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에 등장한 싯귀에서 알 수 있듯이
"서두르다" 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경상도 지방의 방언인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쓰고 계시지만
이것을 표준어를 쓰는 사람들이 해석을 하자니 오해가 생겼고
그것이 역으로 경상도로 흘러 들어와서 지금은 경상도 지방에서도 나쁜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물론 언어는 변하는 것이고 시대상에 따라 언어의 뜻이 변한다면 변한쪽으로, 많이 통용되는 쪽으로 쓰여야 하는것일테지만
아름다운 우리 말이 비속어로 오인받고 또 젊은이들에게 시인의 싯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는것이 안타깝군요.
이 물음 말고도 깝치다에 관해 물어보는 질문이 많은것 같던데
대부분의 답변이 까불다, 윗사람에게 버릇없이 굴다.. 등등 나쁜뜻으로 알고 계시는 분이 많이 계시더군요....
결론은.. 깝치다.. 서두르다 라는 의미입니다..
<다음 신지식 에서 알아봤습니다.>
이참에 공부 좀 더 해 볼까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호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시어풀이
가르마 : '가리마'의 사투리
삼단 : 삼(大麻 대마)을 베어 묶은 단. 긴 머리채를 비유함
답답워라 : 답답하여라
깝치지 마라 : 재촉하지마라.
맨드라미 : '민들레'의 영남 사투리
지심 매던 : 기음(김)을 매던
짬도 모르고 : 현재상황도 모르고
신령이 지폈나보다 : 제 정신이 아니고 알 수 없는 힘에 사로잡혔나보다
첫댓글 아 네~
올리브님 덕에 새로운 지식을 알게되었네요....저는 안좋은 뜻으로 알고 있었는데....
유익한정보 고마워요 ^^
ㅎㅎㅎ 감사합니다~~ ^^
쌉치다... 제가 학창시절엔 "설치다" 혹은 "나서다" 머 이런뜻으로들 쎴는데.... 비속어인지 알았어염... 아닌가보네요. 좋은 정보 감사 합니다.
쌉치다 ? 내아뒤잖어 ㅠㅠㅠ 이런뜻이 있을줄은 ㅋㅋㅋ 뜻도 모르구 그냥 썼는데 - - ; 아뒤를 바꿔야 겠어 . 더 강력 한걸루 =_=ㅗㅗ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