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서구이재에서 밀목재까지 금남호남정맥을 하고 뉴스를 보니 내장산 단풍이 이번
주가 절정이란다. 백양사와 내장산이 호남정맥 구간으로 되어 있어 한구간 하고자 집을
나선다. 정읍까지는 한시간 반이면 충분히 도착된다. 날씨는 완전히 풀렸고 더없이 맑
고 좋다. 내장산을 들어가니 온산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었다. 아내는 백양사 부터 먼저 구
경하기로 하고 나는 감상굴재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한다.
1. 일 시 : 2009년 11월 5일 11:15-18:15시
2. 구 간 : 11:15감상굴재(?)-2.5km(대형알바, 감상굴재에서 백양사(12:50)로 빠져 다시 곡두재로 산행)-
13:25곡두재-2.5km(14:10구암사사거리, 14:15헬기장,722m)-14:25도집봉-0.5km-14:40백학산
(상왕봉),741m-2km(알바, 능선사거리까지 내려갔다옴)-15:25순창새재-1km-15:40소등근재
(소죽음재)-1.5km-16:30내장산 까치봉(717m)삼거리-0.6km-16:55신선봉,763m-0.5km-17:40
연자봉,675m-1.2km-17:40장군봉,696.2m-2.0km(17:50유군치)-18:15추령
* 내가 찿은 감상굴재의 위치는 다른 곳인 모양이다. 감상굴재에서 곡두재까지 다시 갈 것이다.
3. 거리/소요 시간 : 도상거리 14.3km, 7시간
오늘 산행은 호남정맥 내장산 구간이다. 중앙 아래쪽에서 오른쪽 위의 추령까지이다.
11:15, 감상굴재. 전라북도 순창군 복흥면과 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을 경계로 하는 49번 국도에 위치한다.
신화회관이 있고, 강선 버쓰 타는 곳과 집 한채가 있다. 분명히 이 곳 같은데 표식을 찿지를 못해 확신이 안선다.
13:15, 표식을 처음 찿다. 결국 대형알바를 했다. 초입에 아마도 오른쪽 능선을 타야하는데 왼쪽으로 타서 백양
사 쪽으로 빠졌다. 옥녀봉쪽으로 빠져서 길도 없는 산을 계속 걷다가 백양사를 보고 결국은 내려갔다. 중간에
딱 한번 '한마음 산악회'라는 표식을 보았다. 옛날에는 이길을 호남정맥길로 보았나 보다. 사실 능선이 아주 높
고 크다.
내려가니 12시50분이다. 백양사 안쪽에 있는 안내소 호수옆으로 내려 왔다. 이럴 수가...
백양사에 있는 아내와 만나 잠시 쉰후 천진암쪽으로 들어갔다. 13시 20분 곡두재 근처에서 첫 표식을 보고 곧이
어 여러 표식과 같이 길을 찿는다.
13:25, 곡두재 입산금지 표지. 곡두재에서 백학산구간을 2017년 2월까지 통제하고 있다.
입산금지 표지 다음에는 항상 보존되어 있는 느낌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있다.
이 곳부터 백학산 상왕봉까지는 계속 깎아 지른 듯한 오르막이다.
첫 조망위치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 본다. 오른쪽이 백양사이고 그 왼쪽 높고 굵은 능선으로 오다가 백양사로 빠
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정맥길은 중간에 낮은 능선이다. 다음에 다시 한번 와서 꼭 정맥길을 확인하리라.
14:10, 구암사 사거리. 좌측 능선에는 사람소리가 무척 크다. 백양사에서 백학봉으로 해서 상왕봉을 오가는 사람
들의 소리다. 이 길은 아내와 다녀본 길이기에 낯설지 않다. 백학봉으로 가지 않고 계속 직진하여 상왕봉쪽으로
간다.
14:15, 헬기장. 백학봉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올라 올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내려갈 때는 꼭 왼쪽
길을 택해야 한다.
14:25, 도집봉. 독립소나무. 아주 좋은 위치에 아름다운 소나무가 서 있다. 등산객이 무척 많아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위쪽만 담는다. 사람들이 기를 쓰고 소나무에 올라 사진을 찍을려고 한다. 위험도 하고 소나무는 얼마나
성가실까. 그냥 보아도 좋을턴데.
14:40, 백학산 상왕봉. 이 곳까지 여름 옷을 입었지만 계속 오르막으로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모른다.
대형 알바한 것이 머리에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다가 그만 또 능선사거리로 내려가서 20분을 보낸다.
사실 급 내리막과 오르막으로 거의 뛰다시피하여 그 정도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왜 이렇게 서두루는가.
15:00시. 상왕봉 바로 아래 30미터에 순창새재 첫 이정표가 나온다. 그 전에 분명히 이 것을 알고 있으나 쉽게 생
각하고 행동에 옮겨 또 알바를 한다. 가야할 순창새재로 급경사 내리막후에는 완만하고 좋은 산행로이다. 이 길
을 따라 백학산과 내장산 즉 백양사와 내장사을 잇는 산행로가 된다. 사람들이 간간이 올라오고 있다.
