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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천년가무악 원문보기 글쓴이: 無不眞仁
희 곡 |
소 설 |
① 말과 동작으로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문학 |
① 작가가 사건을 이야기로 꾸며 독자로 하여금 읽게 하기 위한 문학 |
② 객관적인 문학 형식 |
② 주관과 객관을 겸한 문학 형식 |
③ 시간적, 공간적 제약 받음. |
③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없음. |
④ 등장 인물의 수가 제한되고 인물의 성격적 대립이 뚜렷함 |
④ 인물의 수나 성격에 제약이 없음. |
⑤ 흥미의 연속성에 제한을 받음 |
⑤ 길이에 제한이 없음. |
⑥ 대화 즉 대사에 의한 문학 |
⑥ 서술, 묘사 및 대사로 표현 |
⑦ 현재 시제를 씀. |
⑦ 시제의 제한이 없음. |
4. 희곡의 효용과 약속
⑴ 희곡의 효용성: 희곡이 독자에게 주는 감흥이나 영향은 다음과 같다.
① 희곡은 스토리의 재미를 준다.
② 희곡은 연극적인 감수성을 충촉시킨다.
③ 희곡은 인생에 대한 체험과 공감을 준다.
④ 희곡은 카타르시스에 이르게 한다.
⑵ 희곡의 약속: 희곡과 독자 사이에 맺어진 자연스러운 약속이며 제약이다.
① 배우는 분장한 인물이지만 실제 인물로 간주하고, 배우의 행동 역시 실제 행동으로 간주 한다.
② 등장 인물의 독백과 방백은 다른 등장 인물은 듣지 못한다고 여긴다.
③ 무대는 가공의 장소이지만, 희곡에서는 이를 현실로 받아들인다.
⑶ 희곡의 제약성과 효용
①직접적 묘사가 불가능하다.
②직접적 해설이 불가능하다.
③작품의 길이에 제한을 받는다.
④등장 인물의 수에 제한을 받는다.
⑤장소에 제한을 받는다.
※그러나 희곡은 이러한 제약성 때문에 오히려 다음과 같은 장점을 지닌다.
㈀ 집약성: 압축된 구조
㈁ 긴장성: 주의력 분산이 허용되지 않음
㈂ 강력성: 강력한 효과
5. 희곡의 갈래와 특징
⑴ 내용에 따른 갈래
① 비극(비극, tragedy)
㈀ 개념
㉠ 운명, 성격, 상황 등으로 인하여 패배하는 인간의 모습을 제시하는 희곡이다. 대체로 비범한 개인인 주동 인물이 투쟁하다가 비극적으로 좌절되는 내용이다.
㉡ 고대 희랍의 연극에서 출발한 것으로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유형으로, 엄숙하고 진지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결말은 주인공의 파멸로 이어진다.
㉢ 위대한 주인공이 비극적 결함으로 패배하거나 몰락할 때, 관객은 공포와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감정의 정화(카타르시스)에 이른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효과를 설명했다.
카타르시스 (katharsis)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詩學)》 제6장 비극의 정의(定義) 가운데에 나오는 용어. ‘정화’라는 종교적 의미로 사용되는 한편, 몸 안의 불순물을 배설한다는 의학적 술어로도 쓰인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진의에 대해서는 이 구절의 표현이 불명료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이설(異說)이 분분한 채 오늘에 이르지만, 요컨대 비극이 그리는 주인공의 비참한 운명에 의해서 관중의 마음에 ‘두려움’과 ‘연민’의 감정이 격렬하게 유발되고, 그 과정에서 이들 인간적 정념이 어떠한 형태론가 순화된다고 하는 일종의 정신적 승화작용(昇華作用)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정신분석에서는 무의식 속에 잠겨 있는 마음의 상처나 콤플렉스를 말 •행위 •감정으로써 밖으로 발산시켜 노이로제를 치료하려는 정신요법의 일종으로, 정화법(淨化法) •제반응(除反應)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마음의 상처, 응어리는 상기하거나 말하기가 괴롭고, 전혀 생각나지 않는 수도 있다(抵抗). 이 방법을 처음으로 발견한 오스트리아의 생리학자 J. 브로이어는 이 저항을 완화하기 위해 최면술을 사용하였으나, 오늘날에는 마취제(아미탈, 펜토탈)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麻醉分析). 그러나 이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라도 치료자와 환자 사이에 어느 정도의 마음의 연결이 없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문제아의 치료에 쓰이는 유희요법(遊戱療法)도 카타르시스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브로이어에 의한 이러한 카타르시스의 발견은 정신분석의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 (출처: 동아대백과사전)
㈁ 특징
㉠ 주인공은 대게 선의 상징이거나 위대한 인물로 설정되지만 비극적 결함 때문에 행복에서 불행으로 떨어진다.
㉡ 비극은 비범한 개인을 주로 다룬다.
㉢ 모든 비극은 인간 사이의 감정,사고 방식의 갈등이나 인간과 환경간의 갈등.충돌을 그린다.
㉣ 관객의 감정이나 심리를 정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 비극의 분류
㉠ 운명 비극: 주인공이 운명의 의해 몰락하는 비극으로, 고대 비극의 일반적 양상이다.
㉡ 성격 비극: 주인공이 그 성격에 의해 몰락하는 비극으로, 세익스피어의 「햄릿」,「리어왕」등이 좋은 예이다.
㉢ 상황 비극: 주인공이 외부 상황에 의해 몰락하는 비극으로 이를 사회 비극이라고도 한다. 입센의 「인형의 집」, 유치진의「토막」등이 이에 속한다.
② 희극
㈀ 개념: 희극은 인간의 승리나 성공을 보이면서 풍자나 해학에 의해 인간성의 비리나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판하며 결말은 행복으로 끝난다.
㈁ 특징
㉠ 인물의 우둔함, 모순, 비리와 같은 약점을 묘사하여 골계미를 나타내는 희곡이다.
㉡ 경쾌하고 웃음이 주가 되며 때로는 지적이고, 긴장의 완화와 비판 정신이 수반되며 행복한 결말을 보인다.
㉢ 희극의 주인공은 범상한 인물이거나 저속하고 약한 인물이다.
㉣ 인간을 도덕적으로 교화 시키고, 웃음을 통해 인간의 심성을 건강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 희극의 분류: 성격 희극, 풍습 희극, 지적 희극, 정적 희극, 소극(笑劇, farce, low comedy) 계략 희극, 상황 희극 등이 있다.
③ 희비극(tragic-comedy)
㈀ 희극과 비극의 혼합 형태다.
㈁ 사건의 전개가 비극적으로 전개되다가 반전에 의하여 행복한 결말에 이르는 유형으로, 역경을 딛고 승리하려는 인간의 욕구에 부응한 것이다.
㈂ 자칫하면 심각성을 잃고, 관객의 오락성을 위한 통속극(멜로 드라마, melodrama)이 되고 쉽다.
※ 특수 형태
1. 멜로드라마(melodrama): 삶을 대하는 자세가 비극처럼 진지하지 않고 관객의 오락성을 위하여 쓴 통속극이다.
2. 소극(笑劇): 희극과 비슷한 결말을 가지고 있으나, 희극의 인물만큼 성격이 분명하지 않으며 행동의 동기도 거의 드러나지 않은, 단지 우스운 일, 우스꽝스러운 동작으로 된 희곡이다.
3. 모노드라마(monodrama): 등장인물이 한 사람인 희곡 즉 1인극이다.
※이상 멜로드라마나 소화는 오락성이 강하여 오늘날 대중 상대의 방송극에서 많이 볼 수 있다.
4. 기타: 무언극[팬토마임(pantomime)], 인형극, 가면극, 가극(歌劇) 및 라디오. 텔레비젼 드라마의 대본과 시나리오 등이 있다.
⑵ 장. 막에 따른 갈래
① 단막극: 하나의 작품이 하나의 막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② 장막극: 두 개 이상의 막으로 이루어진 희곡으로 5막극이 그 원형이나, 요즈음에는 2 ∼ 4막극이 많이 창작되고 있다.
