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관]
내장산의 가을 단풍은 우리나라 `절경 중의 절경`의 하나로 손꼽힌다. 내장사 입구의 식당가에서는 이 절경 속의 단풍빛만큼이나 다향한 산채요리 맛을 볼 수 있다. 유난히도 식당 이름 앞에 `전주` 라는 접두어가 많이 붙어 있는 이곳 식당들 중에서 `삼일회관`(063-538-8131)은 빠뜨릴 수 없는 집이다.
내장산을 잘 안다는 사람들은 내장산에 왔다가 서래봉을 오르지 않으면 내장산의 참모습을 모르고 돌아간 것이며 `삼일회관`에 들러 산채정식을 먹지 않고 돌아가면 내장산의 진수를 빠뜨린 결과가 된다고 한다. 그만큼 내장산에서는 서래봉과 `삼일회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뜻이다.
`삼일회관`의 주인이자 조리사인 임옥희 여사는 `내장산의 진주` `산채음식의 마술사` `신이내린 손` 등으로 불리고 있다. 실제로 `삼일회관`에서 음식을 먹고 나면 이러한 호칭이나 찬사는 과장이 아님을 금방 느끼게 된다.
임여사는 매일 새벽 내장산에 올라 이슬에 젖은 나물을 뜯는 일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취나물, 보리냉이, 싸랑부리, 불미나리, 머위, 씀바귀, 민들레, 냉이, 죽순, 돈나물, 보리밭나물, 산초, 신선초, 향나물, 더덕 등 산나물들과 송이, 팽이, 표고버섯들을 직접 채취해 음식들을 장만한다.
채취한 나물들을 잘 다듬어 종류별로 정리해 놓고 상에 올릴 때마다 버무려 낸다.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이것이 맛을 살리는 기본이라고 했다.
직접 양념한 초고추장과 집에서 담근 된장, 그리고 멸치를 진하게 달인 물로 나물을 무친다. 양념이 너무 진하면 나물의 담백한 맛이 사라진다. 산나물은 무쳐두면 금세 숨이 죽기 때문에 시간이나 양의 조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언제나 가족들의 밥상을 차리듯 일편단심으로 손님들 음식을 장만한다는 임여사가 맛을 내는 가장 큰 비법은 바로 석판을 달구는 솜씨와 온도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은 누구에게 쉽게 전수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의 손은 `신이 내린손` 이라는 칭송을 받는가 보다.
이 집에서 내어놓는 삼일정식을 받아보면 깜짝 놀라게 된다. 이런 상차림을 두고 `진수성찬`이라고 한다.
[너섬가]
시내 중심가 수성동에는 `여의도`라는 뜻의 `너섬가`라는 옥호의 별미 음식점이 있다. 제일은행 옆 골목에 일제 때 지어진 우아한 큰 한옥 건물 전체를 식당으로 쓰고 있는데 아주 당찬 젊은 부인이 식당 주인이다.
`너섬가`(063-535-2711)는 따로국밥, 너섬두부, 생야채비빔밥 등과 석갈비가 대표적인 음식이다. 이 집 안주인 김명희씨는 면낙지를 자신이 개발한 특별 메뉴로 자신 있게 내어놓고 있다. 우아한 한옥의 정감 담긴 방에 앉아 사람다운 사람 냄새를 맡아가며 산 친구들끼리 정담을 나누어 보는 것도 사람 사는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정읍 시내에 머물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경우에 들러볼 만한 집 한 곳쯤은 알아두는 것도 좋겠다.
[한일관]
예로부터 전주를 대표해온 음식은 비빔밥이었고 전주비빔밥은 평양냉면, 개성탕반과 함께 조선 3대 음식의 반열 위에 올라 있다.
그리고 지금 전주에는 비빔밥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또 하나의 음식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콩나물국밥`이다. 전주에서의 콩나물은 `전주 팔미` `전주 십미`에 들어있기도 하다. `전주콩나물국밥`은 전주에서만이 아니고 서울을 위시한 전국 어느 곳에서난 먹을 수 있고 맛과 가격면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을 갖고 있는 `전주콩나물국밥`의 본고장 전주에서는 `한일관`(063-226-1569)을 대표주자로 내세우고 있다.
1954년에 문을 연 이 집은 지금의 경영주 이원영씨가 맡아 운영하고 있다. 참업자이자 초대 경영주 박강임 할머니는 이원영씨의 형수 되시는 분이다.
후한 인심과 손이 크기로 소문이 났던 할머니는 오시는 손님 모두에게 푸짐한 상을 차려 내어놓는 것을 큰 낙으로 생각하며 식당을 운영했기에 경영이라는 측면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한다. 할머니의 그러한 자세가 지금은 `전주의 얼굴`로 펴현되는 전주 `한일관`의 초석이 되었다고도 한다.
전주시 중심가 전풍백화점 사거리 골목 안에 있는 이 집은 200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규모의 식당으로 일요일은 문을 열지 않는다.
`한일관` 창업주 박강임 할머니는 서울 강남구 특허청 뒤쪽에 `전주 한일관`(02-569-0571)을 개업 전주의 `진짜 원조` 콩나물국밥을 서울에서도 맛볼 수 있게 해놓았다.
30여 년 전 현직 대통령에게 이른 아침부터 욕바가지를 안겨 주었던 그 `욕쟁이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지만 할머니의 욕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아직 많이 있다.
할머니는 통금이 해제되는 새벽 4시에 식당문을 열어 정확하게 해장국 300그릇만 팔면 천하의 누가 요청해도 “내일 새벽에 오라”고 해서 `삼백집` 이라고도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가족회관]
전주 시내에는 이름난 전주비빔밥 전문점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가족회관`(063-284-0982)은 실로 비빔밥을 대표할 만한 집이다. 전통성으로 봐도 비빔밥의 대표이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주인 김년임씨 자신이 만든 음식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가족회관`에서는 조금 편하기 위한 개량식을 단호히 거부한다는 원칙 아래 밥짓는 것 하나까지도 기계로 짓지 않고 전통 그대로 솥에다가 짓는다. 모든 양념도 손으로 절구에 넣어 찧고 참기름도 깨를 구입해 짜서 쓴다. 고추장, 간장도 직접 담그고 어떤 경우라도 구입해서 사용하지는 않는다. 밥짓는 방법도 여느 집과는 다르다. 사골을 푹 고아낸 순백의 육수로 밥을 짓는다. 밥을 푸고 난 뒤에 나오는 누룽지는 손님들에게 인기 있는 간식거리로 제공되기도 한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나물은 20여 가지. 여기에 각종 야채와 콩나물, 버섯, 고추장, 참기름을 장수곱돌 그릇에 담아 만든다.
피를 맑게 하고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다시마도 빠지지 않는다. 곱돌그릇에 담겨져 나온 비빔밥을 보면 음식이 아니라 예술작품이라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 집을 들른 외국 인사들은 감탄을 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연유로 전주비빔밥은 2002년 월드컴 지정음식으로 선정되어 있다.
전주 시내 중심가 전주우체국 맞은편에 위치해 있고 400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대형식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