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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기
하드디스크의 크기를 말할 때 보통 3.5인치, 2.5인치, 1.8인치, 1인치 등 인치(3.3cm) 단위로 된 숫자를 말합니다. 이 숫자는 뒤에서 설명할 플래터(Platter, 데이터를 저장하는 금속 판)의 지름을 나타냅니다. 하드디스크 크기가 제조사, 모델마다 제멋대로 다르면 데스크탑 PC 케이스 또는 노트북 PC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크기에 대한 표준 규격을 두고 있는데 보통 하드디스크 안에 들어가는 플래터 크기를 기준으로 제품을 나눕니다.
3.5인치 하드디스크는 데스크탑 PC와 서버에 들어가는 주력 모델로서 용량이 크고 값 부담이 적습니다. 이 보다 플래터 크기가 작은 2.5인치 제품은 주로 노트북 PC, 휴대용 저장장치 안에 들어갑니다. 요즘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1.8인치 하드디스크는 MP3 플레이어, 개인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미니 노트북 PC용 저장 장치입니다. 그밖에 PC용 제품은 아니지만 디지털 카메라, 소형 MP3 플레이어의 대용량 저장 장치인 1인치 또는 0.85인치 하드디스크도 있습니다.
▲ 회전 속도
하드디스크는 레코드 판과 마찬가지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판을 돌리고 그 안의 자료를 읽는 헤드가 움직이는 구조를 갖습니다. 이 때 데이터는 자성을 띠는 원판(플래터)에 기록되는데 이 판은 다시 고속으로 도는 모터(스핀들 모터)가 돌립니다.
스핀들 모터와 플래터의 회전 속도는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를 정하는 매우 큰 요인입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쓰는 하드디스크를 찾는다면 회전 속도가 빠른 제품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데스크탑 PC에 꽂는 하드디스크는 대부분 1초에 7,200번 회전하는 '7,200rpm'급 제품입니다. 과거에는 5,400rpm급 모델도 있었지만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아직 시장이 크지 않지만 게임 마니아 및 보급형 서버를 꾸미려는 사용자에 맞춘 10,000rpm급 하드디스크도 나오고 있습니다.
노트북 PC용 제품은 4,200rpm, 5,400rpm, 7,200rpm 제품이 고루 팔리고 있습니다. 4,200rpm 모델은 보급형 노트북 PC에 주로 쓰이지만 전기를 적게 쓰기 때문에 외장형 하드디스크, 소형 노트북 PC에도 쓰입니다. 주력 노트북 PC는 대부분 5,400rpm급 하드디스크를 내놓고 있고 삼성전자, 웨스턴디지털 등 새로 노트북 PC 하드디스크를 만들기 시작한 업체들은 4,200rpm 하드디스크를 출시하지 않습니다. 이 하드디스크는 값은 그리 비싸지 않지만 성능이 좋아서 노트북 PC 사용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데스크탑 PC용 하드디스크와 회전 속도가 같은 7,200rpm 모델은 아직 많은 제품을 찾아볼 수 없지만 조금씩 고급형 노트북 PC 시장에 발을 담글 것으로 보입니다.
서버, 워크스테이션에 들어가는 하드디스크는 7,200rpm급 모델은 기본이고 10,000rpm, 15,00rpm 제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하드디스크는 값이 비싸지만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자주 데이터를 읽고 쓰는 서버, 조금이라도 빠른 처리를 해야 하는 워크스테이션에 알맞습니다.
▲ 버퍼(캐시) 메모리
CPU, 메모리 등 PC 부품이 하드디스크로 데이터를 보내는 속도는 최고 100MB~300MB/초입니다. 하지만 기계 장치인 하드디스크가 받아들이거나 내줄 수 있는 속도는 신형 7,200rpm 하드디스크도 100MB/초를 넘지 못합니다. 그래서 두 장치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다를 때 생기는 '병목현상'이 심해져 PC 성능을 떨어뜨립니다.
