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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직강 선생님들은 오늘 학원에서 뵈었었는데, 학원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도 하고,
제가 오늘 두서 없이 이야기를 한 것 같아 다시 글로 적어보려 합니다.
오늘 학원에 가서 선생님들 뵈니까 재수 이상이신 분들이 호소하시는 곤란 중에 하나가 작년에 저와 같이 책이 안봐진다는 것과
이미 다 아는 것 같아서 보기 힘들다는 것이었어요. 저도 그 두가지 증상을 모두 겪어봐서 알아요.
책이 안봐진다는 분들에게는 딱히 이게 방법이예요!!하는 것은 없지만 제가 슬럼프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려드릴게요.
일단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면 체력도 떨어지고 정신도 지치기 때문에 전 책을 덮었어요. 그리곤 그냥 좀 쉬었죠.
말이 쉰거지 솔직히 의욕이 안생겨서 도서관에 못갔어요. 그리고는 하루종일 텔레비젼을 봤어요. 그러다 보니 3월 중순에서 어느덧 4월 중순이 되었죠. 4월이 되니까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해남을 가보기로 결정했어요. 돈도 없었지만 엄마한테 부탁을 드려서 2박 3일 동안 보성과 해남에 갔어요. 해남에서 스님 한분을 만나 이런저런 상담도 하면서 마음이 편해졌고,
템플 스테이를 하루 했는데, 새소리 바람소리듣고 해 지는 풍경 바라보면서 풍경소리도 들으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어요. 또 마침 동백꽃이 피는 계절이라 꽃 구경도 하구요...땅끝에 가서 마음도 새로 다져보았어요.
이런 것들로 서울에 왔을 때 바로 공부가 되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러고도 방황은 한달이 더 이어졌어요. 계속 공부가 하기 싫었고,
도서관을 가보니 너무 더웠죠. 그래서 공부를 해야하는데 안한다는 부채감만 쌓여 갔어요. 그리고 5월29일 쯤 되자 부채감이 심해져서 그런지 불안이 갑자기 찾아왔어요. 결국 불안이 저를 공부하게 만들었습니다.
공부를 하면 불안이 낮아졌거든요. 그리고 내가 불안하니까 당연히 정신간호에서 불안장애를 보게 되고, 불안장애 다 보고나니까 다른 것도 보게되고... 그렇게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지금 도저히 책보시는게 힘드신 분들은 하루에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책을 보시고 나머지 시간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무기력은 우울 증상 중에 하나이기도 하거든요. 공부도 하시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산책도 하고, 기도도 하고, 일기를 쓰는 것 좋구요..뭐든지 시도를 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솔직히 저도 제가 합격하고 싶었지만 합격할 줄은 몰랐었어요. 그러니까 선생님들 모두가 합격하실 가능성이 있으신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믿으시고 올해 시험을 보기로 결정하셨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저도 올해 특별히 공부를 많이 한건 아니예요. 하지만 늦게 시작했어도 정말 주말 빼고는 꾸준히 공부했거든요.
1차공부방법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저는 잠이 많은 편인데다 많이 잘 자야 회복이 되는 몸이라 잠은 부족하게 안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7~8시간은 꼬박꼬박 잔 것 같아요. 중간에 낮잠도 많이 자고. 또 집중이 안될 때 억지로 공부하는 체질이 아니어서 컨디션 조절이 중요했어요.
공부장소는 집에서 걸어서 15~20분 거리의 도서관이었어요, 진짜 빨리 가는 날이 9시, 보통 10시20분에 도착했고, 늦는 날은 12시에 도착하기도 했어요. 저녁에는 7시,8시 까지 하는게 보통이었고 6월과 7월에 열심히 달렸을 때는 9시 까지 하는 날이 많았어요. 점심은 도시락을 싸서 간단하게 먹었어요. 저녁은 집에서 먹었습니다.
