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羊)의 효능
신재용. 해성한의원 원장
오디세우스의 출항과 방랑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그리스 연합군은 흩어져 각자 귀국한다. 트로이 함락의 최대 영웅인 오디세우스도 고국 이케타를 향해 출항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오디세우스는 한 섬에 다다른다. 섬사람을 만나면 포도주를 주며 먹을 것을 구해 항해할 요량으로 포도주까지 챙겨 병졸 열두 명을 데리고 탐험을 시작한 오디세우스는 엄청 큰 발자국을 보고 추적한 끝에 거대한 동굴을 발견한다. 그러나 양떼를 몰고 들어온 거인에 의해 동굴에 갇히게 된다.
눈이 이마 한가운데에 하나뿐인 이 거인은 오디세우스의 일행을 발견하고는 병졸 하나씩을 잡아먹는다. 다음날 아침, 거인은 양떼를 데리고 동굴을 나선 후 큰 바위로 동굴을 막았다. 동굴 속에서 오디세우스는 병졸들과 함께 거인의 큰 나무 지팡이 끝을 뾰족하게 깎아 덤불 속에 감추고, 거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해 질 무렵 거인은 양떼를 몰고 돌아와 병졸을 잡아먹고 양젖을 먹는다. 이때 오디세우스는 갖고 온 포도주를 거인에게 먹이고 거인은 결국 취하고 깊은 잠에 빠진다. 이틈에 오디세우스 일행은 힘을 모아 덤불 속에 감춰둔 거인의 엄청 큰 지팡이의 뾰족한 끝을 불에 달구어 거인의 눈을 찌른다. 거인은 하나뿐인 눈을 잃게 된다.
다음날 아침, 거인은 양떼를 몰고 동굴을 나서며, 앞을 볼 수 없어서 손으로 양의 등을 훑어 행여 오디세우스 일행이 빠져나가지 않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그러나 이미 오디세우스는 양들을 세 마리씩 버드나무 가지 껍질로 묶고 가운데 양의 배에 거꾸로 매달려 무사히 동굴을 빠져 나온다. 동굴을 빠져 나온 오디세우스 일행은 양을 한 마리씩 어깨에 메고 배에 올라 섬을 탈출한다.
그러나 이것이 불운의 시작이었다. 눈을 잃은 이 거인은 바로 포세이돈의 아들 폴리페모스이기 때문에 포세이돈의 분노를 산 것이다. 그래서 오디세우스는 10년 동안 바다를 헤매며 온갖 고초를 겪는다.
양의 종류
양에는 산양과 면양이 있다. 산양은 암수 모두 뒤로 약간 구부러진 약간 삼각형의 뿔이 있으며 짧으면서 위로 치켜진 꼬리에 곧으면서 짧은 털로 덮여 있다. 반면에 면양은 수컷의 경우 나선형의 뿔이 있고 암컷은 뿔이 없거나 매우 작고 가늘다. 면양의 꼬리는 가늘고 길고 늘어져 있고 촘촘하면서 꼬불꼬불한 털로 덮여 있다. 산양은 활달하고 높은 곳에 잘 오르며 면양은 겁이 많아 군집성이 강하다.
양고기의 효능
양고기는 맛이 달며 성질이 따뜻하다. 그래서 중초를 따뜻하게 하고 튼튼하게 한다. 허리나 무릎이 냉하면서 새큰거리고 힘없는 것을 근골을 따뜻하게 하고 강하게 하여 다스린다. 특히 양의 콩팥이 효과가 크기 때문에 양고기와 양 콩팥을 함께 먹으면 좋다. 산후에 허하고 냉한 데에도 좋다. 마음을 편안하게 가라앉히며 깜짝깜짝 놀라는 것을 멈추게 한다. 특히 양의 염통이 이런 데에 효과가 크기 때문에 양고기와 양 염통을 함께 먹으면 좋다. 중국 명(明)나라 때 이천(李)이 지은 ‘의학입문’에는 인삼이 보기(補氣)한다면 양고기는 보형(補形)한다고 했다. 그래서 기운을 돋우며 허한 것을 보하며 식욕을 돋우고 살찌고 튼튼하게 한다. 특히 양의 위장이 이런 데에 효과가 크기 때문에 양고기와 양 위장을 함께 먹으면 좋다.
한편 양의 담낭에 생긴 결석, 즉 양황은 소의 담낭 결석인 우황 대용으로 쓴다. 우황은 결이 가늘지만 무르고 향이 강하여 최상으로 치지만 양황도 이에 못잖은 효과가 있다. 또 개의 담낭 결석은 단단하고 질겨서 ‘황’자 대신 ‘보’자를 붙여 구보(狗寶)라 하는데, 우황이나 양황보다 못한 축에 든다. 그리고 양의 위 속에 있는 풀 덩어리는 가볍고 부드러
우나 누린내가 나기 때문에 우황이나 구보에 미치지 못하여 아깝다 해서 ‘애’자를 붙여 양애(羊哀)라 부른다. 동글동글하고 풀줄기 모양의 물질이 약간 보인다. 그래서 양해자(羊?子)라 한다. 또는 온갖 풀(백초)의 독을 푸는 해독효과가 있다고 해서 백초단(百草丹)이라고도 한다. 산양에게만 있고 면양에는 생기지 않는다. 우황과 같은 요령으로 약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