번개같은 CPU와 느린 메모리의 병목 현상을 줄이기 위해 CPU 안에 캐시 메모리를 넣었듯이 하드디스크 안에도 비슷한 역할을 하는 메모리가 들어 있습니다. 이 메모리를 캐시(Cache) 또는 버퍼(Buffer)라고 부르는데 자주 쓰는 데이터를 저장했다 불러들이는 캐시와 달리 하드디스크의 메모리는 하드디스크 또는 다른 PC 부품으로 보낼 데이터를 잠시 저장했다 장치가 한가해질 때 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버퍼 메모리라고 부르는 것이 옳습니다.
버퍼 메모리 용량은 하드디스크 종류에 따라서 2MB, 8MB, 16MB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버퍼 메모리 용량이 크면 한 번에 많은 파일, 용량이 큰 파일을 주고 받을 때 체감 속도가 빨라집니다. 요즘 나온 데스크탑 PC용 하드디스크 안에는 대부분 8MB 버퍼 메모리가 들어 있고 2MB 모델은 몇몇 보급형 제품만 쓰고 있습니다. 노트북 PC용 하드디스크는 아직 2MB 모델이 적지 않게 팔리고 있지만 점점 8MB 또는 16MB 버퍼 모델의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버퍼 메모리 용량이 커지면 하드디스크 값이 5천~1만원 비싸지지만 데이터 입출력이 잦을 때 체감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새로 하드디스크를 장만한다면 버퍼 용량이 큰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 기록 밀도
하드디스크는 금속 판에 자력을 띠는 물질(자성물질)을 입혀 데이터를 기록하는 '자기 디스크' 방식 저장장치입니다. 이 자성물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꾸준히 발전하고 그에 따라서 플래터 한 장에 기록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도 늘고 있습니다. 지금은 플래터 한 장에 120~133GB의 자료를 담는 새로운 기술이 널리 퍼져 시중에 팔리는 대부분의 데스크탑 PC용 하드디스크가 이 플래터를 쓰고 있습니다.
플래터 한 장에 들어가는 데이터 용량(기록 밀도)가 늘면 만들 수 있는 하드디스크 용량이 커지기도 하지만 같은 용량일 때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기록 밀도가 크면 같은 속도로 플래터, 헤드가 움직여도 더 많은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좋은 PC 성능을 바란다면 기록 밀도가 큰 새로운 하드디스크를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 수직 자기 기술
요즘 들어 신문, 인터넷에 이름을 올리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수직 자기 기술(Perpendicular Recording)입니다. 이름만 가지고는 어떤 기술인지 느낌이 오지 않지만 말 그대로 '자성 물질을 수평 방향에서 수직 방향으로 정렬하는 기술'입니다.
자성 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물질 하나 하나가 작은 자석처럼 극성을 띱니다. 종전 하드디스크는 이 자성 물질을 수평으로 놓는데 이렇게 하면 정해진 플래터 위에 놓일 수 있는 자성 물질의 양을 늘리는 데 쉽게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실제로 현재의 하드디스크 기술로 지금보다 더 큰 용량 제품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입니다. 수직 자기 기술은 이 자성 물질을 수직으로 세워 데이터를 읽고 씁니다. 그만큼 자성 물질이 차지하는 넓이가 줄어들고 자성 물질 사이의 공간이 줄어들게 되어 기록 밀도를 높일 수 있게 됩니다. 수직 자기 기술을 쓰면 플래터 개수를 늘리지 않고도 1TB의 벽을 넘을 수 있습니다.
수직 자기 기술 하드디스크는 일본 도시바가 처음 선보인이래 시게이트 등 전체 하드디스크 제조사 사이에 퍼졌고 조금씩 새로운 제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낯익은 기술은 아니지만 앞으로 몇 년 안에 수직 자기 기술을 쓴 하드디스크는 저장 장치 시장의 주류로 떠오를 것입니다.
