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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도형분석상담연구소 원문보기 글쓴이: 이른비
미술치료가 부모의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동의 자아존중감 향상에 미치는 영향
2013년 2월
양승진
Ⅰ.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아동학대는 인류의 시작과 더불어 모든 사회에 오랫동안 지속되어져 온 문제이며, 주로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인 유교사상아래 부모들은 체벌을 수단으로 하여 자녀들을 통제하는 권리와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믿는 사상이 사회저변에 내재되어왔다. 즉 부모들은 체벌이 학대와 유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문화적 전통에 일치하는 행위이며 그들의 의무를 수행하는 일로 치부되어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에서 외면당해 왔지만 일부 아동학대 현황조사에서 파악된 보고와 함께 심각한 아동학대 사례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아동학대 문제는 더 이상 가정 내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 나아가 국가적인 문제로 인식되어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의 틀을 갖추게 된다.
국내에서 아동의 학대 및 방임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실제 동향은 2000년도부터라고 볼 수 있다. 개정 아동복지법이 통과되면서 학대 아동 보호에 대해 국가가 사회적인 차원에서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만들어진 후 전국구로 아동학대예방센터들이 세워지기 시작하면서 아동학대의 사례들이 접수되었다. 2004년 아동학대예방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2001년을 기점으로 하여 국내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및 방임은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러나 가정 내 사건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고, 가정교육이라는 명목 하에 아동에게 가해지는 처벌적 행동에 대해 간과하기 쉬운 우리나라의 풍토상 이렇게 접수된 사례들은 극히 일부분이라고 추측되어진다. 2004년 아동학대예방센터에 보고된 아동학대를 사례별로 파악하여 본 결과 두 가지 이상의 학대 유형이 함께 발생하는 중복학대가 총 38.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방임이 35.1%, 신체적 학대가 9.4%, 정서적 학대가 9%, 성적 학대와 유기가 각각 4.5%, 3.2%였다(한국아동학대예방센터, 2005). 보통 아동에게 신체적 학대나 성적 학대가 발생할 경우 정서적 학대의 발생 여부는 거의 묵과되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실제로 아동학대의 실태 및 후유증연구(이재연, 홍강의, 조흥식, 이양희, 안동현, 곽영숙, 한지숙, 2000)에 관한 전국조사결과, 일반아동의 경우 19%가 정서적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1년 한 해 동안 전국의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신고된 아동학대 사례는 총 2,105건으로 이중 정서적 학대는 전체의 5.4%에 해당하는 114건에 이른다(보건복지부, 2002).
아동학대의 발생원인으로 정신병리학적 접근을 지지하는 Kempe(1962)와 Helfer(1974)는 부모의 정서상태, 과거의 경력, 성격 등을 중요한 변인으로 들고 있고, 이러한 부모변인 외에도 최근에는 아동변인으로서 아동의 특성 역시 학대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성혜, 1992). 이소희(1993)는 아동학대에 접근하는 방법을 정신병리학적 접근, 사회심리학적 접근, 발달론적 접근, 생태학적 접근 등으로 구분하였다. 사회체계이론에 근거한 Gelles(1973)와 Gils(1982) 등의 연구결과는 아동학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 사회환경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사회 심리적 접근에서는 가정의 여러 특성과 이를 둘러싼 사회구조 및 문화적 여러 측면이 아동학대와 관련된다고 보고 있으며, 중요한 변인으로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과 부모의 수준, 부모의 실업, 무직, 부모의 양육방식 등을 들고 있다. 생태학적 접근에서는 아동, 부모, 가족, 환경의 다요인의 산물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아동학대와의 관계를 다룬 연구에 의하면, 사회계층이 낮은 경우에 나쁜 주거환경, 열악한 의료서비스와 사회경제적 지위를 구성하는 부모의 교육수준, 소득, 직업 등에 따른 아동학대의 실태를 보면, 아버지의 교육 수준이 낮고(김혜영, 1989) 빈곤할수록(김광일 등, 1987) 아동학대가 많이 일어난다는 보고가 있다. 한편 아동학대에 주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그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니라 가족원이 이루어 가는 화합도나 분위기라고 하는 연구결과도 있다(연진영, 1992)
이처럼 아동학대의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아동은 권리향유의 주체로써 생존, 보호, 발달을 포함한 아동 최선의 이익을 고려하여 보호의 대상뿐 아니라 적극적인 권리의 주체(아동의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1989)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기에 맞는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할 뿐 아니라 학대를 당하게 되면 이후의 발달단계에 악영향을 미치며 또한 그 영향은 평생을 통해 이어지는 장기적이며 치명적이라는 데에 있다(박미란, 2002).
20세기 말엽부터 ‘인지적 능력(Intellectual Ability)'의 한계를 깨달은 아동 전문가들은 ’정서적 능력(Emotional Ability)'의 중요성을 주장하기 시작했고(김은미, 1997; 강대진, 1996) 따라서 아동들에 대한 정서적 측면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었다. 비록 그 본연의 취지와는 달리 상업적이고 한시적인 것으로 추락한 면이 없지 않지만, 아동의 정서적 건강과 발달은 신체적 건강과 발달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에는 이의가 없다. 상업적인 목적 아래 제창된 정서적 능력에 대한 고찰은 아동학대의 연구에도 큰 영향을 미쳐 신체적, 성적 학대에 비중을 두었던 연구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학대의 유형과 대상으로 관심을 돌리게 되었다. 소아정신과의 급증과 학교 상담실의 적극적인 활용, 소아비만이나 소아스트레스에 대한 활발한 연구들 또한 이를 뒷받침 한다(김영숙, 2000; 이혜숙, 1999).
이렇듯 사회와 학교에서는 아동의 정서적 방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동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가정이라는 기초사회에서는 여전히 자녀에 대한 애정을 왜곡되게 표현하면서 아동의 정서적 건강과 발달에는 무관심하거나 오히려 학대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정서적 학대는 신체적, 성적 학대와 병행되기도 하며 훨씬 더 근본적이고 지속적으로 자행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폐해가 단시간에 나타나거나 증명되기 곤란하기 때문에 여러 연구에서 적극적으로 연구되지 못하였다. 학대 아동에 대한 여러 보고를 보면(신연호, 1994; 채혜정, 1994) 학대받는 아동의 수는-연구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학대의 정도도 심각해지고 있다.
