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친정에 다녀온 이야기를 sbs 라디오 107.7 <그대의향기 송채환입니다 의 '흑백사진' 코너에 올렸습니다> 오늘따라 그 시간에 라디오도 안 듣고 저녁준비 한다고 뿔난 감자 껍질도 벗기고 쪽파를 다듬느라 마당에 있었네요..으이구
어릴적 골목길풍경.. 그립습니다 -sbs라디오 <그대의향기 송채환입니다>오후6시~
정말 오랜만에 친정엘 다녀왔습니다. 엄마는 손자가 좋아하는 김치만두를 만들어 주신다고 김치를 다지고 반죽을 하시고 즐거워하시며 땀에 흠뻑 젖으셨어요. 맨날 한끼 해 먹기도 귀찮아 하던 저두 종일 만두를 만드느라 힘들었었지요. 점심으로 맷돌에 갈아서 만든 콩국수에 국수도 말고 아빠가 직접 사 오신 삼겹살에 모처럼 즐거운 저녁도 먹었습니다. 마침 동생도 왔고 고모도 오셔서 냉동실에 만들어 두었던 찐빵도 쪄 먹고 맛난 음식을 나누며 워낙 재밌는 이야기솜씨를 가진 엄마덕분에 옛날이야기가 술술 쏟아져 나왔습니다.
*옛날기억 중 몇가지 제가 꼬마일적 골목길 담벼락 옆엔 꾸질꾸질한 분유깡통과 시커먼 국자 사과궤짝.. 그런 풍경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골목 어딘가에 있던 그 곳으로 콧물 훌쩍이던 아이들이 코끝 매운 연탄불 옆에 옹기종기 모여 들곤 했습니다. 주름 가득한 할아버지가 남루한 군복바지 차림에 새마을모자 같은 것을 쓰시고는 꺼뭇한 손으로 눈처럼 반짝이는 하얀설탕 한 스푼을 국자에 스르륵 부어 연탄불 빠알간 구멍에 올려놓으면 신기하게도 멀겋게 녹아내리다가 할아버지가 요술같은 흰가루를 나무젓가락에 묻혀 젓기 시작하면 아이들의 까만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고 가슴이 콩당대며 부풀만큼 볼록해 졌다가는 할아버지의 빠른 손놀림으로 별도 비행기도 나비도 찍혀 나왔습니다. 엄마는 지저분하다고 절대로 사 먹지 말라고 했지만,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에 들어설 때부터 코 끝에 달라 붙는 그 단냄새 때문에 손에 땀이 나도록 쥐고 있던 동전을 가지고 동생까지 공범을 만들어 뽑기를 하러 갔었습니다. 하지만,엄마는 얼마나 귀신같은지... 아이구 오늘도 빗자루로 맞았구나 싶었는데, 엄마는 철물점에서 비행기와 별모양 달모양까지 틀을 만들어오셔서 엄청 큰 뽑기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아..단 냄새! ' 똑똑 거리며 조심조심 비행기를 뽑느라 집중하던 못생긴 여자아이도 별을 부러뜨려 울상인 한살어린 동생도 잘 보였던 하루였습니다. 그뿐 아니라 핫도그도 만들어 주신다며 연탄 아궁이에서 튀겨내신 핫도그는 정말 권투장갑 만하게 부풀어서 모두 웃어 죽었던 기억도 납니다. 정말 오랜만에 친정엄마 덕분에 타임머신이라도 탄 것처럼 그 옛적에 먹었던 찐빵도 만두도 먹고 또 한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힘드시니 이젠 그만 하시래도 "내가 해 줄 수 있을때 해 주는거지! " 하시니 앞으로도 엄마의 음식을 오래 오래도록 먹고 싶습니다.
항상 마음대로 안되는게 더 많은지라...딸 아이가 이젠 요돈정돈번다고 어버이날을 걱정합니다 그래서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면서도 가슴이 뭉쿨하더군요 이제 저애도 어른이구나... 괜한(?)걱정 하면서 사람답게 살기가어려운거라고밖에 말 못해 줬어요 참으로 사람노릇하며 사는게 어떤건지.. 늘 아침풍경님부모님을 친정부모라 맘 속으로 의지만 하구있씀다!!
첫댓글 이런건 다시듣기가 없나요... 매번 방송내용이 궁금하답니다.^^부럽당
이번엔 저도 못 들었어요..아쉽게도요.
정말 모처럼 즐거운 하루였겠네여 나도 엄마가 있었음 얼마나좋을까 갑자기 코 긑이 찡~해 옵니다 나도 엄마!하며어리광부릴 사람이 있었음 참좋을거 같네여 부모님살아계실때 잘 하세여~뭐든 다 후회되니까... 간만에 카페들어왔는데 좀 언짢은일이있었네여 사업을하다보면 맘 다치는일이 가끔있는데 그것도 커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넘 맘쓰지말아요 앞으론 좋은일도 있겠죠뭐~~
넹~ 부모님께도 두 분 께도 늘 모자랍니다. 마음만 가지고는 안 되는일이 더 많으니말입니다. 갚아야 할 은혜가 너무나 많습니다.
항상 마음대로 안되는게 더 많은지라...딸 아이가 이젠 요돈정돈번다고 어버이날을 걱정합니다 그래서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면서도 가슴이 뭉쿨하더군요 이제 저애도 어른이구나... 괜한(?)걱정 하면서 사람답게 살기가어려운거라고밖에 말 못해 줬어요 참으로 사람노릇하며 사는게 어떤건지.. 늘 아침풍경님부모님을 친정부모라 맘 속으로 의지만 하구있씀다!!
그래서 제가 더 고맙기만 합니다. 좋은선물 받으셨겠네요. 아이가 크는만큼 부모도 함께 자라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애들과 싸우면서 제가 자라는 느낌이 종종 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