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는 SBS 스포츠 전문채널에서 방영하고 있는 SBS 프로볼링대회 TV 중계를 훨씬 더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했었다. 특히 프로볼링 경기의 TV 중계를 보다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설자가 사용하는 용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볼링 전문용어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곧 자신의 볼링 실력 향상과 직결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도 독자들에게는 어렵게 들리지 모르지만 꼭 알아야할 볼링 전문용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전문용어를 완벽하게 숙지한다는 것은 곧 볼링이라는 운동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것이며, 이는 곧 실력향상과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참고로 볼링용어는 대부분이 볼링의 메카인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영어로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면 그만큼 전문용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용어들은 그 단어가 갖고 있는 고유의 사전적 의미만 정확히 알고 있어도 이미 50% 이상은 이해를 한 셈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볼링 애버리지를 향상시키고, 진정한 볼링매니아가 되고 싶은 독자들은 이 기회에 영어공부도 함께 시작하는 것은 어떨지?
■링텐과 위크텐(Ring Ten & Weak Ten) : 핀 데크에서 볼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편향(Deflection)의 종류는 적절하거나, 강하거나, 약한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적당한 편향이 발생했을 때 완벽한 스트라이크가 나온다는 사실은 이미 설명했다. 그렇다면 편향이 강하거나 약할 때의 핀의 움직임은 어떻게 될까? 이때는 핀들의 움직임도 완벽한 스트라이크를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움직여 주지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스플릿이 발생되지 않더라도 스페어 핀이 남게 되는데, 그 가운데 오른손 볼러의 경우 10번 핀 하나가 남는 현상을 링텐 혹은 위크텐이라고 부른다. 일반 볼러들도 그렇지만 프로 볼러들의 경우에도 투구한 볼이 정확하게 1-3 포켓으로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10번 핀이 남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10번 핀이 남게 되는 링텐과 위크텐 현상은 어떤 차이를 말하는 것일까? 먼저 링(Ring)은 영어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많은 의미를 담고 있지만 그 중에 ‘고리 모양으로 원을 그린다’라는 뜻도 지니고 있다. 즉, 링텐은 6번 핀이 너무 강한 핀 액션을 일으켜 10번 핀 쪽으로 곧바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10번 핀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이 공중으로 날아가거나 10번 핀을 지나쳐 커터로 빠져버리는 것이다.
링텐과 반대로 위크텐은 6번 핀이 힘이 약해 10번 핀까지 도달하지 못하거나, 10번 핀 옆이나 앞쪽의 거터에서 움직임을 중단하고 멈춰버리는 것이다. 즉, 위크(Weak)라는 단어가 담고 있는 ‘약하다’의미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하지만 일반 볼러들은 자신이 투구한 볼의 움직임이나 핀 액션은 물론이고 TV 중계를 통해서도 핀 액션을 정확하게 관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10개의 핀이 움직이는 것을 모두 관찰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꾸준하게 특정한 1핀만을 주시한다면 그 핀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만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자신이 직접 볼링을 치거나 남의 플레이를 지켜볼 때 6번 핀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은 링텐과 위크텐 현상의 정확한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링텐과 위크텐 현상의 자체를 이해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왜 그러한 현상이 발생되는지 그 원인을 발견하는 중요하다. 즉, 편향이 강하고 약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고, 적절한 편향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찾아야만 실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에 임했을 때의 셀프 컨디션은 물론이고, 레인 컨디션, 장비(특히 볼), 스탠스 및 타깃 위치, 회전력, 스피드 등 다양한 요소를 동원해서 그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만약, 어떤 볼러가 그 원인을 찾아내서 편향을 가장 적절하게 조정했다면 그는 볼링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레이다운 포인트(Lay Dawn Point) : 레이 다운 포인트란 투구한 볼이 볼러의 손을 떠난 뒤 처음으로 레인에 떨어진 지점을 말한다. 