각론서는 미리 기출문제를 확인해서 각론에 그 부분을 찾아 색깔이 있는 볼펜으로 연도를 표시해 놓았는데, 이 방법은 많이들 쓰시는 걸로 아는데 저는 별로 도움이 안됐어요. 전체적인 이해 없이 특정 부분만 보게 되는 단점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기출문제집을 미리 펴서 보고 이런이런 부분이 나왔구나 하고 살핀 뒤에 각론서를 읽었어요. 각론서를 다 본 뒤에는 공부 전에 보았던 기출 문제집을 성의를 다해 풀어보면서 어떤 부분을 부족하게 봤는지 확인을 했죠. 이렇게 하면 기출도 2번 보게 되고, 기출 대략 어떤 것들을 묻는지를 알게 됩니다.
이렇게 전영역을 5월29일 부터 8월 둘째 주 까지 한바퀴 봤어요. 그리고 나서는 다시 앞에서 본 것들 중에서 시간이 부족해서 대충 봤던 것이나, 중요한 영역 부터 다시보기를 시작했죠. 그걸 10월 첫째주 까지 했어요. 이때 막판에 볼 1차 대비 서브노트를 만들었는데, 그냥 모의고사 볼 때 급하게 확인하는 용으로 쓰려고 만들었어요. 또 저는 서브노트를 만들면서 정리를 하는 편이라 결국 사용하지 못할 것을 알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1차 시험 직전에 조금 유용하게 쓰였어요.
시험 2주 전 부터는 각론서를 꼼꼼하게 볼 여유는 없어서 하루에 각론서를 2개 정도 지정해서 도서관에 들고 가서 그냥 죽죽 훑었어요. 그러면서 아직도 잘 모르는 부분이나 정말 중요하다 싶은 부분은 세심히 읽었어요. 이렇게 하면 하루에 2권 정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날은 한권 밖에 못 보는 날도 있었구요. 일주일 전에는 시험날에 몸과 정신을 맞추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아서
교육학 초등기출 문제 안풀어본거랑 전공 모의고사 문제지를 한세트씩 가지고 도서관에 가서 시험시간 이랑 동일한 시간에 푸는 연습을 했어요. 이렇게 하는게 시험 당일에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렇게 문제를 풀고 나면 전공은 좀 빨리 푸니까 12시 정도 되는데, 10월에 백몇십명이 모여있는 도서관의 정오는 덥기 때문에 유유히 집으로 와서 점심 먹고 각론 돌리기를 했어요.
1차 시험을 보기 전전날에는 조금 무리를 해서 새벽 1시 넘어서 잤어요. 다음날 혹시라도 긴장되서 잠이 안오는 걸 방지하려고. 그 좋아하는 낮잠도 끊었었어요. 그리고 시험전날 저녁에는 아주 달게 잤습니다. 시험 날은 그냥 담담하게 보려고 했어요. 안되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최대한 마음을 비우고 시험에 임하자 했죠. 시험이 끝나고 집에 오는 지하철 안에서 다른 수험생들이 교육학이 쉬웠다는 이야기에 -전 어려웠거든요- 눈물을 훔쳤어요.
교육학은 원래도 점수가 어느정도 나와서 강의는 듣지 않았는데 시간부족과 비용부족으로 모의고사 강의도 듣지를 못했어요. 그냥 기출문제랑 이론서를 쭉 봤죠. 교육학은 3바퀴 돌리고 시험장에 간 것 같아요. 점수는 16점 나왔습니다.
2차 공부 방법 말씀 드릴게요.
지난해 시험에서 2차에서 안됐기 때문에 많이 두려웠어요. 그래도 일단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야한다는 말을 듣고는 기억을 되살려 복기 해봤는데, 이건 도움이 되는 작업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스트레스만 가중되고.
