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성경을 통독하다가 영어성경에 관심을 갖게 된 후 영어성경 모으는 게 취미가 되었습니다. 물론 현대번역본을 중심으로 대중적인 영어성경만을 모았을 뿐 ‘마니아’ 수준에 이른 건 아닙니다. 그러면서 지식인에서 영어성경에 관한 질문에 하나 둘 답을 달다 보니, 영어성경에 관심들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정확한 답변은 적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경험을 근거로 영어성경의 선택과 독서방법에 관한 글을 정리해봅니다.
영어성경을 읽고자 하시는 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영어도 공부하고 성경도 읽으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영어공부를 하실 요량이라면 영어성경은 피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의 영어가 정통의 교양영어이므로 영어성경을 학습도구로 이용하라고 권유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우리말을 배우려는 외국인에게 우리말 성경을 권하시겠습니까? 영어를 공부하시려면 차라리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의 재미있고 쉬운 원서를 먼저 읽으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섣불리 영어성경에 손댔다가 원서읽기의 즐거움마저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본인이 영어 원서를 읽어봤고 우리말 성경도 3독 이상을 하셨다면 영어성경 통독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우리말 성경 통독이 필요한 이유는 영어성경을 읽을 때 내용을 알고 있으면 읽기가 더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이건 일반 원서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어성경을 읽고자 하신다면 먼저 우리말 성경을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결심이 서셨다면 일단 영어성경을 골라야합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게 바로 ‘내게 맞는 영어성경은 어떤 것일까?’입니다. 일단 읽는 분의 영어수준을 기준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후의 내용은 순전히 제 주관적인 판단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영어 원서를 읽어봤고 우리말 성경도 몇 번 읽어 내용파악이 돼 있으시면(난이도 中으로 설정하겠습니다) TNIV(Today's New International Version)나 NLT(New Living Translation)를 권해드립니다. 흔히들 영어성경하면 NIV(New International Version)를 가장 많이 권해주시고, NIV야 말로 가장 많이 읽히는 번역본이자 구하기도 가장 쉬운 번역본입니다. 하지만 70년대 번역본이라 다소 시간격차를 느낄 수 있습니다.(70년대에 발행된 우리말 서적을 생각해보시면 가늠이 되실 겁니다. 아무래도 30-40년간의 격차라는 게 좀 느껴지겠죠?) TNIV는 NIV의 개정판입니다. 주변 분들의 권유로 NIV를 선택하신다면 아예 TNIV로 시작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NLT는 90년대 번역본이면서 빠르게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초판이 나온 지 10년도 되지 않은 2004년에 Second Edition이 나왔습니다. 개정의 폭도 상당히 컸습니다. 그만큼 최신의 언어적, 학문적 경향을 크게 반영하고 있는 번역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NIV보다 쉬우면서도 격을 유지하는 번역본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추천하는 번역본입니다.(가능한 이도 최신 개정판인 Second Edition을 구해보시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영어는 좀 되지만 원서를 읽어본 경험이 없고 우리말 성경 지식도 별로 없다면(난이도 下로 설정하겠습니다) 가장 쉬운 급에 포함되는 GNT(Good News Translation)나 NIRV(New International Reader's Version)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GNT(GNB혹은 TEV로도 알려져 있습니다)는 NIV와 비슷한 시기에 나온, 좀 오래된 번역본입니다. 하지만 교육수준이 높지 않은 이들을 타겟으로 설정한 번역본이므로, 문어체적인 수사와 기교보다는 구어체적인 명료성과 평이성을 추구한 번역본입니다. 물론 신학적인 논쟁으로 일부 보수교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문제도 있지만 일반인들이 처음 접근하는 성경으로는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현재는 90년대에 출간된 Second Edition으로 대부분 대체가 되었으므로 최신번역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NIRV는 NIV의 어린이용 버전입니다.(서점에서 보시면 NIRV는 거의 알록달록한 어린이 책으로 나와 있습니다) 번역의 얼개는 NIV를 따르면서도 어휘는 훨씬 쉽고 명료하게 대체되어 있습니다. 