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멜번에서 보따리를 받는 건 아니구요, 하하.
호주 제 2의 도시 멜번에 살고 있는 주인집 작은 딸이에요.
인생 경험 좀 해 보겠다고 working holiday(가족 소개글에 올라온 거 그거 맞음!)로 와서 쓴맛 단맛 골고루 보고
지금은 이탈리안 식당에서 좋은 사람들이랑 만나서 일하며 잘 지내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니 뭔가 멋있어 보이지만 이 일 하기 전까진 정말 매일매일이
어흥으흐어엉 엄마 보고 싶어 한국 갈래 나 다시 돌아갈래
였는데, 비자가 다해가기 직전에 어떻게 운 좋게 일이 잘 풀리고 있네요 ^^
원래는 우리 식당 사람들하고 찍은 사진 올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카메라 메모리가 컴퓨터에서 인식이 안 돼요. 원래는 잘 됐는데, 이상하게요.
그래서 메모리가 제대로 동작할 때 컴퓨터로 옮겨놨던 사진만 올려 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14FC1A4C331E7762)
얼굴 사진으로 인사 먼저...ㅎㅎ
집 앞에 있는 바다에 가서 찍은 사진이에요.
바다가 코앞에 있는 건 아니구, 걸어서 한 30분 쯤?
해 지는 거 보러 갔다가 춥다고 그냥 들어왔지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514FC1A4C331E7761)
호주에 왔다면 이런 증명 사진 한 방 정도는!
시드니에 있을 때 여행자 숙소에서 만난 프랑스 친구랑
오페라 하우스, 하버 브릿지에 갔다가 찍은 사진이에요.
이 전까지 전 시드니에 2달 간 살고 있었으면서
놀랍게도 오페라 하우스 한 번 안 가 봤었다는 거...
가 보긴 했는데 맨날 저녁 먹고 산책하러 간 거라 사진이 다 귀신이었지요 ㅎㅎ
![](https://t1.daumcdn.net/cfile/cafe/1714FC1A4C331E7763)
어익후! 사진이 너무 크네요.
전에 살던 집에 타이완 친구들이 다섯 있었는데 다들 김치를 좋아한다더군요.
그 중 두 명과 작당해서 김치 4kg를 사서 나누기로 했어요.
근데 포기 김치였던 거예요!
한국인의 의무로서ㅎㅎ 제가 잘라다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옆에서 구경하던 타이완 친구가 신기하다고 사진을 찍어대었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214FC1A4C331E7966)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찍었다는 골목이 멜번에 있어요.
거기서 바게뜨 들고 여행자처럼 분위기있게 사진 찍어보는 게 소원이라던 친구와
일 쉬는 날 가서 드디어 소원 성취했답니다.
사실 잘 보면, 아래 올라온 가족 소개글의 제 사진 중 맨 처음 것과 같은 날 찍은 거예요.
보면 옷이 똑같거든요 ㅎㅎ
공중에 떠 있는 사진을 찍으려고 팔짝팔짝 몇십 번을 뛰었는데
저주받은 떨림팔을 가진 친구 덕에 한 장도 못 건지고
어쩌다 우연히 벽에서 뛰쳐나오는 것 같은 호그와트 st. 사진만 건졌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114FC1A4C331E7965)
호주의 큰 도시엔 각각 royal botanic garden이란 이름의 명승지가 하나씩은 있는 것 같아요.
시드니에도 있더니만 멜번에도 있네요.
한국식으로 치면 왕립 식물원일까요?
구경삼아 가 보았다가 우리 백두 닮은 개가 있길래 찍어 보았는데
얌전하게 굴던 녀석이 카메라를 들이미니 거부하는군요.
흥, 새침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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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의 명물 Flinders Street Station입니다.
서울로 치면 용산역같은 곳이랄까요?
멜번 각지로 뻗어나가는 열차들이 한 번씩은 정차하는 곳이지요.
멜번 시내의 중심지 중 하나이자 상징같은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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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가 살고 있는 집입니다.
집 문을 열고 들어와서 거실로 향할 때 보이는 광경이에요.
호주 집들은 보통 카펫 바닥이 기본인데 이 집은 마룻바닥이지요.
카펫 바닥이면 겨울에 따뜻하긴 하지만 먼지도 너무 많이 쌓이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살다 보면 딱히 청소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너무 더러워지고 그런데
마룻바닥이라 좋아요.
지금 제가 앉아 있는 곳은 우리 집 친구들이 밥 먹는 식탁이에요.
저기서 컴퓨터를 하기도 하고, 공부를 하기도 하고, 다양하게 쓰입니다.
