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아침입니다.
온천호텔 같음 새벽온천이라도 다녀오련만.... 아님 대욕장이라도...ㅠㅠ
그냥 누어서 이런저런 생각에 뒤척이기만 하자니 좀 괴롭군요.
정확하게 7시가 되자마자 지하1층의 식당으로 내려갑니다.
널찍한 공간에 정갈하게 차려진 아침식사가 꽤 맘에듭니다. 모두들 대만족....^^
잘 몰랐었는데.... 사진으로보니 비로소 제가 밥을 많이 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네요.ㅡ.,ㅡa
제 몸매를 유지하려니 어쩔 수 없지요... 당연히 하나도 남김없이 깨끗하게 먹었습니다.
반찬들도 맘에 들었지만 제일 기분 좋았던 건 이렇게 커피와 차를 테이크아웃 할수있도록 배려해 놓은 점.
저같은 경운 밀크티를 좋아하는데 홍차에 넣을 수있도록 1회용 우유까지 준비되어있었습니다.
호텔측의 작은 배려에 기분 좋게 둘째날 아침을 열고....
슬슬 걸어 삿포로 시내를 한바퀴 돌기로 했습니다.
일단 체크아웃.... 짐은 프론트에 맡겨놓구요.
오늘 예보는 폭풍설인데 삿포로의 아침은 화창하기 그지없네요.
이렇게 계속 일기예보가 맞지 않기를 빌었건만......-_-;
왜, 삿포로의 전차는 하코다테의 전차같은 로망이 묻어나지 않는 걸까요?
그나저나 저 도큐핸즈는 지척에 두고도 들여다보지도 못했네요.
예전에 어떤분께 도큐핸즈를 추천드렸더니 삿포로 일정에서 반나절을 도큐핸즈만 돌아보셨다더군요.
전문적인 재료상 같은... 생활용품 매장입니다.
오도리 공원을 지나가는 중.... 도로에 열선이 깔려있는 부분은 이렇게 눈이 쌓여있질 않습니다.
비둘기들도 발시려운 건 싫은지 이렇게 열선이 깔려있는 부분에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그런데 욘석들.... 정말 사람이 바로 옆을 지나가도 두려워하기는 커녕 비켜줄 생각도 안합니다.
어쩌겠어요. 맘 착한 제가 조심조심... 가야지요. ^^
이윽고 도착한 홋카이도 구 청사... 들어가니 뒷문이네요.
원래 전 뒷문 출입 잘 안하는데....헤~
이렇게 비스듬하게 옆에서 찍으니 건물의 입체감이 살아 예쁘네요.
삿포로의 시민들에겐 붉은 벽돌이라는 의미로 '아카렌카'로 불리는 이곳은 삿포로의 상징같은 곳으로
지금은 건물자체가 중요문화제로 등록되어있다고 하네요.
건물 안은 자료관으로 둘러볼 수 있도록 해놓았지만 9시부터 오픈이라 우리는 밖에서만 놀다갑니다.
사실 자료관이라고 해봤자 우리에겐 별로 와닿지않는 내용들이라...^^;
얘네는 비둘기와는 달리 눈 위가 더할나위없이 폭신한지
느긋하게 앉아 아침 햇살을 받고있는 모습이 너무나 평온해 보입니다.
북해도의 개척정신을 나타낸다는 시계탑도 빠트릴 순 없지요. 조금 돌아 시계탑에서 인증샷!
역시 불 들어온 저녁이 더 예뻐요.
시계탑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다시 오도리 공원....
엊저녁 그리도 화려했던 텔레비탑 역시 환할때보니 민숭민숭 한것이 민낯 연예인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출근시간인데 왜이렇게 사람들이 없지? 했다가 오늘이 아키히토 일왕 생일이라는 걸 떠올렸습니다.
예전 젊었을때는 그래도 나름 훈남(?)에다 평민여성과의 결혼으로 세기의 로맨스를 일으킨 장본인 이었는데 말이죠...
어쨌든 이네들은 오늘부터 (23일) 크리스마스까지 연휴.
이렇게 아침 산책삼아 삿포로의 중요명소 세곳을 둘러보곤 호텔로 고고...
문 열었음 하나바타케 생 캬라멜을 하나 사서 차안에서 먹으려 했는데... 10시 오픈이랍니다.
일본은요... 스위츠라고 디저트류의 달달한 것들의 인기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낙농업이 발달한 여기 북해도 스위츠들의 인기는 정말 높은 편이고 그만큼 맛도 좋답니다.
또하나... 호텔 옆에있는 모스버거에서 새우버거와 메론소다를 샀습니다.
지금부터 먼 길을 갈 거니까 차 안에서 먹을 비상식량을 든든히 챙겨야해요~^^
자, 출발해 볼까요?
그런데 이런 된장(죄송~)..... 마치 우리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고속도로에 오르자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제발.... 조금만 더 참아줄것이지.... 결국 치토세부터 교통통제가 이루어지는 군요.
시키는대로 치토세 IC로 빠져나옵니다.
그런데요... 우리네 네비같음 기존 루트에서 벗어났을 경우 거기에 맞게 새로운 루트를 찾아가지않나요?
그렇게 철떡같이 믿고있다가 생쑈를 벌이게 됩니다.
치토세 동네를 한바퀴돌고는 다시 치토세 IC로 빠져나오기에
음... 얘네가 고속도로를 두종류로 운영하고 있어 (울나라 중부와 경부처럼) 다른 요금체제로 하나보다 하고
따라가다보니 다음 IC에서 또 빠지라는 겁니다. 어쩌겠어요. 저보다 똑똑해보이는 젊은 처자 시키는 대로해야지...
그런데 요 젊은 처자가 가라는데가 무슨 시골 논두렁 밭두렁으로 안내를 하는 겁니다.
아무래도 내가 요것에게 홀려 속고있는 것같아 차를 돌리다 그만 얕은 도랑에 빠지고 말았네요.
눈이 다 덮여있어 구분이 안돼요. 힝~~
그래도 명색이 4륜구동인데.... 헛김 몇번 뿜어내곤 가뿐히 탈출.
다시 목적지를 입력... 그래도 다시 차돌려 원래 가던 논두렁으로 가라네요.
네비 지시에 따라 차돌려(눈쌓인 논두렁에서 차 돌리기가 쉽겠냐구요.ㅠㅠ) 가던대로 가다보니
다시 큰 길로 안내를 합니다.
"음... 그래도 네가 아주 정신 줄을 놓지는 않았구나."
결국 다시 IC를 빠져 고속도로에 올랐습니다.
이게 정말 끝인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길이 눈에 익지뭡니까. 분명 아까 지나갔던 길,
헉!!!! 다시 치토세 IC로 뻐져나가라는 신호.... 이건 무슨 데자뷰도 아니고.... 엉엉
그제사 사태파악이 된 우리...
이제까지 원래 가려고 했던 루트만 고집했던 요 망할 지지배 때문에 계속 주변 고속도로만 돌고있었던 겁니다.
IC 빠져나와 공터에 차를 세우고 네비와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어찌저찌 결국 유료도로 회피라는 버튼을 찾아내 다시 루트를 입력하는데 성공.
네비에 따라선 처음부터 루트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이렇게 꽁꽁 숨겨놓은 경우도 있네요.
제가 남자였더라면 옆에 앉은 쟈스민님이... "젊은 뇬 말듣더니 쌤통이다." 했겠죠? -_-;
에구구..... 황금같은 내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