⑶ 창작 의도에 따른 갈래
① 창작 희곡(original drama): 무대 상연을 목적으로 창작한 희곡이다.
② 각색 희곡: 소설, 시나리오 등을 기초로 각색한 희곡이다.
③ 레제드라마(lese drama): 무대 상연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읽히기 위한 목적으로 쓴 희곡이다.
⑷ 제재에 따른 갈래: 종교극, 역사극, 세속극 등으로 나눌 수 있다.
6. 희곡의 구성(plot)
(1) 구성의 정의와 중요성
ⓛ 정의: 구성이란 작가가 자기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산만한 상태로 있는 이야기에 인과 관계(因果關係)를 부여하면서 사건을 발전시키고 전개하여 결말에 이르게 하는 인위적인 사건의 배열을 의미한다.
② 중요성: 희곡의 재미있고 없고는 구성에 의해 결정되고, 주제 전달의 성공 여부도 구성에 의존하는 것이다.
(2) 희곡의 형식적 구분 단위
① 장(場, scene): 막의 하위 단위이며 희곡의 기본 단위이다. 전체 가운데 한 독립된 장면으로, 하나의 막 가운데서 어떤 하나의 배경으로 진행되는 장면의 구분이다. 따라서 배경이 바뀌고, 인물의 등장이나 퇴장으로 그 구분이 이루어진다.
② 막(幕, act): 몇 개의 장으로 이루어지며, 휘장을 올리고 내리는 것으로 생기는 구분이다. 서구의 근대극 이후에 생긴 것이다. 연극 및 희곡의 길이와 행동을 구분하는 개념이 된다. 대체로 3막, 또는 5막이 쓰이며, 단막, 2막, 4막극도 있다.
(3) 구성의 유형
① 3단 구성: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정립한 시초 중간 종말에 해당되는 것이다. 흔히 3막의 구성을 발단, 전개, 결말 또는 발단(發端), 분규(紛糾), 종결(終結)이라고 한다.
② 5단 구성: 독일의 극작가 구스타브 프라이타크(Gustav Freytag)가 확정한 5막곡은 발단, 상승(上昇), 위기(또는 절정), 하강(下降), 대단원(大團圓)으로 구성된다.
※
1. 3분법(3막극): 발단→상승(전개 위기)→해결(결말)
2. 4분법(4막극): 발단→전개→전환(위기 절정)→결말
3. 5분법(5막극): 발단→상승(전개)→절정(위기)→하강(반전)→결말(대단원)
(4) 구성의 단계: 현대에는 희곡의 구성 단계에 대한 견해 중 5단의 플룻 구조를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① 발단(發端, 도입, 제시): 극의 도입부(導入部)이다. 시간적 공간적 배경, 주요 등장 인물의 성격과 인적 사항 및 극의 전체적 분위기가 제시되고, 인물간의 갈등이나 개인과 사회간의 갈등 등 극의 요소가 암시되고 다음에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를 예고한다.
② 상승(上昇, 전개): 사건의 주역(主役)과 상대역이 분명해 지고, 등장 인물의 수가 많아지며 도전과 위험이 가중되고 갈등이 심화되어 흥미가 높아진다. 또한 사건의 해결을 위한 복선이 깔리나 사견의 전개를 예측할 수 없게 된다.
③ 절정(絶頂, 위기): 발단과 상승에 이은 자연스러운 결과이어야 한다. 주동 인물과 반동인물 사이의 갈등과 투쟁이 최고조에 달하고 여기서 새로운 전환점이 생기게 된다. 절정은 대개 길이가 짧다.
④ 하강(下降, 반전): 절정에서 결말로 이어 주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 사건은 해결(解決)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하강은 의외의 사건인 경우 효과가 크며 짧은 것이 효과적이다.
⑤ 대단원(大團圓, 결말, 파국): 모든 사건이 해결되는 부분, 즉 희극의 주인공은 행복에, 비극의 주인공은 죽음이나 몰락에 이른다.
(5) 구성의 종류
ⓛ 단순 전개: 시간적 경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② 이중 전개: 현재의 사건을 진행시키면서 자연스럽게 과거의 사건도 화제(話題)로 끌어 올려 전개해 가는 방법이다.
③ 복합 전개: 과거에 있었던 일이나 미래에 있을 일 등을 직접 무대 위에서 전개해 나가는 방법이다.
(6) 희곡의 삼일치(三一致)의 법칙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詩學)』에서 비롯된 법칙이다(고전극의 법칙)
① 시간의 통일(unity of time): 모든 사건이 하룻동안(24시간 내)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제한이다.
② 장소의 통일(unity of place): 모든 사건은 한 장소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제한이다.
③ 행동의 통일(unity of action): 완결되고 일정한 길이의 행동을 모방해야 한다는 제한이다.
※ 세익스피어에 의해 『시간과 장소의 일치』는 깨뜨려졌고, 『행동의 일치』도 현대극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7. 희곡의 구성 요소
(1) 형식적〔外的〕구성 요소
① 해설〔解說, 프롤로그(prologue), 전문(前文), 전치 지문(前置地文)〕: 희곡의 맨 처음에 나오는 일종의 지시문. 등장 인물, 장소, 무대 등을 설명해 주는 부분이다.
② 지문〔地文, 후치 지문(後置地文)〕: 대화 사이에 짤막하게 넣어 인물의 동작, 표정, 심리 상태 등을 설명하거나 조명, 효과음 등을 지시하는 글. 희곡의 문학성, 예술성에는 기여하지 못한다.
③ 대사(臺詞)
㈀ 대사의 종류
㉠ 대화(對話): 등장 인물들이 서로간에 주고받는 말.
㉡ 독백(獨白): 한 인물이 혼자 중얼거리는 말.
㉢ 방백(傍白): 어떤 장면에서 한 인물이 다른 인물에게는 들리지 않는 것으로 약속하고 하는 독백. 실제로는 그 장면의 등장 인물에게도 들리지만, 사건 진행상 등장 인물에게는 들리지 않고 관객에게는 들리는 것으로 약속되어 있다.
㈁ 대사의 기능
㉠ 대사는 행동의 한 양식으로, 사건을 진행시킨다.
㉡ 인물의 생각, 성격을 나타낸다.
㉢ 사건의 분위기를 드러낸다.
㈂ 대사의 특성
㉠ 일상 생활의 실제 대화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형식과 내용을 조정하고 불필요한 부분을 삭제한 말이다.
㉡ 귀에 선명하게 부딪쳐 오는 말, 즉 등고 나서도 청각적 인상이 귀에 남아 있는 말이다.
㉢ 관념적인 말이 아니라, 몸짓에 의해서 그 말의 의미와 내용이 분명하게 구체화 되는 말이다.
㉣ 촉급할 때는 짧게, 완만할 때는 길게 하여 지루하지 않게 전달될 수 있는 길이의 말이다.
㉤ 일상 생활 속의 대화보다 잘 편집되어 있고, 풍부한 미적 요소를 갖춘 말이다.
(2) 내용적〔內的〕구성 요소
①인물
㈀ 의지적, 전형적, 개성적이어야 한다.
㈁ 집중화되고 압축된 성격을 지닌 인물을 통해 인생의 단면을 집약적으로 그려야 한다. 따라서 등장 인물의 수나 성격 유형에 제한을 받게 된다.
㈂ 갈등과 의지의 투쟁을 보여 주는 인물을 등장시켜 극적인 효과를 뚜렷이 드러내야 한다.
② 행동
㈀ 주제를 향해서 행동(사건의 줄거리)을 통일하여야 한다.
㈁ 생략, 압축, 집중, 통일된 행동이어야 한다.
㈂ 갈등과 긴장을 동반하는 행동이어야 한다.
③ 주제: 인생의 단면(斷面)을 압축, 집중시켜야 한다.
8. 희곡의 감상
(1) 희곡 감상의 특수성
① 연극을 전제로 한 희곡은 눈으로 작품을 읽으면서 머리 속으로는 연극 무대를 떠올려야만 등장 인물의 심리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
② 사건의 긴장된 국면과 그렇지 않은 장면의 흐름이 독자 자신의 감정의 호흡과 일치되어야만 올바른 감상이 이루어진다.
