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는 두근두근 설렌다. 막 사랑에 빠진 소녀의 마음처럼, 사탕가게 앞에 선 꼬마의 마음처럼.
컬러라는 단어에는 ‘빛깔, 색조’라는 우리가 흔히 아는 의미뿐 아니라 ‘영향을 미치다. ~을 특징짓다’라는 뜻도 담겨있다. 즉, 남과 구별되는 ‘outstanding(눈에 띄는)’과 함께 지극히 능동적인 단어인 ‘affect(영향을 주다)’로도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 곧 컬러는 움직이는, 활동하는, 영향을 주는, 능동적인 그 무엇인 것이다. 컬러가 사물에 반영되면 그 사물은 그 순간 다른 것과 구별된다. 컬러로 구별되어진 사물은 그 자체에도,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이런 컬러가 패션에서 다양한 패턴, 패브릭, 스톤 등으로 표현되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본지는 컬러로 표현되는 패션, 주얼리, 악세사리를 크게 핑크, 그린, 옐로우&오렌지, 블루, 바이올렛 파트로 나눠 소개하고자 한다.
조은미 기자
소녀적 감성의 핑크
핑크라는 컬러를 만났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엘 우즈, 존슨즈 베이비 로션, 벚꽃 정도를 들 수 있다. 영화 ‘금발이 너무해’에서 러브 핑크!를 외쳤던 리즈 위더스푼이 열연한 엘 우즈는 그야말로 러블리한 캐릭터다.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시그네처 컬러가 핑크가 아닌 다른 컬러였다면 과연 그 정도로 사랑스러웠을까? 그녀는 그야말로 핑크 그 자체다. 그녀의 핑크 스타일이 네온핑크, 핫핑크였다면 존슨즈 베이비 로션의 핑크는 지친 피로를 풀어주는 수딩(soothing)한 베이비 핑크, 4월의 거리에 눈꽃처럼 날리는 벚꽃은 다소 창백한 느낌의 페일핑크의 느낌이다. 핑크 계열을 띄는 스톤으로는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루비, 루벨라이트, 쿤자이트, 모거나이트, 로돌라이트, 로도크로사이트 등이 있다.
생기있는 그린
피곤한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그린컬러! 나뭇잎, 새싹, 잔디.. 그린이란 단어는 풋풋한 싱그러움을 동반한다. 생생한(lively) 생동감 있는 느낌이랄까. 여린 잎에서 느낄 수 있는 연두부터, 한여름 태양을 흠뻑 받은 듯한 딥 그린, 여름철 사과 아오리의 애플그린, 공작새의 날개에서 만날 수 있는 화려한 피콕 그린, 피스타치오 그린까지 그린 계열을 띄는 스톤으로는 차보라이트, 제이다이트, 네프라이트, 에메랄드, 페리도트, 게스파이트, 크리소프레이즈, 말라카이트, 프레나이트, 플로라이트 등이 있다.
발랄한 옐로우와 톡톡 튀는 오렌지
상큼하다! 우울한 기분을 업 시켜주는 옐로우와 오렌지는 깜찍함, 명랑한 가벼움을 선사한다. 레몬의 상큼함과 바나나의 달콤함, 방금 밭에서 따온 토마토의 신선함, 과즙이 풍부한(juicy) 오렌지 하나를 입안에 넣었을 때의 즐거움처럼. 오렌지&옐로우 계열의 스톤으로는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황수정, 호박, 산호, 골든 베릴, 토파즈 등이 있다.
깊은 색감의 블루와 청량한 블루
“보풀이 잔뜩 일어난 블루 스웨터를 껴입고 니 가방속에 든 것에만 관심있다는 걸 말하면서 대단한 지성이나 갖춘 양 잘난 척을 떠는데 넌 네가 입은 그 스웨터가 뭔지도 모르고 있어. 그건 단순한 블루색이 아냐. 그건 그냥 블루가 아니라 정확히 세룰린 블루야.”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대사 중 일부다. 극중 앤디 역의 앤 해서웨이가 입고 있던 스웨터가 바로 세룰린 블루였다. 영화의 영향인지 블루를 떠올리면 ‘세룰린 블루’가 먼저 튀어나온다. 미드나잇 블루, 로얄 블루, 다크 블루, 시안, 세룰린 블루, 프러시안 블루, 울트라마린, 티파니 블루... 다른 컬러도 그렇겠지만 블루는 정말 다양한 이름을 가졌다. 라피스 라줄리, 사파이어에서 느낄 수 있는 짙고 깊은 색감부터 아콰마린, 토파즈에서 느낄 수 있는 청량함, 터쿼이즈의 옥빛 바다는 모두 블루라는 이름을 가진다. 위의 스톤과 함께 탄자나이트, 아이올라이트, 카이어나이트, 소달라이트 등이 블루계열의 스톤에 속해있다.
색의 판타지 바이올렛
블루이쉬 퍼플, 바이올렛은 신비로운 동화 속 요정같다. 봄이 되면 바닥에서 살며시 얼굴을 내미는 제비꽃처럼 가녀르고 작은 요정말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보라색으로는 포도, 라벤더, 도라지꽃, 제비꽃, 보라색 양파, 보라돌이 정도? 보라계열의 스톤으로는 자수정, 수기라이트, 플로라이트, 차로아이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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