아동학대의 결과를 보면 학대당한 아동들은 슬픔, 불행을 느끼며 심각한 정서장애를 갖게 된다. 이로 인해 아동은 자아개념이 결여되고 사회적으로 퇴행하여 장차 성인이 되어서 자녀를 양육하는데 장애를 받게 된다. 많은 학자들은(권자영, 1991; 연진영, 1992; Hilberman & Munson, 1978) 학대받으면서 성장한 아동들이 신체장애, 정서장애를 나타낸다고 하였으며, 행동장애가 심해지면 도둑질, 공격적 행동 등 반사회적 행동을 하게 된다고 보고하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연구들을 보면 주로 가출 아동이나 상담내원 아동을 대상으로 하여(김혜영, 1990) 그 일반화에 미흡한 면이 없지 않고, 학대 유형 및 학대 정도 등에 관한 실태 파악이나 소아과적, 외과적 임상보고(김광일, 1989; 안동현.홍강의, 1987)에 머물러 있던 것이 고성혜(1992)의 “아동학대 개념규정 및 아동학대에 대한 모, 자녀의 지각성향”을 기점으로 하여 사회적 능력발달에 미치는 영향(김완선, 1996)이나 공격성(김현수, 1997), 정서적 부적응(김혜련, 1994) 등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오고 있다. 정서적 학대 중 가장 대표적인 언어적 학대의 경우 아동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왔으며 언어적 학대 경험이 아동의 정서적 부적응을 초래한다(최윤정, 2000; 김혜련, 1994)는 가설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정내의 여러 가지 환경 및 부모-자녀관계가 대인관계의 기초가 되고 있고(Leary, 1955), 가정의 환경변인 중 부모-자녀의 애정 및 친밀도가 자녀의 대인관계와 상관이 있다고 보고되었다(장귀자, 1973). 황광희(1986)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가정의 심리적 환경 변인과 대인관계 성향에 관한 연구에서 가정의 심리적 환경을 폐쇄적이며 거부적인 것으로 지각할수록 반항-불신적 대인관계성향을 보이며, 자율적인 것으로 지각할수록 대인관계에 있어서 사교-우호적이며 과시-자기도취적 성향을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아동기 학대 및 지각된 부모의 양육태도와 친밀한 대인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아동기에 심리적 학대를 많이 받을수록 초기 성인기에 친밀한 대인관계의 갈등이 높고 대인관계의 지지가 낮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정서적인 학대는 장기적으로 영향을 주며, 여성에게는 심리적인 문제나 대인관계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박은미, 1999). 고성혜(1992)에 따르면 폭언은 보다 해악한 행동의 씨앗이 되므로 폭언의 사용이 용인되거나 습관화될 경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하였다. 연진영(1992)은 일반아동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 아동학대 실태 및 영향을 보고한 문헌에서, 아동의 반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아동학대 유형은 직접적인 신체적 학대보다도 우리가 흔히 학대라고 쉽게 인정하기 어려운 언어적 학대 및 방임이며, 이 중 상대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는 것은 언어적 학대임을 밝히고 있다. 허남순(1993)에 따르면 정신적 학대는 아동의 자아존중감을 손상하게 하고 정서에 손상을 주는 행위로서 직접적인 학대와 간접적인 학대로 나눌 수 있다. 직접적인 학대는 아동 자신에게 습관적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무시하는 행동, 폭언 및 계속해서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아동을 거부하는 행동이나 표정, 언어 또는 아동의 특별한 정서적인 문제에 대하여 적절한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지 않거나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는 것 등을 말하며, 간접적인 학대는 아동에게 직접적으로 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간의 특히 부부간의 불화에 의한 구타, 폭언 등으로서 아동에게 정신적인 손상을 가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더욱이 많은 연구에서는 아동의 사회적 발달에 부모의 역할이 주요함을 밝히고 있다(Maccoby & Martin, 1983, 1983; Macdonald & Parke, 1984; Putallaz, 1987). 부모의 수용, 관심, 참여, 친밀성, 애정 또는 온정성 등은 대체적으로 긍정적 자아개념이나 높은 자존감과 결부되어 있고, 부모의 구속적, 거부적 행동, 무관심, 비난, 억압, 통제와 위협 등은 낮은 또한 허약한 자존감과 결부되어 있다(박영애·정옥분, 1996). 개인 스스로가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라 판단하고, 자신이 능력과 가치를 믿으며 자신을 인정하는 태도라고 정의 내려지는 자아존중감에 대하여 Bandura (1969)는, 아동은 부모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자신에 대한 부모의 평가를 내재화하여 자아존중감을 형성하게 되며, 부모의 행동 및 태도를 동일시 또는 모방함으로써 자아존중감의 형성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고 하였다. 또한 아동은 최초의 밀접한 대인관계라고 할 수 있는 부모를 통해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직면하게 되는 여러 대인관계에서 비롯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대처하는 방식을 배우게 된다(Bretherton, Ridgeway, & Cassidy, 1990).
Rosenberg (1976)는 부모와 친근한 관계에 있는 청소년들은 부모와의 거리감을 느끼고 있는 청소년들에 비해 보다 높은 자아존중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부모가 보이는 애정과 냉담의 정도, 자녀에게 자율성을 보장하는 정도, 관심을 기울이는 정도에 따라서 자녀의 자아존중감 발달에 차이를 보인다고 하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자녀의 자아존중감은 부모가 자녀에게 무관심 했을 때 낮은 자아존중감을 갖게 되며 빈약한 자아개념을 만들어 낸다고 하였다.
Mead의 상징적 상호작용론에서도 가정에서 아동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부모의 영향이 중요하며, 특히 아동양육에 나타나는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차이가 날 것이라고 본다. 그 때의 부모의 양육 방법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으며 긍정적인 양육을 받으면 자아존중감은 높은 차원으로 승화되어 정상적인 자아존중감의 구실을 하지만 부정적인 양육을 받으면 자아존중감은 왜곡되어 자부심으로 도착된다고 한다(고병채, 1987).
이렇듯 자아존중감은 모든 영역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중, 특히 초등학교 시기에 자아존중감을 고양시켜야 하는 이유는 이 시기에 형성된 자아존중감이 이후의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 인간의 적응과 태도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김명우, 2003 김양숙, 1995 Coopersmith, 1967).
그러므로 본 연구의 목적은 부모에게 오랜 기간 정서적 학대를 받아 온 연구 대상 아동의 낮은 자아존중감의 향상을 위해 미술치료를 활용하여 아동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부모, 특히 어머니는 부모 코칭을 통하여 아동에게 감정적인 지지와, 아동의 성취감 향상을 위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양육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으며, 본 연구가 아동과 부모와의 관계 개선에 도움을 주고, 미술치료가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동의 자아존중감 향상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2. 연구문제
본 연구는 미술치료가 부모에게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동의 자아존중감 향상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미술치료가 부모에게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동의 자아존중감 향상에 효과가 있는가?
3. 용어의 정의
본 연구에서 사용한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정서적 학대
아동들이 부모로부터 경험하는 신체적, 언어적 학대와 방임으로 인한 심리적, 정서적 상처를 말한다. 예를 들면 모멸감을 느낄 정도의 신체적 학대, 욕설, 원망, 협박 등의 언어적 학대와 비교, 무시, 무관심 등의 정서적 학대와 방임을 뜻한다.
