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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된 (주)덕화푸드 장석준 대표가 7일 부산 사하구 장림동 회사에서 자신이 만든 명란을 소개하고 있다. |
"지난해 실패했는데 재도전 끝에 얻은 '수산제조 명장' 타이틀이라 더 값지네요."
(주)덕화푸드(부산 사하구 장림동) 장석준(66) 대표는 부산에서 알아주는 명란 전문가이다. 36년간 수산가공업계에 종사하며 기술과 경험을 쌓아 지금은 명란 하나로 연매출 200억 원을 올리고 있다. 그는 이 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수산제조 분야 명장으로 선정됐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부산본부는 '2011 대한민국 명장' 24명에 부산에서는 유일하게 장 대표가 포함됐다고 7일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1986년부터 매년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발굴, 격려하기 위해 30여 명의 명장을 선정하고 있다. 특정 분야에서 20년 이상된 전문가들의 자격증, 특허, 성과물 등을 심사해 뽑는다. 특히 최근 명장 우대 정책에 따라 명칭을 '기능인'에서 '명장'으로 바꿨다.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명장은 전국적으로 520명에 이르지만 부산은 38명에 불과하다.
장 대표가 수산제조 분야 명장으로 선정된 것은 지역 수산업계에서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수산제조 분야에서 몇십년 동안 종사하는 경우가 드문 데다, 수산제조 만으로 특별히 기술력을 인정받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기술력을 토대로 명란 제품을 특화해 해외까지 진출한 업적 등을 인정받았다. 그는 1993년 명란제조 전문기업을 설립하고 일반 제품보다 짜지 않고 맛이 좋은 저염도 전통 명란젓갈을 개발하는 데 성공, 일본 최대 유통기업 세븐앤아이홀딩스(세븐일레븐)에 독점 공급하는 등 10년간 일본에 명란젓갈을 수출하고 있다. 명란 제품 제조 전 과정을 자동화해 작업 능률을 높였고, 위생관리시스템(HACCP) 인증을 획득해 위생적인 생산관리 체계를 갖췄다. 신라대 등과 산학협력을 통해 명란으로 만든 기능성 건강식품 상용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실패와 좌절도 많이 겪었다. 일반 명란젓갈보다 염도를 배 이상 낮춘 4%대를 유지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염도가 낮아 상하기 쉬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십 번의 실험을 거쳐 숙성 온도·기간 등의 최적 조건을 찾아낸 끝에 저염도 명란젓갈을 개발했다. 그는 "명란을 건강식품으로 만들기 위해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연구 개발을 거듭했다. 부담이 컸지만 그 덕분에 명장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부산은 수산가공업계의 중심지이지만 대부분이 제품 표준화를 이루지 못해 영세한 수준"이라며 "수산제조 분야 명장 선정을 계기로 업계에서 더 많은 전문인력이 배출되고, 지역 수산가공품이 널리 홍보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