(2) 희곡 감상의 유의점
① 작품에서 시간과 장소, 그리고 행동이 어떻게 하나의 주제 아래 통일되어 있는가를 파악한다.
② 희곡은 이야기나 사건보다 인물의 성격 창조를 중시하기 때문에 주동 인물과 반동 인물의 의지가 어떻게 갈등을 빚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③ 희곡은 설명이나 묘사가 아니라 인물의 행동을 사건을 진행시켜 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줄거리가 어떠한 행동에 의하여 입체적(立體的)으로 짜여져 있는가를 파악한다.
④ 희곡의 행동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현혹하는 속임수가 아니라 필연적인 관계에 따라 전개되어야 하므로 전후(前後) 행위의 인과관계를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시나리오(scenario)
1. 시나리오의 개념
영화 촬영을 목적으로 한 글, 즉, 영화의 각본. 영화 장면의 순서, 배우의 대사와 동작등을 적은 대본으로, 영화 제작상의 기교를 염두에 두고, 플롯을 구체적이고 극적으로 구성하며 특수한 용어를 써서 배우의 회화나 동작을 규정한 글이다.
※ 영화 제작상의 촬영 대본인 콘티(conti)와는 다르다. 콘티는 시나리오를 토대로 각 화면마다 배경, 인물, 동작, 촬영 위치와 각도 등을 지정해 놓은 대본이다.
2. 시나리오의 기원
(1)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절 희가극의 연출책에서 비롯되었다.
(2)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연출.촬영에 대한 노트로 발전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줄거리 요약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3) 유성영화가 발달하면서 시나리오 형태로 발전하였다.
3. 시나리오의 특성
(1) 화면에 의하여 표현되므로 촬영을 고려해야 하고, 특수한 시나리오 용어가 사용된다.
(2) 주로 대사로 표현된다.
(3) 시간적, 공간적 배경의 제한을 적게 받는다.
(4) 등장 인물의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5) 시퀸스(sequence)나 화면(cut)과 장면(scene)을 단위로 한다.
(6) 직접적인 심리 묘사가 불가능하고, 장면과 대상에 의하여 간접적으로 묘사된다.
4. 시나리오의 표현
(1) 표현요소
① 장면지정: 신(scene) 번호가 붙는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장면이 설정된다.
② 대사: 등장 인물간의 대화를 말한다.
③ 지문: 여러 가지 촬영 방법과 영화의 상황을 지시하는 것으로 약정된 부호를 사용해야 한다.
시나리오 용어
5. 시나리오의 구성
(1) 구성단계: 발단,상승,절정,하강,결말의 5단계로 되어 있고, 각각의 단계들이 영화 특유의 기술적 문제의 반영으로 전체적 통일성에 기여하게 된다.
(2) 구성 방법
① 하나의 줄기로된 단순구성과 다른 에피소드를 삽입하여 서로 조종하면서 하나의 주제로 이끌어 가는 복합구성이 있다.
② 시나리오의 성패는 구성에 달려 있다고 할 만큼 구성이 줄거리, 또는 사건 이상으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③ 처음 계획한 대로 세부적 측면까지 통일된 결과에 이바지하도록 전개되어야만 한다.
④ 시나리오는 보통 100∼150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진다.
6. 시나리오의 갈래
(1) 창작 과정상 분류
① 창작 시나리오(original scenario): 처음부터 영화 제작을 위해 창작한 시나리오
② 각색 시나리오: 소설이나 희곡 등을 기초로 영화 촬영이 가능하게 고친 것
③ 레제 시나리오(Lese scenario): 독자에게 읽히기를 목적으로 한 시나리오
(2) 내용상 분류
① 극영화: 일정한 줄거리를 가진 영화이다. 기록 영화, 문화 영화 등과 구별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② 기록영화: 예를 들면, 3.1운동과 같은 역사적 사실 등 보존 가치가 있는 것을 촬영해 둔 영화이다.
*시. 소설. 희곡. 수필의 공통점과 차이점 비교
시
① 작자와 독자가 직접 만나는 양식.
② 작품 속의 자아와 작자가 일치하지 않는다.
③ 세계가 자아화하여 표현된다.
④ 정서 표출을 위주로 한 언어를 구사한다.
수필
① 작자와 독자가 직접 만나는 양식.
② 작품 속의 자아와 작자가 일치한다.
③ 자아가 세계화화하여 표현된다.
④ 실용적이고 공리적인 언어를 구사한다.
소설
① 작자와 독자가 간접적으로 만나는 양식.
② 서술자가 설정되어 사건을 전개시킨다.
③ 자아와 세계가 대결한다.(갈등이 있다.)
④ 사건의 묘사와 서술을 위해 언어를 구사한다.
극
① 작자와 독자가 간접적으로 만나는 양식.
② 서술자가 설정되어 있지 않고 직접적으로 사건을 보여준다.
③ 자아와 세계가 대결한다.(갈등이 있다.)
④ 대화와 행동으로 사건이 진행된다.
희곡(연극)과 시나리오(영화)의 비교
공통점
①문학 작품이다.
②작품의 길이에 제한을 받는다-적당한 길이
③음성 언어에 의한 예술이다-세련된 대사
④직접적인 심리 묘사가 불가능하다-간접적 묘사
⑤종합예술이다.
⑥드라마의 대본이다.
⑦흥행성을 가진다.
⑧행동과 대사가 중시된다.
차이점
연극의 대본(연극 공연) |
영화의 대본(영화 상영) |
시간 공간의 제한을 받음 |
시간 공간의 제한을 덜 받음 |
등장 인물의 수에 제한 |
등장 인물의 수에 제한 없음 |
막과 장이 단위 |
시퀀스(sequence)와 신(scene)이 단위 |
집약미(集約美)를 추구 |
|
무대를 통해서 상연 |
스크린을 통해서 상연 |
상연으로 소멸-순간예술 |
필름으로 보존-영구예술 |
무대적 효과 |
기계 조작적 효과 |
행동의 예술-연극 |
영상(이미지)의 예술-영화 |
입체적 |
평면적 |
희곡 자체가 독자적 문학임 |
문학적 독자성이 희박함 |
심화 자료
미술과 건축은 공간 예술이며, 문학과 음악은 시간 예술이다. 이에 비하여, 영화는 스크린이라는 일정한 공간 위에 시간적으로 흐르는 예술이며, 연극 또한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 위에서 시간적으로 형상화되는 예술이다. 이 두 예술이 다 함께 시간과 공간의 예술이라는 점에서, 다른 부문의 예술에 비하여 보다 가까운 위치에 놓여 있음을 알겠다. 이 두 예술이 문학이나 미술처럼 한 사람의 창조적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개인 예술이 아니고, 여러 부문의 예술이 종합되어 비로소 완성되는 종합 예술이라는 점에서도 서로 공통된다.
그러나, 연극은 영화가 아니고, 영화 역시 연극이 아니다. 한때, 키노 드라마라고 하여 대담하게 연극과 영화의 두 형식을 접목하려는 노력이 보였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연극을 주로 하고, 거기에 부분적으로 영화를 도입함으로써, 연극에서 새로운 표현 기교를 개척해 보려는 실험적인 형식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면, 연극과 영화를 구별하는 본질적인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미학적인 면에서 논하기 보다는 그 발생과 창작 과정의 차이를 알아보는 것이, 이 두 예술 형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 하면, 양자의 발생과 창작 과정은 그대로 연극과 영화의 독자성을 규정하여 주기 때문이다.
연극은 그 기원을 더듬어 올라가 보면, 어떤 나라의 연극이든지, 정확하게 그 시초를 밝힐 수 없을 만큼 먼 옛날부터 존재해 왔다. 사람이 집단 생활을 하기 시작한 원시 사회에도 연극적 형태는 존재했었다. 마을이 형성되면서부터 사람들은 그들의 마을을 보호하고 마을 사람의 행복과 번영을 보살펴 주는 여러 신을 모셨다.