▲ 검색 속도(Seek Time)
하드디스크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플래터 회전 속도, 기록 밀도, 캐시 메모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플래터 위에서 움직이는 헤드도 속도를 정하는 데 큰 영향을 줍니다. 헤드가 먼 거리를 움직이면 그만큼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느려지고, 반대로 적게 움직이면 속도가 빨라집니다. 헤드가 플래터를 움직이며 데이터를 찾는 시간을 검색 속도(Seek Time), 읽거나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액세스 타임(Access Time)이라고 하는데 두 개를 합쳐 검색 속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3.5인치 플래터를 쓰는 표준 하드디스크의 검색 속도는 9~10ms 수준입니다. 하지만 서버, 워크스테이션용 하드디스크는 4~5ms로서 검색 속도가 두 배 빠른데 이런 기업용 하드디스크는 겉보기엔 3.5인치 하드디스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2.5인치 플래터를 씁니다. 플래터가 작은 만큼 헤드가 움직이는 거리가 짧아져 검색 속도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이런 검색 속도의 향상은 용량이 큰 파일을 연속으로 읽거나 쓸 때는 그리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크기가 작은 데이터를 자주 읽고 쓸 때 효과를 냅니다.
▲ 내부, 외부 전송 속도
쇼핑몰의 하드디스크 제원표에는 잘 표시하지 않지만 하드디스크 제조사 웹 사이트에는 항상 내부, 외부 전송 속도가 나와 있습니다. 외부 전송 속도가 내부 전송 속도보다 2~3배 빠른 경우가 많은데 두 전송 속도 표기의 차이를 알지 못하면 하드디스크 성능을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두 용어는 제대로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내부 전송 속도는 하드디스크가 실제로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를 나타내며 이것이 진짜 하드디스크 성능을 드러냅니다. 플래터 회전 속도, 기록 밀도, 버퍼 메모리 용량, 하드디스크 관리 기술 등 하드디스크 안에 숨어 있는 모든 기술이 한데 모여 만들어내는 결과가 내부 전송 속도입니다. 항상 이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은 아니며 최고 속도를 적는 것이지만 하드디스크 성능을 비교하는 데 내부 전송 속도만큼 확실한 자료는 없습니다.
반대로 외부 전송 속도는 하드디스크가 쓰는 인터페이스 속도를 가리킵니다. EIDE 제품인 경우 100MB/초 또는 133MB/초, 시리얼 ATA 방식 제품은 150MB/초 · 300MB/초로 적습니다. EIDE, 시리얼 ATA 포트 속도를 적는 것이기 때문에 하드디스크의 성능과 직접 관계가 없습니다. 외부 전송 속도를 보고 하드디스크 성능을 단정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 인터페이스(EIDE, 시리얼 ATA, SCSI, SAS)
하드디스크를 비롯한 저장 장치를 연결하는 규격은 조금씩 속도가 빨라지거나 하는 일은 있어도 쉽게 규격을 바꾸진 못합니다. 적어도 10년은 정해진 규격을 써야 하기 때문에 표준을 만들 때는 오랜 기간동안 토론과 협의를 거칩니다.
현재 시중에 팔리는 PC용 하드디스크는 크게 EIDE와 시리얼 ATA(SATA) 규격으로 나뉩니다. EIDE는 1990년에 국제 표준으로 인정받은 IDE(Integrated Drive Electronics) 규격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으로서 한 케이블에 장치를 최고 두 개까지 달 수 있고, 데스크탑 PC는 최고 4개의 저장 장치를 확장 컨트롤러 없이 연결할 수 있습니다. IDE는 다른 이름으로 ATA(Advanced Technology Attachment)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EIDE는 속도에 따라서 ATA-2, ATA-3, 울트라 ATA(ATA/33), ATA/66, ATA/100, ATA/133으로 나뉩니다. ATA-2와 ATA-3의 이름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울트라 ATA(ATA/33)인데 이 규격 컨트롤러는 1초에 최고 33MB의 자료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이후에 나온 ATA/66, 100, 133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각각 66, 100, 133MB/초로 높인 것입니다.
