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 서울 중구 순화동 6-16
5호선 서대문역 6번출구(호암아트홀 맞은편)
영업시간: 11:00-22:00
전화: 756-5070
김치찌개로 유명한 곱창전문점
상호보다 그냥 ‘김치찌개집’으로 불리는 집이다. 항상 같은 맛을 내도록 잘 익힌 김치가 맛의 비결이다.
서울 시내에서 김치찌개 하나만큼은 최고봉에 속한다.
적당히 신 김치에 돼지고기를 큼직큼직하게 숭숭 썰어넣고 끓인다.
반찬도 스테인리스 그릇에 듬뿍 넣어주는 김치뿐이다. 김치찌개에 김치 반찬?
떨어진 냅킨이며, 물기가 남아 있는 수저 등 가게는 지저분한 편이다.
하지만 맛만을 목적으로 음식을 먹는다면 이런 모든 게 용서가 된다.
점심 시간 내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오전 11시30분까지 가거나, 점심 마감 직전인 1시30분에 가는 게 낫다.
친절은 기대하지 마시라.
서울에서 김치찌개를 맛있게 하는 3대 김치찌개집은
*방산시장의 '은주정', *공덕동의 '굴다리식당' 그리고 서소문의 장호왕곱창이다.
@충무로점(3호점)
주소 : 서울 중구 충무로3가 57-7
전화번호 : 02-2274-3332
오픈시간 : 오전 10시~오후 10시
휴무일 : 매주 일요일
@북창동점
-중구 북창동 134-1 (전화 734-3522)
-특징: 좌석이 많다(조금 늦었다 싶으면 본점에 가지말고 북창동점으로)
@역삼점
-강남구 역삼동 672-31 (전화 555-9509)
@가산디지탈점
-금천구 가산동 60-5 (전화 2106-8959)
@장호왕곱창 여의도점
-영등포구 여의도동 13-5 (전화 780-8524)
성악가 테너 박인수 교수 추천집
지난 화요일, 성악가 박인수 교수를 만나기 위해 미리 약속한 호암아 트홀 맞은편에 위치한 ‘장호 왕곱창’집을 찾았다.
허름한 외관에 실망했던 마음도 잠시, 소문난 미식가가 추천한 맛 집 은 역시 달랐다. 이른 저녁 시간임에도 이미 가게 안은 손님들로 만 원이었다.
뿌연 연기 사이로 5명의 제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식탐’에 빠져있 는 박인수 교수의 모습이 들어왔다.
박 교수가 이곳을 처음 찾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당시 호 암아트홀 공연을 마친 그가 끼니를 때우기 위해 우연히 들어간 집이 바로 이곳 ‘장호 왕곱창’이었던 것.
서울에도 유명한 곱창집이 적지 않지만 박 교수는 이 집의 곱창 맛을 으뜸으로 꼽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똑같은 곱창이라도 어떤 소에서 나왔는지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인 데,
이곳은 좋은 한우 고기에서 가려낸 신선한 곱창만을 쓰기 때문에 맛이 남다르다는 것.
특유의 비릿한 냄새나 물컹한 느낌 대신 쫀득쫀득하고 고소한 맛이 나 곱창을 꺼리는 여성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고 평한다.
곱창과 술로 어느 정도 입가심을 한 뒤 등장한 이 집의 또 다른 별미 는 바로 김치찌개다. 김치찌개 냄비를 가스 불에 올려놓자 제자들이 미리 준비한 슬라이스 치즈를 통째로 찌개 속에 풀어 넣기 시작한다. 라면에 넣어 먹는 경우는 많이 봤지만 김치찌개에도 치즈를 넣는다니 ….
“난 늘 이렇게 즐겨먹어. 1943년도인가? 미군부대에서 일하던 아버 지를 통해 이 방법을 처음 배웠지. 이제 두고보라구. 아마 국물 맛에 반하게 될 거야.”
의아했던 마음을 눈치라도 챈 것일까? 박 교수의 확신에 찬 설명 덕 분에 의구심은 곧 사라진다.
