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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이 히죽 웃었다. 일한은 어쩔 수 없이 여인들이 이끄는 대로 대시전 뜰을 나와 황궁 남쪽 중앙 정문인 비취문을 통과한 다음, 자리를 이동해 시장 안의 먹자골목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른 바 포장마차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술과 각종 안주, 우동, 국수, 호떡, 떡볶이, 곱창볶음 등등 메뉴가 매우 다양했다.
축제기간이라서 그런지, 야간에도 드넓은 시장은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고 손님들이 대낮처럼 북적거린다.
“포장마차로 가지 말고, 방이 있는 음식점으로 갈까요?”
녹의여경 매아리의 말에 모두 동의하고 적당한 음식점을 골라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서는 주로 음료와 함께 분식이나 간단한 음식, 술안주 등을 팔았다.
서울 아줌마들이 소주와 맥주를 시키고 안주들을 주문한다. 음식이 도착하자 방문을 닫았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한 아줌마가 술 한 잔을 따라 일한에게 건넨다.
“자, 동생, 내 술 한 잔 받아요. 오늘 일한씨의 용꿈을 위해 다 같이 건배하죠?”
그녀의 제안에 모두 찬성한다.
“건배! 브라보! 일한씨 파이팅!”
시끄럽게 야단법석이다. 김일한은 술잔을 입에 가져다 대며 먹는 시늉만 하고 그대로 내려놓는다. 일한의 동작을 유심히 보고 있던 아줌마가 묻는다.
“일한씨 왜 술잔을 그냥 내려놓아요? 건배할 때는 단숨에 들이켜야 하는 거예요.”
“아, 죄송합니다. 제가 삼 년 전에 술을 끊었습니다.”
“에이, 재미없다. 술을 끊기는.”
“의사가 술을 더 마시면 젊은 놈이 간암에 걸릴 우려가 매우 높다 면서, 술을 끊으라고 강력히 권유했습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일거에 단호히 끊었습니다. 저 일찍 죽고 싶지 않았거든요.”
일한이 엄포를 놓자 그에게 술을 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보기에는 건강한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가보지?”
일한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럼 식혜나 사이다, 콜라라도 드리겠어요.”
백의녀 매아리의 말이다.
“감사합니다.”
일행이 먹고 마시며 한참 즐거워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문을 똑똑 두드린다.
문가에 앉은 백의녀 매아리가 문을 열어보니 종업원이다.
“저 혹시 손님들 가운데 김일한씨라고 계시나요?”
“네, 여기 있습니다. 제가 김일한입니다. 왜 그러시죠?”
“어떤 분이 찾으십니다.”
“날 찾을 사람이 없는데?”
일한이 중얼거리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 때 매아리 자매는 둘 다 동시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시 그 황홀공주라는 여인이 찾아온 게 아닐까? 아니면 그녀의 시녀라는 여인들이?’
김일한이 종업원에게 묻는다.
“누가 저를 찾습니까?”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젊고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매아리 자매는 자신들의 추측이 옳았다는 느낌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일한이 주위를 둘러본다.
“잠시 제가 나갔다 올까요?”
“네, 저희들이 동행하겠어요.”
매아리 자매가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나 일한의 뒤를 따른다. 마치 경호원이나 호위무사라도 되듯 두 자매는 일한의 양 옆에 나란히 서서 바깥 마루를 지나 출입문 밖으로 나섰다.
밖에 나와 보니,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한 데 모여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에 전통 고구려 남자 복장을 하고 허리에 검을 찬, 매우 건장하게 생긴 한 준수한 젊은이가 김일한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
“저, 혹시 김일한씨가 아니십니까?”
“네, 맞습니다. 제가 김일한입니다.”
“아, 그래요? 초면에 실례합니다. 저는 환기찬桓氣燦이라고 합니다.”
“아, 환형이시군요. 반갑습니다. 근데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는지요?”
“제가 김일한씨에게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제게 시간 좀 내 주시겠습니까?”
“언제가 좋을까요?”
“지금도 좋고 아니면 내일도 좋습니다.”
“오래 걸리지 않는다면, 지금 말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방으로 들어갈까요?”
김일한은 그들을 따라 옆의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매아리 자매가 일한과 동행한다. 그들은 아늑하고 정갈한 방으로 안내되었다.
일한이 매아리 자매를 돌아보고 말한다.