이 땅에서도 이미 상고 시대부터 사람들이 날을 정하여, 한자리에 모여서 춤을 추고 노래하며 하늘에 제사했다는 기록이 엣 문헌에 실려 있다. 처음에는 노래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종교 의식이 차차 발전하게 되자, 여기에 신을 모방하는 동작과, 신과 주고받는 대화가 따르게 되었다. 두말 할것 없이, 동작과 대화는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오늘의 연극은 곧 동작과 대화를 예술적으로 완성한 '놀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이처럼, 연극은 그 기원이 아득하고, 그 발생이 종교 의식과 관련되었으나, 영화는 이와 달리, 19세기 말에 과학의 힘으로 나타났다. 즉, 1889년에는 미국 사람 에디슨이, 1895년에는 프랑스 사람 뤼미에르 형제가, 움직이는 물상을 촬영하여, 그 움직임을 재생시킬 수 있는 과학 기계를 발명함으로써 영화의 탄생을 보게 된 것이다. 물론, 이 밖에도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연극과 영화의, 발생과 기원에 있어서의 이러한 차이로 말미암아, 애당초부터 두 예술의 창작 과정은 매우 달랐고, 나아가서는 표현 형식과 기교에 있어서도 제각기 다른 미학이 발전했다.
연극을 창작하고 이것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희곡이 있고, 이것을 형상화하기 위한 연출가와 배우와 무대가 있으면, 창작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조건은 충족된다. 극작가가 쓴 희곡에 따라 연출가는 계획을 짜고 배우들이 분연할 배역을 결정한 뒤, 배우들의 연기를 지도하고, 배우들은 이에 의하여 자기가 맡은 인물을 창조한다. 한편, 무대 장치가는 극의 내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무대 장치와 조명을 준비한다. 이렇게 여러 부문에 걸친 종합적인 노력이 합쳐져 희곡이 무대 위에 형상화됨으로써, 연극 예술은 완성된 작품으로 창조된다.
영화의 경우는, 영화 감독이 시나리오를 토대로 하여, 촬영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는 콘티를 작성하고, 배역을 결정하여, 시나리오가 지정한 장소를 찾아 그 곳에서 배우의 연기와 그 밖의 필요한 물상을 촬영한다.
여기까지는 촬영이라는 카메라의 조작이 하나 더 첨가되었을 뿐, 창작 과정에 이어서 연극과의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영화는 특히 1927년에 이르러 토오키가 발명되어, 연극과 마찬가지로 대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 이후로는, 연극적 요소가 더욱 필요하게 되었고, 현대 연극에 있어서도 영화적인 기교를 도입하여 표현 형식의 새로운 방향을 타개하려는 노력이 뚜렷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호 관계는 연출가와 배우들의 인적 교류에만 그치지 않았다. 작가들 중에는, 시나리오를 쓴 작가도 있다. 또, 시나리오 형식이 오늘처럼 보편화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시나리오 형식의 구성과 비슷한 희곡 작품을 발표한 선구적인 극작가도 있었다.
이 두 예술 형식이 이처럼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독자적인 예술로서 발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영화 제작의 모든 과정에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수반되는 과학적인 조작과 공정에 기인한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영화의 창작이란 상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영화를 20세기에 탄생한, 예술과 과학의 트기라고까지 일컫는다.
카메라는 어떤 곳에서나, 배우의 연기와 필요한 모든 물상을 촬영한다. 정교한 성능을 가진 카메라는 모든 피사체를 여러 조각으로 분석하여 보여 주기도 하고, 육안으로는 붙들 수 없는 움직임까지도 확대하여 보여 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영화는 무대로서의 공간과 소재로서의 물상에 대하여 거의 제한이 없는, 선택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영화의 창작 과정에 있어서의 과학적인 조작은 촬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와 병행하여 배우의 대사를 비롯한 필요한 모든 음향이 사운드 필름에 녹음되고, 그 뒤에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하여, 다시 이것을 합쳐서 편집하는 물리적, 화학적 공정이 남아있다. 특히 편집은 창작 과정의 최종 단계로서, 작품의 예술적 가치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작업이다.
영화가 그 창작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이러한 공정은 그 표현 형식과 기교에서 연극과 다른 국면을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창작된 작품을 일반 대중에게 전달하는 능력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하였다. 영화는 거의 무제한으로 복사되는 릴리이스 프린트를 만들 수 있고, 세계 여러 지역의 영화관에서 동시에 상영되므로, 연극으로서는 도저히 다를 수 없는 막대한 수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
영화가 지닌 이러한 동시성과 반복성의 성능은, 단시일 안에 영화를 대중 예술로서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영화로 하여금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로서, 우리 사회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중대한 구실을 담당하게 하였다.
이와 비교하면, 연국 예술은 너무도 순간적임을 면하지 못한다. 마치 밤하늘의 불꽃놀이처럼 아름답게 피었다가 스러지는 허무감조차 느낀다. 무대에서 막이 내리는 순간에 연극은 끝나며, 다시 보고자 하되 볼 수 없고, 오직 뒤에 남은 것은 희곡과, 그것을 형상화한 연출과 연기와 무대 장치에 관한 예술적 감명뿐이다.
이러한 감동조차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희미해진다. 그렇다고, 같은 연극을 여러 번 재연한다고 해도, 기기에서 받는 감명이나 인상이 항상 동일할 리 없다. 그러므로, 연극 공연은 순간적인 동시에 일시적이다.
그러면, 오늘에 와서 연극은 영영 대중과는 떨어진 고답적인 예술 형식으로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야 할 운명을 지녔는가 하는 의문이 남지만, 연극의 전도는 그리 암담한 것은 아니다. 연극은 그 대중화의 길을, 영화와는 다른 방향에서 모색하며 발전하고 있기 대문이다.
돌이켜보면, 과거 수천 년 동안, 연극은 오늘의 영화가 담당하고 있는 대중 예술로서의 구실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고 하겠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인 아테네에는 1만 7천명을 수용하는 큰 야외 극장이 있었다. 여기서 해마다 정기적으로 디오니소스 신을 제사하는 종교의식의 일부로서 연극이 상연되었지만, 당시의 연극 공연은 정부가 직접 이를 주관하였고, 이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도 국고에서 지출하였다. 그리고, 국민 전체가 그 관객이었으니, 연극 공연은 곧 국가적이고 국민적인 연례 행사였다고 하겠다.
중세에 있어서도, 연극은 유럽 여러 나라에 있어서 교회의 주관으로 온 국민을 위한 행사로서 공연되었고, 연극이 교회에서 이탈하여 상인 단체의 주관 및에 들어간 뒤에도, 여전히 도시의 시민과 마을 사람들을 위한 예술 또는 오락으로 성장, 발전하여 근대에 이르렀다.
연극의 이러한 대중성을 영화가 물려받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연극과 대중의 관계가 멀어진 것은 아니다. 연극은 대기업화나 대극장 진출을 단념한 대신에, 보다 깊이 시민들의 일상 생활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오늘의 연극은, 우리가 하고자 만 하면, 언제든지 어디서나,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창작 과정에 참여 할 수 있는 하나의 생활 예술로 발전하고 있다. 대중은 관객의 자리를 떠나서, 클럽이나 직장 또는 동네에서, 그들 자신이 직접 연극 창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늘어 가고 있다.
이처럼, 생활화한 소극장 운동은 사회 생활의 각 방면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교회에서는 전도 사업의 하나로서 종교극의 예술적 향상을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 각급 학교에서도 '연극을 통한 교육'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여, 교과 시간에, 또는 과외 활동의 하나로서 연극 활동을 활발히 실천하고 있다. 직장에서도 예술적인 서클 활동의 하나로서, 연극 애호가들이 능력과 취미에 맞는 연극을 상연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금세기 초엽부터 이미 '동네 연극'이라는 것으로써 지역 사회 생활의 색다르고 흐뭇한 풍경을 보여 주고 있다. '동네 연극' 역시 교회, 학교, 또는 직장의 연극 서클과 마찬가지로 비직업적이며 비전문적인 연극인의 모임이므로, 그 예술적인 가치나 기교면에서 보아 전문적인 연극 단체에 비교할 바가 못 될 만큼 수준이 낮고 소박한 연극활동에 지나지 않지만, 동네 사람 자신의 연극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친밀감을 느끼게 하고,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게 한다.