2) 자아존중감
자아존중감은 인간의 기본욕구이며, 정상적이고 건전한 발달에 필수적이며, 생존을 위한 결정적인 가치이며, 자아존중감이 대인관계를 원만히 유지시키며, 건전한 성격 발달의 기반이 되고 성취에도 영향을 끼치므로 인간의 궁극적인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높은 자아존중감은 필수적 요건이다(이은주, 최외선, 2005). 즉, 자아존중감이란 자기에 대한 정서를 유발, 지속시키며 자아개념과 연관된 개인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자신 스스로 가치 있고 능력 있는 존재로 인식하면서 각 개인의 내면에 지니게 되는 강력한 힘으로써, 외적인 성공이나 실패보다는 내면적인 정신적 세계에 자아존중감의 근거를 두고 있다. 따라서 자아존중감이란 개인이 자기 자신에게 하는 평가이자 자아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태도로써 자기 자신을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것을 나타내고 현존하는 자신을 가치 있고 존경받을 수 있는 개인으로 긍정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말한다(Aronson & Metter, 1968)
Ⅱ. 연구 방법
1. 연구대상
1) 아동의 가족사 및 발달력
현재 아동은 초등학교 2학년(8세)에 재학중인 남학생이며, 아버지(46세),어머니(32세)와 함께 외조부, 외조모가 사시는 집의 2층에 따로 살고 있었다.
아동의 어머니는 ****************결혼 해 **에서 살고 있는 언니가 있다고 했고, **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아동의 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졸업 후 일찍 결혼하게 된 자신은 늘 친정 부모님의 입에 오르내리기 일쑤였다고 했다. ******** 그것이 오히려 결혼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였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친정어머니로부터 오빠, 언니와 늘 비교하며 비난하는 말을 자주 들어 항상 부모의 눈에 들려고 눈치를 많이 보았던 터라 ******살면서 자신은 아직도 부모의 눈에 들려고 안간힘을 쓰는 어린아이 같은 기분을 종종 느낀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가정 내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부모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유로 고교시절 학교 앞에서 작은 사진관을 하던 지금의 남편에게 아버지 같은 따뜻함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성격이 밝고 말하는 것을 좋아해 당시 자신의 아버지와는 사뭇 다른 다정한 모습에 끌리게 되었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자신이 기댈 수 있는 큰 기둥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어 결혼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러나 결혼 **년째인 지금 오히려 나이 차가 많은 것이 문제가 되어 대화가 잘 되지 않고 너무 보호자처럼 자신을 대하거나 무조건 회피 하고자 하는 남편의 행동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아동의 아버지는 결혼 전 ***을 하면서 고등학생인 아동의 어머니를 만났고 어려서부터 어머니 없이 자라서 빨리 가정을 꾸리고 살고 싶었으나 기반이 잡히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던 차에 지금의 부인과 결혼하여 ******살게 되었으나 성격이 맞지 않는*********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많은 나이차이로 인해 부부는 의견이 서로 맞지 않을 때가 많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지금까지도 갈등이 심하여 아동 역시 좋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는 듯 했다.
2) 아동의 실태 및 특성
어머니에 의해 처음 아동을 의뢰받을 당시 아동이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 못하여 담임선생님과 또래 친구들과 갈등이 잦았다고 하며 남의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머니는 이 때문에 아동에게 자주 폭력과 폭언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어려서는 아동이 어머니에게 분리불안을 느낄 만큼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심하게 불안해하고 이런 이유로 어린이집도 보내지 않고 5세때 유치원을 보냈다고 했다. 크면서 아동이 자신의 주관이 생기고 고집스런 행동을 보일 때마다 뜻대로 따라와주지 않는 아이가 너무 미워 매를 때리기 시작했다고 했으며 이때부터 7세까지 야뇨증이 계속되어 아동의 어머니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학교에 들어가면서 아동이 충동성도 보이고 어머니만 없으면 아버지나 할머니에게 떼를 쓰거나 화를 내는 일이 많아졌고 친구들과도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 자주 문제를 일으키게 되었다고 했다.
아동을 처음 만났을 때 어머니 옆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상담자를 대했고 거의 들리지도 않을만한 목소리로 얘기를 해 아동이 가정에서 얼마나 위축되고 불안해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아동의 외할머니에 의하면 아동이 몇 달 전부터 집이 싫다고 하며 살고 싶지 않다는 등의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했다.
정서적으로 위축되고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어져 오고 가정이나 또래 관계에서 위 아동은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하지 못하여, 이러한 정서적 어려움에 대한 개입과 실제 또래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는 사회 기술 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아동의 어머니와 교사의 정서적 지지를 통해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는 것이 시급해 보였다.
2. 측정도구
1) 자아존중감 검사
Coopersmith(1981)의 SEL(Self-Esteem Inoventory)이며 이 검사는 초등학교 아동과 청소년의 자아개념을 측정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고 있다. 자아존중감의 하위척도는 일반적 자아존중감, 사회적 자아존중감, 가정적 자아존중감, 학업적 자아존중감으로 4개의 하위영역이 있으며 총 40문항으로 구성 되어 있다.
각 문항은 5단계 척도로 하였다. 5단계 평정 척도는 ‘전혀 아니다(1점)’, ‘아니다(2점)’, ‘보통이다(3점)’, ‘그렇다(4점)’, ‘매우 그렇다(5점)’이고 문항별 점수를 더하되 부정 진술 문항(4, 10, 17, 23, 29, 32, 38)은 역으로 환산처리 하였다. 최하 40점에서 최고 200점까지 분포하도록 하였다. 즉 점수가 높을수록 긍정적인 자아존중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아존중감 검사의 하위 영역 및 문항 구성은 아래<표Ⅱ-1>와 같다.
<표 Ⅱ-1> 자아존중감 검사 하위 영역별 문항 수
영역 |
문항번호 |
문항수 |
일반적 자아존중감 |
1~16 |
16 |
사회적 자아존중감 |
17~24 |
8 |
가정적 자아존중감 |
25~32 |
8 |
학업적 자아존중감 |
33~40 |
8 |
계 |
|
40 |
2) 동적 집-나무-사람 그림검사(Kinetic House-Tree-Person : K-HTP)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현재의 심리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설문지 검사보다 방어가 약한 동적 집-나무-사람(K-HTP) 그림검사를 사전·사후로 실시하였다.
집-나무-사람 그림검사는 가정에 대한 감정, 생활에 대한 자세, 자신에 대한 생각, 불안, 공격성 등 내담자의 심리적 상태를 알 수 있지만 각각의 그림이 보여주는 역동성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김동연, 공마리아, 최외선, 2002).
따라서 집-나무-사람(HTP) 그림검사의 이러한 문제들을 보완하는 것이 동적 집-나무-사람(K-HTP) 그림검사이다. 이 검사는 집, 나무, 사람을 한 장의 종이에 그리게 하여 세 요소의 상호역동성을 파악하는 장점이 있다.(정여주, 2003).
본 연구에서의 동적 집-나무-사람(K-HTP) 그림분석은 김동연 외(2002)의 자료를 참고로 하여, 검사시 행동관찰, 그림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 필압과 선의 농담, 세부묘사 생략, 지우기 등으로 아동의 심리상태를 분석하였다.
