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AA는 미국의 대학교 스포츠 협회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NCAA에서 주관하는 종목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미식축구, 농구, 야구, 복싱등등등...레슬링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미국의 레슬링 인구는 우리의 상상을 훨씬 초월하는 수준이며 예술고등학교 같은 전문적인 특성화 고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에는 레슬링부가 존재하구요.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전국대회중 하나인 전미 대학레슬링 선수권에 출전하는 모든 체급은 32~64강부터 시작합니다. 특정체급 70kg대 체급같은 경우에는 그 체급 선수만 3천명이 넘는...(참고로 남자기준으로 우리나라 대학부와 성인부를 합치고 모든 체급을 합쳐도 500명이 안된다는...)
쌀국 스포츠가 유럽-아시아계의 스포츠흐름과 좀 다른면이 있듯이 레슬링도 마찬가지인데 NCAA에서 주관하는 레슬링은 우리가 아는 그레코로만이나 자유형과는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스탠딩에서는 자유형룰과 동일한데(하체공격도 가능하고 하체로 공격도 가능) 그라운드에서는 올림픽 자유형과 포인트 체계가 꽤나 다릅니다. 어떻게 보면 반대입니다.
올림픽 자유형 룰에서는 그라운드에서 상대방의 중심을 계속 뒤집고 움직이면서 컨트롤 해야 점수가 올라갑니다. 즉 옆굴리기를 한다든가, 하체굴리기 혹은 슈가프처럼 상대방의 몸을 매트에서 떼어내고 이동시켜야 되는거죠.
NCAA 레슬링 룰에서는 반대로 상대방의 몸을 그라운드에 고정을 시켜놔야 합니다. 즉, 옆굴리기 처럼 상대방의 몸을 움직여서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 폴에 가까운 형태로 매트바닥에 고정시켜 놔야 점수가 올라간다는 것이죠. 유도의 누르기를 생각하면 쉬운데 2초이상 고정시켜 놓으면 2점, 4초이상 고정시켜 놓으면 3점, 5초이상은 4점... 한번 점수가 올라간 다음에는 스탠딩에서 계속 진행 되는 것이 아니라 경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양 어깨가 매트에 닿아서 2초 이상 지나면 핀폴패를 선언하는 것은 올림픽 자유형과 동일하구요.
그리고 라이딩 타임이라는 아주 독특한 룰이 있는데 이 룰은 마치 주짓수의 포지셔닝처럼 상대방의 몸을 다리와 팔로 묶어서 상대방의 몸을 고정시켜놔도 점수를 줍니다. 1분을 고정시켜 놓으면 1점을 주는식으로요.
그리고 불리한 포지션에서 빠져나와도 점수를 줍니다. 주짓수의 리버셜?하고 비슷한데 점수를 준다는 점이 다르네요. 물론 서브미션은 반칙...
이러한 형태의 레슬링은 현행 올림픽 레슬링과 유도 혹은 주짓수의 중간 형태로 생각할수가 있으며 MMA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룰에 익숙한 선수가 유리할 수 있겠습니다. 즉, 포지셔닝에서 탑을 유지하고 상대를 압박하는 움직임을 주짓수와는 다른 형태로 구사할 수 있는 것이죠.
특별히 NCAA 가 올림픽룰보다 관전 스포츠로써 더 흥미롭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NCAA 룰이 "그나마" 그래플링 룰에 가까워서 MMA를 아는 사람들이 보면 조금 나을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서브미션도 원천적으로 안나오고 그야말로 제한된 포지셔닝 위주인데다가 그닥 큰 움직임이 없다보니 제가 보기엔 그닥.
NCAA는 소속대학에 따라 Division1, 2, 3로 나뉘며 Divison 1, 2에 속한 대학에 진학할시에는 장학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고등학교때 잘하는 선수들은 Division 1, 2에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미국의 체육인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명목상으로는 학업을 병행하기 때문에 일단 학점 2.0이상을 받지 않으면 경기에 출전할수가 없구요.(근데 말을 들어보면 걍 출석 어느정도만 해도 이정도는 나온다고 하는... 사실 미국에서도 진짜 레슬링덕후들은 학점 그런거 먹는건가요 하고 씹고 운동만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라이언 베이더, 벤 아스크렌, 조쉬 코스첵등이 Division 1 출신입니다.
반면 고등학교때 초월적으로 잘하는 선수들 중 일부는 Division 1, 2에 포함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성인무대로 진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헨리 세후도가 그 경우인데 이 선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성인부 클럽(우리나라의 실업팀과는 조금 다른 개념... 클럽레슬링이라고 하는데...이건 나중에 다시 다루기로 하고...)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내죠.
전체적인 수준은 Division 1이 가장 높은데 Division 2는 상대적으로 수준이 낮은 만큼 자기가 기량이 되면 1,2학년 부터 바로 시합에 출전해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일부러 고등학교의 에이스급들이 Division 2 에 속한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고는 합니다. Divison 2 출신중에서 MMA에서 활약하는 대표적인 선수가 셰윈 카윈.
NJCAA는 우리로 치면 전문대학 스포츠협회... 보통 NCAA보다 평균적인 수준은 떨어진다고들 하지만 에이스급들이 NCAA 에 속한 대학에 편입하여 수준급의 실력을 뽐내는 경우도 있으며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경우도 적지만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라샤드 에반스, 브록 레스너, 롤런 가드너가 NJCAA 출신이면서 편입을 한 케이스죠.
