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남진 제6구간(진고개 - 대관령) 기록
일 자: 2005년 10월24일
산행경로: 진고개-노인봉-소황병산-매봉-동해전망대-선자령-구 대관령 휴게소
산행거리: 25.8 km (누계 134.23km 평균 22.37km/Day)
산행시간: 시작(06:20) 종료(14:18) (총 7시간 58분 중식 및 휴식시간 포함: 중간기준 기록자)
이동경로: 광양->남해고속도로->전순간 국도->호남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6번국도->오대산 진고개
현지기상: 맑음(바람이 거의 강풍수준, 소황병산 부근 적설량이 많음,-2-3℃ 체감온도는 현저하게 떨어짐)
산행도움: 총무 하현판, 기록 유시봉, 대장 김문섭,유내석,정동욱(선두 산행대장, 후미 유내석,정동욱)
참석인원: 25명(연인원 총 168명 연속종주 16명
구옥근 권정순 김만규 김문섭 김성기 김순겸 김현진 박금남 박석균 박종호 백승구 설영식
소재호 연성주 유내석 유시봉 이영환 장형연 전영덕 전영선 정동욱 정점덕 최규언 최석일
하현판
산행기록
06:10 진고개 휴게소 도착
06:20 진고개 출발
07:23 노인봉(1338.1m)도착
08:50 소황병산 표지석 통과(눈내린 설원에서 기념촬영지체)
10:06 매봉도착(1173.4m) 도착
11:08 동해전망대(중식)
13:06 선자령 표지석(1157.1m)도착
14:18 구 대관령 휴게소 도착
떠나는 길......
대간길 떠나는날..
지난 5구간에 이어 이번 구간에도 2근 근무를 마치고 출발 하는데
회사 업무상 부득이하게 대간길을 내내 같이했던 동료두명과 함께하지 못하게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누구나가 겪는 일이라 다들 이해는 하지만..
아쉽다 이번 구간에 대해 틈나면 얘기를 주고받곤 했는데,
퇴근시간이 임박해 아무래도 지체될 듯 하여 대장에게 전화하고는
함께 떠나지 못하고 회사에 남아있어야 하는 동료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홀로
현장을 떠나 대간길에 합류하게 되니 미안함이 앞선다
차에 오르자마자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는데 흔들림이 없어 눈을 떠보니
네온이 휘황찬란한 도심속,
전주시내다
출발하기전 공지에서 참여의지가 강한 두분을 위해 전주와 음성을 거쳐가기로 했던터라..
이제 다시 음성을 거쳐 목적지인 오대산으로,
예정시간보다 늦지 않을까 했는데
잠깐 눈을 붙인듯 한데 평창 휴게소다
이곳에서 30분 정도면 산행들머리인 진고개에 도착할 수 있으니
휴게소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도착즉시 산행을 하기로 한다
여명과 시작되는 대간길....
4.5구간을 북진했던 관계로 출발지의 풍광을 이번에도 담을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도착한곳
진고개는 밝아오는 여명속에 길 건너 동대산 오르는 길목엔 하얗게 쌓여있는 눈도 보이고
떡허니 버티고선 이정표가 차가운 밤바람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반긴다
여기는 진고개 정상입니다
불꺼진 휴게소에서 이정표가 반긴다
<사진1: 진고개 입니다빌려옴>
이번에도 통닭두마리를 건네주는데 총무님의 사모님께 감사함을 느끼며
버스에서 내리니 생각보다 기온이 차다
수은주가 -3℃를 가르키지만 체감온도는 훨씬 더 춥게만 느껴진다
진고개-노인봉 구간도 최대한 이른 시간에 빠져 나가기로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얼핏 시계를 보니 새벽6시20분..
지금껏 산행중 가장 늦은 시간이다
노인봉으로 오르다보니 채소등이 심어져 있어야 할 곳이 텅 비어있는 곳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오늘의 산행중 상봉인 노인봉(1338.1m)으로 향하던중 이른 새벽인데도 오름길에 하산하는 산객한분을
만나는데 배낭을 보니 산장에서 하룻밤을 보낸듯 하다
오르는 길목엔 탐방로 훼손조사를 위해 국립공원 오대산 관리 사무소에서 설치한
훼손지 모니터링 입갑판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곳 역시 사람들로 인해 등로의 훼손이 심각한 상태인것 같다
6구간의 정상에서 확트인 조망으로....
"노인봉대피소50m/노인봉0.25km/진고개3.9km"란 이정표(1321m 위치)를 만난다
갈림길 곧장 오르면 노인봉 정상, 직진하면 대피소다
일부는 배낭을 벗어두고 일부는 배낭을 맨채로 노인봉으로 오른다
07:25분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5분만에 오늘 산행의 상봉인 노인봉에 선다
<사진2 노인봉 정상석>
노인봉 정상석 ..
