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민축구단의 팔방미인 이미종(왼쪽) 씨와 문지연 씨 ⓒ박성준
그라운드 위에는 멀티 플레이어가 있다면, 그라운드 밖에는 팔방미인이 있었다.
지난달 29일 ‘Daum 챌린저스리그 2013’ 파주시민축구단과 김포시민축구단의 경기가 열린 파주 스타디움에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홈경기 준비부터 서포터스로서 응원, 경기장 뒷정리까지 축구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역할을 소화하는 이들이 있었다. 놀라운 것은 한 가지도 쉽지 않은 이 모든 일을 동시에 해내는 주인공이 여성들이라는 점이었다.
“저희는 파주시 생활체육회에 근무하는 직원입니다. 평소에는 노인 분들과 장애인 분들의 건강 증진을 위하여 운동 프로그램을 함께 하고요. 파주시의 생활체육 관련 행사가 있다면 도움을 드립니다. 지난해부터는 파주시민축구단이 창단하여 힘을 보태고 있어요.” - 문지연, 이미종 씨
아직은 축구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아 ‘멀티 플레이어’가 축구에서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모른다는 문지연, 이미종씨에게 여러 가지 일에 능숙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팔방미인(八方美人)’이라는 사자성어를 대신 비유했다. 그러자 그녀들은 단숨에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하며 만족스런 웃음을 지었다.
“저희가 하는 일이요? 정말 많죠. 일단 홈경기가 있는 날에는 선수들보다 먼저 와서 운동장 상태를 점검해요. 그리고 그라운드 뒤에 보이는 A보드를 설치해요. 힘을 써야 해서 쉽지는 않아요. (웃음) 이후 기다리면 선수들이 도착하여 몸을 풀죠. 그때 저희는 응원단으로 변신하고요. - 문지연 씨
“사실 파주를 위하여 일하기 전까지는 축구경기 하나를 위하여 이렇게 많은 이들의 노력이 들어가는지 몰랐어요. 서포터스 술이홀 분들의 열정에도 놀랐고요. 저희가 돕고는 있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배우고 있기도 해요. - 이미종 씨
문지연씨와 이미종씨는 요즘 축구 공부에 빠져있었다. 유럽축구의 선진시스템을 국내에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에 대하여 관심이 있을 정도다. 특히 프로축구와 챌린저스리그의 환경 차를 알게 되며 그녀들이 흘리는 땀방울의 양이 많아지기도 했다.
“파주를 위하여 일하면서 챌린저스리그와 축구에 대하여 많은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 중에 눈에 띈 점이 챌린저스리그는 전반기와 후반기마다 선수가 많이 변하더라고요. 이름 알고 얼굴 익힐 때 쯤 떠난 선수들은 참 아쉬웠어요. 환경이 개선돼서 그런 아쉬운 이별은 더 이상 없으면 좋겠어요.”
“우리 선수들이 파주를 발판삼아 더 높은 무대에서 성공하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 ‘희생’이나 ‘보람’이란 단어는 쓰고 싶지 않고요. 저희는 그저 정말 잘되길 바라며 도울거니 다치지 말고 최선을 다해 꿈을 향해 도전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파주 파이팅!” - 문지연, 이미종 씨
글=김동현(KFA 리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