3. 연구절차
본 연구는 2012년 11월 4일부터 2013년 1월 20일까지 주 1~2회씩 총 20회기를 실시하였다. 매회 60분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장소는 대상 아동의 방에서 이루어졌다. 2012년 11월 4일 사전 검사를 실시하였고 2013년 1월 20일 사후 검사를 실시하였다. 매 회기마다 하루 동안의 기분이나 대상 아동의 감정들이 어떤지 이야기 나누기를 하였고, 활동, 마무리, 이야기 나누기(피드백과 공감)와 정리, 부모 상담의 형태로 회기를 진행하였다.
4. 미술치료 프로그램
1) 미술치료 프로그램의 구성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내용은 3단계로 구성하였으며, 각 단계별 목적은 다음과 같다.
초기단계(1~4회기):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 형성과 흥미유발을 중심으로 진행하며, 대상 아동이 원하는 매체를 주로 활용하도록 하여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도록 함으로써 긴장을 해소하며, 흥미롭게 수업에 참여하고 신뢰감 형성에 목적을 두었다. 대인관계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는데 중점으로 다루었고, 상담자와의 라포 형성에 목적을 두었다.
중기단계(5~14회기): 다양한 매체사용과 미술활동을 통해 흥미를 가지고 충분히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해소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며, 상담자와의 활동을 즐기고, 나아가 가족, 친구 등의 대상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하게하고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나의 소중함’을 인식시켜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는 작업을 함으로써 대상 아동의 정서를 재정립하는 단계이며, 매체가 주는 효과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매체의 결과물을 통해서 자신감을 가지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후기단계(15~20회기): 다양한 매체 사용에 익숙해짐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게 할 뿐 아니라 친구, 가족, 상담자에 대한 인간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마움을 표현하게 함으로써 긍정적인 관계 형성을 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표 Ⅱ-2> 미술치료 프로그램
단 계 |
회기 |
활동 주제 |
활동 목적 |
준 비 물 |
초기 |
1 |
사전검사 K-HTP |
개인력파악, 현재의 심리상태 표현 |
A4용지, 연필, 지우개 |
2 |
난화 |
감정표출, 이야기 나누기, 라포형성 |
8절도화지, 수채도구, 싸인펜 | |
3 |
점토를 이용한 동물가족화 |
가족관계인식, 갈등표현, 라포형성 |
천사점토, 색도화지, 싸인펜 | |
4 |
풍선그림(싫은것 터뜨리기) |
내면표출 및 스트레스 해소, 라포형성 |
풍선, 공기주입기, 네임펜, 시침핀 | |
중기 |
5 |
LMT(풍경구성화) |
내담자의 심리상태 파악 |
4절도화지, 싸인펜, 크레파스, 수채도구 |
6 |
잡지 꼴라주 |
흥미유발, 욕구표현 |
잡지, 풀, 가위, 네임펜 | |
7 |
손 본뜨기 |
심리적 안정, 자기인식, ‘나’의 소중함 알기 |
석고붕대, 핸드크림, 물통, 수채도구, 가위 | |
8 |
모래그림(꿈 이야기) |
흥미유발, 무의식 표출 |
색모래, 색도화지, 싸인펜, 풀 | |
9 |
퍼즐그림(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 |
심리적 갈등 표현 |
퍼즐판, 네임펜, 연필, 지우개 | |
10 |
나의 모습 |
자기 자신의 탐색, 심리적 안정감 느끼기 |
가면, 채색도구 | |
11 |
한지 꼴라주(난화) |
흥미유발, 무의식 표출 |
다양한 색과 종류의 한지, 4절지, 풀, 싸인펜 | |
12 |
곡물 만다라 |
흥미유발, 심리표현 |
다양한 곡물, 종이접시, 천사점토, 물감 | |
13 |
화의 해결사 |
갈등표현 및 해결방법모색 |
부채, 네임펜, | |
14 |
조형물 만들기 |
흥미유발, 자기표현 |
나무젓가락,본드,락카 | |
후기 |
15 |
비밀상자 |
부정적 감정의 해소 |
상자, 매직, 네임펜 |
16 |
희망 볼 만들기 |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목표를 가짐으로써 자기 신뢰감 가지기, 자존감 향상 |
플라스틱 볼, 매직, 글루건, 지끈, 오브제 등 | |
17 |
젤리 만다라(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기) |
흥미유발, 갈등해소, 자존감 향상 |
다양한 젤리종류, 플라스틱 접시 | |
18 |
책 표지 만들기(나의 이야기) |
긍정적인 미래상 갖기, 자존감 향상 |
4절 표지, 네임펜, 오일스틱 | |
19 |
나에게 주는 상장 만들기 |
내면 힘의 형성, 자존감 향상 |
상장, 네임펜 | |
20 |
사후검사 K- HTP |
첫 회기 작품과 비교해 변화된 자신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자신감 부여 |
A4용지, 연필, 지우개 |
Ⅲ.연구 결과
1. 미술치료 프로그램이 자아존중감 향상에 미치는 효과
미술치료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프로그램 실시하기 전과 실시한 후의 자아존중감 측정을 통한 점수의 변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표Ⅲ-1> 자아존중감 검사 사전·사후 비교
영역 |
사전 |
사후 |
일반적 자아존중감 |
25 |
54 |
사회적 자아존중감 |
16 |
25 |
가정적 자아존중감 |
15 |
30 |
학업적 자아존중감 |
14 |
30 |
계 |
70 |
139 |
내담자의 자아존중감 검사를 사전·사후로 비교해 본 결과 모든 회기 종료 후 전체적 영역에서 자아존중감이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었고 일반적 자아존중감 영역에서 ‘나는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긴다’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자신감이 있다’, ‘나는 결코 불행하지 않다’의 문항에 점수변화가 가장 높게 나왔고, 사회적 자아존중감 영역에서 ‘나는 타인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와 ‘내 친구는 내 의견에 따른다’의 문항에서 점수변화가 높게 나왔다. 가정적 자아존중감 영역에서 ‘나의 부모님은 나를 이해한다’, ‘나는 집을 떠나고 싶을 때가 많다’, ‘나는 언제나 부모가 나를 야단치는 것 같이 느낀다’의 문항에서 높은 점수 차를 보였고 마지막으로 학업적 자아존중감 영역에서 ‘나는 할 말이 있으면 언제나 말한다’와 ‘나는 학교생활에서 대체로 실망하지 않는다’의 문항에서 높은 점수 차이를 보여 종합적으로 사전 검사에서의 70점 보다 사후 검사에서는 139점으로 69점이나 높아진 결과를 볼 수 있어 미술치료가 아동의 자아존중감 향상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었다.