등로에서 오르면 눈에 들어오는 정상석은 한문으로 표기된곳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글로 새겨진 "노인봉"은 뒷부분에 새겨져 있는것을 보니 안타깝다
안타까움도 잠시..
추운날씨속에서도 기념사진을 남기느라 한창이다
그사이 잠시 정상석이 있는 바위에서 조망을 담아본다
멀리 황병산의 군 시설이 안개사이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막힘없는 조망이 좋다
북쪽으론 끝없이 너울거리며 펼쳐진 백두대간의 능선 그리고 멀리 대청봉까지 막힘이 없다
우리가 지나왔던 능선 길이 하나 둘씩 눈으로 들어온다.
너무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정말 멋진 그림이다.
추위도 잊은채 한참을 지체한다
누군가가 준비한 정상주가 돌기도 하고....
노인봉을 뒤로하고 산장으로 향한다
<사진 3 산장사진>
백두대간 18일 연속종주의 기록보유자 노인봉 산장지기(성량수님)님이
이른 아침 산객들의 소란에 고개를 내밀고는 반갑게 눈인사를 건네다
초상권 침해라는 소리는 듣기싫고..
대신 성량수님 대신에 산장의 매점을 카메라에 담아내고는 소황병산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이국의 낮선땅,착각속에서 깨어나며....
노인봉 산장 이정표
"무릉계9.1km/노인봉300m/진고개4.2km"
화장실 앞으로 대간길엔 선답자들의 무수한 리본이 "요리로 가드랑께 !! "라고 말하는듯 하다
산장을 뒤로하고 잔가지를 헤치며 소황병산으로...
간혹 동쪽으로 강릉시가 동해바다와 함게 흐릿하게 보이고 멀리 황병산의 군사시설이 길잡이역활을
해주고 있다.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서자 펼쳐지는 환상의 설원지대
이국의 낮선땅 같은 착가속에 빠진다
10월에 밟아보는 눈길은 처음이다
멀리 소황병산이 작은 언덕쯤으로 다가오고 세상은 온통 하얗게 색칠을 해 버렸다
<사진4 소황병산 설원사진>
배낭을 내리고 흔적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다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고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을 헤집고 발길을 잡는다
소황병산(1,328m)을 알리는 표지석과 "목초는 우유와 고기입니다"란 안내판이 사이좋게 서 있는
곳을 스치듯 지나 언덕을 내려서니 광활한 대관령의 구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광활함에 끝없이 막힘없는 조망을 즐기다 내려선다
한참을 진행하다 보니....
대간길은 소황병산에서 좌측 능선을 타게 되었는데 10월의 설원을 즐기다보니
그만 선두가 잠시 대간길을 놓쳐 버린 것이 였다.
일부는 진행을 변경해 뒤돌아 정상루트의 마르금을 밟고
선두는 임도를 따라 아니 건너야할 개울을 부득히 하게 다리를 통해 건너 삼양축산 2단지를 지나
매봉으로 향하니 마음 한구석 찜찜함이 묻어나오고 대장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사진5 매봉으로 오르며 조망한 삼양축산 단지>
비켜선 마르금에 아쉬을 남기고 ....
대장의 침묵은 계속되고 매봉을 향한 오름길 숨은 턱까지 차오르게 한다
삼양축산 2단지 건물뒤로 오르는 매봉을 향한길
구릉을 걷는 듯 하지만 가파르기만 하다
매봉...
매봉에 오른후 잠시 휴식을 취한다
거센 바람을 피해 숲속에 몸을 두었지만 바람을 피할 길을 ...
이른 새벽 차에서 내릴때 총무가 건네준 통닭(?) ..계란두개를 간식으로 해결하고 있으니
소황병산에서 능선을 타고온 일행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는다
따끈한 코코아 한잔...
추위를 견디기엔 그만인것 같다
겨울의 문턱에 언제나 추위때문에 고생했던 경험이 이번 산행에 많은 도움을 준것 같다
떠나기전 산행지에 대한 사전 날씨정보 또한..
<사진6 매봉에서의 휴식>
바람은 새차고 한기를 내 품지만 햇살이 비추니 그나마 다행이다
매봉에서의 휴식을 접고는 구릉을 따라 동해 전망대로 향한다
전망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발아래 펼쳐진 동해, 주문진 그리고 강릉이 한눈에 들어온다.
옛날엔 아름드리 주목나무가 많았다고 했는데...
