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니 N세대니 하는 용어는 광고업계가 지어낸 것이지만 변화하는 젊은 이들의 의식과 행태를 함축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X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와는 달리 다양성을 추구하고 개인의 삶을 중시했다. 90년대 후반에 부각된 N세대는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네트 제너레이션들을 일컫는다. 사이버 공간을 삶의 중요한 무대로 인식하는 이들은 정보를 토대로 움직이며 의사소통에 익숙하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80년대에 출생한 20대 안팎을 ‘밀레니엄 세대’라고 지칭하고 그들의 특징을 분석했다. ‘새천년 세대’는 앞 세대들보다 덜 반항적이며, 더 실용적이고, 개인의 가치보다는 집단의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도전하는 것도, 도전받는 것도 원치 않는다는 이 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논쟁을 ‘상대방을 못살게 구는 반(反) 지성적 수단’으로 여겨 극도로 기피한다는 점이다.
같은 시기에 프랑스에서는 ‘퇴행세대’ 신드롬이 일고 있다. 20~30대 젊은층에서 ‘성인’이기를 거부한 채 ‘영원한 유년’을 추구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개구쟁이처럼 꾸미고 파티를 즐긴다니 ‘어른아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도 하다. TV 만화영화와 광고 세례를 받고 자란 그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유년의 향수에 흠뻑 빠지기를 좋아한다니 재미있다.
우리 젊은 세대들의 유행어가 ‘엽기’에서 ‘주접’으로 바뀌고 있다. 인터넷에 주접동호회가 수백개나 뜨고 대학가에도 ‘주접남녀 신입생 환영’ 등의 포스터가 나붙을 정도다. 영화나 가요쪽에도 ‘엽기’가 가고 ‘주접’이 뜨고 있다니 기성세대들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주접세대’들은 체면을 중시하거나 똑똑하다는 말보다는 ‘재미있다’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주접’은 사람이나 생물체가 쇠약해지는 상태를 뜻하는 명사로, ‘주접을 떤다’는 말은 음식이나 자질구레한 것에 체신없이 욕심을 부리는 것을 가리키는 좋지 않은 표현이다. 그런데 신세대들이 추구하는 ‘주접’의 의미는 ‘번뜩이는 재치와 탁월한 유머감각’이라니 국어사전의 뜻풀이도 바꿔야 할 판이다. 지구촌 신세대들의 공통된 특징은 기성세대들처럼 골치아픈 정치나 논쟁에 휘말리기보다는 ‘나만의 재미’를 즐기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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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 : 노승민 아이디 : rsm0714 등록일 : 04/04/2002 01:05:05
재미있는 칼럼이군요..... 저도 얼마전에 알았는데 NRG라는 그룹의 이성진이라는 친구가 그렇게 주접을 잘 떨더군요.... 나도 주접이나 떨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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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을 미국 젊은이들과 섞어서 설명하려다가 내용과 안 맞는 게 눈에 뜨이지요? 아뭏든, 주목해볼 기사 같습니다.
입력시간 : 03.25(월)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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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 가고 '밀레니엄 세대' 뜬다
80년대 출생한 20대안팎...앞세대보다 덜 반항적-실용적
집단가치-명예 중시..."도전정신-민주의식 부족" 지적도
1980년대초나 그 이후 출생한 20대 안팎의 젊은이들은 그 앞의 ‘X세대’와 구별해서 ‘새천년 세대(Millennials)’로 불리고 있다. 그렇다면 X 세대 다음에 나온 ‘새천년 세대’들의 행태들은 어떻게 규정지을 수 있을까.
닐 하우(Howe)와 윌리엄 스트라우스(Strauss)가 공저한 ‘새천년 세대의 부상(Millennials Rising)’을 보면 “이들 새천년 세대는 앞 세대들보다 덜 반항적이며, 더 실용적인 생각을 갖고, 개인의 가치보다는 집단의 가치를, 권리보다는 의무를, 감정보다는 명예를, 말보다는 행동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특징지었다.
◆ 새천년 세대들의 특징
뉴욕타임스(NYT)는 새천년 세대를 소개하는 기사 제목을 ‘논쟁(Debate)? 반대(Dissent)? 토론(Discussion)? 오, 거기에 가지 마라(Oh, Don’t go there)!’라고 붙였다. 과거 미국 민주주의 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하기도 했던 논쟁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새천년 세대들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표현들이다.
예일대 학부생 학장인 조셉 고든(Gordon) 교수는 “요즘 학생들은 다른 견해를 존중하는 대신 다른 견해에 자신이 속박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도전받는 것도, 도전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한 다른 민족, 다른 종교, 성문제 등에 대해서도 과거보다 훨씬 관용적이다. NYT는 ‘무엇이든(whatever)’이라는 낯익은 감탄사가 요즘 대학생의 마음 상태를 가장 잘 대변해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 세대들이 그랬던 것처럼 시끌벅적한 기숙사나 식당 토론 문화는 대학 캠퍼스에서 이제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고, 다른 견해를 그냥 그러냐 하고 받아들이는 풍토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매사추세츠대학 잡지인 앰허스트(2001년 가을호)에 한 대학생이 쓴 ‘조용한 강의실’이라는 글에도 “대학 상급생들은 자신의 지적 신념을 방어하려는 경향이 있으나, 요즘 신입생들은 부모나 교수의 권위를 더 존중하고, 논쟁을 삼가는 모습이 보인다”고 언급되어 있다.
◆ 무엇인 원인인가
NYT는 “논쟁을 삼가는 자세는 부분적으로 이들이 자라는 과정에서 1990년대 워싱턴을 흔들어 놓았던 공화·민주 양당간의 당파적 싸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 청문회, 2000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둘러싼 대립, ‘크로스파이어’같은 TV 프로에서 진보와 보수간 상대방을 헐뜯는 광경 등을 보면서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프린스턴대 영어과 제프 누노카와(Nunokawa) 교수는 “논쟁이 우리 문화에서 나쁘게 인식되기 시작했다”면서 “새천년 세대들에게 논쟁은 토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아니라 반(反)지성적 방법으로 상대방을 못살게 구는 수단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무엇이 문제인가
새천년세대들의 논쟁 기피는 다원화 사회에서 서로 화합하며 생활할 수 있는 장점일 수 있겠지만, 논쟁을 통해 어떤 상황을 분석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점차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특히, 세상과 함께 호흡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논리와 열정을 상대로 자신의 신념을 펼치지 못하고, 의견을 통일해가는 과정을 부인하고, 성장과 변화의 기회를 잃어버릴 위험을 안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존스 홉킨스대 영어과 아만다 앤더슨(Anderson) 교수는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새천년 세대들이 학창시절 자신의 삶을 논쟁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