2. K-HTP(동적 집-나무-사람 그림검사)에 의한 사전·사후 검사의 비교
<표Ⅲ-2> K-HTP에 의한 사전·사후 비교
항목 |
사전 |
사후 |
그림 |
t |
|
그림설명 및 관찰내용 |
-집을 그릴 때 고민을 많이 하고 지붕을 그리는 데에 시간을 많이 썼다.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으나 집 안에는 아무도 없다고 했다. 손잡이가 없는 현관문을 제외하고 창문도 하나 없는 모습이다. 주변에 가까운 이웃이나 가족은 없다고 했다. -나무는 아주 오래되고 튼튼하다고 했다. 나무의 표면에 상흔이 많고 그림을 그릴 때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여러 선을 겹쳐 그렸다. 열매가 많고 뿌리가 밖으로 나와 있으며 가지가 불안하게 뻗음. -그림 속의 사람은 5살 남자 아이고 좌측 집에 혼자서 살고 있다고 했다. 나무의 열매를 따 먹고 혼자서 놀고 있다고 함. |
-집은 화면의 한 가운데 크게 자리잡고 있으며 문과 창문을 많이 그려 넣었다. 지우개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자신있게 그림을 그려나감. 지붕의 모양이 마음에 든다고 함. 집 안에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다고 함. 현관을 따라 길을 그려주고 자동차도 그려주었다. -집 주변에 울타리를 그려주고 그 안에 나무를 그려 넣었다. 아빠가 오래 전 심어 준 나무라고 했다. 가지가 안정적으로 위를 향해 뻗어 있고 입이 무성함. -나무 옆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사람은 7살 남자 아이다. 날씨가 너무 더워 나무 그늘에 쉬고 있으며 친구를 만날 예정이라 기분이 매우 좋다고 함. |
사전·사후 그림 비교평가
사전·사후 그림 비교평가 |
사전 검사에서 내담자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기분이 아니라고 하며 여러 번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생각처럼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자 짜증을 냈다. 나무를 그리면서 연필 선을 여러 번 겹쳐 그렸고 사과 열매를 빼곡이 채워 그리며 강박성향도 보였다. 손잡이도 없는 문이 하나 있고 창문도 없이 그려진 집은 현재 내담자가 외부와 단절되고 가정 안에서 전혀 소통이 없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굴뚝에 연기를 그려 내담자의 애정 욕구도 볼 수 있었고, 그림 속의 남자 아이는 내담자가 행복감을 느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자 하는 퇴행 욕구로 보여진다. 사후 검사에서 내담자는 여러 회기를 거듭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높아져 있어 그림을 그리는데 주저함이 없었고 현재의 변화된 심리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였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고 안정감 있는 구도를 보여 주었으며 내담자의 태도 또한 의욕이 넘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집에 창문과 창문을 많이 그려주고 현관과 연결된 길을 그려주어 내담자의 관계형성에 어려움이 없음을 예측할 수 있었고, 나무와 사람의 표현 또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림을 그리면서 가족들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덧붙이며 상상을 하는 모습에서 내담자가 자신있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여 자아존중감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
3. 미술치료 프로그램 회기별 과정
●초기 (2회기~4회기)
2회기: 난화
첫 만남에 대한 긴장과 불안한 감정을 완화시키고 상담자와 상호작용하여 친밀감을 형성시키기 위하여 미술 치료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한 뒤 물감으로 화지에 낙서하듯 그림을 그려보았다.
상담자를 만나기 전 어머니에게 꾸중을 듣고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던 내담자는 자유롭게 종이에 낙서하고 화난 감정을 쓰기도 하면서 기분이 풀리는 것 같다고 했다. 상담 중 내담자는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자주 표현하였는데, 자신은 엄마가 항상 필요하지만 엄마의 사랑은 못 받고 있다고 했다. 스스로를 ‘살찐 돼지’라 표현하며 자기비하를 했고 활동 내내 엄마를 의식하는 듯 문 밖의 소리에 신경쓰며 속삭이듯 말을 했다. 세 장의 그림을 그리고 처음에는 마구 갈겨놓은 그림에 ‘화산 폭발’이라는 제목을 붙여 주었고, 두 번째에는 ‘시원한 바다’를, 세 번째에는 ‘고요한 연못’이라는 제목을 붙여주어 활동 시 내담자의 심경 변화에 대해 알 수 있었다.
3회기: 점토를 이용한 동물 가족화
내담자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상담자와 상호작용을 하기위해 점토를 이용하여 던지기도 하고 동물의 형태로 만들어 놀이를 하면서 가족력을 파악해 보았다.
점토를 보고 너무 좋아하던 내담자는 상담자와 함께 처음에는 그냥 점토를 주물럭거리며 반죽하듯 놀다가 조금씩 떼어내 바닥에 던져 공처럼 튕기며 굴러가는 모습에 크게 웃으면서 긴장이 풀리는 듯 보였다. 점토로 가족의 모습을 동물로 만들어 보자고 하자 내담자는 아빠의 모습만 만들겠다고 하고 엄마와 자신의 모습은 만들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자 늘 바쁘게 일하고 유일하게 자신의 편이 되어 주는 아빠의 모습을 멋진 용의 모습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고 했다. 엄마는 동물이 아닌 마녀의 모습을 닮았다고 했으나 만들고 싶지 않다고 했고 자신의 모습은 어떠한 동물로도 표현이 어렵다고 했다. 아빠가 용의 모습과 닮은 점을 물어보았더니 지금의 모습과 비슷하진 않지만 엄마에게 잔소리를 많이 들어서 속상할까봐 용이 되어 하늘을 날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내담자는 자기도 아빠용의 등에 타서 함께 날고 싶다고 했다.
4회기: 싫어하는 것 날려버리기 (풍선에 그림 그리기)
내담자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상담자와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해 풍선을 불어 싫어하는 것들을 쓰거나 그린 후 터뜨리고 바람을 빼 날려 보기도 하였다.
내담자는 이전 회기와 비교해 많은 이야기를 하였고 자연스럽게 내담자가 싫어하는 것들을 열거하며 싫은 것에 대해서 상담자가 묻지 않아도 먼저 이야기를 해 주어 친밀하게 상담자를 대하였다. 바람이 빠지면서 풍선이 이리저리 날아가는 모습에 크게 웃었고 나중에는 풍선을 두 손으로 터뜨리거나 발로 밟아 터뜨리면서 쾌감을 느낀다고 했으며,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엄마의 잔소리와 비난하는 행동 등 평소 내담자가 싫어하던 것을 터뜨리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다고 하였다. 상담자에게 개인적인 질문을 하면서 관심을 보였고 상담자를 편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활동에 흥미를 가지는 듯 했다.
●중기 (5회기~14회기)
5회기: LMT (풍경구성법)
현재 내담자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LMT(풍경구성법)를 실시했다. 평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다양한 재료의 경험을 위해 기름을 묻혀 사용하는 오일 스틱을 주재료로 사용해 보았다.
내담자가 사용해보지 못한 새로운 재료를 보고는 흥미를 갖고 활동에 차분하게 임했다. 상담자가 화지의 테두리에 선을 그어주고 그 안에 상담자가 부르는 것을 하나씩 그리게 했다. 강을 화지의 한 가운데 그리고 크고 높은 산을 세 개 그린 후 화면의 하단에 밭과 강을 따라 길을 그려 주었다. 집은 산 꼭대기에 오래되고 낡은 집을 그렸고 나무 또한 산 꼭대기에 한 그루 그려 주었다. 사람은 집 안에 아주 작게 그려 주었고 나머지 동물, 돌, 꽃, 다리, 해 등을 그려 채색 하였다. 그림 속 마을에는 단 두 사람이 살고 있으며 그 둘은 어떠한 연관도 없고 혼자서 사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첨가할 그림을 더 그려주라고 하자 갑자기 미래의 도시가 되더니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만들어 갔다. 색은 화려하지만 그림의 내용은 대체로 건조하고 내담자는 그림에서와 같이 세상과 소통할 의지가 없는 듯 보였고 고립되고 소외된 느낌을 받았다.
