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序
家長의 임무를 다하고자 그동안 물밑 생활을 영위하며
세상과 담을 쌓고 자신의 공화국을 구축해오던 나
오늘 껍질을 벗고 世上에 다시 나오다.
억눌려 살아오던 나 자신에 대하여
‘야생적 충동’이 유발하여 동산모임에 동참한다.
주말 아침 일찍 배낭을 메고 나서는 아침
기분이 상쾌하고 스트레스가 녹아난다.
名品 관광버스에 오르니
집 나간 며느리 다시 맞이하듯
따뜻하게 안아주는 회원들에게서 인간적인 情을 느낀다.
'人生의 先輩'를 만나 '人生의 멘토'로 삼는 것
이런 기회를 통하여 도움을 받는다.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는 창 밖의 여름의 여운
가을을 재촉하듯 쏜살같이 달린다.
이른 아침에 눈을 비비고 나온 때문에 피곤하여
의자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아 보지만
여행의 기대감에 눈이 자꾸만 떠진다.
2. 배티재에서 Start : 10 : 30
진산자연휴양림이 꾸며진 배티재 공원
우리 일행 31명은 셔터에 사진을 남긴다.
저 멀리 Elevator가 오르내리고
암릉길을 가로질러 마천대에 오르는 길
까마득하고 뒷골이 당긴다.
우리의 귀착지. 걸어서 하늘까지
출발선부터 60도의 오르막 깔딱고개
발걸음이 와이리 무겁노
1시간의 깔딱고개 오솔길
등산객의 발을 타지않은 새로운 등산길
길나지 않은 일을 우리가 길을 튼다
1시간 남짖 헉헉거리며 오른 산등선
시원한 골바람에 잠바를 다시 걸친다.
3. 낙조대의 갈림길을 향하여 : 1시간 20분
매마른 땅에 미끄러지듯 다시 내려가는 길
‘내려갈 길을 왜 올라왔담.’
투덜대는 소리를 우리의 고대장은 듣지 못했으리라.
오르내리기를 몇 번
돌무덤을 가로질러 오르는 등산길에는 가을잔치가 벌어졌다.
붉게 익어 따가기를 기다렸지만
기다림에 지쳐 낙과가 되어버린 홍실
열매를 다 떨구어 버리고 마지막 남은 줄기를
미련없이 내던져 버린 머루 줄거리
성년된 자식을 떨처버린 부모의 마음이 이러하리
아낌없이 주어도 기쁘게 여생을 맞이하는 자연
자식 넷을 낳고 지금까지 숨 죽이며 살아오시다
숨 고르기를 위하여 내시는 숨빛소리
경배(敬拜)의 합장을 하고 옷깃을 다시 여민다.
태고사와 마천대 가는 곳을 알리는 이정표에서
산죽(竹)의 열병을 받으며 잠시 몸을 식힌다.
아직도 후미는 보이지 않으며
숨가푼 대장의 목소리만 무전기를 따고 흐른다.
4. 점심을 까 먹으며
학창시절 소풍에 사이다 1병과 김밥 1줄이면
신나던 그 시절을 그리며
깔세를 핑계삼아 차지한 산등성이 쉼터에서
김치와 보리쌀이 섞인 도시락을 슬그머니 내려 놓으며
껌뻑이는 게 눈을 하고 목을 길게 늘어뜨려 반찬 냄새를 맛는다.
이병준 고문이 도시락을 꺼내며 ‘미소찬사’에게 ‘반찬을 준비하라.’고
은근히 옆구리를 찌른다.
이에 우리의 ‘미소천사’ 주섬주섬 맛난 반찬을
끌어모아 상전에게 바치듯 진상한다.
임금의 수랏상이 따로 없다.
집에서 먹어보지 못한 반찬
이름도 모르는 반찬이지만
힘들게 만든이의 반찬을 맛있게 먹어주는것도 예의라.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치운다.
배는 부르지만 연신 식욕이 당긴다.
눈부시게 녹아 내리는 과육
혀끝에 감치는 야채 쌈
절묘한 조화를 이룬 호도와 땅콩무침
소금에 파김치되어 얌전히 앉아있는 나물 무침
배가 부르니 자리에 드러누워 눈을 붙치고 싶다.
그러나 정상을 600m 남겨둔 지천
일행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마지막 암릉을 오르며 피치를 올린다.
5. 대둔산 정상 마천대(878m) 開拓塔에서 世上을 내려다 보다.
東으로는 금산군 진산면으로 이어지는 진산자연휴양림의 배티재 가는 길
西로는 건너뛰고
南으로는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으로 이어져 삼선구름다리, 금강구름다리를 끌어안고
北은 논산군 벌곡면의 군지골로 이어져
화랑폭포, 금강폭포, 비산폭포를 휘감으며 흘러내리고
저 멀리 우리가 출발한 배티재가 아련히 보이고
다시 내려가야할 진산시설지구의 주차장이 다가온다.
그 사이를 오가는 Elevator가 홍시처럼 매달려있다.
1970년대 준공한 開拓탑이 대둔산의 위용을 자랑하듯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아직도 가을의 전령을 전하기에는 이른듯
마지막 여름 햇살이 도망치고 싶은 녹색 치마를 붙들고 잇다.
6. 구름다리의 전율을 느끼며
Elevator를 타고 등산하는 관광객에게 정상의 자리를 양보하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단풍시즌에는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발디딜 틈이 없다는 등산로
아직은 장을 펼치기 전 시장터 마냥 한가롭고 여유가 있다.
젊음을 만끽하는 남녀 청춘들이 사진 남기기에 여념이 없다.
저마다 이쁜 모델을 흉내 내지만 어딘지 어색하다
80도로 하늘 벽을 향하여 걸려있는 삼선구름다리
장엄한 폭포수가 비린내 나는 골바람에 얼었다.
한 발자국을 내디딜 때마다 현기증이 난다.
밑을 내려다보면 깍아 지른 절벽 위의 롤러코스트
위를 올려다보면 닿을 것 같은 천국의 계단
봉우리를 엮어 맨 금강구름다리
깨어질듯한 어름 위를 조심조심 건너는 나그네에게
위협하듯 흔들어대는 짖굿은 사내
고공공포증을 절로 느낀다.
인디아나 존스,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이 되어
철계단이 흘러내리는 장면을 떠 오른다.
아, 나는 주인공이 되기 싫다.
7. 마무리 하며
인사말과 여자치마는 짧을수록 좋고
글과 남자는 짧고 힘 있을수록 좋은데
글이 너무 장항하고, 힘이 없어 이만 줄이려고 한다.
그러나 책을 제작하였으나 팔리지 않는 책.
글을 지었으나 읽혀지지 않는 글
인터넷에 글을 올려도 댓글이 없는 글
이는 좌절을 느끼며, 아련한 배신감이 생깁니다.
작으나마 흔적을 남겨주시면 작은 행복을 느끼며
힘을 얻겠습니다.
2009. 9. 28
황새, 남한섭 절하고 물러갑니다.
첫댓글 황새님~글 넘 ~잘쓰시네요~마치 작가의 탈고 후기를 읽는 느낌 이랄까~? 문학적 재능이 있으시네요~~~ 행복한 산행이었읍니다~~~좋은글 감사합니다~~~
아 ..오랜만에 오신 걸음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허나 마중치 못한 저 이고 보니 제 얼굴인들 기억 하고 계 실까 그러면 어떠하리 저도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나이들어 기억이 가물하니 용서하시고 산에서 자주 뷥기를 희망 합니 다 추석 명절 행복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