그러고보니 위에 드라마 촬영지 다녀왔을 때랑 옷이 또 똑같네요.
다른 날인데... (스타킹 색이 달라요.)
옷 하나밖에 없는 사람 아니에요 않아요ㅠㅠ
![](https://t1.daumcdn.net/cfile/cafe/1114FC1A4C331E7A6A)
그 식탁에 앉아서 뭘 하고 있었냐면요-
그동안 거실에 시계가 없어서 좀 불편했는데,
같이 사는 사람 중 좀 아기자기한 한국인 언니가 있어요.
그 언니가 어느날 시계를 어디서 얻어오더니
동그랗게 시계 문자판 모양으로 종이를 오려서 12등분하고
집 사람들끼리 한 칸씩 채워서 배경을 만들자고 하더라구요.
근데 전 두 칸 했어요 ㅎㅎ
이 사진에서 제일 잘 보이는 커피잔+양귀비 있는 칸하고 그 바로 옆의 바다 그림 칸이 제가 한 거예요.
사실은 범고래를 그리려고 한 건데 어째 완성본은 분노의 수영질 중인 돌고래같고...ㅠㅠ
돌고래 위의 밤하늘은 나름 호주의 상징인 남십자성 별자리를 그린 건데
역시나 저 말고는 아무도 못 알아보고 있다지요...
한참 보따리 글을 읽어보니, 어찌나 재미있어 보이는지요!
우리 엄마 솜씨야 다들 아실 테고 저는 멀리 멜번에서 그리워만 하는 것들을 여러분은 맘껏 즐기신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막 장이 꼬이는 것 같은 느낌이... 아... 자연이 나를 부르나...
아스파라거스 피클이랑 아욱국 얘기 듣고 얼마나 침흘렸던지요.
자연이 너그러워지는 여름, 고추도 가지고 토마토도 한참 나오는 중이겠어요. 모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랍니다.
호주엔 한인이 아주 많으면서도, 한국 식품이 많이 싸진 않아요.
관세와 유통비 때문이겠지요. 기본적으로 비행기 타고도 10시간은 걸리니까요.
어제 같이 사는 한국인 언니와 김치를 함께 샀습니다. 위의 김치 나누는 사진 이후로 한 3달 만이네요.
김치랑 돼지 목살이랑 볶은 걸 몇 달 전부터 먹고 싶었는데,
돼지 목살을 사려고 해도 한인 식품점에 가야 해요.
글쎄 여기 애들은 삼겹살을 안 먹어서 슈퍼에서 팔지도 않는 거 있죠! 와!!
남반구는 한창 겨울인지라 엄청 춥습니다.
엄청 춥습... 엄청 추운 거 같은데, 2달 전보다 훨씬 더 추운 거 같은데, 기상 예보에선 늘 똑같이 영상 7도이네요.
지금은 룸메이트 히터를 발 아래에 켜놓고 위의 사진에 나온 거실 식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어요.
그래도 엄마가 보내준 오리털 잠바와 장갑 덕분에 밖에도 나다닐 만 합니다.
아직 한국만큼 춥지는 않아요. 오히려 집에 들어오면 더 추울 지경이지요.
호주에는 집안에 난방 시설이 없거든요. 너무 날씨가 변덕스러워 그래요.
4월엔 우리 집의 일곱 그루 벚나무가 그리웠고, 5월엔 교실 앞 화단의 수선화가 그리웠지요. 우리 집은 산골이라 꽃도 늦게 피어요.
6월엔 집 앞 화단에 딱 한 포기 있는 양귀비가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식당에 꽂아 놓을 꽃 사러 주인 아저씨랑 꽃집 갔다가
백합을 사야 한다느니 병원 같다느니 튤립을 사자느니 내가 좋아하는 양귀비는 없냐느니 얘기하다가
뭐?! 양귀비?!?! 하고 엄청 큰일날 뻔 했지요. 여기선 대마초 아편이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니까요.
가지가 영어로 eggplant인 것 아시나요? 엄마가 처음 말해주었을 때는 믿지 못했는데,
서양 가지는 실제로 egg같이 생겨서, 아 그래서 eggplant구나 하고 납득이 간답니다.
한국 가지처럼 생긴 것들은 baby eggplant 혹은 Chinese eggplant라고 따로 불러요.
그런데 여기는 겨울이라 요샌 가지가 너무 비싸요. 차마 못 사먹어요.
이런 얘기 하면 언니가 또 너는 인터내셔널한 혐오 음식인 가지를 혼자 좋아한다고 놀리겠네요.