영화에 대한 대중의 자세는 연극과는 다르다. 관객은 영화에 대하여 여전히 수동적인 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 연극을 대할 때와 같은 적극적인 참여 의식을 같지 못한다. 왜냐 하면, 특수한 기록 영화라든지, 소형 카메라로 취미삼아 제작하는 작품을 제외한 모든 극장용 영화는, 그 복잡한 제작 공정은 그만두고라도, 엄청나게 많은 액수의 제작비가 들어서, 기업적인 뒷받침 없이는 어떤 개인이나 클럽도 좀처럼 제작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는 대중이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예술품, 또는 오락적인 상품이며, 보도와 교육적인 자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연극과 영화는 앞으로는 서로 대립, 상극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협조하면서 각자의 영역을 더욱 넓혀야 하며, 따라서 영화는 대중에게 불가결한 생활 필수품으로서, 그리고 연극은 정서적인 생활 수단의 하나로서, 독자적인 경지를 개척해 나아갈 것으로 생각된다.
희곡의 현실 모방성
희곡은 인간의 행동의 모방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모방의 양식', '모방의 수단', '완결된 행동의 모방', '보통 이하의 악인의 모방' 등의 어구를 쓰고 있다. 모방(imitation)이란 무슨 뜻인가? '다른 것을 보고 본뜨거나 흉내 내는 것'이라는 사전적 의미로만 해석한다면, 어떤 사물, 행동이 현실적으로 존재하여야만 그것의 모방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뜻의 모방은 구석기시대의 자연주의 예술의 개념으로 후퇴하게 된다. 이러한 좁은 의미의 '모방'은 재현(representation), 연출(rendition), 묘사(description), 그리기(portrayal), 투영(projection) 등의 말과 대체될 수도 있다. 그러나 희곡에서의 (또는 문학에서의) 모방은, 현실적으로 어떤 사물이나 행동의 존재와 그것과 일치하는 좁은 의미에 구속되지 않는다.
모방은 상상이나 환상을 배제하지 않는다. 희곡과 관련하여 쓰이는 이 말의 출처인 '시학'은 있을 법한 불가능성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사용한 것이다. 어떤 행동의 발생이 불가능한 것이라면, 그런 행동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어떻게 해서 '우리는 있을 법한 불가능성'을 모방할 수 있는가? 우리의 상상력과 오성(悟性)을 사용함으로써 그런 불가능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모방은 상상력에 의하여 마음의 행동을 모방한다고 할 수 있다.
(출처: 김시태
시나리오
영화제작을 전제로 쓰여진 대본(각본). 글자에 의하여 영화의 시청각적인 묘사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영화의 각 장면(scene)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등장인물과 대사 동작 배경 음향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기술하는 것을 기본적인 기능으로 한다.
시나리오라는 말은 영어의 scene 이나 이탈리아어의 scena 에서 유래한 것으로, 16세기 이탈리아의 즉흥희극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에서 주연자가 극의 줄거리와 배우의 소임, 각 장면의 기본적인 진행 등을 메모하여 공연 참고자료로 쓰게 되면서부터 생겨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이나 영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는 시나리오라는 용어보다는 스크린플레이(screenplay) 또는 스크립트(script)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영화사적 측면에서 보면, 1895년 프랑스에서 뤼미에르(Lumi Ere) 형제가 시네마토그래프를 발명한 뒤 그것이 오늘날의 영화적 형태로 상품화되기까지의 초기과정에서는 시나리오 없이 풍경이나 인물의 간단한 동작을 실사(實寫)하였다.
그러나 영화가 논리적 구성의 스토리를 갖게 되고 편집의 개념에 따라 한 편의 영화가 여러 개의 장면들로 구분되어 촬영되기 시작하면서 영화를 구성하는 기본적 요소로서 시나리오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초기의 시나리오는 오늘날의 형태에 비해서는 구성이나 내용이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촬영용 메모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였으나, 그것이 시나리오의 원형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원시적 형태이긴 하지만 시나리오를 처음으로 영화제작에 활용한 인물은 프랑스의 영화제작자 겸 감독인 멜리어스(Mellies,G.)로 꼽힌다.
그가 1900년에 만든 〈 신데렐라이야기 〉 는 20개의 장면으로 구성되었으며, 1902년에 만든 〈 달세계여행 〉 은 30개의 장면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를 위하여 촬영메모를 미리 작성하고 그것에 따라 차례로 촬영, 편집하였다.
미국에서는 에드윈(Edwin,S.P.)이 만든 〈미국 소방수의 생활〉 (1902년)이나 〈대열차강도〉 (1903년) 등에서 초보적 형태의 시나리오가 사용되었다. 오늘날의 형태에 가까운 시나리오가 영화제작에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피스(Griffith,D.W.)가 1914년에 〈국가의 탄생〉 이라는 영화를 제작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그 이전까지 단편적 구경거리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였던 영화의 형식과 구성을 오늘날의 극영화적인 형태로 발전시킨 최초의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성영화시대에는 영화에서 대사의 중요성이 그다지 강조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나리오도 각 장면을 대강 묘사하는 데 그쳤으나, 영화에 토키(talkie)가 도입된 이후에는 대사가 중요한 영화적 표현요소가 되었다. 그에 따라 시나리오는 대사의 내용이나 배우들의 행동, 각 장면의 배경 등을 보다 자세하고 정확하게 표현하게 되었다.
영화제작에서 시나리오가 채택되는 것은 시나리오작가가 쓴 창작시나리오를 영화제작자가 선택하는 경우와 영화제작자가 특정한 소재를 영화화하기 위하여 시나리오작가에게 의뢰해서 시나리오를 만드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시나리오는 영화제작의 기본적 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연극이나 오페라의 대본, 음악의 악보, 또는 건축에서의 설계도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의 경우는 내용 표현의 한계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누가 만들든지 똑같은 형태의 결과가 나타나는 데 비하여, 시나리오는 영화의 기본적 요소로서의 기능을 가지면서 촬영이나 편집과정에서 표현의 형태가 얼마든지 다양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속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오늘날 시나리오라는 용어는 소설이나 시 • 희곡과 같은 문학적 장르로 보는 분류적 의미와 영화의 촬영대본을 가리키는 지칭적 의미로 함께 쓰이는데, 일반적으로 후자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나 소설이 독자가 직접 읽는 것을 전제로 쓰여지는 데 비하여 시나리오는 관객이 읽는 경우를 거의 고려하지 않고 감독이나 제작자 등 영화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쓰여진다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좋은 시나리오는 문학적 표현의 여부보다는 시각적 묘사가 얼마만큼 잘 되어 있으며 영화제작에 얼마나 적합한가에 따라 가늠된다.
미국 UCLA대학교의 영화과 교수였던 베런저(Beranger,C.)는 시나리오의 가치평가기준으로 스토리가 인생을 올바르고 진실하게 묘사하고 있는가, 그것은 관객의 반응을 얻을 수 있는가, 등장인물은 진실하게 묘사되었는가, 오락용으로 쓰인 것인가, 아니면 그 이상의 어떤 것을 지향하고 있는가, 대사나 액션이 자연스러운가 등 다섯 가지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희곡(戱曲)
어떠한 사람이 어떠한 강력한 욕망을 가지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갈등, 투쟁하는 모습을 관객에게 보일 목적으로 대사로 쓴 이야기.
〔개념〕
희곡은 독자보다는 관객을 상대로 한 문학형태라는 점에서 시나 소설과 차이가 난다. 즉,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행동을 기술하는 데 그치나 희곡에서는 주인공이 기술,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주어진 대사를 가지고 무대에서 스스로 사건을 만들고, 성격을 구축하며 최후의 목적을 향하여 움직여야 한다.