6회기: 잡지 꼴라주
내담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욕구를 알아보기 위하여 그리기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적고 단시간에 완성도를 높여 성취감을 높일 수 있는 오려 붙이기 작업을 하기로 하였다.
내담자는 잡지를 재미있게 훑어보더니 잡지에서 사람들의 눈만 잘라 종이에 가득 붙이기 시작했다. 누구의 눈을 이렇게 많이 붙여 놓았냐고 물어보자 조심스레 자신을 감시하는 눈 이라고 했다. 엄마가 될 수도 있고 할머니, 선생님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상담자와 있을 때도 늘 엄마의 눈치를 살피며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었고 자신감 없고 의욕 없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기도 했었다. 가위로 잡지의 사진을 자르면서 자신을 보는 눈들이 싫다고 했다. 상담자가 왜 꼭 나쁜 뜻으로 본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원래 자신에게 좋게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며 늘 자신을 낮게 평가하는 등의 말을 자주해 현재 내담자의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7회기: 손 본뜨기
내담자를 심리적으로 안정되게 하고 자신을 인식함과 동시에 자신의 소중함을 알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내담자가 좀 더 진지하게 내면 깊이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가치 있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시켜 주고 싶었다.
내담자는 오랜 정서적 학대로 심각한 수준의 불안을 보였고 그로 인해 평소에 손톱과 손가락 끝 살점을 모두 물어뜯어 그냥 보기에도 손톱이 뭉툭하고 손가락이 상처투성이였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상처 난 손을 비비고 만져주면서 핸드크림을 발라 주자 내담자는 아기가 된 듯 쑥tm러워 하면서도 기분이 좋다고 했다. 어릴적 엄마가 손과 얼굴에 크림을 발라주던 기억이 난다며 지금과는 너무 다른 엄마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듯 보였다. 문득 상처투성이인 자신의 손을 보고 너무 못생겨졌다며 손이 아파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석고를 개어서 붓고 굳히는 과정에서 상담자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스스로 자신의 손을 다시 보게 되었다는 말도 하였다. 완성된 손에 물감으로 채색하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시계를 그려주어 내담자의 퇴행 욕구를 알 수 있었다.
8회기: 모래그림 (꿈 이야기-스토리텔링)
평소 불안한 심리를 보이는 내담자의 심리 이완을 위한 모래놀이와 함께 내담자의 무의식에 내재된 욕구를 알아보고자 자주 꾸는 꿈 이야기로 상황을 설정하고 색 모래로 등장인물을 표현해보도록 하였다.
내담자는 괴물이나 마녀에게 쫒기는 악몽을 자주 꾼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린 후 그 위에 물풀을 칠하고 색 모래를 뿌리는 과정에서 내담자는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만져 본 모래 같다며 너무나 좋아했다. 모래를 빨리 사용하고자 괴물 그림을 크게 하나 그리고는 모래를 만지작거리고 화지 위에 뿌리고 비비느라 처음 이야기 했던 꿈의 내용에 대해 잊어버린 듯 보였다. 어린 아이처럼 너무 좋아하는 내담자를 보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아 남은 시간을 모래 놀이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래성을 쌓아 깃발 쓰러뜨리기 게임을 하며 내담자는 이전과 다르게 큰 웃음소리를 내고 밖의 상황에 신경 쓰지 않고 큰 목소리로 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9회기: 퍼즐그림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
내담자의 심리적 갈등을 표현하도록 하고 갈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 이를 긍정적 방향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퍼즐그림을 시도하였다.
퍼즐 판에 관심을 보인 내담자는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신기하다며 의욕을 보였다. 원하지 않게 산산조각 난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그 중 내담자가 깨진 조각들을 맞추듯 내담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되돌려 놓고 싶은 일을 생각해 보게 하였다. 내담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엄마’라고 대답하였다. 엄마의 어떤 모습이 내담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지 생각하여 그림을 그리도록 하였고 어떻게 변화되었으면 좋을지 옆에 글로 써 보라고 하였다. 머리가 열려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남자 아이를 그리고 그 옆에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 엄마의 모습이 있었다. 평소 듣기 싫었던 엄마의 말투를 적고 그 옆에는 엄마에게 바라는 점들을 써내려갔다. ‘소리 지르지 말고 내 얘기를 먼저 들어 주세요’라는 글이 가장 눈에 들어왔고 내담자가 얼마나 엄마의 애정과 관심에 목말라 있는지 알 수 있었다.
10회기: 나의 모습 - 가면 채색
내담자가 자기 자신을 탐색하는 기회를 갖고 자신의 모습을 멋있게 꾸며주고 장식함으로써 자신감 향상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
가면을 보자 내담자는 무엇을 그려야 좋을지에 대해서 고민이 된다고 했다. 상담자가 가져온 손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고는 못생겼다고 말을 했다. 그러면 자신의 모습이 어떤 모습이면 좋겠느냐고 묻자, 상담자는 뭔가 멋지고 약간의 무서운 느낌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무시하지 않을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활동 중에 내담자는 자신의 가면에 애착을 보이고 아주 조심스럽게 꾸미고 색칠하였다. 이 가면을 쓰고 누구 앞에 가장 먼저 가고 싶은지 묻자 엄마와 학교 친구들이라고 대답했다. 엄마 앞에 가서 멋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으며 친구들 앞에 갈 때에는 좀 더 무서운 표정으로 바뀌고 싶다고 했다. 작품을 완성하고 내담자는 가면을 쓰고 거울로 꼼꼼히 살펴본 후 상담자의 휴대폰에 사진을 찍어 저장하라고 할 만큼 자신감이 많이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11회기: 한지 꼴라주
내담자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무의식의 표출과 성취감을 느낌으로써 자신감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한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색과 질감의 한지를 마구 찢고 뜯고 구기라고 하자 내담자는 잠시 의아해 하더니 이내 정신없이 한지를 찢기 시작했다. 기분 나쁜 일들이 잊혀지는 것 같다며 내담자는 즐거워했다. 방 안 가득 찢어진 한지를 한쪽으로 몰아놓고 찢어져 쓸모없게 된 한지를 다시 뭉치고 펴서 전지 위에 자유롭게 꾸며보라고 했다. 내담자는 평소 많이 먹는다고 잔소리를 많이 하는 엄마 때문에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다며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늘 엄마의 눈을 피해 군것질을 하고 폭식을 하는 등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버릇이 생겼다고 한 적이 있었다. 엄마가 살을 빼면서 자신도 덩달아 많이 못 먹는다며 불만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12회기: 곡물 만다라
내담자의 심리적 안정과 내면의 무의식을 알고 지지표현을 통한 자신감 향상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
점토를 반죽해 둥근 모양으로 넓게 펴 자유 만다라를 하기 위한 틀을 만들었다. 점토 활동을 좋아하던 내담자는 피자를 만드는 것 같다며 좋아했고 생각이 난 김에 맛있는 피자를 만들어 아빠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아빠, 엄마와 직업 체험 기관을 방문해 빵을 만들어 봤는데 그 때 생각이 난다고 했다. 그땐 엄마가 살을 빼기 전이라 지금보다는 화를 많이 안 냈다고 이야기 하며 지금의 엄마의 모습에 대해서 불만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점토 반죽 위에 갖가지 곡물을 꾹꾹 눌러 장식하기 시작했고 공간을 균형 있게 나눠 표현했다. 작품이 완성된 후 반짝이 가루를 뿌려 양념을 해 주는 것이라 하며 자신이 만든 작품에 상당히 만족스러워 하였다.
