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손태(49) 참우양곱창 대표는 늦둥이 아빠다. 오는 18일은 늦둥이 첫돌이다. 장 대표는 “항상 일정한 맛을 유지하려고 매일 양곱창구이를 먹었더니 늦둥이를 봤나 보다”라며 너스레를 떤다. 양곱창은 소양과 곱창의 합성어이다. 소의 내장 중에서 양과 곱창은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영양이 많아 예부터 보신 강장 식품으로 정평이 났다. 특히 양은 소화 흡수가 잘되어 궁중의 보신 음식인 양즙을 만드는 요긴한 재료였다. 양즙은 양질의 단백질과 소화
효소를 갖고 있어 위가 나쁘거나
허약 체질에 좋으며 곱창은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하다.
◆진짜 곱창 맛을 찾아온 사람들=참우양곱창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대구통기타동호회 회원들. 이들은 장 대표와 참우양곱창 칠곡점에서부터 인연을 맺었다. 동호회원 중 한 명이 1990년대 후반 서울에서 한 선배 손에 이끌려 태평로 인근 양곱창구이 식당에 갔다. 그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양곱창 맛을 봤다. 대구에서 돼지막창이야 지천으로 널렸지만 양곱창구이는 흔치 않던 때라 그 맛을 잊지 못한 회원은 대구에서 양곱창구이집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대구에서 ‘그때 그 맛’을 내는 집이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대구 북구 칠곡에서 기억 속 맛을 찾았다.
동호회원들은 처음에는 공연 뒤풀이 장소로 칠곡점을 드나들었다. 그러다 장 대표가 2013년 6월 4일 수성점 문을 열면서 아예 이곳을 아지트로 삼았다. 양곱창구이 맛이야 칠곡점에서 검증됐다. 더욱이 수성점 위치가 수성아트피아 등 공연장과 가깝다. 유명인이나 음악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건 덤이다. 실제로 10일 오후 취재 중 바로 옆자리에서는 방송인 김제동의 사부로 알려진 전국 이벤트 MC계 대부 방우정, KBS 폭소클럽 ‘떴다 김쌤’의 개그맨 김홍식 씨가 양곱창구이를 먹고 있었다.
동호회원 배재혁(45) 씨는 “다른 가게보다 곱창에 곱과 즙이 많아 씹을수록 구수한 맛을 더해준다. 공연을 하고 허기질 때는 곱창전골에 공깃밥까지 맛볼 수 있어서 좋다”며 “맛있는 양곱창구이도 먹고 즉석에서 다른 음악 동호인들과 교류도 하고 퇴근길에 이보다 좋은 곳이 없다”고 말했다.
◆양곱창구이, 재료의 미학=참우양곱창에서 먹는 양곱창구이는 다른 곳에 비해 마늘향이 강한 편이다. 노릇노릇 굽힌 양곱창에 마늘, 양파, 옥수수유를 곁들인 양념을 얹어 상추, 깻잎, 배추, 청경채 등에 쌈을 싸서 먹으면 알싸한 마늘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이 정도 마늘향을 내려면 마늘값만 해도 장난이 아니겠단 생각이 든다.
장 대표는 “젊어서 식당 일을 배울 때 주인들은 지출을 줄이려고 질 낮은 재료를 사용했다. 좋은 재료를 쓰면 더 짧은 시간과 적은 양의 재료로 맛을 낼 수 있는데 그걸 모르더라”며 “우리 가게는 시중 마늘보다 20%가량 비싸지만, 손으로 깐 마늘만 사용한다. 기계로 깐 마늘은 향이 다 날아가기 때문에 손으로 깐 마늘보다 더 많은 마늘을 써야 이 정도 마늘향을 낼 수 있어 손으로 깐 마늘이 더 저렴한 셈이다”고 했다.
마늘만 봐도 알 수 있듯 장 대표는 좋은 재료가 맛의 승부처라는 확신이 있는 사람이다. 수고스럽더라도 수년째 고령 도축장을 드나든다. 납품업체가 가져다주는 곱창이 아닌, 자신이 사용할 곱창을 직접 작업해서 가져오기 위해서다. 도축장 내장실은 위생 문제 때문에 관계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가 없다. 그는 한 납품업체를 끈질기게 설득해 납품업체 직원으로서 도축장에 들어간다. 다른 직원들과 똑같이 내장 분류 작업을 하고, 자신이 소양과 곱창을 필요한 양만큼 탑차에 싣고 온다. 또 좋은 쌈 채소 확보를 위해 올해부터는 직접 채소를 심고 기르려고 준비 중이다.
▶양곱창구이 1만7천원, 특양구이 2만원, 곱창구이 1만5천원, 대창구이 1만5천원(각 1인분 기준), 곱창전골 2만5천원(중)`3만5천원(대)
▷영업시간=오후 4시~오전 2시
▷규모=75석(방 25석 포함)
▷주차=30대 가능
▷문의=대구시 수성구 수성못 2길 46(두산동 681), 053)766-9258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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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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