고개를 돌려보자
시원스레 펼쳐지는 초지의 구릉들..
이국적인 정취가 묻어나온다
풍력발전을 위한 공사가 한창일뿐 드넓은 목장엔 동물들의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재미있는 이정표며, 광활한 삼양목장의 누르스레한 초지를 뒤로한채 선자령으로 향한다
<사진7 동해전망대에서 본 동해바다와 강릉시>
<사진8 이국적인 정취가 묻어나는 풍력 발전기>
<사진8 동해 전망대에 세워진 재미있는 이정표>
흙먼지 뒤집어 쓰며 비포장 도로를 따라....
동해전망대를 빠져나와 곤신봉으로 가는 길에 잡목이 우거진 숲으로 들어간다
뿌연 흙먼지에 강한 바람을 피해 숲속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로 한다
체감온도 때문인지 점심을 해결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식사를 마치기 무섭게 길을 잡는다
여느때 같으면 대간길중 가장 평온하며 아름답다는 대관령의 초지를 마음껏 감상하며
식후의 느긋함도 보여주었을 건데..
비포장 도로를 따라 하염없이 걷는다
간혹 스쳐가는 공사용 차량은 뿌연 흙먼지를 일으키고
산행준비를 마치자 마자 휴게소 건너편 들머리로 다가서자
"여기는 진고개 정상입니다/해발960m"라는 대형 도로표지판이 턱허니 버티고 서있고
그아래로는 계단을 밧줄로 쳐서 출입을 막은 휴식년제 입갑판을 만난다
금년 12월까지 진고개에서 동대산까지 1.7km 구간을 출입을 저지 하지만 대간 마루금이라
어쩔 수 없이 밧줄을 넘어 등로에 오른다
이점에 대해선 정말 안타까울 뿐이다.
햇살이 그리운 동대산에서.....
헤드렌턴 불빛에 의존해가며 힘차게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계단이 끝나자마자 이정표엔 "진고개-(1.7km)동대산-(6.6km)두로봉"으로 안내하고
그 근처엔"오대 02-01"긴급구조 안내목"이 세워져있다
이른새벽 준비운동없이 잠에서 깨어나기 무섭게 차에서 내리자 마자
등로에 들었기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른다
점점 숨이 가파지지만 숲에서 내품는 싱그러움에 가슴이 뻥 뚤리는것 같다
이슬머금은 조용한 아침을 깨우며 오르다 보니 어느새 먼동이 터오기 시작한다
"진고개0.5km/동대산1.2km"의 이정표를 지나면서부터 오르막이 가파르다.
지도의 등고선을 보아 짐작은 했지만 생각보다 힘이든다
가끔 그러나 빈번하게 마주치는 생태계 복원 모니터링 푯말..
약간 등로를 벗어난 지점에 위치한 푯말 주변엔 이름모를 들풀들이 서로를 뽐내고 있고
그 곁을 지나면서 느끼는 생태계의 복원에 대한 중요함을 느껴보기도 한다.
그리고 지리산 노고단 생각에 잠겨보기도 한다
동대산..
정상에는 흔한 정상석 하나 없이 헬기장만이 자리를 하고 있고 또 "오대 02-05 "의 긴급구조
안내를 위한 표지목이 반기지만 지체하기엔 날씨가 도움을 주지 않는다
해오름은 오늘도 보지 못했고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지체한다
그러나 현재기온 6℃ 한기를 느낀다
쟈켓을 꺼내 입고 대응해보지만 장난이 아니다
서둘러 아침을 마친 일행은 떠날 준비를 서두르고...
햇살이 그리울 뿐이다
내 어릴적 아픈기억 차돌배기를 만나고.....
추위에 떨다 동대산 헬기장을 떠나며
여름 긴팔위에 쟈켓을 걸친다
쟈켓을 입은채로 산행하기엔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어쩔수가 없다 추위를 견디려면
능선을 따라 등로가 이어진다
발밑엔 양탄자를 깔아놓은듯 철이른 낙엽이 발걸음을 가쁜하게 하고 촉감이 좋다
스펀지마냥 느낌마져 푹신함을 느끼며 걷는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거듭하기도 하며 간간이
잡목과 조릿대가 시비를 거는듯 하지만 대체로 등로는 그런대로
양호하고 운행하기엔 더 없이 좋다
간혹 확트인 시야가 멋진 조망을 제공해 주고 가끔은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가 맞아 주어 기분이 좋다.
