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 이정동님의 취석헌 탐방
2006년 5월 8일
일전에 청완 김석시인님과 원주에 계시는 대곡 이정동님의 취석헌 석실과 청동 거울 등 대곡님께서 수집한 금속문화재를 보러 가자고 약속을 한바 있었다. 청완시인님은 예의 문인들께서 글 소재 사냥을 다니시는 것처럼 대곡 이정동님의 금속 문화재들을 사진보다 육안으로 직접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필자도 취석헌을 오래 전 인터넷에 올라온 자료를 본적이 있어 언젠가 기회 있으면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쉽게 대곡님 석실 방문 계획이 만들어졌는데 나중에 정해진 일자가 5월 5일 필자 아버님 기일이었다. 그래도 일찍 다녀오면 될 것 같아 그냥 가기로 하였고 제사에 필요한 것들은 4일 미리 다 준비를 해놓았다.
취석헌 입구
5월 5일 어린이날 2호선 강변역에서 9시에 만나기로 약속하여 출발하였는데 연휴가 끼인 어린이날이라서 아침부터 전철에 사람들이 많아 무척 붐볐다. 청완님과 함께 동서울 터미널에서 9시 5분차를 타고 출발을 하였는데 차가 무척 막혔다. 평상시에는 1시간 반이면 도착할 수 있는 것을 3시간 20분이 걸렸다. 가는 중에 동생으로부터 저녁 9시에 집으로 오겠다는 연락이 왔다. 연휴라서 시간이 너무 걸려 일을 보고 집에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을까 조금 걱정이 되었다. 차장 가를 스치듯 뛰어가는 산야는 점점 녹음이 짙어져 가고 있었다. 원주역에 도착하니 대곡님께서는 미리 나와 계셔서 한참 기다리신 것 같았다.
취석헌 내부
일찍 출발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늦어져 점심시간이 되어 대곡님께서는 우리를 원주에서 유명한 오리집으로 안내하셨다. 그곳은 외딴 곳으로 나무와 꽃 정원으로 꾸며진 조용한 곳으로 멀리 서울에서도 손님들이 많이 찾아 온다고 한다. 공기도 좋고 백세주를 겸하여 식사를 하니 흥이 절로 난다. 대곡님께서는 수집취미가 있으시어 학생 때에 우표부터 시작하여 영화 광고지, 성냥, 라이터 등등에서 수석에 이르렀으며 이제 고미술품까지 하게 되셨다고 한다. 필자도 우표 수집은 하였었는데 그 때 느낀 것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집취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 수석도 과분한데 다른 것은 여유가 않되니 아예 관심이 없다.
시인 청완 김석님과 대곡 이정동님
청완님께서 관심이 많으시어 많이 물어보시고 또 자연스럽게 수석계의 이야기도 나왔다. 수석 월간지의 앞으로의 방향과 우리 수석계가 한국수석회, 애석인 총연합회, 수석인 총연합회 기타 여러 단체로 나뉘어졌는데 정당도 여러 정당이 있듯이 수석단체도 서로 타 단체를 인정하고 내왕하면서 원수처럼 지내지 말고 교류를 하고 지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또 요음 젊은 사람들은 수석에 입문한지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수석에 대가인 것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큰 소리로 떠드는데 너무 심하여 수석계의 기강을 흐리면 꾸짖어야 겠지만 오랜 경륜을 쌓은 선배들이 부족한 부분은 잘 가르쳐 주어서 깊고 폭 넓게 이해하도록 이끌어 주자는 이야기도 하였다. 석담과 문화재 이야기로 식사 시간이 금방 끝나버려 취석헌으로 향하였다.
돌도끼
오른쪽 5개는 돌도끼인줄 알겠는데 맨 왼쪽 것이 어렵다.
돌도끼도 모아 놓으니 보기에 좋았다
취석헌 내부 1
5년 전만하여도 수석만 있었는데 지금은 식구가 늘어서 고미술품들이 함께
진열되어 있다.