13회기: 화를 식혀 주는 부채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엄마, 친구와의 갈등을 표현하고 활동 후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에 대한 긍정적 해결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내담자는 그동안 회기를 진행 해 오면서 눈치를 보는 행동이 줄어들었고 목소리도 커지고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내담자의 행동에 변화가 있으며 친구들과의 갈등이 거의 없었다며 최근에 내담자를 많이 칭찬하고 격려해주었다는 등 내담자의 어머니로부터 그러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표정이 많이 밝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여전히 화가 나면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내담자에게 화의 해결사를 만들어 보자고 하였다. 엄마에게 혼이 나거나 기분 상하게 하는 말을 들었을 때 내담자는 방에 조용히 들어가 혼잣말로 욕을 하거나 베개를 주먹으로 때린다고 했다. 그래도 풀리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고 했다. 상담자가 이제부터 화가 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부채를 사용해 보자고 제안하자 내담자는 화가 나면 열이 나니까 부채를 사용하는 것이 아주 좋은 생각 같다며 부채 위에 붓펜을 사용해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을 그리겠다고 하였다. 내담자는 자신이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드는지 여러 번 부채를 접었다 폈다 하며 부채질을 하였다.
14회기: 조형물 만들기
내담자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상장적인 조형물을 만들어 보고자 하였다.
나무젓가락과 본드만 가지고 내담자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 보라고 하였다. 어찌할 바를 몰라 고민만 하며 나무젓가락을 만지작거리고 있어서 상담자가 먼저 붙여 보여주었다. 그러자 내담자는 미래에 자신이 살게 될 집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멋진 생각이라며 상담자가 반응을 보이자 더욱 자신감을 갖고 신중하게 젓가락을 붙여 집의 형태를 서서히 갖춰가기 시작했다. 그 집에서 누구와 살고 싶은지 물어보자, 내담자는 혼자서 살고 싶다고 했다. 하고 싶은 일도 마음껏 하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으며 살겠다고 했다. 엄마나 아빠가 보고 싶지 않겠냐고 물어보자 가만히 생각하다가 모르겠다고 했다. 내담자는 오랜 기간 동안 엄마에게 따뜻한 애정을 받지 못해 사랑받고자 하는 마음은 늘 있지만 한편으론 또 엄마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가 거절당하고 상처받는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더 큰 것 같았다. 집을 완성하고 락카를 뿌려 마무리하자 제법 완성도 있어 보였다. 내담자도 매우 뿌듯해 하며 벌써부터 다음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후기 (15회기~19회기)
15회기: 나만의 비밀 상자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고 자기 신뢰감을 가지고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화가 나면 지신도 모르게 욕설이 나온다는 내담자는 욕을 해도 순간 감정이 좋아지는 것 같겠지만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으니 ‘나를 괴롭히는 부정적 감정’을 시원하게 해소하기 위한 비밀 상자를 만들자고 하는 상담자의 제안에 강한 호기심을 보였다. 앞으로 화가 나면 욕을 하는 대신 그때의 감정을 글로 써서 상자 안에 넣기로 약속을 하고 엄마나 아빠가 볼 수 없는 곳에 상자를 놓겠다고 했다. 상담자를 만날 때 마다 상담자에게만 보여주고 무슨 일로 인해 화가 났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기로 했다. 내담자는 상자의 겉면에 해골과 해적 등으로 꾸며 비밀번호 단추를 만들어 주었다. 아무도 모르는 자기만의 물건이 생긴 것에 대해 내담자는 기분이 좋다고 했으며 엄마가 모르는 장소를 찾기가 어렵다며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6회기: 희망 볼 만들기
내담자가 미래에 대한 긍정적 목표를 가짐으로써 자기 신뢰감을 갖고 내담자의 자존감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상담자를 보자마자 지난 시간에 만든 상자를 들고 와 며칠간 자신이 부정적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고 감정을 다스리며 화가 날 때 마다 글로 적어 넣어 둔 종이 들을 보여주었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그러한 노력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어떠한 상황들이 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담자는 자신이 무언가 다짐한 일을 해냈고 그 노력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어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는 듯 했다. 이번 회기는 내담자가 가장 원하는 일, 미래의 나의 모습 등을 플라스틱 볼 안에 꾸며 보기로 했다. 상담자가 준비 해 온 플라스틱 볼 안쪽 면에 매직과 아크릴 물감으로 색을 칠하고 밖에는 다양한 재료들로 붙이며 꾸며주었다. 반으로 나누어진 볼 안에 들어갈 내용을 색종이에 적어 넣고 본드로 붙여 볼을 완성하였다. 내담자는 훌륭한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으며 가장 원하는 것은 엄마가 자신을 다정하게 대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활동하면서 잘 되지 않는 부분은 상담자에게 도움을 청했고 뭔가 잘 풀리지 않아 쉽게 짜증을 내고 인상을 쓰던 초기와는 아주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희망 볼을 완성하고 자신의 방 선반위에 가지런히 장식하기도 했다.
17회기: 젤리 만다라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기)
다양한 재료의 활용으로 내담자의 흥미를 유발하여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며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히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소 식탐이 많은 내담자는 상담자가 가져온 과자 봉지를 보고는 좋아서 어찌 할 바를 몰라 했다. 그러나 상담자가 지금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에게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고 그 사람을 위한 다과를 준비할 것이라는 말에 약간은 실망하였지만 금세 자신이 준비한 음식을 누구에게 주어야할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듯 했다. 그러더니 의외로 엄마에게 주고 싶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요즘 엄마가 자신에게 화를 많이 내지 않고 먹을 때 잔소리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엄마와 조금씩 농담도 하며 주말에 엄마와 쇼핑을 다녀와 엄마가 운동화를 사주었다며 상담자에게 자랑을 했다. 젤리에서 나는 과일 향에 내담자는 먹고 싶은 충동이 생겼지만 참고 있는 것이 힘이 든다고 웃으며 말했다. 엄마에게 선물할 다과를 준비하며 내담자는 매우 행복한 표정을 지었고 엄마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너무 궁금하다고 했다.
