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현재까지 151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오전 6시 집계보다 2명 늘어났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이 통제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날 밤 발생한 이번 압사사고로 인한 피해를 30일 오전 9시 기준 사망 151명, 부상 82명으로 총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2022.10.30. kgb@newsis.com© 뉴시스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은 30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이날 오전 9시 기준 사망자가 151명, 부상자가 8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중상이 19명, 경상이 63명으로 전해졌다. 사망자 숫자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149명이었으나, 3시간 만에 2명이 늘어났다. 중상자 가운데 2명이 추가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중상자가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사망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희생자 대부분은 10~20대이며 남성이 54명, 여성이 97명이다.
파악된 외국인 사망자는 총 19명이다. 오전 6시 기준으로는 2명이었으나, 신원 확인 과정 등에서 17명이 더 확인됐다. 사망자 국적은 일본, 중국, 이란, 우즈베키스탄, 노르웨이 등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4시3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 3층에 실종자 접수처를 마련했다. 경찰은 사망자의 지문인식 등 신원 조회 절차에 나선 상태다. 소방당국은 사망자의 신원을 모두 확인한 후에 일괄적으로 가족 등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는 전날 오후 10시15분께 골목 일대에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다수가 넘어지면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로 추정된다. 시민들은 좁은 골목에 인파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됐고, 일부 사람들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다. 사고 수습을 위해 소방 507명 경찰 1371명 등 2692명의 인원이 동원됐다.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위해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이태원에는 야외 마스크 해제 후 맞는 첫 핼러윈을 앞두고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 사태를 타전한 외신들의 집중보도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하며 151명이 죽고 82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이 서울발 기사로 일제히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참사로 외국인 사망자도 2명이 확인됐다며 추가 부상자들도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AP, AFP통신은 미군 철수 후 젊은이들이 몰리는 이태원 거리를 소개하며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이날 10만명 이상이 좁고 가파른 골목길에 몰리면서 일부가 쓰러지고 도미노처럼 사람들이 쓰러져 압사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도 이날 상황을 긴급 보도하며 심정지상태의 50여 명이 응급처치로 구조됐고 140여 대의 구급차가 현장에 출동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일부 시신들은 인근 병원에 수용할 수 없어 다른 병원이나 체육시설 등으로 이송됐으며 유족들은 이들을 찾아 헤매고 있지만 다수가 신원확인이 안 된 상태라고 전했다. 수십 명의 시신이 놓인 길거리에서 구급대원들과 일부 시민이 쓰러진 부상자들에게 필사적으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는 등 현장의 광경을 보도한 국내 뉴스를 인용하기도 했다.
또 외신들은 이날 해밀턴 호텔 옆 골목의 높고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일어난 사고로 20대 여성이 많이 포함된 사망자들이 발생했으며 사방은 “살려 달라”는 비명소리와 신음소리가 가득 차 아비규환이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목격자들을 인용해 여섯 명의 남성들이 앞에 있는 한두 명을 밀면서 쓰러지는 사람들이 속출했고 도미노처럼 많은 사람이 위에 겹치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20대의 한 생존자는 가까스로 문이 열린 한 술집에 들어가 죽음을 면했다고 전했다. 친구와 함께 길가 담벼락에 붙어 필사적으로 쓰러지지 않고 버틴 생존자 2명도 기자들에게 “생사가 갈리는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29일 밤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 주요 외신들이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최악의 사고라며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외신들은 우리나라 소방당국이나 언론 보도 등을 인용해 피해 상황과 각국 국민의 피해 발생 여부 등을 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한 인파가 이태원에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최소 151명이 사망하고 8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2014년 학생 등 304명이 목숨을 잃었던 세월호 참사 이후 최악의 사고”라고 보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핼러윈을 위해 이태원에 모인 젊은이들이 죽고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망자 수가 100명이 넘는 사고는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목격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군집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로 나타났는지 말해준다”며 “활기찬 서울 이태원 지역의 핼러윈이 비극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지난달 한국 정부가 야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한 후 첫 핼러윈 축제인 점에 주목했다. CNN방송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부과했던 군중 제한과 마스크 규칙이 해제되면서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쏟아져 들어왔다”며 “목격자들은 사고가 일어나기 전부터 좁은 골목에서 이동이 어려웠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BBC방송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핼러윈을 기념하기 위해 10만 명이나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한 목격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크리스마스나 불꽃놀이 행사 때보다 수십 배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렸던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