이처럼 희곡의 대사는 주인공을 움직이게 하고, 방향을 잡게 하고, 사건을 만들고 해결하게 하는 특수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희곡은 문학의 한 장르인 동시에 연극의 한 요소라는 점에서 이원성을 지니고 있는 특수양식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희곡은 두 개의 힘, 즉 극작가가 제공하는 창조적인 힘과 연출자•배우•무대장치, 그 밖의 모든 극장전문가들이 만들어 내는 해석적인 힘을 합친 하나의 살아 있는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희곡은 압축이라는 측면에서 시와 동질성을 지니지만 구체적 형상화를 내재하고 있는 점에서 시와 거리가 있고, 줄거리를 요한다는 점에서 소설과 비슷하지만 구성을 가장 중요시하고 서술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소설과 차이가 있다.
희곡에서는 작가가 개입하는 설명이나 묘사 없이 등장인물들의 직접적인 행동을 통해서만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희곡에서는 소설에서처럼 작가가 자기의 인생관을 작품에 직접적으로 설파할 수 없고 오로지 구조 속에 유기적으로 용해시켜야 하는 것이다.
희곡에서의 등장인물들의 심리는 소설에서처럼 작가가 묘사하고 설명해 주는 게 아니라 배우가 연기로써 표현하게 되어 있다. 극작가는 이야기의 골격만 앙상한 뼈대처럼 제공할 뿐이므로 연출가나 배우 등 연극 창조자나 독자 및 관객 등 연극 수용자는 희곡의 빈틈들을 연극적 상상력을 통해 채워 넣으면서 입체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희곡에서 구성이 아주 중요시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며, 똑같은 희곡이라 해도 연출자나 배우들에 따라 아주 다른 공연이 만들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사실 희곡을 읽을 때나 연구할 때는 무대적 형상화를 염두에 두고 접근하여야 하므로 시나 소설 이상의 상상력과 연극적 관점을 필요로 하며, 따라서 줄거리만 좇아 평이하게 읽지 못하는 난점도 지니고 있다. 이처럼 희곡은 공연을 전제로 쓰여진 특수형태의 문학양식이다.
〔기 원〕
희곡은 연극과 뗄 수 없는 문학양식이므로 그 기원도 연극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연극은 어느 민족에서나 제천의식과 밀접한 관계를 지녔고, 실제로도 제의에서 발생하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것은 동서양이 다를 바 없다.
가령 기원전 5세기경에 발생하였다는 그리스극만 하더라도 그 기원은 디오니소스(Dionysos)를 예배하기 위한 노래의 형식인 디티램(dithyramb)에서 비롯되었다. 그러한 디티램은 50명의 합창단이 불렀고, 내용은 디오니소스나 그 밖의 신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것이었으며 합창단의 지휘자는 독창자로서 따로 서 있었다. 그리스비극에서 합창단이 독특한 특징으로서 존재하는 것은 그리스비극이 디티램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드라마(drama)의 어원도 그리스어 드로메논(dromenon)에서 온 것인데, 드로메논은 제천의식이라는 뜻과 연관된다. 즉, 고대 그리스 사람들에게 있어서 제의는 무엇인가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하였으며, 제의는 행사 즉 모의무용이나 그와 비슷한 일들을 행하는 것을 뜻한 데에서 유래되었다.
그들이 원하는 바를 모방하는 데에서 제의와 예술은 시작되지만 그것은 단순히 모방을 위한 모방이나 기원으로서가 아니라 그들의 기원이 이미 응답된 모습, 성스러운 일(things done)로 집행된다. 그리스 사람들은 이것을 드로메논이라고 불렀으며 드라마의 어원은 바로 이 드로메논이며 다같이 ‘성스러운 일’을 뜻한다.
거기에 인간의 유희본능이 가미됨으로써 제의는 연극예술로 바꾸어진 것으로, 희곡 또는 연극이라는 말이 모두 ‘놀다(play, spiel, 戱 등)’라는 뜻과 통하는 것도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문학의 한 장르이고 연극의 요소가 되는 희곡이라는 형태는 연극보다 조금 뒤에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연극의 원시적 형태는 대사보다는 동작과 노래, 그리고 하나의 분위기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서양연극의 최고형이라는 그리스극만 하더라도 노래와 동작과 시적인 것이 먼저 생겼고, 희곡은 아이스킬로스(Aeschylos)라든가 소포클레스(Sophocles)와 같은 극작가들이 등장한 뒤에 비로소 완성된 형태의 희곡이 발표되었던 것이다. 물론 그때의 희곡은 관습적으로 신화를 소재로 삼았다.
동양의 민속적인 고전극의 경우에도 희곡은 연극이 생긴 뒤에 삽입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양처럼 극작가들이 생겨나서 희곡이라는 양식을 창조한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한국 고전극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제의 형태와 연극이 미분화상태로 혼융되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자연발생인 설화가 기본이 됨으로써 작자 미상이 많다.
희곡은 역시 서양에서 일찍 발달하였고, 따라서 동양의 제의적인 성격을 일찍 탈피하여 인간 중심의 희곡으로 발전하였다. 그래서 서양희곡은 소설이나 시와 마찬가지로 동양에 없었던 고전주의•낭만주의•사실주의라고 하는 문예사조의 변천과정에 따라 형식의 변화를 밟으면서 발전해온 것이다.
〔요 소〕
희곡은 시나 소설 등 문학형식과는 달리 무대공연을 전제로 해서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매우 까다롭고 또 많은 제약을 받는다.
희곡은 단순한 줄거리를 지리하게 나열해 놓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과 끝이 일관된 플롯의 전개가 필요하고, 나아가서는 전체가 동작의 끊임없는 전개라고 볼 수 있는 그 극적 특성으로 말미암아 구성적인 단일성이 특히 요구되는 형식이다. 따라서, 희곡의 요소라면 역시 플롯•인물(성격)•대사(언어)•주제(사상) 등이 될 것이다.
① 플롯:구성이라 번역되는 것으로서 일종의 이야기 줄거리이다. 그런데 스토리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스토리가 시간순서에 따른 이야기 줄거리라면, 플롯은 이야기의 각 부분을 인과적이고 논리적인 상호관련과 질서 아래 배열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플롯은 한 건물의 골조와 같은 뼈대인 것이다. 그래서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도 그의 ≪시학 詩學≫에서 플롯이야말로 희곡의 생명이고 혼이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
플롯은 3부5단설이라 하여 도입, 전개, 절정, 파국(또는 재귀), 대단원(종결)의 순차적 과정을 밟는다는 것이 고전적 학설이다.
도입부란 작품의 시작을 의미한다. 대체로 도입부에서는 앞으로 등장할 주요 인물을 선보이고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리라는 것을 암암리에 제시해 주는 사건의 실마리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장소와 시간의 제시도 이 도입부에서 나타난다. 따라서, 작품의 승패는 이 도입부에서 결판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도입부는 매우 중요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전개란 명칭 그대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풀려나가는 전반부라 하겠다. 논문의 경우 본론 부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서 뒤얽힌다. 여기서 희곡의 핵이라 할 갈등이 첨예하게 빚어진다.
따라서 클라이맥스를 향하여 줄달음쳐 가는 이 부분에서 새로운 인물들이 대부분 등장하게 되고 이야기도 가지를 침으로써 복선을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세 번째 부분인 동시에 이야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곳이 바로 절정이다. 주인공과 적대자가 맞부딪쳐서 그 동안에 조성되어 온 위기가 폭발하는 부분이다.
즉, 얼기설기 뒤엉킴으로써 조성되었던 위기가 점점 강렬해져서 결정적인 순간으로 첨예화되는 순간인 것이다. 그리하여 주인공이 적대자에 의하여 쓰러지게 되면 비극이라 불리고, 화해로 끝나면 희극이라 불리게 된다.
네 번째 부분인 파국 또는 재귀는 마치 태풍(절정)이 몰아친 뒤의 잔잔한 바다처럼 그 동안에 벌어졌던 이야기가 정리되는 과정이다. 이 부분은 종결 직전의 과정으로서 떠나갈 사람은 떠나가고 죽어야 할 사람은 죽게 되며, 화해도 이때 이루어진다.
