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지 못하는 사람은 높은 곳을 갈망한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바벨탑"은 높은 곳을 갈망하는 사람과 이를 침범으로 받아 들이는 신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리고 현대에 들어 건설기술의 발전은 다시금 하늘에 닿고자하는 "바벨탑"의 욕망을 계승하고 있다.
초고층 건축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지어진 200m 이상 빌딩은 모두 97동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변 아시아가 74동, 중동이 11동, 북미가 6동이다. 특히 가징 많이 지은 나라는 중국이다. 모두 58동을 올렸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은 두바이에 있는 828m 높이의 부르즈할리파다. 하지만 이 타이틀은 내년에 완공되는 중국의 후난성에 짓는 스카이시티(838m)로 넘어갈 예정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실은 1000m가 넘는 킹덤타워를 짓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롯데가 짓고 있는 123층의 제2 롯데월드 뿐만 아니다. 현대차그룹이 2020년까지 105층 신사옥과 글로벌비지니스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도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에 서울라이트타워를 세울 계획이다.
현재 국내 최고 건물은 지난해 완공된 인천 송도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313m)이다. 하지만 롯데 제2월드가 555m 로 이 기록은 조만간 갱신될 예정이고, 2020년 현대차그룸의 신사옥은 이보다 더 높아질 전망이며, 서울라이트 타워는 더 높아질 수 있다 한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을 기업의 자존심싸움이라고도 하며, 과도한 초고층에 몰입한 나머지 필요 이상으로 높은 건물을 지어 자본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물의 높이가 올라갈 수록 건설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물의 단순한 활용도를 떠나 랜드마크로서의 가치를 보면 초고층은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하기도 한다. 해당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력을 고려하면 단순히 비용과 용적율만으로 평가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랜드마크 빌딩 건설은 주변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의도는 63빌딩 건립 후 빠르게 개발이 이루어졌으며, 삼성동 무역센터도 삼성동 일대가 대규모 상업 · 업무지역으로 바뀌는데 일조했다. 대치동의 타워팰리스는 주변 부동산의 동반 상승을 보여졌다.
초고층빌딩은 관광수요 창출에도 유용하다. 일본 도쿄의 스카이트리는 개장 후 한해 5000만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런던의 더샤드나 싱가포르의 마리나배이샌즈 등도 관광객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초고층빌딩에 대한 논란은 경제적가치에 대한 것 뿐만아니다.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안정성 논란이 말해주듯 국민들의 정서속에는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이는 건설업체의 기술력에 대한 불신과 직결된다.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기술력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정광량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회장은 "초고층 건축 기술력을 논할때는 설계 · 재료 · 장비 · 관리의 4가지 측면을 말한다며, 우리나라의 재료와 건설관리기술에 있어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만 설계와 장비 부분은 아직도 선도 국가와 차이가 나는 것이 사실" 이라고 말했다.
독일 · 미국 · 영국 등이 독점하고 있는 설계 부분에서는 아직 까지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으며, 제2롯데월드와 동북아트레이드타워는 미국의 KPF사가 타워팰리스도 미국의 SOM이 맡아 진행했다. 이 두 업체는 현대차그룸의 설계에도 참여한다.
하지만 시공 능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가장 높은 빌딩인 아랍에미레이트의 부르즈할리파 시공에 참여한 삼성물산 등 국내 몇몇 건설사 들의 시공능력은 세계에서도 높이 평가 받는다.
다만 경험이 많은 몇몇 건설사를 제외하고는 초고층 건설 시공 기술에 대해서는 아직 증명된 바 없는 상황이다. 제2롯데월드를 시공한 롯데건설의 경우에도 초고층건설을 위해 장기간 연구와 기술개발에 힘써왔지만 경험은 전무한 상황이라 여론의 의심은 계속되고 있다.
건설업체에 대한 불신 뿐 만 아니라 국내법 상 초고층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는 점도 초고층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킨다. 초고층 건축물 공사의 안정성 여부를 따져보려면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설계 기준이 먼저 정립돼 있어냐 하는데 기존 건축물의 공사 기준을 충족시켰다고 해도 600m를 넘는 최근의 초고층 건축물의 안전에는 더 강화된 기준이 요구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