가장 쉬운 번역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어에 자신이 있으시고 깊이 있는 성경 읽기를 추구하신다면(난이도 上으로 설정하겠습니다) NASB(New American Standard Bible), NKJV(New King James Version), The Message를 권하고 싶습니다. NASB는 직역에 가까운 번역이면서 정확한 번역을 추구하므로 학문적인 연구텍스트로서도 애용되고 있습니다. NKJV는 KJV의 개정판으로서 KJV의 고어체를 현대어로 바꿨지만 난이도와 수사적인 표현수준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편입니다. 제 외국인 친구가 번역이 아름답다며 선물해준 번역본이기도 합니다. The Message는 일부에서 쉬운 번역본으로 오해받고 있지만, 현대 상황에 맞게 풀어썼을 뿐이지 난이도는 결코 낮지 않습니다. 특히 풀어쓴(혹은 고쳐 쓴) 성경이라 일부에선 ‘성경을 변개했다’, ‘성경도 아니다’라는 비판을 하고 있어 어떤 분들에겐 거부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영어에 그리 자신이 있지는 않고 학습목적으로 영어성경을 읽으시려는 분은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차라리 재미있는 영소설로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학습효과는 훨씬 높을 겁니다.
이글을 읽는 분이 카톨릭 신자시라면 NAB(New American Bible), New Jerusalem Bible, 그리고 앞에서 이미 언급한 GNT를 권해드립니다. NRSV(New Revised Standaed Version)와 더불어 카톨릭에서 많이 읽히는 번역본들로서 NAB는 미국, New Jerusalem Bible은 영국에서 많이 읽힌다고 합니다. 이상의 두 번역본은 카톨릭용으로 번역된 번역본이고 GNT는 개신교와 공동으로 사용되고 있으니 Catholic Edition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이상 언급한 번역본들은 국내에서 비교적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번역본입니다. 이 번역본들이 언급되지 않은 번역본보다 훌륭하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영어수준에 따라 읽는 방법도 달리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영어실력에 아주 자신 있는 것은 아니고 원서를 읽어본 경험도 많지 않다면 ‘영한대역성경’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영어와 우리말이 나란히 편집된 성경입니다. 그러나 읽을 땐 가능한 우리말을 적게 보도록 노력하십시오. 어차피 우리말 성경이 영어성경의 번역본이 아니기 때문에 별 도움도 안 될 겁니다. 정 막힐 때 그냥 참조만 하십시오. 그러므로 단어와 구문이 풀이된 ‘해설성경’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거기에 의존하다보면 읽기 자체가 방해되기 때문입니다. 모든 단어를 꼼꼼히 찾아가며 정확히 번역하며 읽는 것도 피하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성경의 양이 방대할뿐더러 속도도 나지 않아 읽다가 포기할 공산이 큽니다.
이렇게 영한대역성경으로 통독을 하신 후에 영어로만 된 성경으로 넘어가십시오. 이때도 단어 일일이 찾아가며 읽지 마십시오. 대강의 얼개만 파악한다는 생각으로 읽으십시오.(그래서 우리말 성경 통독으로 내용을 파악해 놓는 게 도움이 되는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어찌 대충 읽느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어차피 한번 읽고 끝낼 책이 아니고 평생을 읽어야 할 책이므로 처음부터 샅샅이 이해하겠다는 생각은 버리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첫 1독의 기간이 줄고, 그만큼 통톡을 끝낼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영어성경의 구입방법을 묻는 분도 많으신데 전 오프라인 매장을 권합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시고 읽어본 후에 선택하는 게 좋기 때문입니다. 영한대역성경은 일반 기독서점에서도 쉽게 구하시겠지만 영어성경은 ‘생명의 말씀사’(서울의 광화문 혹은 강남매장)를 권하고 싶습니다. 일반대형서점의 원서코너에서도 의외로 영어성경은 적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카톨릭 영어성경도 성바오로 서원 같은 카톨릭 전문서점보다 오히려 구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매장에서 고르실 땐 확실히 선호하는 타입이 있지 않다면, 큰 글씨의 성경을 고르십시오. 요즘은 인쇄나 제책기술이 발달해 큰 글씨이면서도 부피가 크지 않은 성경도 많습니다. 앞에서 영한대역성경을 언급했지만 영영대역성경도 있습니다. 'Parallel Bible'이라 해서 서로 다른 영어번역본이 나란히 편집된 성경입니다. 영어성경에 익숙해지시면 이런 성경도 괜찮을 듯합니다. 그리고 영어성경을 보다보면 번역본에 상관없이 ‘Gift & Award'란 수식어가 붙은 성경을 보시게 될 겁니다. 이는 소위 저가 보급형 영어성경인데, 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나 종이 질도 안 좋고 활자도 작아 읽기에 불편합니다. 또한 'Study Bible'이 있는데 이는 성경본문 외에 다양한 자료나 읽을거리를 첨가해 부피도 크고 가격도 3-7만원 정도로 높습니다. 결국 본문만 있는 영어성경은 보통 2-3만원 정도면 살 수 있을 겁니다.
