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PGA 경기가 열리는 거의 모든 골프장의 그린의 경사는 일반 퍼브릭(public) 골프장의 그린의 경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고 복잡하며 그린 스피드 또한 무척 빠르다. 이러한 PGA 경기를 보면 퍼팅 스트로크가 가장 적었던 골퍼가 일반적으로 우승을 차지한다. 물론 어프로치 샷이 정확해 공을 홀 옆에 붙이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 PGA Tour pro의 경우 최경주 선수를 포함하여 거의 모두가 최상의 아이언 샷을 할 수 있는 스윙을 터득하고 있어 주로 퍼팅 게임이 승패를 좌우하게 된다.
물론 그들의 퍼팅 스트로크는 주말 골퍼들의 그것 보다 훨씬 안정되어 있어, 자신의 체형에 맞는 퍼터를 사용, 어드레스 당시 퍼터 헤드가 수평을 유지한다면, 5~6m 안쪽의 경사가 없는 스트레이트 펏을 놓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선 누가 경사를 더 정확히 볼 수 있는가에 따라 승자가 좌우 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간혹 주변에, 주말 골퍼이면서도 퍼팅을 소위 귀신(?)같이 하는 사람을 볼 경우가 있다. 물론 그 중에 일부는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태어난 사람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는 꾸준한 노력과 훈련을 통하여 이룩한 결과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골프장의 연습 그린은 대부분 경사가 많지 않게 만들어 졌고, 혹 경사가 많은 부분에서도, 골퍼들이 여러개의 공으로 퍼팅을 해 경사를 파악하게 되므로, 연습 그린에서의 경사를 읽는 훈련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단지 실전을 통한 경사를 읽는 훈련에 의해서만 고도의 경사 감각을 키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경사를 읽는 습관을 어떻게 기를까?
그림: 7.3.1 그린의 전체 경사를 어프로치 하기 전부터 살펴본다.
우선 그린의 경사는 어프로치 샷을 하기 전부터 읽기 시작하여야 한다. 많은 주말 골퍼들은 어프로치 샷을 하기 전 그린의 경사를 생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아이언 샷에 자신 있는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바, 목표물은 오직 홀 컵 이다. 그러나 프로 골퍼나 현명한 주말 골퍼는 어프로치 샷을 하기 전에, 먼 거리에서 나마 전체적인 그린의 경사를 확인하는데 신경을 쓰고 (물론 바람의 방향도 고려), 볼이 그린에 떨어진 후 어떻게 홀컵 쪽으로 구르게 될까를 생각한다. 그린의 경사를 읽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프로치 샷 전부터 그린의 경사를 살피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거의 모든 그린이, 그린의 뒤쪽은 높고 앞쪽은 낮게 설계되어있어, 먼 거리에서 경사를 살필 경우, 좌우 측의 경사만 살펴도 크게 도움이 된다. 이때 주변의 곧게 뻗은 높은 나무, 전주 등은 반드시 지구의 구심점의 반대 방향으로 뻗어 있어 좌우 방향의 경사를 살피는데 도움이 된다.
일단 그린 위에 올라가면 자신의 볼에 의한 볼 마크를 고치면서 잔디 결 방향을 살펴본다. 그린의 잔디가 누운 방향을 볼 수 있다면 특히 중거리나 숏 펏팅이 홀인 할 수 있는 확률을 증가시켜 준다.
예를 들어 잔디결 방향이 경사 방향과 반대일 경우 생각보다 볼은 경사의 영향을 덜 받고 구르게 된다. 잔디결 방향이 경사 방향과 같을 경우 구르는 공은 실제 그린의 경사보다 더 많이 경사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근래에 설계된 많은 골프장의 그린은 잔디의 길이가 아주 짧아 잔디결 방향을 보기가 어렵거나 잔디결 방향이 공의 흐름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잔디결의 방향을 살핀 후에는 홀 컵과 공이 있는 점을 포함한 주변(점선부분)의 경사를 살핀다.
