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버거움이 나를 짓누르는 날
문득 뒤돌아 걸어온 길을 보니
울퉁불퉁 깊게 파인
웅덩이만 눈에 들어온다
서러운 맘에
다른 사람의 길을 보니
한 친구는 장미가 잔뜩 핀 꽃길을
한 친구는 튤립이
잔뜩 핀 꽃길을 걷고 있다
내가 걸어온 길만 온통
굴곡 투성인 듯해 한스럽다
언제쯤 친구가 걷는 꽃길을 나도
걸을 수 있을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내 인생은 너무 가까워
엉덩이만 보이고
친구의 삶은 멀리 있어
꽃만 보이는 법이다
그러나 어느날부터
웅덩이 옆 잔뜩 피어 있는 풀꽃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간 곁에 두고도
왜 보지 못했을까
나와 함께 걸어준 이름 모를 꽃들이
내게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지 알게 되었다
꽃길을 찾아 헤맨 시간이 아깝다
꽃길을 따로 찾아 헤맬 필요 없이
내가 지금껏
걸어온 길도 꽃길이었다
내 삶 자체도 꽃길이었다
나를 똑 닮은 나만의 꽃
카페 게시글
귀를 기울이면
[오평선]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 中에서 (2024.12.15.)
행복한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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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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