“두 분께서는 우리 일행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전해주시겠습니까?”
백의녀 매아리가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 녹의여경 매아리는 김일한 옆에서 떠나지 않는다.
자칭 환기찬이라는 청년은 바닥에 검을 풀어놓으며 술과 음식을 주문한다.
그가 술을 따라 김일한에게 권하자 김일한은 자기 동료들에게 했던 말을 동일하게 되풀이했다.
환기찬은 믿기지 않은 듯 의아한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김일한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저희 동료들이 지금 옆의 음식점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간단히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우선, 곁에 계신 아가씨가 천하절색으로 아름다우신데, 저에게 소개해주실 수 없습니까?”
김일한이 난처해할 때 녹의여경 매아리가 먼저 인사한다.
“저, 매아리라고 합니다.”
“오, 매씨 성이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환기찬이라 합니다.”
“입고 계신 옷을 보니, 아마도 여기 백악산아사달 시 성민이신 것 같군요.”
매아리가 묻는다.
“그렇습니다. 여기 토박이죠.”
그 때 백의녀 매아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환기찬이 백의녀를 찬찬히 쳐다보다가 물었다.
“두 분 아가씨는 얼굴이 아주 똑같은데, 실례지만 쌍둥이신가 봐요?”
“네, 그래요.”
백의녀가 명랑하게 대답한다. 백의녀와 환기찬은 서로 통성명하고 인사를 나누었다.
“김일한 씨는 복도 많으십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절세미모의 두 아가씨가 밤중에 에스코트를 하고 다니시니.”
김일한이 속으로 좀 거북했으나 차마 인상을 쓸 수가 없어서 물었다.
“형의 용건이 무엇인지요?”
환기찬은 겉보기에 김일한보다 한두 살이 더 들어보였다.
“제가 오늘 밤 대시전 뜰에서 김일한씨의 멋진 모습과 놀라운 화술, 지혜 등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아, 같이 참석하셨군요. 그럼 혹시?”
환기찬의 얼굴이 아주 아름다웠을 뿐만 아니라 의기 당당해 보였으므로 김일한은 그도 부마 후보가 아닌가 추측했다.
“네, 역시 김일한씨는 눈치가 빠르군요. 저도 부마도위 후보자입니다.”
“그래요? 반갑습니다. 잘 되기를 빕니다.”
“제가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환기찬이 김일한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덧붙였다.
“오늘 밤 대시전 뜰 무대에서 하신 말씀이 진심입니까?”
“무슨 말을 가리키는 거죠?”
“황홀공주와 혼인하고 싶은 의사가 전혀 없다는 발언 말입니다.”
“아, 네. 진심입니다.”
“근데 저는 그렇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황홀공주가 김일한씨에게 큰 관심을 보인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닌 듯합니다.”
“그녀가 저를 시험해 본 것은 당연하겠죠. 하지만 전 맘 없습니다.”
“하기야, 이렇게 아름다운 두 미녀를 모시고 다니니, 황홀공주 쯤이야 눈에 들어올 리가 없겠죠.”
환기찬이 매아리 자매를 은근히 치켜세운다. 백의녀 매아리가 돌연 입을 열어 묻는다.
“환기찬씨는 보기 드문 미남이시고 호연지기가 매우 드높은 것 같습니다.”
일단 칭찬한 후 백의녀는 재차 묻는다.
“성씨가 단군임금의 환씨입니까?”
“아, 네! 그렇습니다. 단군임금의 장남이 단군조선 2세 부루임금이죠. 제가 그분의 종손입니다.”
“오, 그래요? 아주 뼈대있고 명망있는 가문이군요.”
“저희들은 오랫동안 말갈만주족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가 여기 백악산아사달 시가 건설될 때 족보와 혈통이 단군임금의 적손임을 공증 받고 이곳으로 이주했습니다.”
“그랬군요. 공자님은 황홀공주와 결혼하고 싶으세요?”
백의녀가 환기찬에게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이번에 십여 분이 후보로 나온 것 같은데, 자신 있으세요?”
“네, 딱 한 사람만 마음에 걸리고 나머지는 문제없습니다.”
“누가 걸리는데요?”
“앞에 앉은 김일한씨입니다.”
“일한공자님은 그녀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공개석상에서 말했잖아요?”
“글쎄요.”
