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상을 3회 수상했고, 명단편집 <특별요리>의 작가, 스탠리 엘린Stanley Ellin(1916-1986)이 쓴 장편소설.
왕년에 잘나가던 테니스 선수 크리스토퍼 몬트(28세)는 다리 부상 후지금은 마이에미 해변의 스파 테니스용품점 종업원으로 일하며 별 볼 일 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다.
어느날 그에게 테니스레슨을 받는 엘리자베스라는 처녀가 위장결혼의 댓가로 5만불을 제시한다.
그녀가 지금은 죽은 발렌타인이라는 영국인의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선 결혼이 선행 조건.
사랑없는 결혼을 하고나서야, 그는 엘리자베스에게 호감을 갖고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런던행 비행기에서 만나자는 멧세지만 남긴 채 후원자인 프랜더게스트와 사라진다.
둘의 관계를 의심한 그는 그녀를 찾아 보스턴에 간다. 첫 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지만 어떤 조직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의혹 속에서 가까스로 그녀를 만난 몬트는 함께 런던행 비행기에 오르고, 공항에서 미행을 눈치 챈 몬트는 엘리자베스를 빼돌리고 납치된다.
이권을 둘러싼 여러 조직이 얽히며 사건은 점점 복잡하고 예기치않은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발렌타인의 비밀은 밝혀진다.
힛치콕 식으로 얘기하자면 발렌타인의 유산은 일종의 맥거핀.
발렌타인 소사이어티(도서클럽)는 외관상 고가의 책을 한정판으로 만들어 비싼 값에 파는 조직으로 알려졌지만 다른 비밀을 숨기고 있다.
요령있는 캐릭터 몬트와 의심스런 애인과의 스릴있는 모험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때로는 혼란스럽지만 로맨틱한 사랑을 기대하게 만들며, 미스터리가 풀리는 결말에 가서야 그는 정체성을 찾게 된다.
히치콕류의 미스터리스릴러를 보는 듯한 작품입니다. 덧에 걸린 청춘이 위험을 겪지만 결국엔 문제를 해결해가는 얘기.
“아무도 믿지 말고, 보이는 대로 믿지 마라.”
순진하지만 때론 도발적이며 의심스런 엘리자베스와 한 때 잘 나갔던 테니스선수 몬트와의 관계변화가 흥미롭고, 스토리텔링에 공을 들인 작품이다.
단편에서 더 실력발휘가 되는 작가. 그의 팬이라면 한국에 번역된 장편이 <제8지옥>(1958)과 이것밖에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군요.
자기혐오와 폭력적인 마초에 관한 탐구 작품인 <Mirror, Mirror on The Wall>은 1975년 프랑스 추리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루리드의 음악과 우디알렌의 영화처럼 그의 여러 단편들은 어딘지 뉴욕을 떠올리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