어둡기 전에 추령에 도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내는 아직 백양사에서 구경하고 있다. 또 걱정을 끼칠 것 같
아 마음이 아리다.
15:25, 순창새재. 이곳까지 팻말에는 2.4km로 되어 있으나 정맥산길에는 2km로 되어 있다. 거의 뛰다시피 하여
쉽게 도착한다. 정맥길은 바로 앞으로 계속 가서 능선을 가야할 것 같은데 오른쪽 계곡으로 길이 잘 나와 있다.
아주 쉽게 생각하고 내려간다. 까치봉 까지 3km이다. 내 정맥산길 거리는 2.5km로 되어 있다.
15:40, 소등근재(소죽음재). 이곳까지 1km를 15분만에 내려온다. 나이든 사람들 5명이 서성인다. 백양사 가는 길
을 묻는다. 아마도 산악회에 따라 왔다가 쳐진 사람들 같다. 안재자에게 전화를 한다.
상왕봉에서 여기까지 아주 쉽고 좋은 산행을 한다. 그러나 소죽음재에서 부터 까치봉까지 가는 산행로는 완전
오르막에 비탈 소 암릉이 이어진다.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빵과 과일등을 걸어면서 먹는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워도 이제 경관을 보면서 즐기는 여유는 생긴 것 같다.
맑은 날씨에 주위는 너무나 아름답다. 이 곳에 나홀로 걷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16:30, 까치봉 300미터 아래 연결점 도착. 드디어 백학산과 내장산간 4.5km를 이었다. 내장산 둘레인서래봉-불
봉-연지봉-해봉-까치봉-신선봉-연자봉은 아내와 종주를 했던 곳이다. 벌써 해는 서산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능선에는 아무도 없다.
16:55, 내장산 최고봉인 신선봉, 해발 763m. 넓은 산 정상에서 내장산 주위를 조망한다. 모든 봉들이 한눈에 들
어 온다. 이곳에서는 내장 9봉을 다 조망할 수 있다. 전설에 의하면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선유하였으나 봉우
리가 높아 그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 신선봉이라 불리웠단다. 이 봉우리 아래 용굴과 금산폭포, 기름바위 신선문
등이 있고 남쪽으로 구암사로 통하며 그 너머로 백양사로 통한다.
17:15, 연자봉, 해발 675m. 풍수지리상 서래봉 아래에 위치한 벽련암을 제비의 보금자리인 연소라 부르는데, 이
봉우리와 벽련암이 서로 마주보고 있어 연자봉이라고 부르고, 대웅전 앞에서 연자봉을 바라보면서 글을 쓰면 좋
은 문장이 나오며 일류 명사로써 입신출세 한다는 전설이 있단다.
연자봉을 지나서 장군봉으로 가면서 뒤를 돌아본다. 신선봉 너머로 해가 넘어가고 있다.
아름다운 장군봉 가는 능선을 뛰다시피 하며 길을 재촉한다.
장군봉 가는 길은 성곽을 이룬듯한 깍아지른 능선이 아름답다. 하루가 저물어 가는 저녁에 무슨 공주를 구하러
가듯이 장군봉을 향한다.
17:40, 장군봉, 해발 696m. 장군봉을 지나 유군치 까지만 가도 어둠속에서 걸을 수 있을 것 같아 내리막을 내달
린다. 장군봉에서는 유군치 이정표가 있었으나 중간에 가니 바로 추령과 내장사만 나온다. 누군가 그 옆에 유군
치라고 적어 놓아 내장사쪽으로 나아간다.
17:50, 유군치. 이 길목은 내장사에서 순창군 복흥면을 거쳐 백양사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임진왜란시 순창에 진을 치고 공격하는 왜군을 승병장 희묵대사가 이 곳에서 유인하여 승리를 거두었다고 하여
유군치라고 한다.
해가 완전히 지고 온통 캄캄하다. 그래도 추령으로 가는 길은 평평하여 란탄이 배낭에 있는지 모르지만(나중에
보니 있었다) 야간 산행을 즐긴다. 이래서 왼쪽으로는 내장사 불빛이 간간이 보이고 추령쪽에서는 노래방 소리
도 들린다. 노래도 부르면서 야간 산행을 즐긴다. 이렇게가 아니고 정말 달밤에 야간산행도 야간비박도 해보고
싶다.
18:15, 추령. 추령에 있는 산림박물관 앞에 아내가 기다린다고하여 산림박물관 쪽으로 내려와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비교적 짧은 거리였지만 대형알바와 또 다른 알바로 결국 2시간 가량을 허비하여 산행이 늦었다.
곡두재에서 상왕봉까지 소등근재에서 까치봉까지는 험한 길이고, 까치봉에서 유군치까지도 오르락 내리락
을 반복하며 결코 쉬운 산행은 아니다. 그러나 길을 찿고 어두움중에서도 마칠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내장사로 내려와 버섯전골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대전으로 향한다.
사랑의 하나님! 오늘 하루도 아름다운 산행을 주심에 감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