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장에는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왕으로 평가받는 다윗이 드디어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사무엘이 사울의 일을 생각하고 슬픔에 잠겨 있는데 하나님께서 베들레헴 사람 이새에게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그의 아들들 중에 왕이 될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여 사무엘은 다윗의 아버지인 이새를 찾아가서 아들들 면접을 보게 됩니다. 6~7절을 보겠습니다.
6 그들이 왔을 때에, 사무엘은 엘리압을 보고, 속으로 '주께서 기름부어 세우시려는 사람이 정말 주 앞에 나와 섰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7 그러나 주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셨다. "너는 그의 준수한 겉모습과 큰 키만을 보아서는 안 된다. 그는 내가 세운 사람이 아니다. 나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처럼 그렇게 판단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겉모습만을 따라 판단하지만, 나 주는 중심을 본다."
사람은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지만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답니다. 많이 들어보신 말씀일 텐데, 이런 말씀은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도 좋은 말씀입니다.
사무엘이 이새의 맏아들을 먼저 만나보았는데 키가 크고 생김도 훌륭해서 첫 눈에 반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마음에는 들지 않았고 그 동생들도 차례로 보았지만 모두 하나님 마음에 들지 않았답니다. 이제 막내만 남았습니다. 본문의 묘사를 보겠습니다. 12~13절입니다.
12 그래서 이새가 사람을 보내어 막내아들을 데려왔다. 그는 눈이 아름답고 외모도 준수한 홍안의 소년이었다. 주께서 말씀하셨다. "바로 이 사람이다. 어서 그에게 기름을 부어라!"
13 사무엘이 기름이 담긴 뿔병을 들고, 그의 형들이 둘러선 가운데서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주의 영이 그 날부터 계속 다윗을 감동시켰다. 사무엘은 거기에서 떠나, 라마로 돌아갔다.
다윗의 외모에 대한 묘사는 사울이나 다윗의 맏형인 엘리압과는 사뭇 다르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개역개정본에는, ‘얼굴빛이 붉고 눈이 빼어나고 아름다웠다’고 되어있습니다. 하나님은 외모가 아니라 중심을 보신다는 말씀과 조화되는 내용인 듯하지만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인에 대한 평이라면 몰라도 장차 왕이 될 사람에 대한 인물평으로는 적절해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든 이렇게 해서 다윗은 차기 왕으로 낙점되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여전히 사울이 왕입니다. 이어지는 본문에서 사울과 다윗이 만나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먼저 14절을 보겠습니다.
14 사울에게서는 주의 영이 떠났고, 그 대신에 주께서 보내신 악한 영이 사울을 괴롭혔다.
악령으로 고통 받는 사울에게 신하들은 음악을 들으며 안정을 취하라며 다윗을 추천합니다. 17~18절을 보겠습니다.
17 사울이 신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면 수금을 잘 타는 사람을 찾아보고, 있으면 나에게로 데려오너라."
18 젊은 신하 가운데 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제가 베들레헴 사람 이새에게 그런 아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수금을 잘 탈 뿐만 아니라, 용사이며, 용감한 군인이며, 말도 잘하고, 외모도 좋은 사람인데다가, 주께서 그와 함께 계십니다."
신하들이 보는 다윗에 대한 평가는 수금도 잘 타고 용기와 구변까지 갖춘 준수한 자라는 것입니다. 부족함이 없는, 모든 것을 갖춘 젊은이라는 것이지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이었으니 후대의 기록자들로부터 이런 찬사를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드디어 다윗과 사울의 만남이 실현됩니다. 21~23절을 보겠습니다.
21 그리하여 다윗은 사울에게 와서, 그를 섬기게 되었다. 사울은 다윗을 매우 사랑하였으며, 마침내 그를 자기의 무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으로 삼았다.
22 사울은 이새에게 사람을 보내어 일렀다. "다윗이 나의 마음에 꼭 드니, 나의 시중을 들게 하겠다."
23 그리하여 하나님이 보내신 악한 영이 사울에게 내리면, 다윗이 수금을 들고 와서 손으로 탔고, 그 때마다 사울에게 내린 악한 영이 떠났고, 사울은 제정신이 들었다.
다윗이 사울의 무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 그러니까 지금으로 말하자면 경호원이 된 것입니다. 원래는 왕의 마음의 안정을 위해 현악기를 연주하는 음악 연주자로 부하들이 추천을 해준 것이었는데, 그 다윗이 어찌나 사울의 마음에 들었든지 경호까지 맡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사울의 아들 요나단도 다윗에게 마음을 빼앗겨 둘이 절친이 되었지요. 아마도 다윗은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을 여러 모로 갖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