한 갑이 넘은 나이, 그러나 여전히 정열적인 모습을 잃지 않는 박인 수 교수는 ‘순수 음악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문 자유로운 클래식 음악가’로 평가받는 국내의 대표적인 성악가다. 노래 외에 별로 관 심이 없다는 그가 즐기는 단 한 가지 취미 생활은 맛있는 음식을 즐 기는 것. 그에게 성악가나 교수라는 호칭 외에 늘 미식가 타이틀이 따라 붙는 이유다.
본래 서울 토박이인 그는 소문난 미식가였던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음 식 맛을 익혔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맛난 곳만 찾아다니 다 보니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었지. 그때 기억 덕분에 까다로운 미각을 갖게 된 셈이야.” 그가 말하는 미식가의 대열에 들어서게 된 이유다.
이제껏 30년 넘게 전국을 돌아다니며 직접 체험한 맛집 수만 따져도 수천여 개. 주변 친지나 가까운 친구들이 추천한 곳은 메모해 두었다 가 짬을 내 반드시 찾아가서 맛을 봐야 직성이 풀린단다.
이런 그의 미식가 기질은 음악 활동을 통해서도 얻은 바 크다. 그는 공연을 위해 30년 넘게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주변 맛집 순 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설사 제 길을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맛 있다고 소문난 집은 반드시 찾아서 확인했다. 이런 부지런함 덕분에 전국의 이름난 맛집들은 대부분 한 번 이상 가볼 수 있었다. 지금까 지 1년에 보통 200회 이상 지방 공연을 다니며 꿰찬 맛 집 정보들은 웬만한 책을 내도 될 정도.
그는 이런 경험을 살려 얼마 전 한 주간지에 ‘토속 음식 기행’이라 는 고정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자신이 경험한 색다른 맛을 글로 옮기다보니 무턱대고 음식을 먹지않고 음미하게 되더라고.
흔히 음악과 음식은 그다지 공통점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성 악가 박인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두 가지 모두 삶에 근원적인 에 너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가치를 지닌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
박 교수는 “오랜 시간 기름지고 맛난 음식을 즐기다보면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등의 부작용도 있다”고 말한다. 박교수는 오 랜 공연활동과 과음으로 몸이 예전만큼 좋지않다. 그러나 그가 환갑 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 제자들 부럽지 않은 왕성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던 배경에는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이 있었음을 강조한다.
그는 “물론 몸에 좋다는 음식만 먹는다면 좀더 수명을 연장할 수 있 겠지. 그렇지만 이 맛을 포기하고 조금 오래 산다고 무슨 의미가 있 겠어?” 라고 말한다. ‘맛있는 느낌을 통해 얻는 행복감이야말로 무 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에게는 당연한 결론이다.
미식가 박인수가 음식을 선택하는 일차적인 기준은 ‘가공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맛’이다. 서양의 음악을 전공했음에도 늘 우리 고유 의 정서가 담긴 민요에 애착을 갖고 즐겨 부르는 것이나, 한국의 토속적인 음식을 즐기는 그의 이력을 생각하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지나치게 깔끔한 인테리어나 지나친 과잉 서비스도 그가 경계하는 부 분이다. 정갈한 것과 화려한 것은 다른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 불어 음식에 들어간 공에 비해 합리적이지 않는 비싼 값을 요구하는 식당은 아무리 맛이 좋아도 쉽게 끌리지 않는다고.
요약하면 박인수표 맛집이란 ‘본래 재료의 맛을 충분히 살려 요리하면서 양이나 가격이 적당하며 요란스럽지 않는 분위기를 갖춘 곳’ 인 셈이다.
박 교수는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는 곳으로 ‘장호 왕곱창’ 외에
서울 인사동 신일식당(02-739-5548)의 맛깔스러운 한정식,
인천항 입구 자유공원 근처에 위치한 대성불고기(032-765-4001) 등을 적극 추천했 다.
시티라이프 [속보, 연예, 주간지] 2002년 12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