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보니 아기공룡 둘리 탄생 30주년을 기념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네요.
주요 기사들을 여기 소개합니다. 먼저 둘리의 30년 역사를 다룬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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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공룡 둘리 - 길었던 30년의 역사
(알송규의 버드나무집 http://rsgzzip.tistory.com/474)
한국의 만화 캐릭터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최초의 한글소설의 주인공이자 다양한 포멧으로 재탄생한 홍길동? 최초의 한국의 거대로봇으로 평가받는 태권V? 그것도 아니라면 호쾌한 매력에 웃음까지 전해주던 미스터 손? 혹은 맹꽁이 서당의 오성과 한음?

만화 박물관에 게재된 한국의 만화 캐릭터들. 각기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나긴 한국의 만화 역사에서 의미있고, 재미있으며, 훌륭한 캐릭터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위에 언급되지 않은 캐릭터가 대답으로 나와도 전혀 당황스럽지 않을 정도죠. 하지만 만약 제게 "한국에서 제일 훌륭한 만화 캐릭터가 무엇이에요?"라고 물어본다면 저는 망설임없이 단연 "아기공룡 둘리가 아닐까요."라고 말할 것입니다.
과장아니냐고요? 그럴지도요. 너무 식견이 좁은 거 아니냐고요? 그럴지도 모르죠. 이야기를 전개하고픈 과정에 너무 맞춰서 글을 쓰는 바람에 억지스러워 보이는 거 알고 있냐고요? 예. 역시 그럴지 모르죠.
하지만 제 생각에 동의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만화의 입지가 좋아지면서 이전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작품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재탄생되는 일이 많아졌는데, 아기공룡 둘리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다양한 판본, 다양한 포멧으로 재탄생되며 새로이 팬들을 찾아왔지만 신기하게도 다른 만화의 광고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그 단어'가 둘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죠. 바로 '부활'이라는 단어 말입니다.

둘리는 한국 만화 캐릭터 최초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캐릭터입니다.
둘리의 이런 영향력을 두고 각 지자체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었죠.
1983년 둘리가 처음 연재된 이래로 이 작품은 한국 만화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아기공룡 둘리가 지닌 가장 큰 의의는 누가 뭐라해도 다양한 연령층에서 꾸준히 오래 사랑을 받았다는 점일 것입니다. 작품이 연재되는 기간만이 아니라 이것이 연재가 종료되고 수십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둘리는 여전히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으니까요.
실제로 둘리나 고길동, 또치나 도우너 등은 이미 일반명사처럼 일상생활에서도 아무런 무리없이 쓰일 수 있는 단어입니다. 만화가 마니아만의 문화로 치부받는 상황임에도 아기공룡 둘리에 대해 별도로 설명을 할 필요는 느끼지 못하니까요. 여기서 그야말로 둘리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연령대를 굳이 따지지 않습니다. 40. 50대의 어른들에게도, 10대의 꼬맹이들에게도 둘리를 이용한 개그는 통합니다. 둘리는 30년간 쉼없이 일선에서 달려온 현역이니까요.

2008년 SBS에서 방영된 New 아기공룡 둘리는 이전 KBS판보다 훨씬 원작에 가까워진
형태로 방영되어 커다란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덕에 올해나 내년 시즌2가 방영된다고 합니다.
이는 둘리를 비롯한 주변 친구들의 뚜렷한 개성 덕분이었습니다. 초능력을 쓰는 푸르딩딩한 사고뭉치 공룡 둘리는 물론이고, 자칭 아프리카의 귀부인이라지만 이리저리 붙으며 아부를 떨다가도 크게 한 건씩 터뜨려주는 타조 또치, 타임코스모스가 고장나는 바람에 아예 지구에 눌러 살게 된 고집쟁이 빨간코 외계인 도우너, 키는 껑충하고 까무잡잡한 피부를 지닌 가수 지망생 마이콜, 겉으로 보기에는 귀여운 아기지만 일단 화가나면 둘리 말고는 아무도 못말리는 희동이, 그리고 어린 시절과 어른이 되었을 때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자타공인 대인배 고길동까지.
옴니버스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지만 이들의 뚜렷한 개성을 통해 이야기는 생기를 잃지 않고 전체적으로 맞아떨어지며 세대를 초월하여 독자에게 특유의 명랑한 재미를 어필하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둘리의 이러한 개성의 이면에는 당시 문제시되던 사전 심의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본래는 인간 아이로 구상되었지만, 어른을 못살게 구는 아이 캐릭터 자체가 당시 심의제에서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존재였기에 노선을 변경하여 "어른보다 나이도 많고, 아예 인간도 아닌 공룡 둘리"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둘리의 모델은 육식공룡 케라토사우르스로 자세히보면 둘리와 꽤나 닮아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전
코믹스버전과 KBS판에서는 작가인 김수정이 혼돈을 일으키는 바람에 초식공룡인 브론토사우르스가 엄마가
돼버리기도 했죠. 얼음별 대모험에서는 케라토사우르스가 되었지만 원작에 가까워진 SBS에서는 또다시...
물론 지금에 와선 전화위복으로 여겨지지만 말이죠. 이 뚜렷한 개성을 바탕으로 둘리는 캐릭터 산업에 진출하고, 성공하게 됩니다. 1995년 최초로 만화 캐릭터를 우표에 등장시키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학생들의 학용품은 물론이고, 인형, 장난감, 학습만화, 게임 등 전방위에서 활약하며 거대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실제로 작가 김수정은 만화가로 번 돈보다 둘리나라의 대표이사가 된 이후 캐릭터 산업으로 번 돈이 더 많다고 이야기할 정도였으니까요.


