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미분양 아파트들이 최근 수요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새 분양조건을 내걸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같은 분양 프로모션은 초기 분양률이 낮았던 아파트를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으며, 신규 아파트 공급에 쏠리는 관심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가 제시하는 조건은 크게 3가지. 10%의 계약금을 5%로 완화하고, 중도금은 이자후불제에서 무이자 융자로 바꾸고 있다. 또 납부기한이 경과한 중도금은 잔금으로 이월시켜 수요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분양한 남구 봉덕동의 '앞산 현대 홈타운'의 계약조건을 지난 1일부터 대폭 바꿨다. 계약금은 분양가의 10%에서 정액제로 변경해 37평형 1천500만원, 47평형 2천만원, 56평형은 3천만원으로 낮춰서 받고 있다. 중도금 50%에 대한 이자후불제는 무이자 융자로 대체했다. 56평형의 경우 계약금이 4천750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줄고, 무이자 융자 효과까지 더하면 약 2천만원을 아끼는 셈이 된다. 현대건설은 계약조건이 바뀌면서 문의전화나 방문객도 3배나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범어역 우방 유쉘'은 지난달 중순부터 계약조건을 완화했다.계약금 10%를 전 평형에 걸쳐 2천500만원의 정액제로 바꿔 수요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우방의 관계자는 "계약조건을 완화한 뒤로 하루 1건씩 예약이 늘었다"고 말했다.
'래미안 수성'도 지난달 분양조건을 변경했다. 46·50평형의 경우, 계약금을 5%로 낮추고 5%는 잔금으로 이월시켰다. 또 전 평형에 대해 2차 계약금 10%와 2·3·4차 중도금 40%에 대한 이자후불제를 60%로 확대했다. 분양사무실 관계자는 "분양조건 완화로 이틀에 1건씩 계약이 성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건설도 범어 월드메르디앙 웨스턴카운티와 이스턴카운티의 분양조건을 3월부터 바꾸었다. 이스턴카운티의 경우, 계약금 10%를 5%로 낮추고 최초계약일로부터 1년간 중도금 무이자를 적용하고 있다. 웨스턴카운티는 계약금을 5%로 낮추었다.
화성산업(주)은 올 초 분양한 동구 신천동의 '화성파크드림 이스트밸리' 분양률 극대화를 위해 중도금 이자후불제를 최초계약일로부터 1년간 중도금 무이자 융자로 바꾸었다.
분양대행사 대영레데코의 김덕환 부장은 "5%의 계약금과 중도금 무이자 융자 등 완화된 분양조건을 잘 활용하면 실수요자들이 새 집을 마련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