오늘 산행은 태산준령을 20봉을 넘는다
그것도 1,100m 넘는 봉우리를 20개나 넘어야만
산행을 마치게 되지만 이런 등로와 운행속도도라면 예상보다 빠른 산행이 될 듯 하다
오늘 산행의 상봉인 동대산(1434m)을 떠난후
언제 지나쳤는지 1421봉,1406봉을 넘어 상수리 나무등 잡목들로 가득한 1296고지에
도착하지만 특징은 없다.
조망없는 대간길중에 손가락안에 드는 곳이라고 했지만..
정말 대간마루금을 잇는다는 것만 아니라면 정말 지겹겠다는 생각이 간혹 들기도 한다
동대산부터는 달려도 좋을만큼 평탄한 길을 걸었다
"차돌배기(1230m)/두로봉3.9km/동대산2.7km"라는 이정표를 만나면서 부터
앞서가던 일행들 걸음을 멈춘다
"차돌배기(1230m)" 이정표를 옆에두고 기념촬영을 하느라 지체한다
어느 회원은 차돌바위를 배경으로 폼을 잡으며 여유도 부려보고..
차돌바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도 본다.
차돌..
내 어렸을적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대여섯살 즈음..
조그마한 차돌을 양손에 잡고 서로 부딪치면 불꽃이 튀곤 하는데 장난을 치다 왼손가락을 심하게 다쳐
아주 오래동안 고생을 하였고 그 흔적은 사십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뚜렷히 남아있기에 ...
차돌바위에 기대에 잠시 생각에 잠겨보기도 한다
그런데 웬 차돌바위가 이렇게 큰지..
그것도 세개씩이나..
두로봉(1422m) 가는길 그리고 알바의 기억.....
차돌바위를 떠나자마자 곧이어 평탄한 능선상에 헬기장을 하나 지나고 부터는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지고 능선상으로 옷을 갈아입은 가을을 느끼게 해준다
등로 사이사이로 가끔씩 터주는 조망은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가파른 오름길이 계속 되면서 진부령에서 부터 자주 보았던 빨간 마가목
열매가 반겨 주기도 한다
설악구간에서 많이 보았던 건데 이구간 역시도 고산지역이라 변함이 없는것 같다
다시..
두로봉을 향한 완만한 오름길은 이어지고 수령이 꽤나 된 듯한 주목들이 한 두그루 보이기도 하고
발걸음은 겨울을 손짓하는 듯한 단풍을 아쉬워하며 푹신한 등로를 걷다보니 어느새 두로봉이다
"두로봉정상(해발1422m)/동대산7km"의 이정표와 "오대02-21"이란 구조목이 반가워 한다
두루봉 정상에는 동부지방 산림관리청장의 천연보호림을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어
산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기도 한다
잠시 조망을 즐기며 연신 카메라에 담는다
이 아름다운 풍광을 하나라도 남기지 않으려고 어떻하면 더 아름답게 담을 수 있나 하며..
출발이다..
선두는 이미 떠난지 오래고 후미는 여직 기척이 없다
내리막길 가파르게 이어진다..
발걸음도 가볍게 내리막길을 스틱으로 균형을 유지하며 빠르게 내려간다
이상하다..
느낌이 안좋다
잠시 서서 지도를 꺼내본다 그리곤 유심히 살펴본다
그리곤 호루라기를 꺼내 불어본다
작게나마 호루라기 소리가 들린다
내려왔던 좌측 저 멀리에서..
맞다 이길은 아니다 대간마루금이 ....
대간 시그널을 내리막길에서 보지 못한것 같다
150m 정도 내리막길..
숨을 몰아쉬며 다시 뒤돌아 오른다
숨이 턱에 차는듯한 느낌이다
첩첩산중에 길을 잃고 언덕길을 되돌아 올라가면서 느끼는 부담감까지 겹치고..
얼마를 걸었을까.
혼자 알바를 마치고 일행과 합류를 하니 아이쿠야...
앞서가는 일행은 후미 도우미 들이었으니..
먼저 간다는 말을 남기고 발길을 재촉하니 한적한 오솔길 같은 조릿대 군락도 지나고
커다란 구멍이 뚤린 고사목도 만나고 그런데 앞서가는 일행을 만날수 없다
어느새 신배령 이정표를 지난다
시간은 열한시가 가까워 온다
얼마를 더가면 본대에 합류할 수 있을까..
잡목길을 지나 안부에 내려서는데 북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앞서가던 일행들이 오르막을 앞두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이제야 앞서갔던 일행들과 합류를 한다
그리고는 긴 숨을 몰아쉬며 휴식을 가져본다
응복산(1360m)의 꿀맛같은 중식 그리고 한잔의 막걸리..
광양을 출발하면서 부터 걱정했던 우중산행은 기우였다
강수확율 40% 정도였는데...