상업적 활동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것을 꼽으라면 저는 단연 광고촬영을 들고 싶습니다. 어린이 대상의
시리얼이나 장난감, 게임이 아니라 자동차와 신용카드 광고에도 아기공룡 둘리의 캐릭터가 등장했던 것이죠.
그 주인공은 영원한 이 시대의 과장 고길동이었습니다. 당대 톱스타 김아중과 함께 CF를 출연하기도 했죠.
.(http://doolynara.cafe24.com)
더군다나 만화의 영향력을 극대화시켜주는 미디어 믹스 산업이 한국의 만화들 가운데서도 특히 눈에 띌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평가되고 있습니다.
1987년의 KBS판은 비록 작가의 원래 의도와 달리 굉장히 밝고 유아지향적인 작품이 되었지만 그 반대급부로 많은 이들이 둘리에 대해 막연한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하였고, 높은 시청률을 통해 아기공룡 둘리 만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존재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후 90년대에 제작된 아기공룡 둘리의 극장판 얼음별 대모험은 당시 만들어진 수많은 극장용 애니메이션 가운데 유일하게 제대로 된 애니메이션이라 불리면서 긍정적인 평을 이끌어냈고, 극장 자체를 작게 잡았음에도 기록적인 흥행을 통해 상업적 성과까지 거두어 냈었죠. 2008년 방영되었던 SBS의 New아기공룡 둘리역시 일반 어린이 프로그램의 두배에 달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작가 김수정은 O달자의 봄, 아기공룡 둘리, 일곱개의 숟가락 등을 통해 인기작가가 되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둘리나라의 이사가 되어 둘리를 여전히 살아 숨쉬는 현역으로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조금 더 시간이 흘러 그라는 인물을 되돌아 본다면, 그야말로 한국의 월트 디즈니로까지 평가되지는 않을까요?

둘리의 30주년을 기념하여, 구글의 메인페이지에서 이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마이콜은?!
1983년 4월 22일. 둘리가 보물섬에 연재된 때부터 어느 새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람에 따라 30년을 길게 느끼는 사람도 있고, 짧게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화에 있어, 그리고 만화 캐릭터의 생명에 있어 이는 결코 짧다고 말할 수 없는 시간입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 그 자식을 바라보는 때가 되고, 어른은 그 사이 더욱 성숙해져 세상을 볼 수 있게 되는 시간이니까요. 만화 캐릭터가 서른 살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그보다도 더 큰 의미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이들의 열정과 노력이 담겨 있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둘리는 변함없이, 하지만 계속해서 발전하며 우리네 곁에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흔들림없는 현역으로 여전히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죠.


아기공룡 둘리의 슬픈 오마주는 특유의 씁쓸한 리얼함으로 여러모로 커다란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만큼 둘리는 우리에게 흔들리지 않는 명랑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죠. 실제로 둘리는 다양한
만화에서 까메오격으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예 웹툰 신의탑의 아낙은 둘리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라죠.
현재 둘리는 SBS에서 시즌2가 방영될 예정이며, 별도의 극장판까지 제작되고 있다고 하니 둘리의 팬들은 여전히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을 겁니다. 둘리는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한국 만화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존재니까요.
글의 오류로 인해 하루 늦은- 그러나 앞으로도 축하할 날이 많기에 결코 늦지는 않을 둘리의 서른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둘리의 나이 어느새 계란 한 판. 하지만 여전히 쌩쌩합니다.
우리도 그렇죠? (http://blog.naver.com/kimsj5000.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