2차 대비에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각론서를 보신 뒤에 기출 문제를 풀었다는 이야기를 위에서 해드렸는데 김동현 교수님이 2차 강의를 하실 시기(5월 부터 ?)에 맞춰서 각론을 본 뒤에 해당 단원에서 기출된 2차 문제를 풀어보세요. 공부를 제대로 했다면 문제를 푸는게 아주 재밌으실 거예요. 혹시 쓰다가 막히는 부분은 다 쓰신 뒤에 자기 전에 책을 찾아보세요. 저는 이 작업은 집에 와서 저녁 먹고 샤워한 뒤에 했었거든요. 이 작업이 제가 2차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이유일 것 같아요. 공부를 워낙 늦게 시작해서 6월에 바로 하기에는 무리였어서, 7월 말쯤 시작해서 9월 중순까지 했어요. 매일매일 했던 것은 아니였구요, 일주일에 많게는 3~4편 적게는 2편정도 썼던 것 같아요. 어쩔 때는 강의 시간에 주셨던 모의고사 중에서 욕심 나는 것을 써보기도 했구요. 한번 쓰실 때 진짜 시험 처럼 집중해서 하시는게 실제 시험에 도움이 되요. 그래야 글 쓰는 요령도 늘구요.
2차에서 서론 본론 결론의 형태를 갖추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여전히 팽팽할 텐데, 저는 서론과 결론을 다 썼어요. 그냥 간단하게요. 이것도 자꾸 하다보면 문제 유형별로 쓸 수 있는게 정해져요. 이렇게 정해지는 시기는 2차 시험 일주일 전쯤 이었던 것 같아요.
1차 시험을 본 뒤에 2차 공부는 3일 쉬고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마음을 독하게 먹는다고 먹어도 공부가 안되요. 작년과 같은 실수는 정말 하고 싶지 않았는데 진짜 공부가 안되더라구요. 그래도 첫째주에는 기출문제를 3개 정도 썼어요. 그 다음주에는 4개, 그 다음주는 2개....결국 1차 합격자발표가 날 때 까지 2차 기출문제 12개도 다 못풀어보는 상태가 되었어요. 공부는 정신에서 질환별 진단기준 정리랑 ADHD 중재와 결핵과 고혈압 정도를 정리해 놓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단순히 정리를 했을 뿐 외우거나 써보기를 했던 것 아니였고 정말 단순 필기노동 이었어요. 합격자 발표를 보고는 그날은 기분이 진정이 안되서 쉬고 다음날 부터 정말 집중해서 공부했어요. 이때는 도서관에 8시에 도착해서 저녁 6~7시까지 있었어요. 그리고 저녁에 집에 와서 한번씩 더 써보고 잤어요. 이 일주일 만큼은 정말 어느 한 순간도 소홀히 할 수가 없어서 화장실을 가면서도 중요한 문단을 외우면서 가고 밥먹으면서도 잘 안외워지는 부분을 외우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서브노트를 계속 작성해 나갔어요. 서브 노트를 만들 때 무작정 중요한 부분이니까 정리를 하는 방법 보다는 그 부분의 기출 문제들을 노트의 상단에 적었어요. 왼편에는 빨간색으로 임용 기출이 된 부분을 간단히 정리해서 나열하고 몇번 기출 됐는지 적었고 오른 쪽에는 파란색으로 국시 기출 항목을 적었어요. 이 기출에 의거해서 각론서를 읽으면서 노트에 정리를 했어요.
1차 발표 후 일주일 동안은 최소한 하루에 2개씩은 써봤어요. 그리고 시험 전날은 작년 시험에 나왔던 가장 안써지던 화상 문제와 범불안장애를 써보고 5시 쯤 집에 와서 정리하고 일찍 잤어요. 시험 당일날 문제를 받고 든 생각은 정말 기출 문제 이상은 없다는 것이었어요. 고혈압이 기출과 똑같이 나왔고(새로운게 하나 추가되긴 했어도), 응급 문제는 전날 풀었던 2011년도 화상 문제와 똑같았어요. 분명 사례가 달랐지만 완전 똑같은 문제였어요. 학생 사정하고 처치하고 교육하는 문제의 흐름이 똑같았거든요. 3번의 건강신념 모델역시도 전년도의 그린의 모형문제와 같았구요. 모성이 허를 찌르는 문제 였는데 다들 잘 모르는 거여서 그냥 1차를 공부했던 감으로 적었어요.
