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 신 승상이옵니다.
이렇게 상소를 올리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한중에서 한녕애후를 몰아내 기세가 등등해진 서량군이 잠재된 무한한 오만방자함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기 때문입니다.
정서대장군의 소행은 날이 갈수록 난폭해져 가고, 험난한 서촉에서 익주를 지키고 있던 "익주목을 처단하려 한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최근엔 "정서대장군이 칭제를 하려 한다"라는 소문이 허도는 물론이거니와 저멀리 강동에도 들린다고 오후가 말해 주었습니다.
이것은 무슨 조짐이옵니까? 칭제를 하려고 하지 않고서야, 이 소문이 저 멀리 강동에서도 들릴 수 있겠습니까??
비록 소신 지금은 약간의 사소한 오해로 인해 형주군과 전면전을 벌이고, 강동군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해 수춘을 빼앗기게 된 관계상 서쪽의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폐하를 위해서라면, 지금 벌어진 이 상황을 모두 처음으로 돌리고, 폐하의 뜻에 따라 화살을 서량으로 돌려 저 역적놈을 처단하기 위해 저의 온 힘을 다 쏟을 것입니다.
소신 장안에 뼈를 묻고 오던지, 저 역적을 잡아 폐하 앞에 바치던지 하겠습니다.
또한 소신 청이 두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소신과 형주&강동군과의 관계를 주선해 주시어 폐하의 명을 수행할 때 까지의 영토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해 주심이고,
또 하나는, 비록 신의 적의 수하이긴 하나 백성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여 이 곳 허도까지도 그 명성이 자자한 강태공공의 황실관료 임명을 주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