 박 지만이 이종사촌들과 자리하고 있다.
잔치하면 빼놓을 수없는 노래판에 대해 말해보자.
박정희 대통령의 <뱃사공>과 <목포의 눈물>을 부르는 장면도 나오고, 외가쪽 친지인 젊은이(이 경령 여사의 손주인듯하다)가 노래를 시작하면서 흥을 돋구려 애쓰고 있다. 그런데 노래부르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다 노래를 잘 부르는것 같다.
여기 자료에서는 빠졌지만 박 근혜씨도 노래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박지만이 부르는 노래인 <새마을 운동>이란 노래는 전국민적으로 부르게하였던 것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야했던 노래인지라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도 줄줄 외웠던 노래이다.
그런데, 박 지만씨는 일부러 새마을 운동이란 노래를 부른것 같은데, 노래 중간,중간을 끊어먹고 있다.
★ 에필로그 ★
육영수 여사는 박정희 대통령과 반대 정치적 입장을 보인다고, 목침으로 머리를 맞아 스무방을 꿔맸다는 풍설도 나오고 하였는데.......
박 정희 씨에겐 첫 번째 부인이 있었다. 아들 하나를 낳았던 여인인데 소학교(지금의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 그녀는 독립운동을 하던 집안의 여자로 박정희씨가 잠시 독립군 진영에 들어가 활동한 적이 있었다. 그녀를 통해서 말이다. 아마도 해방을 맞으니까 독립운동을 하였던 상해임시정부가 나라의 정권을 잡지는 않나해서 들어간 것일것이다.
그 이후, 그녀와 헤어지고는 미군정쪽으로 발을 들여놓았다.(첫번째 부인은 많은 갈등으로 스님이 되었고) 이 박사(이승만)가 정권을 잡자 다시 미군하의 지금의 육사에 들어가 군인의 길을 걷게된다. 이때 만난 사람이 육영수 여사다. 육 여사또한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 가난해서 배우고자해도 제대로 배우기 어려웠던지라 선생님이 가장 부러웠던 모양이다.
잔치내내 자식들의 재롱에 기분이 좋아 음식 하나 입에 대지못하고 좋아하는 이 경영 여사의 웃는 모습에 웬지 허탈하기도하고 측은하기도 하다.
정권이 뭐길래,야욕이 뭐길래, 정치비사는 뭐라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것이지만, 정권을 위해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을 죽게했던,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의 냉혹함에, 그 스스로도 마음이 무척 아팠을 것이다.
그 누구보다도,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없이 자라온 사람이기에, 화목한 가정을 이루었던 육여사의 가족들이 곧 박 정희 그 자신의 가족이기도 하였기에, 그래서 다른 어느 역대 대통령보다도 자식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였던 사람이 박 정희 대통령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사랑하는 부인을 보내고, 마음이 아팠기에, 마지막으로 육여사에게 대한 사랑의 표현이자 죄스러움에 장모이자 어머니인 <이 경령 여사>의 팔순잔치를 벌여준 것같다.
이 경령 여사의 기분좋아서 손까지 가려가면서 웃는 모습을 보자니, 딸인 육여사가 5개월전 어떻게 비명횡사했는지 알고나 계셨는지.....
박 정희 대통령은, 비명횡사했던 아내에 대한 미안함을 내색은 안 했지만 속으로 얼마나 안타깝고 슬펐으랴. 장모의 팔순 잔치를 하면서 자손들의 재롱에 기뻐하는 어머님(장모)의 모습에 일말의 죄책감을 쓸어내렸는지도 모른다.
저 세상에 가있는 부인이 이 자리를 본다면 야속한 지아비를 용서해줄거란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육여사또한 모친의 팔순잔치를 보았다면 분명, 야속한 지아비를 용서하고 마음 편히 좋은 세상으로 돌아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