EIDE는 한 번에 여러가지 자료를 전송하고 한 케이블에 여러 저장장치를 연결하기 때문에 다른 말로 '패럴렐 ATA(Parallel ATA, 병렬 ATA)'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패럴렐 ATA 규격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하드디스크 제조사 및 컨트롤러 제조사들은 새로운 데이터 전송 규격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하드디스크 제조사인 시게이트와 인텔이 주도해 만든 '시리얼 ATA(Serial ATA, 직렬 ATA)'입니다.
시리얼 ATA는 종전의 패럴렐 ATA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 1:1 연결 - 종전의 EIDE는 한 케이블에 두 대의 장치를 연결하는데 이렇게 하면 두 장치에 간섭이 일어나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시리얼 ATA는 디스크 컨트롤러와 저장 장치를 1:1로 연결해 아무리 많은 장치를 연결해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 쉬운 연결 - 40핀 또는 80핀 EIDE 데이터 케이블은 넓어서 PC 안의 공기 흐름을 막고 조립을 어렵게 합니다. 케이블을 쪼개서 정리한 라운드 케이블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데이터 손실 가능성이 커집니다. EIDE 장치가 쓰는 4핀 전원 커넥터도 크고 두꺼운 것은 같습니다. 시리얼 ATA는 케이블 핀 수를 6개로 줄여 폭이 매우 좁습니다. 그만큼 케이블 정리가 쉽고 공기 순환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 외장형 인터페이스
EIDE 케이블은 기껏해야 40cm에 머물러 PC 케이스 안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와 달리 시리얼 ATA는 최고 2m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어 외장형 케이스와 바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 규격은 따로 외장형 시리얼 ATA(eSATA)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새로운 기술
시리얼 ATA 저장 장치는 PC를 켠 상태로 부품을 바꾸는 '핫 플러그(Hot Plug)' 기술이 더해졌습니다. 그밖에 하드디스크로 보내는 명령을 정리해 헤드의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하는 '네이티브 커맨드 큐잉(Native Command Queuing, NCQ)' 등 EIDE에 없던 여러 기술이 더해졌습니다. 대신 이런 기술은 하드디스크, 디스크 컨트롤러에 따라서 쓰지 못하거나 기능이 제한되기도 합니다.
시리얼 ATA 저장 장치는 앞으로 몇 년 안에 EIDE를 몰아내고 모든 저장 장치 시장에 우뚝 설 차세대 규격 제품입니다. 인텔 915 이후의 인텔 칩셋 메인보드를 EIDE 포트를 한 개로 줄인 대신 시리얼 ATA 포트를 4개로 늘려 이 메인보드를 써 PC를 꾸밀 때는 반드시 시리얼 ATA 하드디스크를 꽂아야 합니다. 나머지 칩셋은 EIDE 포트 개수가 두 개지만 나중을 생각해 시리얼 ATA 방식 하드디스크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서버, 워크스테이션용 하드디스크도 SCSI 방식에서 직렬 접속 SCSI(Serial Attached SCSI, SAS)로 바뀌고 있습니다. SCSI는 PC 내부를 비롯해 외장형 저장 장치, 스캐너 등 여러 컴퓨터 장치를 연결하는 규격으로서 한 번에 최고 15개의 장치를 연결하며 최고 320MB/초의 데이터 전송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SCSI는 EIDE보다 속도, 편리함 모두 뛰어나지만 PC용 메인보드 칩셋 제조사의 지지를 받지 못해 서버 및 전문가용 고급 저장 장치 규격으로 자리잡는 데 그쳤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시리얼 ATA 기술을 바탕으로 서버, 워크스테이션에 맞는 기술을 더한 SAS가 차세대 규격으로 조금씩 떠오르고 있습니다. 아직은 SCSI 규격 저장장치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조금씩 SAS가 SCSI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