그가 얼버무린다. 백의녀가 홀연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임금님 가문은 백악산아사달 토박이 해씨로, 해모수 임금의 혈통이라고 들었습니다. 부루 임금의 혈통인 환기찬 공자님도 그분과 똑 같이 단군임금의 자손인데, 두 가문은 좀 친한가요?”
“친하다 뿐입니까? 제가 어렸을 적부터 황상폐하 가족과 저희 가문은 교류가 잦았습니다.”
그는 백악산아사달 시 환화궁의 임금을 황상폐하라는 존칭으로 깍듯이 불렀다.
“그러고 보니, 환기찬 공자님의 집은 대단히 귀한 가문인 것 같습니다. 하기야 부루 임금의 장손이시라면, 비록 세월이 장구하게 흘렀다 하더라도 우리 조선민족에게는 귀족 중의 귀족인데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부끄럽습니다. 다만,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다음 김일한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말했다.
“폐하의 가문과 우리 두 가문 간에 오래 전부터 모종의 약속이 있었습니다.”
“···?”
“황홀공주마마와 제가 장성하면 두 사람이 혼인하기를 바란다는 약속입니다.”
김일한이 고개를 끄덕인다.
“오, 그래요?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환기찬이 김일한의 눈을 응시하며 다짐을 받듯 말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저는 김일한씨의 무대 위 발언이 진심이라고 믿습니다. 그녀가 향후 김일한씨에게 어떤 연락을 하더라도, 그녀를 피해주시고, 접촉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그거야 어려울 게 없죠. 단지 우연히 만나거나 그 쪽에서 일방적으로 무슨 연락을 하는 일은 막을 수 없겠지만, 일부러 만날 필요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리고 그 쪽에서 제게 연락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럼 저는 안심입니다.”
“기찬 형이 쓸데없는 염려를 하셨군요. 다른 용무가 없다면 일행이 기다리니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네, 그럼 멀리 배웅하지 않겠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김일한과 매아리 자매가 문 밖으로 나가자, 환기찬은 곁에 앉아있는 한 쌍의 젊은 남자와 여자에게 귓속말로 무언가를 주입한다.
음식점 출입문 밖으로 나오면서 녹의여경 매아리는 김일한 곁에 바짝 붙어서 속삭였다.
“일한씨, 그 남자를 조심하세요.”
“왜요?”
“제가 경찰 아니에요? 사람을 척보면 알아요. 그는 얼굴이 매우 아름답지만, 대단히 영리하고 음흉한 사람이에요. 두 눈을 보면 알아요.”
“이제 만나지도 않을 테고 저와 상관이 없는데, 염려할 거 없습니다. 하지만 충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특별히 황홀공주인가 하는 요녀妖女와는 일절 접촉하지 마세요. 만에 하나 어떤 접촉이 있을 경우에는, 그 남자가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저를 위협하시는 건가요?”
“아니에요. 단지 당신을 아껴서 하는 말이에요.”
“고맙소.”
일행이 기다리는 방으로 돌아오자, 그들은 몹시 궁금한 듯 일한에게 성급히 물었다.
“일한씨, 무슨 일이에요? 혹시 공주에게서 무슨 연락이 온 거예요?”
“아닙니다. 어떤 남자가 절더러 그냥 친구로 친하게 지내자네요. 이번 부마간택대회 후보로 선정되었대요.”
시끌벅적하고 흥미진진한 자리가 파할 때 김일한이 계산대 앞으로 가자, 서울한식집 주인 할머니가 일한을 극구 말린다.
“내가 부담할 거야. 일한군이 무슨 돈이 있다고 이래?”
김일한과 일행은 시장 밖으로 빠져 나와 숙소로 향했다.
“저희 집이 온전했더라면, 제가 저희 숙소로 여러분을 모실 터인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에이, 칠성급 호텔 사해제일관이 아직 있었다면 일한씨가 우리와 만나지도 못했을 걸?”
한 아줌마의 말에 다른 이가 거든다.
“일한씨 마음이 참 아름다워요. 우리도 칠성급 호텔에 가보고 싶다. 얼마나 으리으리한지. 하지만, 얼마 후에 사해제일관이 다시 재건될 거예요.”
“네, 그래요. 일한씨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그들이 위로의 말을 건넨다.
