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6일
금요일 퇴근을 하고 티비를 트렁크에 실었다. 가는 길에 풍덕동 하나로 마트에서 바나나 소주한박스 맥주등을 싣고 고흥으로 향했다.
광택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황포는 목욕탕에 갔다가 늦게 합류했다. 멧돼지 갈비에 비둘기 몇마리로 소찬을 준비하고 한잔을 시작했다.
이렇게 진탕마시고 그날밤은 무사히 잘 보냈다.
11월8일 아침해장은 과역에서 추어탕에 막걸리로 시작했다. 하루 긴 여정이 막을 올린다. 조주3배의 시작이 이렇게 긴 역사를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너무 행복했다. 그다음이 문제다
광택이 친구집으로 옮겨와 새로 자리를 시작했다. 친구집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친구들에게 전송할때까진 괜찮았는데
황포가 가져다 놓은 꿩으로 샤브샤브를 시작했다.
사냥나간 인복이도 합류했다.
옆집에서 친구왔다고 감생이 몇마리 보내줘서 안주에 보탰다.
술이 너무취해 잠시 휴식도 가질겸 수도암으로 향했다.
호젓했던 수도암 길이 많이도 변했다. 사하촌은 도자기 박물관인가 뭐를 짓는다고 거대한 공사가 쉼었이 이어지고 수도암 건물은 만리장성에나 어울리는 석축공사에 문간채마져 사라진 새로운 모습으로 낯설게 서있다. 스님도 바뀌고 보살도 바뀌고 왠지 좀 썰렁하다.
제행무상 모든것은 끊임없이 변하는데 난 무엇이 서운해 과거에 연연하고있는지 허상을 잡으며 술취한 마음이 속상하다. 변한 것을 인정 못하고 헛된것에 집착하는 마음 어리석은 중생의 번뇌가 또 발목을 잡는다.
그냥 한번 웃어보자 그리고 초등학생 어린시절부터 했던대로 약수나 한사발 마시고 가면 그만 인것을.
ㅁ모델 발이 잘잡히는 친구 멋있는 모습 몇 컽 잡아보고 송곡재에 있는 정자로 갔다. 여기서 사진에 보이는 막걸리나 한잔했으면 좋으련만 고량주에 양장피가 등장하면서 노래방까지 정신없는 짓을 또했다. 도저히 안되겠기에 친구를 불러 녹동 모텔에서 정신없는 육신을 뉘었다.
11월8일 10시경 배가 고파 일어났다.
비내리는 녹동항을 거닐다 근처 식당에 들어가 장어탕을 시켰다. 조주3배는 하율이의 충동질에도 생략했다.
더이상은 곤란할것같다.
고흥 터미널에 도착하니 친구가 차로 대기중이다. 친구집에 가서 우선 커피한잔을 했다.
무료함도 달랠겸 능가사로 향했다.
날씨가 흐리다.
벌써 단풍이 화려하다.
절집들이 새롭게 단장이되고 뒤편에는 오토캠핑장이 들어서 있었다.
돌담길이 멋진 능가사를 뒤로하고 광택 친구집에서 늦은 꿩떡국에 청둥오리 불고기로 마감을 하고 순천으로 향했다. 길고 재밌고 힘든 사흘이다 인복 광택 친구 너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