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교육의 최상의 시기는 겨울
겨울성경학교 ‘변화의 핵’서울 평원교회 전문사역자에 일임
교회 교육부서 가운데 겨울을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곳은 주일학교다. 중․고등부는 선교단체나 청소년기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갖춰져 있지만 주일학교는 그렇지 못하다. 가장 큰 이유는 개교회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주일학교 교육의 특성과 겨울성경학교에 대한 인식부족 때문이다. 주일학교는 보통 교육전도사가 전담하는데, 12월은 이동이 잦아 교육의 연속성이 끊어진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서울 중계동에 위치한 평원교회는 주일학교 교육을 가로막는 이런 요인들을 돌파하고 겨울성경학교의 참 의미를 깨닫고 있다.
“주일학교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전문 사역자에게 주일학교를 맡겨 꾸준히 사역하도록 했다.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부서를 운영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한 계속 사역하도록 했다. 전임 사역자는 나름대로 목적을 갖고 4년 동안 일하면서, 겨울성경학교를 확실히 자리매김 해놓았다.”
김창호 목사는 담임 목회자로서 교육 부서를 부흥시킬 자질을 갖추고 있다. 먼저 김 목사는 교회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전문 사역자에게 부서를 일임하면서 그를 믿었다. 두 번째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고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물적 지원이 충분하다고 해서 상당한 예산이 소요된 것은 아니다. 주일학교에서 나오는 헌금은 자체적으로 사용토록 하면서, 교회 예산에서 연 1000만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을 뿐이다. 주일학교는 예산도 많이 들고 효과도 적다는 통념이 평안교회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겨울성경학교 이후 아이들이 영적으로 변화되었음을 느낀다. 학생들이 교회생활을 어른처럼 한다. 시험이나 감사한 일이 있으면 감사헌금을 하고 선교헌금도 할 정도로 교회생활을 잘하고 이런 행동에 긍지를 가진다.”
김 목사는 겨울성경학교를 시행한 이후 주일학생들의 변화를 체험하고 크게 만족하고 있다. 이미 내년에도 겨울성경학교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겨울성경학교의 보다 중요한 효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평원교회는 주일학교의 부흥을 기점으로 타부서까지 부흥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올해 평안교회 주일학교는 중·고등부에 23명의 학생을 올려 보냈다. 23명이면 요즘 중형 교회의 중등부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교육부서 전체의 부흥을 주일학교가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중·고등부로 올라간 23명은 3년 동안 겨울성경학교를 착실히 받은 학생들. 교회는 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6학년 담당 교사를 중등부 담당 교사로 임명하는 세심함도 보여 주고 있다.
“어릴 때부터 말씀과 기도로 신앙의 기초를 잡아주고 교회중심으로 생활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겨울성경학교는 이런 신앙생활을 체득시키는 좋은 기회이다. 작년 겨울성경학교도 열심히 잘했고 올해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투자할 가치가 있다.”
오천제일교회 평신도교사에 꾸준한 투자…영적 능력 일깨워
평원교회가 전문 사역자를 중심으로 주일학교를 변화시키고 있다면, 포항 오천제일교회는 평신도 교사를 통해 주일학교 부흥을 일궈가는 사례. 일견 두 교회의 주일학교 체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각 교회가 처한 현실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평원교회는 서울에 위치한 교회로 교육 전문가를 섭외하기 쉽다. 그렇기에 그 장점을 충분히 살려 전문 사역자로 주일학교를 전담케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오천제일교회는 장년이 200여 명 정도 출석하는 지방 교회로, 여건상 전문 사역자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고 주일학교만을 위해 교육 전문가를 섭외하기도 부담된다.
“교회가 재정과 전문가를 갖추고 자체적으로 교사교육을 실시하면 더없이 좋다. 그러나 교회 여건상 교역자는 나와 여전도사님, 교육전도사 뿐으로, 교사교육까지 감당할 만한 여건이 안 된다. 그래서 총회의 컨퍼런스나 세미나에 교사를 보내 위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위탁교육이지만 한번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오면 교수 방법은 물론이고 열정도 높아진다.”
박성렬 목사는 이렇게 서울의 교회와 달리 지방 교회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주일학교 부흥을 위해 필요한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평신도 교사를 믿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평원교회가 전문 사역자를 믿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처럼. 현재 오천제일교회 주일학교 교사는 보조교사를 포함해 30여 명 정도. 교사는 한번 직분을 맡으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 교사로 일하고 있다. 연령도 20대 청년부터 50대 권사님까지 다양하다. 교육의 연속성을 교사를 통해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겨울성경학교를 시작했다. 교회를 건축한 직후로 주일학교를 위한 예배실과 교육 기자재 등을 갖출 수 있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어설펐지만, 이후 외부 교육을 통해 교사들을 교육시켰고 지금은 어디 내놔도 자랑할 만하다.”
겨울성경학교를 시행한지 3년밖에 안됐지만, 주일학교의 변화는 놀라웠다. 특히 지난 1월 어린이부흥회로 진행한 겨울성경학교는 주일학생들도 어른과 똑같이 뜨겁게 기도하고 은혜를 받는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여름성경학교는 보통 외부로 나가 캠프를 중심으로 운영되기에 차분한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한다. 당연히 아이들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집중이 필요한 성경공부는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 박 목사는 이런 여름에 비해 겨울은 말씀을 배우는데 최상의 조건이라며,“겨울성경학교 이후 유치부 아이들도 말씀을 기억하면서 예배를 드리는 자세가 달라졌다”고 강조한다.
겨울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기엔 너무 긴 시간이다. 평원교회와 오천제일교회는 주일학교에서 잃어버렸던 이 시간을 활용해 주일학생들의 영을 깨우고 있다. 박성렬 목사는 겨울성경학교의 의미를 이렇게 말한다. “이런 노력이 없다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세상의 문화에 눈을 돌릴 것이고 그들의 영은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교회가 아이들을 놓아버리는 시간이 되지 않도록 겨울성경학교를 해야 한다.”(박민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