“숙소가 걱정입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낮에 시 관광청의 잔여 숙박시설 안내사이트를 확인해보았더니 단 한군데도 방이 없었어요. 이거 원 노숙할 수도 없고.”
김일한이 중얼거린다.
“지금 다시 한 번 체크해보죠. 혹시 그 사이에 방이 생겼는지도 모르잖아요.”
바로 그 때다. 거리에서 한 사람이 그들에게 다가오더니 반갑게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김일한 공자님, 또 만났군요.”
일한이 눈을 들어 바라보니 한 미녀가 얼굴에 웃음을 가득 담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름 아닌 에머럴드 리였다.
“오, 이녹옥 아가씨, 웬일로 이 밤중에 홀로 이곳을 배회하고 계신지요?”
“호호호! 공자님을 보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아가씨의 무예는 아마도 적수가 드물 겁니다.”
김일한의 느닷없는 말에 에머럴드가 대답한다.
“갑자기 웬 무예 이야기예요?”
“그 날 섭선을 내게로 던지던 그 솜씨는 일이년 동안 익힌 비술이 아니죠?”
“공자님, 엉뚱한 말씀만 하시네요?”
김일한이 돌연 무예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그녀를 이곳에서 만나는 순간, 처음 대시전 뜰에서 보았을 때의 그 고혹적인 면모와 춤, 노래 솜씨, 마치 조선시대의 기녀 같다는 인상, 그리고 그에게 섭선을 날리던 장면이 문득 연상되어서였다.
생각 없이 무심코 던진 말이다.
에머럴드 리는 무엇을 찾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김일한에게 묻는다.
“혹시 일행의 숙소를 정하셨나요?”
“아뇨. 그렇지 않아도 방이 없어서 무척 걱정하던 참입니다. 서울에서부터 예약하려고 했지만, 아직 거처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혹시 숙박시설들에서 비상용으로 비워둔 곳이나 아니면, 지인들 집에서 신세를 질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기대하고 올라왔습니다.”
“국사재현축제 기간에는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습니다. 심지어 1년 전부터 사람들이 예약을 해 놓는 바람에, 방이 거의 없어요.”
“아, 그렇군요. 그럼 어떻게 하죠?”
“호호호!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온 게 아닌가요?”
“아, 그럼?”
“네, 저희 황홀객잔에 공자님과 서울 손님들이 머물 방을 마련했습니다. 국사축제 기간 중, 우리 객잔에서도 비상용으로 방 몇 개를 비워두거든요.”
“아이고, 이거 너무 고맙습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에머럴드가 손을 가로젓는다.
“그럼 지금 바로 모시겠습니다.”
그 때 녹의여경 매아리가 에머럴드 리를 가로막고 나섰다.
“저, 죄송한데요, 김일한씨와 서울 일행은 저희 집으로 모시려고 제가 진즉부터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오, 그래요?”
에머럴드 리가 난처해하는 표정이다. 김일한이 여경 매아리를 보고 잘라 말한다.
“말씀은 참 고맙습니다만, 어떻게 개인의 사저에서 저희들이 폐를 끼치고 신세를 질 수 있겠습니까? 공공숙박시설로 가는 게 저희들의 마음도 편하고, 두 분 자매에게도 불편을 드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를 위한 배려에는 정말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김일한은 여경 매아리에게 정중하게 절한 후 서울 한식집 할머니의 얼굴을 쳐다본다. 동의를 구하는 눈치다. 할머니가 거들었다.
“네, 그래요. 여경 아가씨의 친절과 호의가 아주 감격스러워요. 이래서 우리가 살맛이 납니다. 여관에 방이 없었다면 바로 아가씨 집으로 가서 편히 쉬었을 텐데, 저희들도 아쉽습니다.”
그녀의 완곡한 사양에 매아리 자매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일행은 세 대의 이두마차를 잡아타고 황홀객잔으로 직행했다. 에머럴드가 일한 일행을 만나 마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을, 멀리서 두 쌍의 눈길이 지켜보고 있었으나, 김일한은 이를 알 턱이 없었다.
그 두 쌍의 눈길은 김일한 일행의 마차들이 출발하자, 각자 자신의 말에 올라 멀찍이서 그들을 따랐다. 얼마 후 김일한 일행이 황홀객잔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후, 그들은 이내 말머리를 돌려 사라진다.
(다음 장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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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2026. 8. 21. 늦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