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장에 도착해서 시간을 보니 10시 45분이다.
10시 40분배가 떠난듯하다....다음 배가 12시 20분이라는데 뭘할까 고민을 해봤다.
격포에서는 출항시간 한시간 전에 예매를 했었기에 잠시 기다리기로하고 근처 등대로 향했다.
이때만해도 날씨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바람이 조금씩 불기 시작한다.
11시 반경 다시 매표소로 향했는데 오늘 배가 안뜬단다.....어찌 이런일이....
서해에 풍랑주의보가 내려 12시 배도 2시 배도 출항이 취소가 되었다고 한다.
마침 바로 옆에 계시던 집배원아저씨 왈 '저번주에는 3일간 배 안떴어요'.....크헉!
오늘 못나갈수도 있을거라는 그 아저씨의 말씀에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회사로 전화를 걸어 날씨 좀 알아보라고 부탁하니 7~10m/s의 풍속으로 풍랑주의보가 뜨고 군산인근에는 호우주의보도 떠 있단다.
이를 어쩔까나 고민하다 그 자리에 있어봐야 할 일도 없고해서 다시금 차를 돌려 위도해수욕장으로 향해본다.
한두방울씩 떨어지던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더니 비바람은 점점 심해지고 해수욕장에 텐트를 치셨던 분들 텐트 날라가고 난리도 아니다.
차에서 내릴 생각도 못하고 한참을 차속에서 비 그치기만 기다렸다.
한시간 정도를 신나게 내리던 빗줄기가 점점 잦아들고 바람도 덜 불기 시작한다.
때는 이때다 싶어 차에서 내려 해수욕장으로 달려간다.
마침 물도 많이 빠져있어 넓은 백사장이 이쁜 모습을 뽐내고 있다.
뭘하고 놀았기에 저리도 지저분한건지....둘째넘
큰넘도 역시 머리를 산발을 하고....
매일 투닥거리던 넘들이 오늘은 신나서 붙어다닌다.
벡사장 구멍도 열심히 파보고....
모래성도 쌓아본다고 다들 열심이다.
바닥이 부드러워 맨발로 뛰어다녀도 기분이 참 좋다.
저 멀리 갈매기떼를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둘이 맵다 뛰기 시작한다.
힘들지도 않은지 그 먼거리를 뛰어 기어이 갈매기들을 하늘로 날려보낸다.
시간은 두시를 넘어가고 배도 출출해서 위도위령탑 근처에서 코펠에 라면을 끓여먹었다.
야외에서 끓여먹는 라면맛이 또한 별미라 한젓가락이라도 더 먹으려는 애들 달래느라 애 먹었다....ㅎㅎ
혹시나 4시배는 뜰까싶어 매표소로 돌아오니 4시 20분 배는 정상적으로 출발을 한다고 안내문이 붙어있다.
혹여 사람이 많아 매포를 못할까 싶어 자리도 못떠나고 매표소에서 기다리다 매표를 하고 드디어 배에 몸과 차를 싣는다.
오는 내내 바람이 아직 심해서 그런지 배가 요동치고 큰애와 어머님이 슬슬 멀미기를 보이신다.
비닐봉지에 가벼운 오바이트도 하면서 간신히 배에서 내려 격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대전으로의 귀가를 서두른다.
위도에서 일찍 나와 채석강을 가려던 계획은 틀어졌지만 대신 위도해수욕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터라 아쉬움은 덜했다.
애들은 피곤했는지 차에 타자마자 잠들고 어머님도 이모님도 와이프도 한시간을 못 넘기고 다들 꿈나라다.
최대한 차 덜 흔들리게 조용히 몰고 대전에 도착하니 8시가 넘었다.
집에가서 저녁 먹자니 번거로울거 같아 집 근처 막국수 집에서 시원한 막국수 한그릇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애들은 바로 재우고 펜션에서 잡아간 바지락이며 고동이며 게를 그릇에 담아 대충 씻고 해감을 위해 담가두고는 잠자리에 든다.
첫댓글 늦게라도 배가 떠 무사 귀가해서 다행이에요~^^
아~
이런일이 있으셨군요
그럼 다시 펜션으로 돌아오시지 어찌 밖에서 ...
저희도 애들 어렸을때 길에서 펼쳐놓고 끓여먹는 라면맛은 지금도 못잊죠...ㅎ
고생많으셨고 그치만 추억은 많이 담아가셨네요...ㅎ
건강하시고 가족의 행복을위해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냥 펜션오셨흐면좋았을텐데요~^ㅇ^
항상화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