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거북산악회 7월 정기산행
산행일자 : 7월15일 셋째일요일
산행지 : 강원도 설악산 흘림골
산행코스 : 흘림골-등선대-주전폭포-십이폭포-선녀탕-성국사-오색약수
출발지 : 세이브존:07:00 모란:07:30
예약 : 회장 (010-9975-4490)
새마을 금고계좌 (9002-1337-0764-9 ) 이체 28.000원
산행차량 : 백우관광
<설악으로 가는길>
세월이 약이라더니
혼돈의 여름이 지나고 청정한 가을이 왔다.
끝없이 이어지는 세상의 풍진도 내려놓고,
부실해진 육신에 대한 염려도 잠시 접어두고,
친구들과 함께 설악으로 가는 길엔
벌써 가을이 한창이다.
내린천과 인북천이 만나는
합강정 부근 쉼터에서
산총무님이 정성들여 준비해 온 재료로
부추전(찌짐)을 붙이고,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맑은 가을 햇살 아래에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안온한 우정의 시간을 보냈다.
합강정 부근 쉼터에서의 휴식<격광 작>
<설악산 흘림골, 등선대, 주전골>
일자: 2011년 10월 8(토)
날씨: 맑음
동행(8명): 권기철, 김영규, 박영재, 박찬배, 배만규, 선광호, 이경란, 황순희
산주소: 강원도 양양군
산행코스: 흘림골입구-여심폭포-등선대(1002m)-등선폭포-십이폭포-용소폭포-오색지구
산행거리 : 약 6.2Km
산행시간 : 총 4시간(휴식시간포함)
14:02 흘림골 입구
14:32 여심폭포
15:00~15:17 등선대
15:44 등선폭포
16:46 십이폭포
17:05 용소폭포
17:53 오색약수
18:00 오색지구
산행 지도
흘림골 등산로는
한계령에서 44번 국도를 따라
오색지구 가기 전 중간쯤에서 시작한다.
흘림골 입구로 향하는 산대장
흘린골 초입의 기암
안내소에서 몇 걸음 옮기면
꽤 가파른 언덕이 나오는데
그 언덕길을 따라 30분 정도 올라가면
흘림골의 발원지라 할 수 있는 여심폭포가 나온다.
여성의 은밀하고도 깊은 부분을 닮았다하여
한자 표기가 ‘女心’ 아닌 ‘女深’이다.
흘림골이란
여심에서 흘러내린 계곡이란 뜻으로
이 폭포수를 받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 때문에
예전에 신혼부부가 많이 찾았던 곳이라고 한다
흘림골 명물 여심 폭포
여심폭포에서 등선대까지 이어지는 코스의 이름은 깔딱고개이다.
길이가 300m에 불과하지만 무릎에 부담이 가는 가파른 길이다.
신선이 하늘로 오른다는 등선대(登仙臺)는 흘림골 산행의 절정이다.
기암괴석의 바위덩어리를 힘겹게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진 남설악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사방에 뾰족한 바위로 뒤덮인 산들이 연봉을 이룬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만물상이다.
등선대는 만물상의 중심인 셈이다.
서쪽으로는 칠형제봉과 그 너머로 한계령과 귀때기청봉이,
동쪽으로는 동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설악에 또 이런 절경이 있었는가 싶다.
왼쪽바위가 등선대
칠형제봉 전경
등선대에서 칠형제봉과 내일 산행기점인 한계령휴게소와 서북능선 조망
등선대 정상에서
등선폭포와 무명폭포를 지나
십이폭포에 이르면 설악의 또 다른 비경인
주전골을 만난다.
주전골은
옛날 도적들이 이 골짜기에서
위조 화폐(錢)를 만든(鑄)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십이폭포에서
주전골삼거리까지는
1Km 남짓한 짧은 거리이지만
외설악의 천불동, 내설악의 가야동과 함께
설악산 3대 단풍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서서히 물들고 있는 단풍이 절정에 달하면
계곡 전체가 만산홍엽이 될 것이다.
정체를 핑게삼아 푹 쉬고...
십이폭포 상단 풍경
주전골 삼거리에서 용소폭포를 보러가자고....
주전골삼거리에서
왼쪽으로는 용소폭포,
오른쪽으로는 큰고래골이 이어진다.
금강문, 선녀탕, 오색약수터로 연결되는 큰고래골은
맑은 물이 흘러내리며 절경을 자랑한다.
주전바위
용소폭포 전경
물맛 좋기로 유명한
오색약수 한 모금은 힘든 산행의 고단함을 해소시켜주는 감로수이다.
오색지구 주차장에 내려서니 벌써 어두워진다.
설악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는 흘림골, 등선대, 주전골 여행.
불과 4시간 가량의 산행 대가로서는 너무도 값진 선물이다.
현재의 컨디션으로는 딱 알맞은 코스이다.
<설악해변의 밤과 일출>
어둠이 내리는 오색지구를
떠나 도착한 숙소는 해수관음상이 있는 낙산사의
바로 북쪽 설악해변에 위치한 펜션이었다.
숙소에 여장을 풀고 부근 회센터에서 값싸고 맛있는 회로
저녁식사를 마친 후 해변의 백사장을 걸었다.
해변에는 젊은이들이 불꽃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들도 합류하였다.
선고문이 준비한 폭죽을
여학생들이 쏘아올렸는데, 수십개의 별빛이 사방으로 퍼져
여느 불꽃놀이 못지 않았다.
야간 연화(燃火)의 명멸하는 불빛을 바라보며,
무심한 아이들처럼 환호성을 지르면서 들뜬 기분도 즐겨 보았다.
