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상징
알파와 오메가
우리가 종종 듣게 되는 알파와 오메가라는 말은 그리스어 알파벳의 첫 자(Α)와 끝자 (Ω)입니다.
처음과 마지막이라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나타내 줍니다.
시간과 공간이 있기 때문에 사물에는 한계가 지어집니다. 시간과 공간이 없어지면 그 한계가 없어져 모든 것이 완성됩니다. 이사야서 41장 4절에는 “이런 일을 한 것이 누구냐? 한 처음부터 시대마다 사람을 불러일으킨 것이 누구냐? 마지막 세대에까지 이 일을 끌어 나갈 것도 바로 나다”라고 했습니다. 또 이사야서 44장 6절에도 “이스라엘의 임금이신 구세주, 만군의 야훼께서 말씀하신다. ‘내가 시작이요, 내가 마감이다. 나 밖에 다른 신이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요한 묵시록 1장 8절에도 또다시 “지금계시고 전에도 계셨고 장차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나는 알파와 오메가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라고 씌어 있습니다.
하느님만이 처음과 마지막을 지배하십니다. 하느님 자신은 영원으로부터 존재하고 계시지만, 창조주로서는 우주의 시작과 종말을 결정하고 계십니다.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이외의 종교나 철학에서는 우주 그 자체를 영원으로 보고, 제신(諸神)은 그 우주 안에 있는 힘들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신은 우주 안에서 저마다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중세의 가톨릭교회와 동방교회 성당의 제단 위에는 온 우주의 지배자로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곧잘 그리곤 하였습니다. ‘만유의 지배자’그리스도의 모습이 그것입니다.
이 그리스도의 후광 안에 알파와 오메가 두 자가 새겨져 있는 것은 그리스도 자신이 모든 것의 시초이며 완성이라는 의미입니다, 마찬가지로 부활초에 나타나는 십자가에도 알파와 오메가 두 자가 새겨집니다.
가톨릭 사제이면서 세계적인 고생물 학자였던 떼이야르드 샤르댕의 철학에 따르면, 우주의 창조는 단번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함께 오메가 점이라는 목적을 향하여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미셸 크리스티안스 지음(장익 옮김) - 분도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