그림: 7.3.2 경사도 또는 미세한 경사의 방향을 측정하기위하여 걸어본다.
경사가 심할 경우에는 비교적 쉽게 주변경사를 살펴볼 수 있지만, 빠른 그린의 경우 눈에 보이는 경사는 심하지 않더라도 볼이 경사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경사면을 식별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런 경우 A→B 또는 B→A 방향으로 한 두 번 걸어보면 어느 쪽 방향이 걷는데 힘이 드는지 알 수가 있다. 물론 걷는데 상대적으로 힘이 더 드는 쪽이 업힐(up hill)이다. B와 C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알아 볼 수가 있다. 이렇게 경사를 알아보기 위하여 걸어 다닐때는 동반자들의 퍼팅 라인을 밟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그림: 7.3.3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할 경우에는 홀 근처에서 경사를 자세히 관할한다.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할 경우에는 특히 그린에 떨어진 공이 홀 주변에서 구르는 방향을 잘 관찰하면, 경사를 정확히 볼 수가 있으므로 공이 멈출 때까지 세심하게 관찰한 후 머릿속에 기억해 놓으면 첫 퍼팅으로 홀인 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림: 7.3.4 Plum bob 라는 방법을 사용 그린의 경사 측정은 기하학적으로 틀린 방법이라고 이미 증명되었다.
아직도 많은 주말 골퍼들이나 극소수의 PGA Pro들이 경사를 읽기 위하여 사용하는 방법으로 소위 플럼 바브(Plum bob)라는 것이 있다. 이 방법으로 경사를 읽기 위하여 홀 컵과 골프 공이 만드는 직선상의 골프 공 뒤쪽에서 퍼터 그립을 두 손가락으로 가볍게 잡고 퍼터 헤드를 추 모양으로 아래로 향하게 한 다음, 퍼터 쉐프트의 뒤쪽에서 한쪽 눈은 감고 다른 한쪽 눈을 볼이 가려지는 쉐프트 쪽으로 이동한 후 홀의 위치를 조사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는 그린의 홀 주변의 경사를 읽을 수 없다는 것이 기하학적으로 증명되어 권유할 방법이 아니다. 단지 근거리 퍼팅에서 눈의 높이를 아주 낮게 하면 수직된 퍼터 쉐프트에 의하여 양분되는 홀 컵이 비대칭하게 놓여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어 경사를 가름할 수가 있으나, 정상적인 자세로 이러한 눈 높이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위에 언급한 경사 읽는 방법 외에도 다운 힐(Down hill)이나 업힐(up hill)의 경우 반드시 홀 뒤쪽에서 경사의 정도를 조사한 후에 퍼팅하는 것이 쓰리 펏을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겠다.
지금까지의 설명은 골퍼가 자신의 체형에 맞는 퍼터를 사용하여 퍼터 헤드의 앞쪽이나 뒤쪽이 들리지 않은 정확한 자신의 라이를 갖고(퍼터 헤드가 수평을 이룬 상태에서) 퍼팅 할 경우 이나, 만일 사용하는 퍼터가 자신의 체형에 맞지 않아 앞쪽(Toe)이 들려 있을 경우에는 경사가 없는 그린에서조차 공은 왼쪽으로 꺾이게 되고 오른쪽이 낮은 경사가 있는 그린에서 퍼팅할 경우 생각보다 덜 오른쪽으로 공이 휘는 현상을 보게 된다.
이런 퍼터를 계속 사용하게 되면 왼쪽으로 흐르는 경사와 오른쪽으로 흐르는 경사를 같은 비율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자주 치는 홈 코스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처음 치는 골프장이나 일년에 한 두 번 정도 라운딩 하는 코스에서는 경사를 읽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격게 된다. 위의 내용을 종합하면 경사를 정확히 읽기 위하여는 우선 라이각이 자신의 체형에 맞는 퍼터를 쓰면서 꾸준히 매 홀 마다 경사를 정확히 읽겠다는 자세를 갖고 퍼팅에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