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큰일은 무사히 마무리 되었는데 아직 끝난게 아닌것 같다. 사람을 챙기고 관계를 맺는게 가장 큰 일이다. 우리나라만 특별한걸까~
이 부분 좀더 생각해 볼 일이다.
맞고 그르고를 떠나 관습이나 보편적인 사고, 생활습관이 그렇게 만드나보다.
<헛간 서 있다> / 문인수
이 공중전화 부스를 도대체 어디에 쓰나.
삭막한 도시, 낙엽창고 폭설창고면 어떨까.
초등학교 아이들까지 핸드폰을 지닌 요즘
공중전화 부스는 그 수익성이 떨어져 찬밥 신세라 한다. 숱한 관계들
중심에서 밀려났기 때문인지, 키가 더 길쭉하다. 한 삼십년 된,
그러나 아직 멀쩡한 롱코트 같다. 어중간한 나이 명퇴자처럼
출퇴근길 행인들 속에서 뻘쭘하다. 이제
이 변두리가 사방 훤하게 잘 보인다. 매일, 지하도에서 자고 올라온 노숙자 폼이다. 차가운 유리 너머 뻔하게 들여다보이는 빈 속,
덜렁 달린 전화통 부은 것 같다. 새벽에 쓰린 공복
나도 좀 안다. 고해소처럼, 관짝처럼 입이 무겁다. 갑작스런 폭우를 피해
이 부스로 뛰어든 적 있는데, '번지 없는 주막',
토정비결에 잘 나오는 '의인' 같았다. 생광스럽다는 말, 없는 것보다야 낫다는 말, 용불용 어쩌고 하는 말이 불쑥 기억하는,
주물럭거리는 것이 있다. 바람 드나드는 처지가
거미줄 치며 기거하는
헛간, 한 칸씩 풍경을 지키고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