일상적으로 레이 다운 포인트는 슬라이딩 후 착지된 발의 엄지발가락에서 20cm 이내에 형성되어야 가장 알맞은 투구를 했다고 말한다. 즉, 레이 다운 포인트가 착지된 발에서부터 멀게 형성되었다는 것은 볼이 제대로 리프트가 되지 않고 공중으로 날아가서 떨어진, 드롭(Drop)볼이 되었거나 혹은 로프트(Loft)가 되었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볼은 미끄러지는 스키드(헤드지역), 구르는 롤(파인즈 지역), 꺾이는 훅(백엔드)의 3단계를 거쳐 포켓에 진입해야 하는데 레이 다운 포인트가 멀어지면 리프팅이 제대로 구사가 되지 않아 스키드의 길이가 과다하게 길어지거나, 반대로 로프트가 되어 레인 헤드에서 스키드가 되지 않고 롤이 발생하여 볼에 본격적으로 파워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롤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어지거나 짧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훅은 레인의 40피트 지점에서 발생해야 가장 좋다고 말하는 ‘브레이크 포인트(Break Point)를 지나치거나 미리 형성되어 볼이 1-3포켓으로 정확하게 진입할 확률도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당연히 파워 역시 감소하게 되므로 볼러의 스트라이크 확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레이 다운 포인트가 착지한 엄지발가락에서 멀게 형성되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릴리스 타이밍에서 엄지가 너무 늦게 빠지거나, 볼러의 자세가 높거나, TV 파이널에서처럼 긴장도가 높아 볼을 너무 강하게 그립할 때 자주 발생한다. 한편, 레이 다운 포인트는 볼러의 앵글을 계산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물론 볼러는 타깃을 보고 투구하기 때문에 볼이 몇 번 보드에 떨어졌는지 자신이 직접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레인다운 포인트 산출법(다음호에 소개)에 근거해서 그 위치를 알 수 있다. 참고로 브레이크 포인트가 형성된 위치를 바꾸고자 할 때 즉, 자신의 앵글을 변화시키고자 할 때 레인다운 포인트 위치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인 것이다.
■오버 턴(Over Turn) : 볼에 회전을 가하는 기술에는 약지를 이용한 리프팅, 핑거와 손목을 이용한 턴의 기술이 있다. 턴의 많고 적음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은 릴리스 동작에서 엄지의 방향과 손목의 형태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즉, 마지막 릴리스 동작에서 리프팅을 끝내고 자연스럽게 폴로 스루로 이어질 때 엄지가 볼의 회전 방향과 같은 방향이 되고 손목이 꺾이지 않은 상태가 되어야 정확한 턴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볼링볼에서 볼의 회전 각도는 0°에서 90°이며 이 볼의 회전 각도를 결정하는 핑거나 손목의 각도도 0°에서 90°로 이루어진다. 즉, 0° 턴을 하려면 손목이나 핑거의 각도가 0°가 되어야 하며 90° 턴을 하려면 역시 손목이나 핑거의 각도가 90°로 이루어 져야 한다 이때 손목이나 핑거의 각도를 잘 측정할 수 없으므로 릴리스시의 엄지 방향에 따라 턴의 각도를 측정할 수 있는데 오른손 볼러의 경우 릴리스시 엄지 방향이 10:30분 방향에 있으면 45° 턴이 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엄지 방향이 12시 방향이면 0° 턴, 엄지 방향이 9시 방향이면 90° 턴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이때 엄지가 턴의 허용 방향인 09:00-12:00시 사이를 벗어나 09:00시 미만의 방향에 있으면 오버 턴이 되었다고 말하고 12시를 넘어가면 턴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엄지 방향으로 턴의 방향을 산출하는 것은 많은 착오를 범할 수 있으므로 핑거와 손목의 꺾임 정도를 판별하여 턴의 방향과 양을 측정하여야 한다. 특히 오버 턴은 백스윙 시 미리부터 턴을 하거나 손목이 과다하게 꺾인 상태로 턴이 될 경우에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초보자나 중급자의 경우 턴을 일찍하는 것은 마지막에 손목을 이용하여 무리하게 턴을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볼을 돌려주는 턴의 기술은 레인 컨디션, 훅성이 같은 볼이라도 볼러의 능력에 따라 그 훅의 크기는 상당한 차이를 가져 올 수 있다. 또한 앞에서 턴은 핑거와 손목을 이용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가장 강력하고 완벽한 턴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핑거와 엄지는 물론 손목과 팔 전체가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턴은 스윙 동작에서 최대한 늦게(릴리스의 위치에서 폴로 스루 동작으로 넘어갈 때), 그리고 재빨리 이루어져야 많은 턴을 발생시킬 수 있다.