대체로 대학때 레슬링을 잘하는 선수들이 성인부에 가서도 잘하는 경우가 많지만 올림픽 룰에 영 적응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벤 아스크렌은 대학때 핀폴을 많이 시키기로 정말 유명한 선수였고 미국 국가대표로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초반 탈락했다는...(상대인 쿠바선수가 잘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미국 레슬링의 영웅 카엘 샌더슨은 대학때 공식적으로 159승 무패의 개쩌는 커리어를 지닌 선수로 아테네 올림픽때 우리나라의 문의제 선수를 이기고 금메달을 따냈죠. 이렇듯이 같은 레슬링 룰 하에서도 선수마다 적응능력의 차이가 분명히 있습니다.
뭐 이렇다보니 우리나라에서야 이러한 NCAA 주관하에 개최되는 레슬링을 접할 기회가 정말 없죠. 요즘 몇몇 유학생 출신이 코리안 탑팀이나 팀 매드에서 레슬링 훈련을 도와주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는데...(사실 저도 순천에서 운동할 때, 본인입으로 미국대학 레슬링 선수였다고 하고 그때 학교 이름을 쳐보니 D1에 속한 학교였다는... 사실여부는 모릅니다!) 예전에는 팀 태클에 이런 레슬링 선수 출신이었던 곽사진 코치가 담당하는 포크스타일 레슬링 클래스가 정기적으로 있었고 지금도 팀태클에 문의하면 최무배 관장님이 개인 트레이닝으로 코치를 섭외해준다고 "카"더라 통신이 있는데 팀태클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지금 별 의미가 있는 말은 아니겠죠.
미국에도 레슬링 프로리그가 존재하는게 아니다보니(설마 프로레슬링하고 헷갈리시는 분은 없겠죠...?미국에는 실업팀 개념의 프로리그가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클럽레슬링은 그냥 사설 유도체육관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보통 올림픽에 나오는 선수들중에서 프로종목이 활성화된 종목을 제외하면 다들 생업을 갖고 생활하다가 올림픽 기간에 국가대표로 선발되면 코치진 및 의료진등의 서포트 정도를 받고 출전하는 것입니다. 물론 미국이 다 그렇듯이 유명선수는 기업스폰서 받아서 운동에만 전념하는데 미국에서도 레슬링이 실제 관전 스포츠로써 인기 있는 종목은 아니다보니 그런 선수는 정말이지 드물죠.(NCAA는 물론 관전스포츠로써 인기가 쩝니다만 그건 다른 종목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뭐 인기가 쩐다고 해봐야 풋볼이나 농구앞에서는 버로우... 종목자체보다는 지역대항전이라는 의미가 커서...)
그래서 미국선수들은 대부분 고등학교, 늦어도 대학때까지만 레슬링을 전문적으로 하게됩니다. 대학때는 레슬링부에 있으면 장학금을 지급하다보니(우리나라의 한체대 체육학부처럼) 레슬링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되죠... 대학을 졸업해서 레슬링으로 먹고 살려면 코치라든가 감독같은 지도자 자리를 따내야 합니다. 사실 급여도 높다고 보기 힘들구요.(미국 대학레슬링팀 감독중에서 가장 연봉이 높은 사람이 공식적으로 10만불 정도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레슬링하고 대학때 전공 다른걸로 해서(사실 레슬링부면 전공은 아무거나 택해도 됩니다...) 먹고사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체급 높은 레슬링 선수들은 실력되고 기회되면 무조건 NFL 로 진출하려고 발버둥을 칩니다. NCAA에서 브록 레스너를 이겨서 우승했던 스테판 닐이 대표적인 사례죠.
사실 UFC에서 레슬러들이 강한 이유는 레슬링 그 자체보다는 미국의 이런 사정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레슬러들이 MMA로 많이들 전향하는거구요. 또 미국이 그놈의 팍스-아메리카나 때문에 자국내 스포츠 커리어가 있는 레슬러들은 또 무진장 띄어줍니다... (NCAA 2타임 챔피언! 뭐 이러면서 세계선수권이나 아시안게임은 걍 듣보잡 정도로 처리해버리는...)
첫댓글 오 좋은글 감사해. 우리나라의 태권도가 미국의 레슬링같겠네. ㅎㅎ
딱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거 같아요. 대회도 엄청많고... 아예 고등학교에서부터 A급, B급, C급 같이 기량과 수련기간에 따라서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달라지는(주짓수의 띠별 시합구분과 유사)등 인프라 자체는 초월적입니다. 월스트리트의 큰 손들이 레슬링을 살리려고 힘을 모으고 있다는데 그 사람들이 다들 무슨무슨 주 챔피언급들이었다는...
역시 돈이군..ㅋㅋㅋ
오 궁금했었는데 감사합니다ㅋ 근데 심판들이 뉴트럴 뉴트럴 외치는건 뭐하는 건가요?
상세한 룰은 잘 모르겠어요...
매치가 시작될 때, 2명의 레슬러가 허리 윗 부분을 양팔로 잡으며 몸을 약간 구린 상태 에서 서로 마주하는 자세. 레프리스 포지션(r eferee’s position)과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