결국 2차 공부의 방향도 기출을 중점으로 두고 각론서를 읽는게 가장 좋았습니다. 그리고 1차 공부가 1차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결국에는 2차와도 연계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3차 공부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3차 역시 2차 보고 나서 3일 쉬고 카페 들어가서 스터디 모집글을 보고 스터디에 가입을 했어요. 3차는 스터디를 잘 만나는게 중요해요. 저희 스터디는 보건과목으로만 5명이었고 대부분이 3수생 이었어요. 그래서 공감대 형성도 많이 되었어요. 그리고 3차 유경험자도 많아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3차도 강의는 도움이 별로 안된다는 의견이 많아서 책만 사서 보고 저희 끼리 모의고사 내보고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스터디 진행을 했어요. 3차 준비를 하실 때는 서로 지적하는 것도 아끼지 마시고 격려도 아끼지 마세요. 저 역시도 잘못된 버릇에 대해서 많이 지적을 받았는데 덕분에 3차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어요. 또 다른 스터디원들의 좋은 점을 본 받으려는 노력도 많이 했어요.
3차에서 중요한 점은 미소, 자신감, 문장을 간결하게 하는 것, 큰 목소리 인 것 같습니다. 저희 스터디도 이점에 중점을 두고 연습을 했거든요. 다들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5명이 전원 합격했고 그중에는 수석 합격자도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합격수기가 길어지게 되었네요.ㅎㅎ 조금 두서 없는 감이 있지만, 최대한 제가 보낸 일년을 상세히 적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도움이 되시는 부분만 적당히 활용하시길 바래요. 제 방법이 정답은 아니니까요.
아마도 지금은 힘든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지난 일년을 생각하면 정말 매 순간순간이 지옥 같았어요.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었고, 눈물을 흘린 날도 많았어요. 각론서 보는게 너무 힘들어서 울던 날도 있었고, 서러워서도 울었어요. 주위의 많은 비난도 저를 울렸구요. 만약 지금 책을 보시는게 너무 힘들어서 울고 계시다면 어쩌면 그건 선생님께서 옳은 방향으로 가고 계시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시험공부가 쉬우면 그건 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 경험상으로요.
지금 비록 힘들고 눈물 겨우시겠지만 묵묵히 하루하루를 보내신다면, 느리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신다면, 꼭 원하신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거예요. 그때에는 지옥 같았던 지난 시간들이 추억이 되더라구요. 고생하고 울었던 것도 다 잊어버리고 좋았던 추억으로 남습니다. 힘내세요.
혹시 더 궁금한게 있으시면 쪽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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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합격수기 감사합니다. '각론보는게 힘들다.' 정곡을 찌르는 말씀입니다. 힘들때 많겠지만 그때마다 샘 말씀처럼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여기고 묵묵히 하루를 견뎌보겠습니다. 내년엔 보건실에서 올해를 회상해야죠^^
네~저도 돌이켜보면 정말 힘든 기억 밖에 없어요. 견디는 자가 이기는 자라는 말도 있으니까, 퐈이팅!!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처음이라 이렇게 각론만 읽는게 1차에도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이 자꾸만 들기는 하지만...... ㅎㅎ 전반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
각론 도움 많이 되요...처음은 힘들지만, 몇번 보시면 감도 생기고 그럴거예요. 기출문제에 준해서 읽으시면 좀 나을 거예요.^^
ㅇㅇ샘, 합격 완전 축하해요.~ 멋진 교사가 되길 응원 할게요. 가끔 보건실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알쬬?^^ 그리고 이 근처 오면 밥사주는거 잊지 말구요. 필수 연락ㅋㅋㅋ (내가 너무 얼굴이 너무 두꺼워진듯..ㅋㅋ) 우리 보건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