■월 샷(Wall Shot) : 볼이나 다른 핀에 맞고 쓰러진 핀이 사이드 보드, 커터, 킥 백을 맞고 튕겨 나와서 다른 핀을 쓰러뜨리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월 샷의 발생은 강력한 파워를 지녔거나 RPM이 높은 볼러의 투구에서 자주 볼 수 있다. PBA 볼러들의 경우는 7-10 스플릿이 발생했을 때 의도적으로 볼에 강한 파워를 실어 한 개의 핀을 맞추면, 이 핀이 그 충격으로 킥 백이나 사이드 보드를 맞고 튕겨 나와 반대편 핀을 쓰러뜨리기도 한다. 이러한 ‘스플릿 메이드’는 대단히 어려운 기술이지만 PBA 선수들에게서는 종종 볼 수 있으며, 국내 경기에서도 가끔씩 기록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말에 열렸던 2002 프레-아시안 게임 스톰컵 코리아 국제 오픈(부산 아시아드 볼링 경기장)에서는 백인훈(대전체육회)이 두 차례, 필리핀의 퍼비스 그랜저가 한 차례의 스플릿 메이드를 만들어내는 기현상을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볼링볼의 발달로 최근에는 월 샷 스트라이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월 샷 스트라이크란 포켓에 얇게 입사하여 볼이 5번 핀을 스치듯이 얇게 가격하거나 아예 5번 핀을 가격하지 못하고도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워시 아웃(Wash Out) : 첫 번째 투구에서 1-2-10번 핀 혹은 1-2-4-10번 핀이나 반대로 1-3-7번 핀 또는 1-3-6-7번 핀이 남은 남는 경우를 말한다. 이때는 1번 핀이 남아 있기 때문에 스플릿이라고 칭하지는 않는다. 이 말은 아마도 ‘다리, 제방, 해안의 일부를 휩쓸어 가다’라는 뜻을 지닌 wash out에서 유래되어 ‘전체 10개의 핀 가운데 한쪽 부분만을 휩쓸어 간 상태’를 나타내기 위해 그렇게 부르는 듯하다.
■OB : OB는 ‘Out of Bou-nds’의 약자로 흔히 골프에서 볼이 정해진 구역을 벗어났을 때를 말한다. 볼링에서 OB지역이라 할 때는 볼이 반응(훅이 발생)하지 않는 지역을 말한다. 만약, 레인의 오일분포가 인사이드보다는 아웃사이드에 더 많이 분포되어 훅이 발생되지 않는다면 바로 이 아웃사이드 지역이 OB지역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처럼 레인의 안쪽보다는 바깥쪽으로 갈수록 오일의 양이 많아지는 경우에는 매우 어려운 레인 컨디션이 된다.
■더치게임(Dutch Game) : 한 게임에서 징검다리 형태로 스트라이크와 스페어를 번갈아 기록하는 경우를 일컬으며 일명‘Sand witch game’이라고도 부르며 이 때의 최대 점수는 200이 된다.
■더블 우드(Double Wood) : 2-8번 혹은 3-9번 핀이 남은 스페어 상태처럼 두 개의 핀이 앞뒤로 나란히 서 있어 마치 하나의 핀이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말한다. 또한 더블 우드 상황에서 두 핀 가운데 앞쪽의 핀 하나만을 처리했을 때를 체리(Cherry)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