다섯 번째 부분인 종결은 용어 그대로 대단원으로서 막이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의미한다. 이 종결 부분은 사건 전체를 총정리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관객의 착잡하였던 마음을 진정시켜 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원시시대의 제천의식에서 진혼장면의 후반부와 비교될 수 있겠다.
그런데 모든 희곡이 반드시 이러한 과정을 밟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선, 단막극의 경우만 하더라도 공연의 길이가 짧고 시간도 장막극에 비하여 짧기 때문에 다섯 단계를 거친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된다.
그리고 현대극의 경우도 이러한 다섯 단계의 엄격한 구성을 거부한다. 서사극이나 부조리극 계열은 갈등을 배제하거나 위기나 긴장 중심으로 사건을 쌓아 올리는 전통적인 희곡 구성법을 배격한다. 즉 그리스극 이래의 이른바 정통적인 형식을 거부하는 것이다.
② 인물(성격):희곡에서의 인물(성격)은 플롯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희곡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을 중심으로 그 행동과 정서, 욕망과 의도의 엇갈림 속에서 빚어지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의 성격과 행동 없이는 희곡 자체가 성립조차 되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근대극 이후의 희곡은 어떠한 의미에서 한 인물의 성격분석 내지 성격변천사라 하여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인물성격은 대체로 두 가지 형태를 따른다. 그 첫 번째는 유형적 타입인데, 이를테면 무능한 남편이라든가 보편적인 인물, 즉 아첨형 사장족 등 외양이나 행동거지가 관객에게 쉽게 이해되는 형의 인물을 말한다.
두 번째는 개성적 인물이다. 가령, 셰익스피어(Shakespeare, W.)의 〈햄릿 Hamlet〉이라든가 스트린드베리(Strindberg, A.) 작품 속의 줄리, 〈세일즈맨의 죽음〉(Miller, A.)에서의 윌리 로만 같은 인물이다.
극작가는 등장인물을 창조하는 데 있어 신체적 조건에서부터 사회적 조건, 심리적 조건, 도덕적 조건 등을 염두에 두고 창조하며 각 등장인물에게 이러한 요소들을 차이가 나게 부여하여 등장인물들의 차별성을 만든다.
그래야만 각 등장인물들이 개성 있고 생동감이 있을 뿐 아니라 서로 성격이 다른 인물들로 살아 움직이게 되므로 연극무대가 실제 인생을 방불케 되기 때문이다.
③ 대사(언어):희곡에 있어서의 대사는 인물의 성격을 규정해 주면서 동시에 사건교류의 매개체의 기능을 하는 것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희곡에서의 대사란 관객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 이해되어야 하며 배우들에 의해 연기되어야 하므로 소설과는 달리 간결하고 흥미로워야 하며 구어체여야 한다. 따라서, 희곡에서의 언어는 청각적 효과와 발성적 효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④ 주제:주제란 작가가 희곡작품을 통해서 말하려는 삶에 대한 견해라 볼 수 있다. 조금 고답적인 말로 표현한다면 사상성이다. 희곡의 궁극적 목적이 교육과 각성에 있다고 볼 때, 사상성이란 곧 과일 속의 자양분에 해당되는 것인 만큼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희곡에 있어서의 사상성은 작자의 인생관이고 사회관이며 세계관이기도 하다. 위대한 작가란 사실 위대한 사상가 또는 철학가라 불릴 만큼 작품의 주제는 중요한 것이고, 작품의 위대성은 작품에 표현된 사상에 의해 평가되기도 한다. 한편 희곡에 있어서의 사상성은 작자 개인의 것이기도 하지만 한 시대, 한 사회의 종합적인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종 류〕
희곡을 비극과 희극 둘로 나누는 양분법은 그리스시대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엄격한 극형식을 따랐던 고전극에서나 뚜렷하게 나타나는 분류일 뿐, 근대극에서까지 적용되는 구분은 아니다.
왜냐하면, 입센(Ibsen, H.) 이후의 근대극의 경우에서는 어느 쪽에도 속할 수 없는 애매모호한 형식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체로 희곡형식에는 비극과 희극이라는 양대 장르와, 그로부터 파생되었다고 볼 수 있는 멜로드라마와 소극(笑劇)이 있다.
① 비극:비극을 뜻하는 영어 ‘tragedy’는 그리스어 ‘tragoidia’에서 유래하였는데, 그것은 ‘goatsong’이라는 뜻이다. 디오니소스제전에서 산양이 제물로 바쳐졌다는 데에서 온 말이다. 비극은 대체로 고양된 내용을 지니고 불행하게 끝나는 매우 진지한 극을 말한다.
따라서, 비극을 최초로 정의한 아리스토텔레스가 “공포와 애련의 감정을 일으키는 사건으로서 이를 통하여 정서의 정화를 이룩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
비극이 되려면 대체로 반전 발견 고통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며, 비극의 주인공은 보통사람보다 퍽 고결한 인물이지만 완벽한 인물은 아니고 도덕적 인격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성격적 결함 때문에 마지막에 불행한 몰락을 맞게 된다.
이처럼 주인공의 불행은 비천한 욕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성격적인 결함이나 판단착오, 아니면 큰 이상을 좇다가 일어나는 것이다. 주인공의 운명의 변화와 몰락을 강조하기 위해서 신분도 고귀한 가문이거나 왕후장상으로 설정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것은 어디까지나 고전극에서이고, 주인공이 서민으로 내려온 근대극에서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② 희극:희극이라는 영어 ‘comedy’의 어원도 ‘comos(시골축제에 참가한 흥겨운 놀이꾼들의 행렬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런데 불행한 결말을 짓는 것이 비극이고, 그 반대로 행복한 결말을 짓는 것이 희극이라는 정의는 대체로 맞는 말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희극의 경우, 공격이나 조소의 대상이 되었던 희극의 등장인물이 끝에 가서 회개하거나 화해하므로 불행이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만은 확실하다. 비극의 목적이 정서의 정화 내지 순화에 있다고 한다면, 희극의 목적은 웃음과 풍자를 통한 약점의 시정(是正)과 허위의 광정(匡正)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희극은 어째서 사람들을 웃기는가?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웃음의 대상이 될 만큼 주인공의 외양이나 행동이 부자연스럽거나 균형이 맞지 않아서이다. 그리고 기계화된 인형과 같이 자연에 위배되고 생명을 결여한 동작이 되었을 때 웃음은 나오게 마련이다. 희극에는 그 성격에 따라 지적 희극, 정적 희극, 풍습희극 등 여러 종류가 있다.
③ 멜로드라마:흔히 멜로드라마를 비극의 타락된 형태라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독립된 장르로 볼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멜로드라마가 대체로 불행한 사건을 골간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비극과 같지만 차이점도 적지 않다.
즉, 비극이 진지하게 인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데 비하여 멜로드라마는 흥미 위주의 사건만을 추구하며, 비극이 영원한 선과 아름다움을 부각하고자 하는 반면에 후자는 오히려 인생으로부터의 도피를 꾀한다. 그리고 비극이 영원한 인간정신을 파고 들어가는 데 반하여 멜로드라마는 오히려 순간적인 사건을 포착한다.
전자가 궁극적으로 감정의 정화를 불러일으키는 데 비하여 후자는 호기심이나 공포 또는 애수를 일으킨다. 멜로드라마가 감상적이고 권선징악적이며 눈물을 유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④ 소극:소극은 희극의 일종이라고도 하지만 정통적인 희극에 들어갈 수 없는 특수성도 지니고 있다. 즉, 소극은 순전히 웃음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일관된 논리가 없고 과장된 인물과 사건이 그 중요한 수법이 된다. 그리고 사건이나 극적 상황이 인물의 성격보다 위에 있으며 또한 지배하는 것이다. 동시에 우연이 많은 것도 소극의 특징이다.
〔발 전〕
희곡도 다른 문학장르처럼 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자연주의 표현주의 등의 사조적 변화를 거치면서 발전하여 왔다.
