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평화의 길, 철원 19코스＜잠곡3리정류장-명월2리 정류장＞ 기행

[몽중루]

     몽중루의 DMZ 평화의 길 걷기, 철원 19코스 < 잠곡 3리 정류장 - 화천 명월2리 정류장> 기행

     군사분계선에 연한 철원에는 백골부대가 있고 부대의 상징인 백골상으로 조성한 소공원들이 곳곳에 있어 유명하지만 아름다운 호수를

     품은 깊은 산골짝에 있는 누에마을이 또 유명하다.  철원을 지나는 마지막 구간인 dmz평화의 길 19코스는 바로 이 마을 잠곡 3리의 버

     스정류장에서 시작된다.  이곳을 깃점으로 국립복주산자연휴양림을 거쳐 복주산 한북정맥 1,050m 고지에 있는 삼거리를 넘어 화천군

     사내면 명월리로 이어진다. 지난 주말 이곳을 다녀왔다.  들머리와 날머리의 고도차가 크고 해발고도 1,050고개를 넘어가야 하는 구간

     이라서 조금이나마 쉽게 종주를 하기 위해 화천군 사내면 명월리에서 역방향으로 걸었다. 하지만 본 여행기는 아래에서 보듯 잠곡리부

     터 순방향으로 편집하였다.

     한반도 전체에 걸쳐 며칠 째 폭우성 장맛비가 내렸고 이날도 철원지빙은 비가 내리다 거치기를 거듭했다.  소나기성  사우사청(似雨似

     晴)이 아니라 아예 장마성 먹구름 짙은 하늘에 매지구름 인터벌을 두고 지나며 발비를 반복해 쏟고 있었다. 누에마을에 있는 아름다운

     잠곡호(蠶谷湖)를 찾았다. 복주산. 상해봉. 광덕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漢北正脈)이 병풍을 두르고, 그곳을 내린 물줄기가 잠곡천

     을 이루는 산골에 높은 둑을 쌓아 만든 다목적 인공호수다.잠곡호는 피안과 차안의 몇몇 크고 작은 골짜기 물이 호수로 찾아들고, 호반

     을 이루는 크고 작은 구릉들이 들쑥날쑥 감돌고 있는 모습들이 마치 유혹하려는 듯 아름다웠다.  복주산자연휴양림을 찾았다.  복주산

     서쪽 자락 깊은 골짜기에 있는 산림청이 운영하는 국립휴양림이다. 수려하고 깊은 계곡의 명소는 용탕폭포다.천년을 기다리던 이무기

     가 복주산에 폭우가 내리던 날 천둥번개를 따라 승천을 하였다는 전설의 폭포다.  폭포가 있는 용탕계곡에서 복주산 한북정맥 첫 삼거

     리로 오르는 트레일은 가파르고 험했다. 오래된 길에  사람들이 찾지 않은 듯 자연스레 파손된 가파른 오솔길은 길 반(半) 물길 반(半)

     으로 길을 잃기 십상이었다. 

     철원소방서 긴급구조 복주산 6 지점에 올랐다. 국가지점번호 다아 9977 1687호 포스트로 복계산과 복주산을 잇는 한북정맥 복주산

     쪽에 있는 한북정맥 한 지점이다. 이곳에서 복주산으로 오르는 1km 평화의 길도 관목 숲으로 뒤덮여 반은 오솔길, 반은 숲이었다. 그

     러나 이곳은 뜻밖에도 천상의 화원이었다. 봄이 늦은 높은 산은 흔히 봄꽃과 여름꽃이 때를 잊은 듯 함께 핀다. 비바람 속에서도 노란

     물레나물꽃. 붉은 동자꽃. 하얀 큰꿩의다리꽃 등이 무리 져 피었고  여로(藜蘆. 일명 산총)는 북쪽에서 볼 수 있는 자화 외에  남쪽 지

     리산 등에서 볼 수 있는 백화까지 함께 피어 있어 독특했는데 심지어  하늘을 보고 둥글게 곧추 피는 하늘말나리는  하늘을 가린 숲으

     로 인한 건지 햇살을 쫓는 여느 중나리들처럼 옆으로 고개 숙여 피어 있기도 했었다. 높은 산 숲 속의 천상화원이라니, 먹구름 빗속에

     서도 한 순간 어느 산승이 읊던 당시(唐詩)의 첫연 두 글자를 고쳐 쓴 춘망사(春望飼)가 떠 올랐다.  "꽃은 피어도 힘께 볼 사람 없고

     (花開不同常)/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이 없네(花落不同悲)/ 사랑하는 님은 어디 계시온지(欲問思愛處)/  꽃은 이렇게 피고 지는데

     (花開花落時)."  천상의 화원이 발길을 묶었다. 꽃이 길손을 반기고 길손이 꽃을 반기는 곳, 아무도 찾지 않는 산숲에서 꽃들은 그렇

     게 피고 지고 있었다.