18회기: 내가 만드는 나의 이야기
내담자가 긍정적인 미래상을 갖게 하고 내담자가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를 자신감 있게 표현함으로써 내담자의 자존감 향상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
‘나를 보여주는 책’을 만들어 보자는 상담자의 말에 내담자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 좋아하는 음식, 자신과 함께 지내는 가족 등 자신과 연관이 있는 것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쓰고 자신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책의 표지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내담자는 자신의 멋진 미래를 위해 떠나는 모습이 머리에 그려진다고 했다.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모습을 그리며 기대되고 설레는 감정을 잘 표현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완성된 책을 누구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지 물어보자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 다음은 엄마, 아빠께 보여드리겠다고 했고 그 다음은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내담자는 후기에 들어서면서 자신감이 높아졌고 충동성이 줄었으며 엄마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많이 줄어든 것처럼 보였다. 늘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해소할 대상은 엄마였던 초기, 중기와 달리 후기에는 엄마에게 자신의 긍정적 감정을 표현하고 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아 매사에 집중을 잘 하고 성적도 향상이 되었다고 내담자의 어머니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19회기: 나에게 주는 상장 만들기
자신의 장점을 더 부각시켜 긍정적으로 표현하여 내담자의 내면 힘을 형성하고 자존감의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그동안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내담자는 표정이 많이 밝아졌고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 할 수 있어진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이렇게 스스로도 느낄 만큼 많이 달라진 자신에게 스스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상장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내담자는 학교를 다니면서 상장을 두 번 받아 보았다고 했다. 자신에게 상장을 주라고 하자 쑥스러운 듯 웃음을 보였고 여러 색을 쓰며 정성스레 그림도 그렸다. 최근에 축구가 좋아졌다고 한 내담자는 축구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최고의 선수상을 만들었다. 이 상을 받을 때의 기분을 상상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자신이 상을 받을 때 엄마, 아빠가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 같다며 좋아하였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부모에게 오랜 기간 정서적 학대를 받아 온 아동의 낮은 자아존중감의 향상을 위해 미술치료를 활용하여 아동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부모, 특히 어머니는 부모코칭을 통하여 아동에게 감정적인 지지와 아동의 성취감 향상을 위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양육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었고 본 연구가 아동과 부모와의 관계 개선에 도움을 주고 미술치료가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동의 자아존중감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주 1~2회씩 매회 60분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총 20회기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결과에 나타난 주요 내용을 논의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술치료가 부모에게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동의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는데 효과가 있었다.
미술치료로 부모에게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동의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는데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살펴보기 위한 척도 검사에서 본 연구의 내담자는 사전 검사에서 자아존중감 척도의 점수가 70점에서 모든 회기의 활동을 종결하고 사후 검사를 한 결과 내담자의 자아존중감 척도의 점수가 139점으로 높게 나타나, 자아존중감이 증진되었음을 보여주었다.
미술치료 프로그램 실시 전과 후에 실시한 K-HTP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미술치료 프로그램 실시 전 K-HTP의 끊기고 복잡한 필압, 어깨의 경직, 신체 부위의 생략 등에서 자아존중감과 정서안정의 부족, 자신감 있고 사랑 받던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에서 자기존중감과 대인관계능력의 부족, 정서불안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미술치료 프로그램 실시 후의 K-HTP에서는 분명하고 간결한 선, 안정된 인물의 모습에서 자기존중감, 정서안정을 엿볼 수 있었다. 출입문과 연결된 도로에서 대인 신뢰감과 대인관계능력을, 위로 뻗은 나무와 안정된 인물의 모습에서 문제해결능력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내담자는 미술치료 초기에 소극적이며 수동적인 자세로 활동에 임했으나, 후기에 들어서면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미술작품에 임하게 되어 자아존중감의 향상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본 연구의 결과를 선행연구와 관련하여 논의해 보면, 미술치료에서의 미술활동은 에너지를 유발시키는 효과가 있다. 미술활동을 통해 내담자는 자신의 에너지를 재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미술치료는 감정이나 사고의 흐름을 내담자가 볼 수 있는 유형의 작품이 남겨지므로 스스로 자신을 통찰할 수 있고(한국미술치료학회, 1995), 내담자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내적인 힘을 재발견할 수 있다(성복순, 2005). 그럼으로써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미술치료에서의 미술활동이 본 연구에서의 내담자의 자아존중감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사료된다.
감정의 억압, 부모의 정서적 학대는 낮은 자아존중감을 야기할 수 있다. 본 내담자는 미술활동 과정에서 어머니와 자신의 내적 갈등을 표출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경험이 자신을 표현하는데 자신감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미술치료 과정이 내담자의 자아존중감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사료되며, 또한 미술작품은 만든 사람에게 통제감을 주며, 이는 자아능력을 체험하게 하여 자아존중감을 높혀줄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미술치료가 미술작업에서의 창의적인 과정이 자기인식과 개인적 성장을 촉진시켜 자아존중감 향상에 도움이 되며(이은주, 최외선, 2005), 작업의 결과물에 의한 성취감이 자아존중감의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나타낸 전미향(1997)의 연구결과나 유옥현과 이근매(2006)의 어머니 상담을 병행한 미술 치료가 아동의 정서, 행동문제개선에 미치는 효과와의 연구와 일치하였다.
초기의 미술작품이 대부분 엄마에 대한 반발심으로 다소 성의 없고 부정적인 내용의 글과 생각이 들어가 내면의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면서 짜증을 내고 화를 조절하지 못해 내담자와 감정을 조절하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늘 시간이 부족해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던 것과 달리, 후기로 갈수록 갈등의 요소들이 조금씩 해소가 되고 부모의 격려와 지지 표현이 들어가면서 심리적 안정을 되찾으며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해 작품을 마무리 하면서 내담자의 성취감이 향상되고 그에 따라 자신감, 자아존중감이 향상되어 다양하고 개성 있는 작품이 나왔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 결론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는 아동의 부모가 출, 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은 일을 하고 있어 사정상 20회기라는 한정된 회기로 진행하였으므로 지난 2~3년간 부모로부터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동이 단기간의 미술치료로 안정된 심리적 상태가 되었다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따라서 좀 더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한 두 번 상담자의 부모 교육이 있기는 했지만 아동이 미술치료를 하면서 향상된 자아존중감이나 자신감을 지속적으로 잘 이끌어 주고 지지해 주기 위해서는 부모의 양육 태도에 대한 전문 상담가의 코칭이 함께 이루어져야 함을 제언하고 한다.
<부록-1>
2회기-난화 |
3회기-동물가족화 |
4회기-풍선그림 |
5회기-LMT(풍경구성법) |
6회기-잡지꼴라주 |
7회기-손 본뜨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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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기-모래그림 |
9회기-퍼즐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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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기-나의 모습(가면만들기) |
11회기-한지꼴라주 |
12회기-곡물만다라 |
13회기-화를 식혀주는 부채 |
14회기-조형물 만들기 |
15회기-비밀상자 |
16회기-희망 볼 만들기 |
17회기-젤리만다라 |
18회기-나의 이야기 |
19회기-내가 주는 상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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