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세계가 만든 수필집
최태준의
골프와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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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248쪽 15cm× 21cm 신국판 , 정가 12,000원
ISBN 979-11-85448-12-1 03810
발행일 2015년 5월 8일
발행처 / 수필세계사
출판등록 2011. 2. 16(제2011-000007호)
700-823 대구광역시 중구 명륜로 23길 2
TEL (053)746-4321 FAX (053)793-8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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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제1부 부부 싸움
부부싸움 12
그렉(Greg)의 레시피 17
도심의 소나무 22
가면의 여인들 27
죽음에 대한 단상 32
사랑의 빚 37
골프와 도둑 42
발성 연습 48
경건한 푸시업(Push-up) 53
시베리아 단상 58
제2부 달콤한 덫
녹슨 하모니카 66
육회를 먹으며 72
달콤한 덫 77
첫사랑 83 남자의 수염 88
그의 흔적 93
쿠바 모기 98
부끄러운 고백 103
홍삼 드링크 109
마지막 낚시 114
제3부 애도의 밤
애도의 밤 120
결혼의 명암 125 소꿉놀이 130
내 영혼 바람 되어 137
뭉치 이야기 142
연적(戀敵)을 만나다 149
굿바이 소년 154
구월의 장미 159
송년회 에피소드 164
무학산(舞鶴山) 170
제4부 나의 전속 이발사
나의 전속 이발사 176
뉴욕의 길고양이들 186
실명(失明) 체험 191
단풍나무 197
아카시아 향기 204
아이 러브 유 210
때늦은 프러포즈 216
발해의 꿈 221
지갑 속의 보석들 226
신천 스케치 231
해설│최태준의 수필 시학, 삶의 코드와 수사 기법 박양근 236
� 책 머리에
글쓰기는 어쩌면 내게 생활 방편과도 같았다. 숫기 없고 부끄럼이 많던 소년에게 글은 말을 대신한 표현 수단으로 요긴했던 것이다. 초등 시절 문예반에 들어가 내게 일어난 일들을 써서 주위에 보여 주는 일에 희열 같은 것을 느꼈으니 말이다.
훗날 고교 시절 백일장에 응모하거나 신춘문예에 기웃거린 일을 돌아보면 꾸준히 글 쓰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은행에 근무하면서 수필을 써서 금융 잡지에 싣곤 했으니 그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일 뿐, 직장인으로서 더 이상 문학에 목을 맬 수는 없었다.
퇴직 후 여분의 시간이 생기자 마침내 등단을 하고 문학 서클에 들어가 동호인들과 어울리면서 차츰 수필 장르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시나 소설과 달리 수필은 삶의 진실을 진솔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내 삶의 환희와 질곡, 사람들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쓸 수 있다는 것이 매혹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뒤늦게 시작한 수필에 신명을 바치지는 못했다. 특히 지난 일 년 동안은 전혀 쓰지 못했다. 사실은 의식적으로 절필을 한 셈이다. 수필 40편만 모이면 책을 내리라 했었는데 막상 글을 채우고 나니 책을 내는 일이 번거롭고도 시들해졌다. 수필지에 실었으면 그만이지 다시 책으로 묶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었다. 수필을 통해 이름을 알리거나 명예를 얻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다. 그렇게 미적대며 지내 오는 동안 책을 내라는 지인들의 권유도 있었지만 가족의 강권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다시 생각하니 흩어진 글들을 묶어 떠나보내는 게 순리일 것도 같았다.
이 수필들은 삶과 추억 그리고 상념에서 건져 올린 파편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세월 이런 저런 기회에 쓰게 되었지만 얼마 되지 않는 이야기로 나를 온전히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필이 삶에 대한 통찰과 경험적 진실을 고백하는 문학이라면 나의 수필은 곧 내 자아를 웬만큼 대변하는 것이 분명하다. 파편화된 자아를 일괄하는 것은 일부의 자아라도 완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나머지를 채워 줄 또 다른 창작의 길을 열어 줄 것이다.
첫 수필집을 묶었으니 당분간 동양 고전 공부에 매진하고 싶다. 그간 서양 고전은 꾸준히 만나 왔지만 동양 고전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한 것 같다. 이 점이 수필 작가로서의 자격에 치명적 흠결이라도 되는 듯 심적 부담이 되기도 했다. 한동안 공부하고 나면 글이 그만큼 깊어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다. 결국 작가는 사변적이고 철학적인 테마의 글로 나아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개인사를 주로 다룬 나의 첫 수필집이 미진하더라도 양해하시고 봐주셨으면 한다.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시듯 이 책을 읽어 주시리라 믿기에 머리 숙여 감사 드린다.
2015년 봄, 무학산 기슭에서 최 태 준
발문
최태준의 수필 시학, 삶의 코드와 수사 기법
박양근 (부경대 교수, 문학평론가)
작가를 세우며
수필작가는 작품을 쓰기에 앞서 ‘나의 수필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하여 고민한다. 만일 수필을 사회 담론으로 여긴다면 사회성을 제시하는 주제와 소재를 찾게 된다. 수필이 삶을 성찰하는 서사라고 생각하면 작가의 촉수는 체험이 빚어낸 내적 의식을 더듬는다. 누구든 삶의 길을 따라가는 매체로서 수필을 쓴다. 그리고 글머리를 정하면 작가는 자신의 수필 시학을 가능한 한 지키려 한다.
최태준 작가는 자신의 수필들이 “삶의 추억과 상념에서 건져 올린 파편”이라고 〈책머리에〉에서 밝히고 있다. 그의 수필 담론은 명료하면서 본질적이다. 몽테뉴가 “나 자신이 이 책의 주인이다.”라고 말하고, 『월든』의 작가인 소로우도 “내가 가장 잘 아는 나를 글로 쓴다.”고 하였다. 최태준이 “내 수필은 곧 내 자아”라고 선언할 때 독자들은 자아와 가족이 벗어날 수 없는 서술 영역임을 짐작한다. 그만큼 첫 수필집 『골프와 도둑』은 ‘인생에 대한 통찰과 경험적인 진실’이 정치하게 디자인된 작품들로 엮어져 있다.
최태준은 2007년 『에세이스트』에서 수필가로, 2010년 동 잡지에서 수필평론가로 등단하였다. 등단 후 『에세이스트』, 『수필세계』, 『선수필』, 『수필과비평』, 『한국산문』 등에 작품을 발표하고 30여 편의 촌평을 발표할 때마다 독자의 주목을 끌었다. 짧은 기간 안에 감동과 호응의 중심에 선 이유는 그의 온유한 시선과 심미적 기법이 조화된 작품들 덕분일 것이다.
최태준의 수필은 깊이 있는 사유와 맛깔스러운 문장을 특징으로 한다. 위용을 뽐내는 도시 건축물보다는 갈색 벽돌로 쌓아 올린 전원주택을 연상시켜 준다. 남성보다는 여성 주인공이 더 많이 등장하며, 대부분의 주제와 소재는 가족사와 사랑에 몰려 있다. 첫 수필집을 “가족을 위해 쓴 글”로 헌정할 때 작가는 이미 가족 사랑이 삶의 근본이라는 인생론을 터득한 것이다. 가족과 여성과 음악이 그의 삶을 구성하는 세 가지 코드이다. 그 점에서 최태준의 수필은 수필의 규범에 충실함으로써 기존 수필 영역을 초월하는 시학을 구현한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