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울산-함양간 고속도로 6공구 구간인 삼남면 가천리 일대 발굴조사와 관련해 문화재청이 도로공사측이 제시한 복토 후 원형 보존안에 대해 결정보류의 결론을 내렸다. 사진은 삼남면 가천리 발굴조사지 모습. |
울산~함양간 고속도로 6공구 구간인 삼남면 가천리 일대 발굴조사와 관련, 문화재청이 한국도로공사측이 제시한 문화재 보존방안에 대해 7월 초에 이어 또다시 ‘결정보류’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장기간 공사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구간은 현재 문화재 발굴조사로 6개월가량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다. 6공구를 제외한 다른 구간은 지난해 말과 올 초부터 공사가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24일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를 열고 울산~함양간 고속도로 6공구 구간인 삼남면 가천리 일대에서 발굴중인 유적지 보존 여부를 심의했다.
문화재 위원들은 심의에서 한국도로공사 측이 제시한 보존안의 수정, 보완을 요구하고 다음달 열리는 심의위에서 재심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로공사측이 이번 심의에서 제시한 유적지 보존방안은 복토 원형 보존 안으로 복토 후 각종 유물, 유적들을 국가로 귀속시키는 등 기록보존을 한 후 도로공사를 재개한다는 안이다.
이외에도 도로공사는 문화재청에 전체 공사기간을 감안해 보존방안을 빨리 결정해 줄 것과 발굴조사가 추가로 더 필요하다면 터널공사라도 부분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발굴기간 동안 4차례나 현장을 찾았던 문화재 위원들의 이러한 결정은 대규모 절터가 발굴됨에 따라 여러 가지 보존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한국도로 공사관계자는 “공사도 진행하면서 문화재도 보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지만 문화재청이 또다시 수정, 보완 등 추가 검토를 요구하면서 결정을 보류한 만큼 전문가와 처음 제시한 방안을 다시 분석, 개선부분을 검토해 신뢰성 있는 안을 마련해 볼 예정”이라며 “공사 진행이 되지 않아 당초 예산은 물론, 새로 편성된 추경예산도 전혀 집행을 하지 못하고 있을 만큼 사업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도로공사측은 내달 다시 열릴 매장문화재 심의에서 이번 안이 부결로 결정 날 경우, 노선변경이 불가피하게 되지만 변경할 노선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노선이 장제마을 우측으로 들어갈 경우, 도로 선형이 급격히 좋지 않아 사고 위험도가 높고, 하이테크밸리 방향 또한 도로구조의 안전성, 토지이용계획 등이 용이치 않을 뿐 아니라 이미 산업단지가 분양에 들어가 노선변경이 쉽지 않다.
울산~함양 고속도로는 총 연장 144.8km로 5조8,862억 원을 투입해 2020년 완공할 예정이다. 내달 다시 열리는 심의에서 유적지 보존 결정이 나거나 당초 계획대로 구제발굴 결정을 하더라도 2020년 12월까지로 예정된 공기는 상당시간 지연될 수밖에 없게 됐다.
한편 울산~함양고속도로 6공구 구간 발굴조사지는 신불산 터널 입구로, 이번 발굴조사에서 신라 말에서 고려 초로 추정되는 10동 정도의 건물지가 있는 대규모 절터와 누각 터, 온돌, 우물 흔적, 기와(수막새), 건물의 초심과 적심기둥과 장신구로 추정되는 손가락 크기의 불상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폐사지가 영축산(옛 취서산) 아래쪽 마을에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유사에 언급된 ‘헌양현(지금의 언양) 압유사’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은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