서늘한 밤바람을 피해 숙소로 돌아온 우리들은
가볍게 술 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었다.
몸이 피곤할땐 이렇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괜찮은 방편인것같다.
인생의 원숙함이 베어나는 편안함이랄까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여유를 즐겼다.
내일의 산행을 위해 친구들의 가벼운 코골이 소리를
자장가 삼아 호흡을 가다듬으며 잠을 청했다.
둘째날
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기침했으니
아마도 밤새 숙면을 취했나 보다.
다행히 무릎 통증도 심해 지지는 않은 것 같다.
서둘러 아침식사를 마치고 옥상으로 올라가 일출을 맞았다.
일출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는 각자의 몫이지만,
오랜만에 동해의 장엄한 일출 광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낙산사의 해수관음보살상 앞으로 떠오르는 일출을
조망하는 행운까지 누렸으니 호사가 따로없다.
<설악산 서북능선>
일자: 2011년 10월 9(일)
날씨: 맑음
동행(8명): 권기철, 김영규, 박영재, 박찬배, 배만규, 선광호, 이경란, 황순희
산주소: 강원도 인제군
산행코스: 한계령(920m)-한계령삼거리(1360m)-귀떼기청봉(1578m)-대승령(1210m)-장수대
산행거리 : 약 11.7Km
산행시간 :총 11시간(휴식시간포함)
08:05 한계령휴게소
09:55~10:15 한계령삼거리
11:20~11:50 귀떼기청봉
16:55~17:13 대승령
18:55 장수대휴게소
산행 지도
설악 서북능선 산행의 기점인 한계령으로 향했다.
한계령은 설악산(1,708m)과 점봉산(1,424m)의 안부에 있는 험한 고개이다.
장수대에 차를 주차하고
다시 한계령으로 올라와 산행을 시작하면서
무릎에 대한 걱정이 앞선 나머지 산신께 입산을 허락해 달라는
마음의 기도를 할 겨를도 없었다.
그러나 설악은 우리들을 말없이 다 받아주었다.
한계령에서 칠형제봉을 배경으로
한계령 출발 직후 오름길에서
단풍이 고운가요? 산총무님이 고운가요?
한계령 삼거리 직전에서 전망
한계령에서 서북릉삼거리까지 1시간 50분 소요되었다.
삼거리에서 순조로운 출발을 자축하면서 간식을 하며 휴식을 취하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귀떼기청봉으로 가는 능선의 너덜바위지대가 늪인줄 모르고 있었다.
너덜지대는 보폭을 조정하기가 어려운 법.
이런 구간은 그저 자신의 보행 속도를 유지하면서 인내하며 걷는 수 밖에 없다.
서북능선에는 반대 방향의 사람을 위해 한 동안 비켜서있어야 할 정도로
많은 산객들이 성시를 이루었다.
능선삼거리에서 공룡능선과 용아장성 조망
서북릉은 내설악과 남설악의 진경들을 감상할 수 있는 특급 전망대이다.
단풍으로 불타는 용아장능과 공룡능, 점봉산, 가리봉, 주걱봉 ....
오늘은 날씨가 흐려 선명한 풍광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으나,
한편으로 단풍이 화사하게 설악을 수 놓고 있고,
그 위를 흰구름이 아늑하게 감싸고 있는 몽환의 정원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린 그저 산이 좋아 가는 것 뿐.
사실 산에 대한 간절한 목적을 가지고 가지도 않는다.
그저 절경을 보며 마음을 비우고 건강을 위해서 오를 뿐이다.
반복되는 바위너덜, 계단, 오르막, 내리막의 힘든 산길에서
부실한 체력은 쉽게 바닥이 났다.
자연스럽게 이번 산행에 지고 간 무거운 마음의 짐,
어지간히도 나를 괴롭히는 오만과 집착, 욕심 같은거를 다 버릴 수 밖에 없었다.
그냥 무사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기를 빌 뿐이었다.
귀떼기청봉을 향하여
주걱봉 방향 조망
귀떼기청봉의 봉정암 조망처에서
이번 산행에서 선두 그룹을 형성한 배만규, 선광호 고문님.
묵묵히 우리들의 모임을 지키는 믿음직한 모습...
산행의 모범답안 산대장님.
산행길은 늘 평탄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만나기도 하고, 깊은 내리막길에 굴러 떨어지기도 합니다.
바로 그때가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
KGBB77 카페에 콘텐츠를 가장 많이 제공하는 격광선생님. 유창한 영어회화까지....
멀리 보이는 귀떼기청봉의 이름은
바람이 하도 세게 불어 귀가 떨어져 나간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자신이 설악의 최고봉이라고 으시대다가
대청, 중청, 소청 삼형제에게 귀떼기를 얻어 맞아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답니다.
침묵의 서북릉이 단풍으로 불타고 있습니다.
이 가을에 한번이라도 붉게 물들지 못한다면 불행한일.....
애써 웃고 있을 뿐, 몸은 이미 지쳐가고....
친구들을 위해 지극 정성을 다하는, 노랑색이 잘 어울리는 산총무님.
간신히 도착한 대승령엔 서늘하고 차가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얼마남지 않은 가을 햇볕이 서쪽 산마루에 겨우 걸려 있었다.
마지막까지 묵묵히 후미를 지키고 있는 산대장님의 도착을 확인하고 하산을 서둘렀다.
하산 길엔 어둠 속으로 멀어져 가는 단풍이 유난히도 아름다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