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들어도 싫지 않은 단어가 고향(故鄕)이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정작 고향을 떠올려 보면,
내가 어떻게 자랐는지 알지 못하는 주위 사람들에게는 핏대 올리며 내세우고 싶은 단어이지만
찌질한 내 모습을 누군가가 들춰 낼것 같은 아래 윗집 사람들에게는 별로 그다지 내세우고 싶지는 않은 단어이기도 하다.
어찌 되었던 내가 나고 자란 곳은 강릉(江陵)하고도 오대산 산줄기가 뻗치는 연곡면(連谷面)하고도 송림(松林)이다.
그곳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부터 타향살이를 시작했다.
그래서 나의 고향은 강릉(江陵)이다.
하지만 전국이 일일 생활권으로 된 지금에는 굳이 고향의 의미를 찾기 보다는
사전적 의미로 갈음 해도 될 듯 한 단어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내 아들의 고향을 어디라고 해야 할지? 지식적.견해적 의미로는 설명이 잘 되지 않는다.
큰 애를 예로들면
분명 속초의료원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주민등록은 인제군(麟蹄郡)에서 등록했는데 호적은 아빠인 나를 따라 연곡면(連谷面)에 등제 되었고 자라기는 할아버지 댁에서 1년, 속초에서 2년, 춘천에서 2년, 원주에서 6년...... .........
요즘같은 때 아침에 서울 병원에서 낳고 점심때 제주도에서 주민등록마쳤는데 공교롭게 저녁 비행기로 강원도로 이사를하여 한 두어살까지 살다가 이사를 하여 전국 방방곡곡을 시도 때도 없이 부모의 직업적 이유로 주거지를 옮겨야 한다면 그 아이의 고향을 어디라고 명명 해 주어야 할까? 도대체 고향이 어디야?
도로가 발달되기 이전 운신의 폭이 도찌니 개찌니 할때의 고향이지
이제는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주거 반경이 넓어져 굳이 고향의 의미를 찾을 필요가 없을 듯하다.
고향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기 前 그래도 나의 고향을 떠올려 보면,
어릴 때 뛰어놀던 마을의 모습이 많이 사라지고 없다,
가끔은 꿈에서 없어진 집이며, 없어진 길이며, 나무며 갖가지 사물이며 풍습, 놀이를 떠올려 지곤 한다.
귀사먹거리, 얭비리꼬댕이, 개맹이, 노지거리, 골바다....
이 모든게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추억속의 옛고향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그리운 단어들이다.
내 기억속에 사라지기 前 우리집을 그려 놓는다면
증조할아버지때부터 '골바다' 지금의 송림교회가 들어서 있는 뒷편 세만이 형님댁 담 뒤에 아흔아홉칸짜리 기와집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舊傳에 의하면 원산(源山)과 한양을 오가며 소금장사를 했다나????
어찌 되었던 부자 3대 못간다고 할아버지시대에 접어 들어 가세가 기울면서 집이며, 땅이며 다 노름에 날리고
집을 헐어 대문이며 기둥이며 석가래등을 영진에 사는 사람에게 팔아 넘기고 (누가 가져다가 집 2채를 지었다는데 누구집인지는 모르겠고)
묘포장 입구 가기전 왕길이 아저씨 집 웃집인 허춘옥이네 집을 그때 돈 50환에 구입해서 잠시 살다가.
다시 그 위에 위치한 수원집(근우네) 옆에 터를 잡고 살기 시작했다.
제일 큰아버지는 일제 시대때 돌아가셨으며 임열이,정열이 아버지를 나으셨고<임열이 아버지가 나의 큰집사촌 형님>,
둘째 큰아버지는 웃둔지 김동정,순덕이 아버지이시며<사촌 큰 누나 아들이 주문진 박용해>,
셋째 큰아버지는 가마골 입구에서 과수원을 하셨고,
넷째 큰아버지는 부산에서 마도르스를 하셨으며,
나의 아버지는 주문진 작은다리 가기전 현대문구사에 살면서 국수 트는일을 하다가 면소골(面邵)로 이사를 하여 터를 잡고 양계장을 하며 살았다.
지금 고향을 지키고 있는 우리 가족들은 없지만
그래도 울 할아지버지 그리고 할아버지의 아버지, 또 할머니는 아직도 고향 앞.뒷산에서 묵묵히 그 옛날 그시절에서 멈춰진 시간 그대로 계신다.
고향, 그곳에 가면 아마도 나를 알아 봐 주는 몇몇 동네 어르신들도 계실 것이다.
'허허~' 얼굴이 화끈 거려 온다. 혼자 무슨 짓 하다 들킨사람 마냥.....
친구들아!
오늘은 고향을 화두로 던지고 싶어졌다
고향 앞산이 잘라지고 소금강(少金綱) 물길이 바뀌어도 우리 고향 까마구의 의리는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
첫댓글 니고향이 내고향이다.
첨에 태어난곳,유년시절을 보낸곳은 틀려도 난 너희옛날살던집부근에 가끔간다. 그 막막한 골짜기에서 외로이홀로 말없이 잠들어 편히 쉬고있는 싸가지없는 나의동생놈을만나러....(갑자기마음이 뭉클해진다)
몇일전 강릉갔을때 갑자기 내린 대관령의눈땜에 개고생은했지만 그래도 고향집에 들어섰을땐 그냥 이유없이 마음이편안해지더라~~~~여기객지에서 터잡고 살지만 주위사람들 강릉이 고향이라고하면 그냥마냥 좋은고장,마냥 착하게만 봐줘서 나름고향덕을 많이보고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