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를 두바이로 만들겠다”
지나친 관광의존 탈피, 의료·교육도시 탈바꿈
패키지 골프여행은 해외보다 제주가 더 저렴해
카지노 비즈니스 활성화 위해 각종 대책 마련중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김경택 이사장은 제주 토박이다. 대학생활과 미국 유학 시절만 빼고 줄곧 제주에서 생활했다. 특히 19년 동안 제주대에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가르치는 일이 천직인 줄 알았던 김 이사장은 2003년 제주도 정무부지사로 변신했다. 제주를 위해 좀더 생산적인 일을 해보기 위해서다.
그런 그가 또 한번 변신을 꾀했으니 바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로 자리를 옮긴 것. 강단에서 써먹던 경제학 지식을 고향 발전을 위해 활용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주도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흔쾌히 결정했습니다. 열정을 갖고 시작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나갔군요.”
사실 제주도는 지금 위기다. 관광도시로서의 명성이 예전만 못하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이국적인 풍광으로 국제적인 관광지로 손색이 없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관광객들이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변해야 합니다. 관광도시라는 타이틀만 바라보고 나가다간 어려움이 닥칠 것입니다. 관광지로서의 장점은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교육과 의료도시로도 나아가야 합니다.”
경제전문 CEO답게 김 이사장은 관광, 교육, 의료, 첨단산업 등을 집중 육성해 제주도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그는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먼저 변화할 것을 주문한다. 제주도를 변화시키기 위해선 JDC부터 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빅체인지(Big Change) 빅리턴(Big Return)을 강조한다. 거대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큰 변화와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궁극적으로 제주도를 한국의 두바이로 만들 생각입니다. 지리적으로는 동북아 중심지이며 비행거리 2시간 이내에 1000만 명 이상 대도시가 베이징, 톈진, 상하이, 서울, 도쿄를 포함해 5곳이 있으며, 500만 명 이상 1000만 명 미만 도시가 12곳이나 있습니다. 세제혜택과 같은 여건만 마련되면 충분히 동북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요충지가 될 겁니다.”
취임 후 그는 보다 공격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서울에 사무소를 설치, 일주일에 3일은 서울에서 투자 유치와 홍보를 위해 뛰었고 그 덕에 18억 달러의 외자 유치라는 성과를 거뒀다.
3억3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투자한 홍콩의 GIL사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제주의 한 도의원이 GIL사가 유령회사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투자 전면 백지화 상태로 위기를 맞은 것. 김 사장은 직접 GIL사의 하워드 아우 회장이 머무르던 베이징 호텔까지 찾아가 가까스로 그를 설득했다. 하마터면 말 한마디로 3000억원이 물거품이 될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해서 그는 종종 간부 회의에서 도종환의 ‘담쟁이’라는 시를 읽는다. 담쟁이는 벽에 부딪히면 돌아가거나 맞서지 않고, 차분히 돌아가 벽을 타고 넘어 오른다.
개발 사업은 끊기와 시간의 싸움이다. 오랜 공을 들여 빚는 도자기처럼 정성과 노력만이 좋은 결실을 거두는 길이라고. 일례로 두바이의 경우 30년 동안의 노력이 이제야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놀라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교육과 의료 시설을 갖추고 1차 산업을 보다 고부가가치의 상품으로 끌어올려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동북아의 허브 도시로 가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이 외에 김 사장은 현재 가장 고전 중인 제주 관광사업 붐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저렴하고 외국을 관광한다는 이점을 지닌 해외 골프 패키지에 대해 그는 제주 패키지 상품은 그들에 비해 저렴하며 편리한 것을 간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현재 공개된 제주 골프 여행 가격은 패키지가 아닌 개별 여행가입니다. 더욱이 출입국의 불편함과 비행 스케줄이 일정하고 자유로운 제주도는 훨씬 편리한 편이죠.”
특히 제주도는 전 세계 상위권에 드는 골프장이 3개나 있다는 것이 그의 자랑이며, 서울 근교의 골프장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이런 점에서 올바른 홍보가 절실하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카지노 산업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제주도의 경우 외국인도 5억원만 투자하면 카지노 라이선스를 줄만큼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는것.
하지만 13개 국내 사업자 카지노 중 8개 업체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카지노 비즈니스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관련 해 김 이사장은 국내 사업자들의 운영 미숙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전제하며 카지노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면세확대 등 각종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2011년 제주혁신도시 건설 완공과 함께 120만 명이 드나들 수 있는 제2의 공항 건설(현재는 1200명 수용), 취항 자율화, 법인세율 인하, 면세 확대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실패를 제외한 모든 것이 가능한 나라’인 두바이. 김 이사장의 열정과 노력이 과연 제주도를 한국의 두바이로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1982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를 취득하고 1988년부터 2006년까지 제주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2003년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후 2006년부터 지금까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