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 원적산(634m)
산수유를 생각하면 지리산 상위마을이 떠오르지만 수도권에도 그에 못지 않은 산수유마을이 있다.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일원(경사리, 도립리, 송말리)이 바로 그 곳.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오랜 전통의 산수유 고장이다. 도립마을은 남한강에서 한발짝 물러선 산골,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남짓 거리다. 해마다 3월 말이면 원적산(634m) 자락을 타고 산수유꽃이 샛노랗게 물들어 간다. 수도권에 이리도 아름다운 꽃마을이 숨어 있었다니! 3만여 평의 산골 마을에 8000여 그루의 산수유가 꽃대궐을 차린다. 산자락이면 산자락대로 숲길이면 숲길대로 산수유가 만발해 산수유축제(3월말 - 4월초) 가 열리는 때면 이 일대는 무릉도원 부럽지 않은 꽃마을이 된다. 쌀과 도자기의 고장 이천의 최고봉인 원적산 산행은 바로 이 산수유 꽃대궐서부터 시작된다.
한남정맥과 갈라진 산줄기가 북쪽으로 태화산(645m) 백마산(530m) 줄기를 떨구고 동북진하여 광주와 이천을 잇는 넓고개를 건너 솟구친 산이 바로 원적산이다. 전체적인 능선이 부드럽고 완만해 보이지만 산 천덕봉 안쪽으로 암벽이 있으며 이 산의 최고봉인 천덕봉은 높이 635m로 이천군내에서 제일 높다.
경사리 마을회관과 그 옆 아름드리 느티나무 사이로 난 시멘트 포장도를 따라 가다보면 이내 마을 뒤편의 넓은 밭고랑이다. 정원수들도 산수유 밖에 보이지 않던 마을을 빠져 나오자 본격적으로 밭뙈기 둔덕을 따라 '산수유밭' 이다. 야트막한 언덕에라도 올라서면 꽃바다가 마을을 삼켜버릴 정도로 잘 자란 나무들로 보기 좋다. 진홍빛 꽃보다 오히려 더 강렬한 노란 꽃무더기, 꽃은 하늘과 땅을 뒤덮었다. 시멘터 포장도로가 끝나고 두세명이 나란히 걷기 좋은 황토빛 흙길을 따라 조금만 오르면 좌우로 공동묘지가 나타난다. 산행은 남사면을 따라 진행되기에 봄날에 더없이 좋은 코스다. 산행을 시작해서 20분쯤 지나면 '이천 최고봉-원적산' 이라는 안내판이 나온다. 여기에 이르면 지금껏 따르던 넓은 길을 버리고 오른쪽 밤나무숲 사이로 난 산길로 접어든다. 1 - 2분만 들어가면 6m 높이의 '낙수재폭포'. 여름날이면 시원한 폭포수가 장관을 이룰 이곳에서 식수를 준비한다. 산길은 폭포수가 만들어 놓은 탕을 가로질러 오른편 나무계단길을 따라 오른다. 여기서부터 길은 가팔라지므로 처음부터 지치지 않게 숨을 고르며 오른다. 리기다 소나무군락이 나타나는가 싶더니 이내 아카시아숲, 졸참나무숲이 이어지며 산길은 정겹게 굽이치며 올라간다. 산행을 시작하고 1시간 여 오르자 첫번째 능선이 나타난다 여기서 뒤돌아 보자 이천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눈맛이 그리 시원할 수가 없다. 사방으로 확 트인 넓은 들판과 야트막한 구릉들이 정겹다. 이곳에서부터 원적산은 민둥산으로 바뀐다. 천덕봉에 이르기까지 능선 상에서 나무를 볼 수가 없는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하지만 다분히 인위적이다. 원적산 천덕봉에 이르기 전 전초기지 같이 들어선 563m봉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봉우리에 오르면 반듯한 헬기장이 나타나는데 이천시내를 조망하기엔 최고의 명당. 물론 산자락에 붙은 산수유마을의 모습도 이곳에서 전체적으로 한눈에 다 들어온다. 천덕봉은 이곳에서 북쪽으로 가파르게 솟은 능선으로 이어진다. 역시나 초원지대로 이어진 길. 왼편으로는 저 아래쪽에 군부대 사격장이 보이고, 그곳까지 산은 나무가 자라지 않는 초원으로만 이루어졌다. 반대로 오른편으로는 긴 계곡을 따라 잘 자란 시퍼런 잣나무 숲이 눈맛 시원하다. 빈틈없이 빽빽한 잣나무 숲이 끝나는 곳부터는 낙엽송이 능선까지 바늘을 꽂아둔 것처럼 촘촘히 자라고 있다. 천덕봉 오르기 직전도 헬기장이다. 원적산 정상 천덕봉은 족히 60여 평은 넘을 넓은 터. 그 한 모퉁이에는 검은 대리석으로 된 정상석이있다. 정상에 오르면 북으로 앵자봉(667m)과 양자산(704m)이 보이고 남으로는 설봉산과 도드람산이 사야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아래쪽 이선리 주변에 골프장이 보인다. 내,외선마을에 하나씩 들어섰는데 외선마을에 있는 것이 '남천 컨츄리클럽'이다. 정상에서 다시 563m봉으로 되돌아 나와 북동쪽으로 뻗은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면 길은 낙타 등처럼 아담한 봉우리들이 적당한 간격으로 이어지며 호젓하게 연결된다. 봉우리마다 몇 개씩의 나무의자가 놓인 휴식처가 있다. 563m봉에서 세 번째로 나무의자를 만날 때 오른편 계곡을 따라 15분 내려서면 영원사다. 천덕봉에서 영원사 갈림길까지는 45분 거리다.
○양평 산수유 축제 양평군 개군면 내리와 주읍리 일대에서도 산수유 축제가 열린다. 양평 축제에서는 산수유 까기 대회, 산수유 차 시음과 떡 시식회, 새총 만들어 쏘기, 장작불에 감자 구워 먹기, 송어 잡기 대회, 백일장 등이 마련된다. 행사장 인근의 추읍산(해발 582m)을 일주하는 2시간 30분 코스의 등반대회도 열린다. 먹을거리로는 양평 해장국, 천서리 막국수, 순대국, 한우 등이 유명하다. 행사장에서 10km가량 떨어진 용문사를 찾으면 봄의 입맛을 돋우는 산채비빔밥도 즐길 수 있다.
가는 길 서울에서 국도 6호선을 타고 강원 홍천 쪽으로 가다 양평시내를 지나서 국도 37호선으로 갈아타고 이포대교 여주 방면으로 10km가량 직진하면 행사장이 나온다. 031-770-3341 ○ 산수유마을 상세보기 클릭 ■☞ 이천 산수유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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