     복주산 헬기장 아래에 있는 1050 고지 복주산 한북정맥 삼거리에 올랐다. 복주산 정상과 올라온 복계산으로 가는 길과  화천군 명월

     리와 다목리 어름의 실내고개로 하산하는 임도 삼거리다.  실내고개로 내려가는 구불구불 임도길은  평소에 관리가 잘 된 듯  평탄해

     걷기에 좋았다. 길가엔 붉게 익은 산딸기가 곳곳에 늘 부러져 있어 우산 속에서도 숨을 헐떡거리며 그냥 지나치지 못하였다. 빗 속에

     걸은 복주산 산넘이 평화의 길, 평소의 평길과 달리 험한 길이었지만 오래도록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추억의 등산길이었다. 화천군 사

     내면 명월리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촬영, 2025, 07, 19.

  ▼dmz 평화의 길 시그니쳐

   ▼dmz 평화의 길 개념도와 철원구간 "ㅇ" 표 안 

   ▼철원구간 dmz 평화의 길 코스 일람표

   ▼dmz 평화의 길 철원 19코스 안내지도

   ▼ 잠곡 3리 정류장 / 철원군 근남면 잠곡 3리, 

   ▼잠곡 3리, 누에마을

   ▼잠곡호 / 누에호수

   ▼누에호수 - 1

   ▼ 누에호수 - 2 / 호반가

   ▼ 누에호수 - 3

   ▼ 누에호수 -  4

   ▼누에호수 호반에 핀 꽃 - 1 / 패랭이 꽃

   ▼ 누에호수 호반에 핀 꽃 - 2  / 루드베키아

   ▼ 누에호수 호반에 핀 꽃 - 3 /  하늘해바라기

   ▼ 국립복주산자연휴양림 - 1

   ▼국립복주산자연휴양림 - 2

   ▼ 국립복주산자연휴양림 - 3

   ▼용탕계곡 데크길

   ▼용탕폭포 - 1

   ▼용탕폭포 - 2

   ▼용탕계곡 - 1

   ▼ 용탕계곡 -  2 / 복주산 긴급 산악구조 제9포스트

   ▼ 용탕계곡 - 3 / 양치식물군

   ▼ 용탕계곡 - 4

   ▼ 용탕계곡 -  5

   ▼ 용탕계곡 -  6

   ▼ 용탕계곡 - 7 / 다람쥐와 조우

   ▼ 한북정맥 갈림길 삼거리 - 1

   ▼한북정맥 삼거리 - 2 / 이정목

   ▼ 한북정맥 삼거리, 복주산 긴급구조 제6 포스트

     ▣ 한북정맥 복주산 구간 천상의 화원 야생화 들

   ▼산당근꽃

   ▼큰 꿩의다리

   ▼물레나물

   ▼동자꽃

   ▼큰 까치수영

   ▼이질풀

   ▼노루꼬리꽃

   ▼하늘말나리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족두리풀과 바위 덮은 수태

   ▼여로 / 백화

   ▼여로 / 자화

   ▼짚신나물꽃

    ▼등골나물

   ▼복주산 능선 한북정맥 길 - 1

   ▼ 복주산 능선 한북정맥 길 - 2

   ▼ 복주산 능선 한북정맥 길 -  3 / 해발 1,050m 복주산 갈림길 삼거리

   ▼실내고개 내려가는 길 임도 - 1

   ▼ 실내고개 내려가는 길 임도 -  2  / 복주산 제2 헬기징

   ▼ 실내고개 내려가는 길 임도 - 3

   ▼ 실내고개 내려가는 길 임도 -  4

   ▼ 실내고개 내려가는 길 임도 - 5 / 실내고개 삼거리 이정목

   ▼수피령로 실내고개 / 화천군 사내면 명월리와 상서면 다목리 경계

   ▼명월리 임도 - 1 / 우중에 만난 고라니

   ▼명월리 임도 - 2

   ▼명월 2리 버스정류장 / 화천군 사내면 명월 2리 수피령로 변

   ▼화천 사내면 명월복지마트

   ▼명월 2리 한아름아파트 앞 풍경

[가을하늘]

덕분에 꽃구경 잘했습니다.

[몽중루]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