① 고전주의:고전주의 희곡은 그리스와 로마시대에 발생된 것으로서 그것이 하나의 사조로 불린 것은 대체로 17세기 프랑스에서였다. 고전주의극은 그리스인•로마인들이 이성을 중시한 것처럼 엄격한 형식을 중요하게 여겼다. 가령 그들이 내세운 시간•장소•행동의 삼일치법은 그 좋은 예이다. 그만큼 고전주의 희곡은 엄격한 제약을 특징으로 한다.
② 낭만주의:낭만주의 희곡은 고전주의의 엄격한 제약에 대한 반발로부터 시작된 형식인만큼 자유분방함을 그 특징으로 한다. 낭만주의 극작가들은 삼일치법이라는 제약을 깨고 장소와 시간과 사건을 자유롭게 확대하였다.
장소도 자유자재로, 또 시간도 수년에 걸친 이야기로 가져갔으며, 사건도 다채롭게 끌고 갔다. 이처럼 낭만주의 희곡은 자유, 다양성, 상상, 괴이한 아름다움이 주요한 요소였다.
③ 사실주의:낭만주의에 대한 반발에서 생겨난 사실주의 희곡은 유럽에서 봉건제도가 완전히 붕괴되고 소시민사회가 형성될 때 발전한 형식이다. 따라서, 주인공은 평범한 서민이 되었고, 대사도 일상에서 쓰는 말 그대로 산문으로 바뀌었으며, 무대지시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그리고 밑바닥 삶을 사설 그대로 묘사하기 위해 과장이나 우연을 배제했다.
한편, 자연주의는 사실주의와 창작방법에 있어서 궤를 같이하였지만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절대시하는 결정론적 세계관을 보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났다.
④ 표현주의: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해서 일어난 표현주의는 과거 문예사조와는 달리 인간 내면에 초점을 맞춘 희곡형식이다. 표현주의를 가리켜 존재의 통증을 표출한 사조라고 부른 이유도 그 때문이다. 현대극이라는 것도 사실은 표현주의 희곡형식부터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희곡〕
동양의 대부분의 민족들이 그렇듯 우리 나라도 문학의 중요한 장르로서 희곡형식을 가지지 못하였다. 가령 개화기 전까지의 우리 고유의 연극양식이라 할 가면극•인형극•판소리•그림자 극본이 작자가 없다는 것은 그러한 점을 단적으로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서양극의 원조라 할 그리스극에서처럼 극작가가 일찍부터 탄생되지 않았다.
우리 나라의 고전희곡은 자연발생적이고, 동시에 역사 속에서 많은 광대들에 의하여 오랜 기간에 걸쳐서 형성되었다. 가령 가면극의 경우만 하더라도 중부지방에 퍼져 있는 송파와 양주 산대놀이라든가 해서지방의 봉산/강령/은율 탈춤, 그리고 영남지방의 가락 고성/통영 오광대와 동래/수 영야류 같은 것이 그러하다. 이는 꼭두각시 인형극본이라든가 판소리〈춘향가〉〈심청가〉〈흥부가〉〈토별가〉 등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우리 나라의 고전희곡은 자연발생적이기 때문에 서양처럼 일정한 작가가 없었으며, 따라서 서양과 같은 엄격한 형식을 갖춘 희곡도 아니다. 구비문학 형식으로 전승되어 왔으므로 작가에 의해 쓰여진 희곡대본이 없고, 자연발생적이고 광대들의 공동창작의 형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서양희곡같은 막과 장의 격식도 없다. 적어도 한국 고전희곡에서는 3부5단과 같은 형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가령 가면극의 경우만 보더라도 몇 가지 이야기가 에피소드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면극과 내용이 비슷한 꼭두각시극본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꼭두각시 인형극본은 한 가족 이야기가 골조를 이루기 때문에 몇 가지의 다른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가면극과 차이를 이룬다. 한편, 판소리만은 대체로 설화가 바탕이 되어 있어서 일관된 플롯을 지니고 있다.
고전 희곡의 주제는 극양식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토속신앙과 불교와의 갈등, 불교의 심원한 세계, 봉건사회의 구조적 부조리와 가부장적 가족제도에 대한 비판이 기본을 이루고 있다.
흔히들 파계승 풍자라든가 양반비판, 처첩갈등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비교적 피상적인 관찰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민중이 삶의 질곡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몸부림치면서 현실을 초월하는 것을 희극적으로 표현한 점에서 우리 나라의 고전희곡은 탁월하다.
이러한 민중의 생존권을 향한 몸부림은 서양 희곡을 수용한 근대희곡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전통극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신극, 즉 1911년부터 시작된 신파극과 정통적 신극의 희곡형식은 일본 신파와 서양 근대희곡 양식을 받아들이면서 탄생한 것이다.
가령 초창기 신파극시대라 할 1910년대의 희곡은 거의가 일본 작품의 번안이고,
그후 윤백남(尹白南)이라든가
다만 1920년대 한국 희곡에서 특기할 점은 표현주의 희곡을 실험한
그러나
1930년대 초에 유치진(柳致眞)이 〈토막〉(1931)〈소〉(1935) 등을 발표함으로써 본격적인 사실주의 희곡시대가 열리게 된다. 유치진이 이끌었던 극단 극예술연구회를 통해 활동한
사실주의 희곡이 희곡사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주제도 크게 바뀌었다. 즉, 1920년대까지의 희곡 주제가 계몽성이 강한 전통인습과 서구적 근대모럴의 갈등이었다고 한다면, 1930년대의 주제는 농촌을 배경으로 식민지시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고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다. 이러한 사회고발적인 내용은 그 뒤 대부분의 극작가들이 공통적으로 지향한 특성이 된 바, 광복 이후에도 정치적 압박에 대한 항거로 표출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저항적인 사실주의는 한때 사회주의의 풍미와 함께 이데올로기 희곡을 낳기도 하였다. 프로희곡은 1920년대 후반의 송영 (宋影)으로부터 김영팔
프로희곡이 자취를 감추면서 이른바 민족극으로 일컫는 정통 사실주의가 뿌리를 내려갔다. 1950년 전쟁을 겪으면서 신진 극작가들이 여러 명 등장하게 되었다. 따라서, 유치진
그 중
시나리오로는 일제 말엽에 등장한
그는 특히 전통적인 희극정신을 오늘에 되살렸던 것으로 이러한 경향은 1960년대 이후에 등장한
1960년대에 들어오면, 동인제 극단활동이 활발해지고 서구의 부조리극들도 공연됨에 따라, 한국희곡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사실주의가 주조로 흐르면서도 부조리극 계통의 작품도 일부 발표되면서 모더니즘 연극이 시작되었다. 1960년에 표현주의 수법의 희극 〈원고지〉로 등장한 이근삼은 정치풍자극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1960), 희극 〈국물 있사옵니다〉(1966) 등을 발표하며 희극작가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1960년대 후반에는
1970년대 한국희곡의 커다란 특징은 ‘전통의 현대적 수용’이라 할 수 있다.
1970년대 초에 등장한 이강백과
1980년대에는 1970년대에 이어 전통을 현대적으로 수용하는 희곡들이 많이 발표되며 동시에 탈춤의 비판정신과 미학을 활용한 마당극이 정립을 보게 된다. 연극의 놀이성, 총체적 표현 등이 강조되면서 리얼리즘 희곡은 퇴조를 보이고, 대신 복잡한 현실을 다양하게 그릴 수 있는 서사극 스타일, 그리고 강압적 정치현실을 우회적으로 그린 역사극들이 많이 발표된다.
이 시기 윤조병(尹朝炳)의 〈농토〉(1981)가 유치진을 잇는 리얼리즘 희곡으로 주목을 모았고, 현대인의 역사에 대한 책임을 배우의 연극 만들기란 메타연극적 형식으로 그린
1990년대의 희곡은 1980년대 희곡의 역사의식이나 무거운 주제의식에서 벗어나 탈이념, 포스트모더니즘 경향, 메타연극 기법, 실험극 등 형식과 주제의 다양성을 보인다.
≪참고문헌≫ 戱曲論(呂石基, 新丘文化社, 1964), 演劇의 定論(李根三, 曙暑出版社, 1970), 韓國演劇史(李杜鉉, 民衆書館, 1973), 韓國現代戱曲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