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안은 생각하지 말고 그냥 써라."
포레스터가 자말에게 해준 글쓰기의 첫 가르침이네요.
어제 밤에 메일로 숙제를 보내고 기청아 카페에 올리려고 보니 고칠게 많아 한번 더 수정했습니다.
돌아오는 강의시간에는 마을 초등학교 아이들과 계절학교에 가게되어 참석하지 못합니다.
아쉽지만 다다음주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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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우정이라는 선물
한라
농구, 책읽기, 글쓰기.. 아빠가 떠난 뒤 자말이라는 16세 소년이 집중했던 세 가지다. 재능이 있지만 평범한 현실을 살았던 자말은 전설 속의 작가 윌리엄 포레스터를 만난 후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자기 글을 봐줄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자말에게는 인생의 중요한 만남이었다. 마음 둘 곳 없이 방황하던 소년에게 포레스터라는 존재는 선생님이자, 인생의 선배이자, 친구였다. 또래들과 농구하며 어울려 놀지만 별말이 없던 자말이 포레스터 앞에서는 시시콜콜한 얘기도 하고, 학업과 좋아하는 여자 친구에 대한 상의도 한다. 포레스터 또한 가족에 대한 아픔으로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글쓰기를 중단하고 살았지만 자말을 만나면서 점점 사람과 세상에 마음을 연다. 사적인 질문은 하지 말라고 했던 그가 아무도 없는 경기장에 데려가 생일 축하를 해주었던 자말에게 감동해 묻지도 않은 자신의 가족사를 말해준다. 두 사람의 우정은 점점 많은 사건으로 전개된다. 오랜만에 거리에 나온 포레스터가 쓰러졌을 때, 자말은 그를 찾아 일으켜주면서 위기를 모면한다. 자말이 준비한 포레스터의 생일 축하로 우정이 깊어지는 것 같더니 위기도 온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말도 있듯이 자말이 곤경에 처했을 때, 오랜 은둔생활을 깨고 사람들 앞에 나타난 포레스터의 행동으로 극복되고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깊어진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졸업을 앞둔 자말에게 전해진 포레스터의 유품으로 시작한다. 마지막 편지에서 포레스터는 자말을 만나서 글을 다시 쓸 수 있게 되었다고 했고(나는 이렇게 해석했다), 그 결과물로 자말의 글을 서문으로 넣은 마지막이자 두 번째 책을 완성했다. 그리고 포레스터가 늘 지켜보던 창문으로 자말이 친구들과 농구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최근에 봤던 <어린왕자>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두 영화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느낀 것을 두 가지로 정리하자면, 첫째는 인생에 중요한 만남이 있다는 것과 둘째는 일방적인 관계는 없으며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만남은 우연히 혹은 갈급함 가운데 찾아오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나의 노력만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생에서 좋은 만남은 감사할 일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연락이 뜸해졌는지, 어떤 누구와는 왜 연락을 끊었는지..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단순한 우정을 맺고 싶은데, 내 머리는 이미 너무 커져버렸고, 관계는 너무 많아졌다. 뻔한 것 같지만 계산적이고 의무적인 관계가 아니라, 가까이에서 함께 하고 있는 이들에게 집중하며 맑고 순수한 우정을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마음이 훈훈해졌다. 혼자 잘사는 존재는 없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영향을 주고받는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좋은 점 뿐 아니라 부족한 부분들도 많이 보게 된다. 이때 실망하고 돌아설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끝까지 지켜준다면 그것이 선물과도 같은 좋은 만남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