취석헌 내부 2
맨위 일제시대 때 단발령에 반대해 대마도에서 옥사하신 한말의 애국지사
면암 최익현님의 글과 그 아래 도자기, 그림 들이 보인다.
수석장의 수석들
수석장에 연출된 수석들, 주로 이곳에는 강돌이 연출되어 있다.
취석헌에서 기념사진 1
감상을 하고 나서 두 분이 잠시 쉬면서 환담하실 때 기념 촬영하였다.
좌측부터 대곡 이정동님, 시인 청완 김석님.^^
취석헌에서 기념사진 2
필자도 대곡 이정동님과 추억을 남기기 위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좌측부터 필자 참수석, 대곡 이정동님.
우석 정우권님이 들르셨던 2001년도의 초기 취석헌보다 이제는 고미술품도 많이 들어와서 20여 평 남짓한 석실이 수석과 고미술품들로 빼곡히 들어 찾다. 청완님은 청동 거울 등 고미술품들의 관심사에 대해서 대곡님과 말씀하시는 중에 시간 관계상 필자는 대곡님께 사전에 사진촬영의 양해를 구한 후에 임의로 선정하여 대략 20여 점의 진열된 수석을 촬영하였다. 그리고 나중에 청완님께서 말씀하시는 청동거울 3점과 일제 단발령에 반대해 대마도에서 옥사하신 한말의 애국지사 면암 최익현님의 글과 조선시대 마지막 비운의 왕이신 의친앙의 친필 수차강도 촬영하였다. 다음 구석기 시대 유물인 돌도끼도 필자 눈에 띄었고 중국산 거북석 원석(한국에서 거북석으로 유통시킬 때에는 가공한다고 함)도 보인다.
중국산 거북돌 원석 (33x33x9)
대곡님께서는 원주시립박물관에서 특별기획전으로 출품을 의뢰하면 대곡님께서 수집한 문화재를 여러 차레 찬조 출품하신다고 한다. 그로 인하여 취석헌 내부가 잘 정리되지 않아 방문객들에게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는데 흩어진 우리 문화재를 한자리에 모아 소중히 보관하시고 또 기회 있을 때마다 국민들에게 우리 문화재를 소개한다는 것은 한국 문화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신 것이다. 2004년 원주시립박물관에서 특별전으로 개인소장 유물전을 기획하며 최초로 이정동님의 수집금속유물전을 개최한바 있다고 하시며 그때 제작된 책 한 권을 필자에게 건네 주셨다. 나중 서울행 버스를 타고 올라올 때 보니 개인 소장품이라기 보다 완전히 박물관 수준이었다.
동제정병 (도록에 실린 작품 중 하나)
또한 대곡장학회도 설립하여 어려운 후진들을 위하여 도움을 주신다고 하니 훌륭한 일을 많이 하고 계신다. 취석헌에서 석향에 취하고 훌륭한 고미술품들에 취해 정신을 차릴 수 없어 혼미 한 중에 묘령의 여인이 배달해 온 칡차와 얼음 냉수를 마시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필자가 오늘 아버님 기일이라 너무 늦으면 안될 것 같아 더 보고 싶은 아쉬움이 간절한데도 어쩔 수 없어 4시경에 대곡님의 후의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청완 시인님과 함께 원주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하였다. 올라갈 때는 내려올 때와 달리 차가 별로 막히지 않아 1시간 40분 가량 걸렸다. 청완 시인님께 즐거운 여행을 하게 해주신데 감사 드리고 필자는 2호선 건대역에서 7호선으로 갈아타고 집으로 향하였다. 멀리 원주에 계신 훌륭한 석인을 만나고 와서 뜻 있는 여행이었다.
시민소장유물전 도록
원주시립박물관에서 특별기회전으로 최초 대곡 이정동님의 수집 금속유물전을
개최하였으며 그 도록을 발행하고 각 유물마다 상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수차강(壽且康)
조선시대 마지막 비운의 왕이신 의친앙의 친필 수차강(壽且康),
어떤 의미로 쓰셨는가 는 한문의 조예가 적은 필자로써는 어렵고 그냥
'편안한 삶'이라는 뜻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장식장의 골동품
각종 청동제품과 의류, 좌측 맨 아래 돌도끼도 보인다.
