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사람들에게는 특별히 ‘안티에이징’의 해입니다.
왜인고하니?
한국에서 곧 법적인 나이로 ‘만 나이’를 적용한다고 하지요
그래서 작년 나이를 그대로 살 수 있다고
말장난들을 주고받으니 기분 만큼은 젊어진 듯 합니다.
올 한해는 모두가 한 살이라도 젊어지기를 바라는 그만큼
우리의 영혼도 한 살 더 젊고 생기있게 활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팬데믹의 시간 마냥, 마치 인생을 다 산 듯…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뒷방 늙은이 마냥 머물러 있지 말고
희망과 열정으로 큰 걸음을 내딛는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작년에 남 아라비아 대목구에 새로운 주교님이 오셨습니다.
이태리에서 오셨기에 중동 현지의 새로운 환경과 음식과 문화
그리고 새로운 언어를 해야하는 자신의 처지를
‘갓 난 아기’와 같다고 말씀하셨지요.
덧붙이시기를 “우리가 나이를 먹더라도
하느님 앞에서는 언제나 아기”라고 말씀하셨지요.
맞습니다!
우리는 아무리 나이가 많이 들었다고 하더라도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고
예수님을 주님이라 부르며
마리아를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우리 모두의 어머니인 성모마리아의 대축일입니다.
성탄절에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였다면
이제는 구원의 협력자이신 성모님께 축하를 드리는 축일을
새해 첫날에 기념합니다.
교회는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고백합니다.
이성적으로 쉽게 납득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사실, 복음서의 시작부터
제자들에게 드러난 수 많은 신비와 기적들은
이미 인간의 이성을 초월한 것입니다.
즉, 여러분들이 믿는 것들은 사실 이성으로 설명될 수 없는 것들이 가득합니다.
여러분의 인생을 돌이켜보면
이성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할 것입니다.
동정녀가 성령으로 잉태한다는 것부터가
이미 우리 시점에서 볼 때 자연의 법칙을 뛰어넘은 사건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시점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세상은 이성적으로 창조하시지 않았습니다.
이성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능력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이해할 수 있는 도구일 뿐이지요.
그 자그마한 도구로 세상의 이치를 모두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성경을 보면 성부께서는 세상과 피조물, 절기와 계절
그리고 하늘과 땅을 포함한 우주의 법칙들을
당신의 뜻에 따라 조화로이 창조하셨다고 말하지요.
때가 되면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때가 되면 계절이 갈마듭니다.
우연히 그리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로 그리된 것이지요.
또한, 성자께서는 육화하시어 창조질서를 회복시키셨고
부활하심으로써 새 창조의 과업을 우리와 더불어 시작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새로움의 시작점으로써
나자렛 고을에 살던 마리아를 선택하셨는데
마리아를 통해 시작되는 새로운 창조의 특징은
창세기에서 말하듯 ‘무에서 유’가 창조된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예수님의 새로운 창조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우리 가운데에서 마리아를 통하여 시작되었습니다.
마리아를 통해서 새로운 창조의 문이 열리게 되었으며,
마리아의 태를 통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오셨고,
마리아의 젖을 통해서 하느님의 생명이 유지되었으며,
마리아의 손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자라나시게 됩니다.
아담과 하와 이후로
그 누구도 어머니 없이 태어날 수 없고,
어머니 없이 자라날 수 없기에 성자의 탄생에 앞서
하느님은 마리아에게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하와인 마리아는
하느님의 요청에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아멘’이라는 말로 동의했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포용적인 마리아의 거룩한 모성을 통해서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인류의 역사가 말해주듯
사람들 사이에서 미움과 증오, 다툼과 전쟁으로
마리아의 모성은 여러차례 위협을 받아 왔습니다.
그때 마다 하느님께서는 성모님을 여러차례 발현케하시어
당신의 모친이신 마리아를
이 세상의 평화를 위한 중재자로 세워주셨고,
화해와 일치와 사랑의 정신을 일깨워 주시도록 해 주셨습니다.
어머니의 존재는 위대한 포용성에 있습니다.
존재 만으로도 흩어졌던 자녀들을
다시 어머니의 품으로 모아들입니다.
마치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에는
자녀들이 어머니 집으로 모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므로 인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과 함께 기도한다면
인류는 다시 한 지붕안에 평화로워 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집시다.
이러한 의미에서 1월을 성모님과 더불어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기도의 성월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특별히 지금 당장 평화가 절실히 필요한
이란의 국민들을 위해서 묵주기도 100단을 봉헌합시다.
우리가 하나의 지향을 가지고 일치하며 기도할 때,
반드시 그 기도는 이루어집니다.
심지어 믿지 않는 이들이 기도를 해도 들어주시는 하느님이시기에
여러분의 기도는 이를 증명하기에 충분합니다.
평화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든 어디서든
어머니 마리아를 초대합시다.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공동체에서도
평화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성모님 품안에 함께 모여 평화의 묵주알을 봉헌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