청경채 받은 분들도 계신지요?
다른 채소랑 같이 센 불에 볶아서 막판에 간장과 고춧가루 살짝 넣으면 아주 맛있어요.
숙주가 들어가면 맛은 제곱!
시드니에 있을 때 자주 가던 타이 음식점을 따라하는 레서피입니다.
혼자 산 지 오래 되었다 해도 지금까진 학생 식당이 가까이 있어서 별로 밥 걱정할 필요는 없었는데
온전히 동떨어져 홀로 식생활을 돌보아야 하는 처지가 되니 한끼 한끼가 어찌 그리 귀찮던지요.
일이 주 생활할 걱정 없이 채소 배달받으시는 여러분이 부럽네요. 엄마 나도 멜번으로 보내주세요~
첫댓글 오호~~ 작은딸, 보구싶다. 호주 가자미자 사진이랑 해설판 보내준거 보고 아빠가 소설보다 재밌다고 다음편 기대했는데 그동안 여유가 없었나보구나. 잘 지내구 친구많이 사귀구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래. 지금 가지가 몇개 열려서 네 생각하고 있다,
그 집 나온 후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ㅠㅠ 가지 하나에 다미 하나 가지 둘에 다미 둘?
주소랑 전화번호, 그리고 한달에 몇번?
근데 난 양귀비 못 봤는데? 언니~ 양귀비 어딨어?
우리집엔 꽃도 많고 나무도 많지만 잡초가 더 많으니. 풀숲에 숨어있을까?
다른 집 밭에 가보고 깜짝 놀랐어. 풀이 하나도 없이 깨~~끗 한거야.
제초제 덕분에...
첫해는 풀뽑는다고 기를 썼지만 이젠 나도 포기...
걷다가 우리집 사는 뱀이 스르륵~~~ 지가 더 놀란 것 같더군.
암튼 다미 잘 지내고 있구나. 소식이 궁금했는데 언니가 자기만 알고
우리가 물으면 단답형으로만 대답해 주더구나. '잘있대'
건강하고 카페 종종 들러서 맛있는 거 눈으로 먹으렴. 풀이 시들까봐 못 보낸다.
양귀비는 거실 앞 화단에 운동장을 바라보고 섰을 때 맨 왼쪽에 딱! 한 포기 있었던 걸로 기억되옵니다. 엄마가 "다미야 양귀비 꽃 핀 것 좀 봐~" 하고 불렀던 게 벌써 재작년ㅠㅠ
작은딸아.. 난 엄마 칭구란다. 맨날 큰딸 작은딸 말만 듣고 이렇게 사진을 보니 어색치 않네. 엄마의 고딩때 모습을 많이 닮아서일게야. 재밌는 이야기.. 잘 읽고 간다. 잘 지내고 건강하게 귀국하기를 바래..
작년 일본에서 만난 노르웨이 아가씨가 작은딸 사진보더니 나랑 "카피"라고 하더라구.
우하하하하
우하하하하
우하하하하
우하하하하
우하하하하
우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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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다.
썰렁한 웃음소리보고 아빠일 줄 알았음.
다미야 방가방가. 빨리 돌아와 보구시퍼... 그런데 맨 먼저 사진은 누구신지? 넌 아냐 분명.ㅋㅋㅋ.
아휴 참~ 요즘들어 사람들이 왜 이렇게 나를 찾지?
...올 때가 됐는데 안 와서 불법 체류하고 있는지 걱정하나봐-_-a
맨 처음 사진은ㅋㅋㅋ 변신 후입니다!
반갑네요~ 내 친구의 딸과 이렇게 인터넷 상으로 인사를 나누게 되었네요!
많이 보고 열심히 일하고 더 큰 꿈을 가지고 돌아오길 바랍니다.
엄마 친구분들 안녕하세요~ 나중에 한국 돌아가서 엄마 일 도와드릴 때 또 이름을 뵙겠지요? 아휴 이렇게 쓰면 나중에 집에 와서 게으름피울 때 막 증거로 잡혀서 독촉당하는 거 아닌가 몰라. 반가워요!
그렇지 않아도 맨날 오고 싶다고 징징거리더니 " 그래, 와라. 글구 와서는 우리 농장에서 일해야 돼!'했더니 그 다음날부터 호주에서 재밌어서 못온다고 하더라. 어여와서 엄마 도와 줘. 나도 일당 줄께.
저 사무직만 지원할 건데요...
당분간 사무직 충원계획 없음.
생산직모집--- 0명
그럼 배달직[...?] 창고직[...??] 물류센터 지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