정말 다행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곤 다시 길을 잡는다
대장은 출발부터 몸이 불편한듯 해 보였다
유심히 보니 오른쪽 다리를 약간 저는듯 하기도 하고 걸음걸이가 평소와 다르다
발목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도 내색하지 않고 오름길을 힘차게 오른다
어느새 만월봉을 올라 내리막으로 접어든다
고고한 자태의 주목 몇구루가 반기고
가는 대나무 같은것 처럼 생긴 속새 군락지를 지나며 신기해 하며 카메라에 담는다
평탄한 길 인가 싶더니 어느새 다시 오름길이다
이번 오름길은 숨이 턱밑까지 찬다
응복산으로 향하는 발길은 무겁기만 하다
힘겹게 한참을 오르니 그래도 조금은 트인 조망과 함께 응복산을 알리는 이정표가 반긴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점심도 해결한다
자칭 우리들의 포터 (^_^)라며 후미에서 애쓰는 도우미께서 배낭깊숙이 넣어왔던
얼린 막걸리 몇병을 꺼내 놓으니..
정말 맛이 긱가막힌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무거운것을 배낭에 메고 올라왔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응복산에선 오랫만에 기념사진도 남긴다
대간기를 꺼내들고 차례로 기다리면서..
멋쩍지만 그래도 한장 남겨본다
응복산 정상에선 여유로움이 넘쳐난다
어느새 많이들 정이 들었다
처음엔 서먹하기도 했었는데 힘든 여정을 함께하는 동안 그렇게 되었나 보다
약수산으로 그리고 산님들과의 첫만남....
응복산을 떠난지 얼마되지 않아 스믈 대엿쯤 보이는 젊은이와
머리가 희끗한 중년의 남자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걷는다
우리 일행이 떠나면 길을 내어준다
잠시 뒤쳐져 말을 건내본다
오늘 산행중 처음으로 만나 산님이 아닌가..
이길은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산님이 아니라면 아무도 찾지 않을 길이기에.....
부자가 함께하는 백두대간 이란다
부럽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곤 급히 자리를 뜬다
이내 머지않아 또다른 일행을 만난다
중년의 산객들이다
이제 몇구간 남지 않았다 하는걸로 보아 북진중인 대간팀이다
서울에서 온 남녀 열대엿명 정도..
진고개에서 네시이십분에 출발했다 한다
그 일행중에 광양을 아는분이 있다
광양에서 5년정도 거주했다는데 반가웠고 하산후에 다시 보자며 서둘러 길을 잡아본다
약수산으로 향하는 길..
바로 지척인듯 하지만 또다시 작은 봉우리를 넘는다
봉우리를 넘자 멀리 56번 국도가 산허리를 휘감고 있는게 보인다
그런데 다시 하나 봉우리를 넘는가 보다
바로 앞 봉우리에 올라서자 흙바닥에 약수산정상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잠시 기념촬영을 하고 ....
긴 여정의 끝을....
구룡령 내림길..
내림길엔 "백두대간 생태복원 조림"을 알리는 안내판도 만나고 약수산을 간단하게 소개한
안내판을 지나 내려서니 잡목이 우거진 헬기장 비슷한곳...
이곳이 지도에 표시된 1218m봉 인가보다
약수산을 찾는 산님들을 위한 작은 쉼터에서 기념사진도 남기고
다시 내림길은 급경사로 이어지고 소속이 어디인지 자세히 모르겠지만
등산로를 정비하는 사람들에게 수고하라는 말을 건네고는 휴게소로 바로 내려설까
아니면 우측의 생태통로는 56번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편 으로 내려설까 망서리다 휴게소로 내리며
오늘 산행을 접는다
5구간 도착지 구룡령..
구룡령은 한반도 자연생태계의 근간인 백두대간의 주요고개중 하나이며.
해발 1013m의 구룡령고개는 강원도 양양군 서면 갈천리와 홍천군 내면 명개리에 걸쳐 있으며
북으로 설악산 국립공원과 남으로 오대산 국립공원을 연결하는 생태적 연결고리이기 하며,
구룡령 휴게소는 56번 국도를 넘나드는 많은 관광객들의 쉼터가 되었으나
최근 휴게소는 굳게 문을 걸어 잠그었고 그 넓은 휴게소 주차장엔 찾는이 없는 텅빈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휴게소 뒷편 시원한 물줄기를 사용할 수 없어
도로건너편 산불감시초소 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졸졸 흐르는 작은 골에 프라스틱 호스를 이용한 산님들을 위한 간이 세면장
그래도 감지덕지 알탕은 아니지만 격식은 차린다
그 누군가에게 감사를 전하며...
-안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