장식장의 도자기
오래된 도자기 각종 주병과 그릇들이 보인다.
동거울: 청계경계화형경, 고려, 지름 14.6cm
청동거울: 초화접문우입방형경, 고려, 15.6cm x 15.6cm
청동거울: 쌍용보화당초문대원형경, 고려, 지름 26.8 cm
◎ 대곡 이정동님 소장석 감상 ◎
석명: 기석, 크기: 45x67x34, 산지: 제주도
피부변화도 다양하고 돌이 기묘하게 생겼다.
석명: 추상, 크기: 28x40x14, 산지: 점촌
단단한 석질에 피부변화 좋다.
석명, 관통변화, 크기: 29x30x22, 산지: 평창
변화 무쌍하고 관통도 있다.여러가지 연출이 된다고 한다.
석명: 처마바위, 크기: 20x19x11, 산지: 남한강 목행
피부변화 좋은 처마 갯바위다.
석명: 물형석, 크기: 47x23x21, 산지: 평창
변화가 무척 다양하다. 동물의 형상을 닮았다.
변화를 보기 위해 크게 활대
석명: 코뿔소, 크기: 25x20x17, 산지: 남한강 도화리
도화리 코초석으로 변화좋고 마치 코뿔소 같다.
석명: 처마바위, 크기: 15x18x11, 산지: 남한강
동물의 물형을 한 처마갯바위다.
석명: 모녀바위, 크기: 10x8x6, 산지: 남한강
어머니가 아이를 돌보는 형상이다.
석명: 실청석, 크기: 20x15x10, 산지: 남한강
실청석이 아주 잘 마모되어 있고 흰 선이 깨끗하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석명: 날개, 크기: 22x24x124, 산지: 평창강
큰 독수리의 날개를 조각하였다. 창공을 향해 날아볼까...
석명: 여인, 크기: 12x12x5, 산지: 목계
양석이 아주 잘되어 자연상태로 깨끗하다. 마린린몬로인가
석명, 소녀, 크기: 12x11x6, 산지: 호산
모암 좋다. 눈도 있고 코도 있고 소녀가 다소곳이 앉아 있다.
석명: 달마중, 크기: 8x13x8, 산지: 영월
정월 대보름 둥근 달이 두둥실, 달 보러 달마중 나왔다.
이 문양석을 섭치 돌 중에서 고르셨다고 하니 안목이 남과 다르시다.
석명: 인물 & 관통, 크기(좌): 4x9x4, 산지: 남한강
좌측 인물형 우측 관통이 3간통이다. 만사형통. ^^
석명: 상견례, 크기(좌): 6x9x3, 산지: 남한강
서로 첫대면이라 상견례를 하며 서로 인사를 나눈다.
석명: 코뿔소, 크기: 12x6x4, 산지: 평창
코뿔소의 형상을 하였다.
석명: 거북, 크기: 14x6x8, 산지: 울산
구갑석 모암이 좋다.
석명: 관통바위, 크기: 13x9x8, 산지: 남한강
바위 기둥 하나가 아슬히 걸쳐져 있다.
석명: 바위산, 크기: 43x25x17, 산지: 도화리
단단한 석질에 주름져 있는 바위산
첫댓글 오래된 사진을보니 필자님이 굉장히 젊으보이내요 이정동님은 강원도 도의원 예결위원장을 하시면서평창 동계올림픽때 한국수석회 대한수총에 오천만원식 예산을 지윈해 주서셔 원주와 평창에서 양대전시회가 열리고 작년에 돌을다시집 보내었습니다 몸도불편하시면서 좋은일도 많이하셨내요
예. 16년 전의 일이니 그때에 비교하면 세월이 많이 흘러갔죠.
대곡 이정동님께서는 수석계를 위하여 좋은 일을 많이 하셨군요.
이정동님 본인에게도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하네요.^^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을 죄었던, 감사합니다. 샬롬
예. 오래된 아름답고 즐거웠던 추억의 한 장면입니다. 정의와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