영어성경을 볼 수 있는 인터넷사이트를 물으시는 분도 많은데, 저는 국내사이트로는 http://www.holybible.or.kr/를 많이 찾습니다. 우리말 성경도 여기서 주로 참조하는데 영어성경은 아쉽게도 NIV, KJV, NASB만 볼 수 있습니다. 해외사이트로는 www.biblegateway.com 을 찾습니다. 다양한 영어성경과 여러 다른 나라의 성경도 검색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당부 드리지만 영어성경을 영어학습의 도구로만 접근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우리말 성경처럼 수련하듯이 평생 읽고 실천해야 할 경전으로 받드시길 바랍니다. 저도 영어를 전공했지만 정작 학생 때에는 영어성경을 통독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우리말 성경을 여러 차례 읽어 성경통독이 익숙해지고 나서야 영어성경 통독이 가능해졌습니다. 영어성경의 방점은 ‘영어’에 있지 않고 ‘성경’에 있음을 잊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p.s. 이 글은 영어성경을 읽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제 경험을 근거로 썼습니다. 다분히 주관적인 관점으로 쓴 글이라 꼭 옳은 방법이라 주장하지 않겠습니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듯 선호하는 번역본과 읽는 방법도 다를 수 있으니까요. 그저 이 글을 읽는 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그러므로 이 글의 시비를 가리는 댓글은 죄송하지만 사양합니다. 특히 KJV가 절대적 기준이라고 믿는 분들의 논박은 더더욱 사절입니다. 이글은 영어성경 번역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인
첫댓글 우연히 보게 된 글인데요.. 내용이 맞는지는 모르겠구요^^; 참고할만할까 싶어서 갖고 와봤습니다.^^ 보시고 가타부타 말씀해주세용~ 그럼 삭제하든 할께요ㅎ
참고로 이분은 한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이라고 믿는 분인 것 같습니다.(네이버 답변목록을 살펴봤을때는요. 향후에 다르게 믿게 되었는지까지는 모르겠네요.)
앗 댓글로 친절한 배경설명까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참고하기에 좋은 내용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현재 NIV를 읽고 한글 성경과 개역성경을 읽고 쉬운 성경과 NLT를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NIV와 NLT CD를 듣고 있습니다. 주중에는 3chapter씩 주일에는 5chapter씩 읽는데...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리네요
특히 욥기 읽고 있는데 우리나라 번역과 영어가 많이 다르군요. 머리가 아프고 있습니다. NLT 2nd도 구입했는데 오디오 파일이 없어서 
다시 이전의 NLT로 읽고 그것은 동생 줘버렸네요
성경 말씀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성령님의 도우심인것 같습니다. 주님
도와주세요
팍팍 지혜와 계시의 영을 부어주세요



감사합니다
ㅎㅎ 영어는 완전 초딩 수준도 안되는지라..ㅋㅋ..저는 우리말 성경도 어려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